불편한 인터넷 리뷰 : 인터넷은 결코 아름답지 않다불편한 인터넷 리뷰 : 인터넷은 결코 아름답지 않다

Posted at 2012.10.28 01:16 | Posted in 책은곧배게 학술부

팀장님이 책을 배송받은 즉시 내게 넘기며 “승환씨. 이거 한 번 읽어봐.”라고 한 책. 팀장님은 만렙에 가까운 쿨게이다. 나는 쪼렙 쿨게이지만 어쨌든 딱 어울리는 책을 추천받은 듯. 굉장히 좋은 책이다. 필자가 여럿이다보니 중언부언 겹치는 내용이 더럽게 많다는 문제는 있다. 고로 대충 읽기를 권한다.


원제는 The Offensive Internet : Speech, Privacy, and Reputation이다. 이쪽이 확실히 내용을 잘 보여준다.


인터넷은 위대한가? 그렇다. 이를 통해 우리의 삶은 송두리째 바뀌었으니. 효율성이 엄청나게 높아졌다. 그렇다면 또 한 가지 질문. 인터넷은 아름다운가? 글쎄. 때로는 그렇고 어딘가는 그렇다. 하지만 때로는 그렇지 않고, 어딘가는 그렇지 않다. 당연한 일이다. 인터넷은 우리 사는 세상의 반영이니까. 우리 삶도 때로는 아름답지만 때로는 어둡다. 또 어딘가는 아름답지만 어딘가는 지저분하다.


이 책이 하는 이야기는 인터넷의 어두운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서 책임을 물릴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반면 한국에서 인터넷을 이야기하는 진보 측은 이 ‘책임’ 부분에 대해서는 그다지 언급하지 않는다. 인터넷에는 자유가 필요하다고 한다. 모욕죄는 시대착오적이라 한다. 그런데 실제로 인터넷에는 어두운 구석이 너무 많다. 아래 짤을 보자. 





짤방 내용은 엔하위키를 참조하자. 위 여성은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았지만 어느순간 조리돌림감이 됐다. 사람의 멘탈에 따라서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 있다. 그렇다면 아래는 어떨까?




해당 여성의 발언은 부적절하다. 하지만 죽을 때까지 까일 정도의 발언은 아니다. 하지만 그녀는 거의 매장되다시피 했다. 루저녀는 두말할 것도 없다.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일상에서의 문제로 들어가보자. 아웃팅은 생각보다 흔하다. 내 지인은 잘나가는 논객들이 그의 오프라인 세계 정체성을 까발리자, 트위터 활동을 접은바 있다. 나 역시 유사한 일로 커뮤니티에서 쫓겨나다시피 한 적이 있다. 또 어느 학교, 학급 커뮤니티에서는 누군가의 성적 정체성(게이, 레즈 등)이 까발려질 것이다. 이 때 가해자에게는 어떤 책임이 돌아갈 수 있을까?


명예훼손은? 한 유명 논객은 내가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나를 매도했다. 그러자 사정을 모르는 한 사용자는 그 논객 너무 쿨하다고 트윗했다. 이렇게 내 이미지가 왜곡되고 망가지는 속에서 난 어떻게 해야 했을까? 법을 통하지 않고서는 그 어떤 책임을 물 수도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법에 의존하는 것 자체를 그다지 쿨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정? 글쎄... 생각보다 모든 사안을 합리적으로 검토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아니, 거의 없다(!)



씨발, 나도 얘처럼 쿨하고 싶은데(…)



모욕은? 종종 학교 커뮤니티에는 실명을 거론하면서 남자, 혹은 여자를 병신으로 만드는 일이 있다.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아무도 모른다. 남자는 바람둥이, 쓰레기가 되고 여자는 걸레, 창녀가 된다. 이게 대학교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이 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사실이라고 할지라도 문제고, 아니라면 더 큰 문제인데 우리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건가?


인터넷의 자유가 자정을 낳는다? 미안하지만 그렇지 않다. 우리 사회에서의 자유가 자정을 낳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인터넷은 우리 사회를 반영한다. 너무도 많은 사적인 영역에서 ‘악의적 공격’이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공간이 인터넷이다. 우리 사회가 그렇듯이. ‘공적인, 뉴스거리가 있는’ 경우야 개소리를 막을 수는 없겠지만, 이 곳에서도 공사가 애매한 위험 발언들이 오간다. 누군가는 그 속에서 상처와 피해를 입는다.


인터넷은 이미 우리의 삶에 깊숙히 침투해 있다. 인터넷이라고 딱히 오프라인과 달리 적용받을 이유는 없다. 오히려 몇 가지 이유로 인터넷은 더 위험하다. 탈맥락적이고, 빠르게 확산되고, 어떠한 조치가 없을 경우 영구히 남는다. 오프라인 세계가 그러하듯 온라인 역시 규제가 필요하다.

 

물론 여가부 규제에 대해서는 이것밖에 할 말이…



규제는 필요하다. 물론 그 누구도 이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규제의 선’을 찾으려는, 즉 ‘책임’을 언급하지 않고서, ‘자유’만을 외친다면 그 주장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기 힘들 것이다. ‘악플러’, 혹은 ‘루머 유포자’에게 책임을 물릴 수도 있다. 물론 그 선은 너무나 애매하다. 인터넷은 아직 보급된지 긴 시간이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규제와 자유의 위험한 물타기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 최근 일베에서의 목소리를 나는 ‘글을 쓸 수 없었던 계층이 글을 쓰게 된 시대’ 때문으로 보고 있다. 즉 앞으로는 더 많은 인터넷의 부작용이 빈번하게 일어날 것이다. 더 이상 인터넷은 중산층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고, 더 자기 절제 능력이 없는 이들이 위험한 행동을 벌일 것이다. 그 사람은 아마 당신의 바로 옆에 있는 누군가일 것이며, 그 피해자는 당신이 될 수 있다.


‘규제’라는 말이 듣기 좋지는 않다. 하지만 결국 ‘책임’은 필요하고, 이는 ‘규제’라는 형태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인터넷은 자정작용이 있는 아름다운 공간이라고? 그건 아마도 지식인 층에서나 가가능 일일 테다. 당장 트위터만 봐도 당대의 위대한 지식인들이 쉴새없이 뻘소리를 해대고, 거기에 사람들은 큰 소리로 환영을 날리고 있지 않은가? 


인터넷은 우리 사회가 그렇듯이 때로 아름답고, 때로는 아름답지 않다. 분명한 것은 좀 더 아름다워지기 위해서는 '책임'이 필요하다. 진보 역시 이러한 부분을 함께 언급해야 좀 더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사람들은 피해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자유·쾌락의 극대화에 우선할 것이니.



뱀발. 국내에서 네이버 까기에 바쁜데 여기서는 살짜쿵 구글도 까인다. 검색 알고리즘 모르고, 그 알고리즘 때문에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고. 구글도 책임져야 한다고 하며, 네이버 등과 같은 중간사업자(OSP)도 마찬가지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난 여기에 동의하는데 그냥 냅두면 그야말로 엄청난 피해가 생길 수 있기 때문. 물론 이 역시 엄청난 줄타기가 펼쳐지겠지만.

 


이딴 꼰대스러운 이야기나 하니까 여자가 안생긴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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