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의 교육특강 : 교육문제의 현실을 잘 짚고 있는 책이범의 교육특강 : 교육문제의 현실을 잘 짚고 있는 책

Posted at 2012.11.11 15:51 | Posted in 책은곧배게 학술부

얼마 전 백수에서 학원장으로 전직한 존경하는 벗 프리소퍼옹과 나눴던 이야기 중 일부다. 


리 : 이범 책을 보고 있는데, 다른 책과는 비교가 안되게 대한민국 교육을 잘 읽고 있더군.


프 : 우리나라 교육에 대해 논하는 사람들이 학원을 안해봐서 그렇소. 대한민국 교육을 알려면 사교육을 알아야 하오.


리 : 그런데 요즘 서울대 사대 졸업생보다 서울지역 교사 충원 수가 적소. 그렇게 교사 질이 높은데 왜 학원을 가오?


프 : 그건 대한민국 공교육 목적이 제대로 서지 않은지라;;;



참고로 프리소퍼 옹은 이 문제를 통해 전국구 유명인이 된 국어교사다.



프리소퍼옹의 말마따나 사교육을 겪은 이범은 확실히 다르다. 진영논리를 떠나 현실적이고 적확한 비판을 가한다.


우여곡절 끝에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는 교원평가 법안은 교육계의 주요한 두 집단의 이해관계에 의해 절충된 안이다. 한 집단은 교총을 중심으로 하는 교육관료들인데, 이들은 자신들의 기득권의 핵심이 되는 승진제도가 침해되는 것을 경계하였다. 전교조는 교원평가가 교원에 대한 구조조정의 시발점이 될 것을 우려하였다. (...) 전교조는 왜 그랬을까? 물론 근평과 성과급평가를 그대로 유지한 채로 교원평가를 새로 추가하는 것이 기형적인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교원평가를 원칙적으로 찬성하면서, 승진제도에 대한 전면적인 문제제기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 정석이었을 것이다. (...) 교원평가에 대한 전교조의 수세적이고 퇴행적이 대응은, 합법노조로 변신한 이후 또 다른 관료조직이 되어버린 전교조의 위상을 그대로 반영한다.


한국 교육의 양대 문제는 '선발경쟁'과 '학교관료화'이다. (...) 선발경쟁과 학교관료화는 서로 얽혀있긴 하지만, 분명히 각기 독립적인 원인과 작동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 이 점에 있어서 기존의 좌파와 우파의 대안은 모두 비판받아야 한다. 좌파는 습관적으로 한국 교육문제의 원인을 '선발경쟁'으로 환원시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만약 내일 갑자기 우리나라 모든 대학이 평준화되는 혁명적인 개혁이 이뤄진다면, 우리나라 학교가 갑자기 다양한 교육을 시작하고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잘 책임지게 될 것인가? (p. 103)


우파의 대안은 더욱 황당하다. 치열한 선발경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원인은 내버려둔 채, '공교육을 강화해야 하교육을 잡을 수 있다'고 입버릇처럼 외친다. 물론 공교육을 강화하면 사교육이 어느 정도 줄어들 수는 있다. (...) 개혁 프로그램들을 보면 현 정부는 아직 공교육을 어떤 식으로 리모델링해야 '무책임 교육'을 개선하고 학교교육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하여 감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공교육 강화'라는 주장이 가지는 또 하나의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공교육을 강화하여 모든 학생들의 점수가 10점씩 올라가도록 만들어도, 등수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점이다. (p.104)


2004년에 정부는 '2008학년도 대입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 정부의 기대와 반대로 내신성적을 올리기 위한 사교육이 번창했다. 결국 학생들은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 소통의 문제는 청와대와 촛불시위대 사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힘과 조직을 가진 교육관료와 교사들에 비해, 뿔뿔이 흩어져있는 학생, 학부모들과는 아무도 소통하려 하지 않는다. 그리고 학생, 학부모들과 거의 소통하지 않는 사람들이 교육 정책을 주물러왔다는 점에서, 이명박 정부와 이전 정부들 사이에는 사실 별다른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다. (p. 141)


평준화의 첫 번째 의미인 '무시험 학교배정'과 두 번째 의미인 '획일적 교육'은 서로 차원을 달리하는 개념이다. 그런데 이 두 가지 매우 다른 의미가 하나의 용어에 묶여 있는 것이다. 대체로 좌파는 '무시험 학교배정'으로서의 평준화를 강력하게 옹호하면서 '획일적 교육'의 문제는 제대로 주목하지 않는 편이다. 반면 우파는 '획일적 교육'을 통렬하게 비판하면서 이를 극복해야 한다는 명분 아래 '무시험 학교배정'을 도매금으로 넘겨버린다. 이러한 개념적 혼란이 지속되어서는 평준화 관련 논의가 단 한 발도 진전할 수 없다. (p. 156)


국립대 통합네트워크가 실현되면 이 네트워크에 속하지 않는 명문 사립대들이 별도로 '그들만의 리그'를 구축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즉 '등록금 비싼 일류 사립대, 등록금 싼 이류 국립대' 체제로 이원화되어, 일류 사립대 중심으로 학벌주의와 선발경쟁이 여전히 상당한 수준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얘기다. (...) 최소한의 제어잔치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국립대 통합네트워크가 성립되는 순간 사립 명문대학들은 '공공성'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더욱 강하게 치달으면서 최악의 상황이 초래될 가능성이 크다. (p. 226)



베껴 쓰느라 힘들었으니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그렇다면 이범이 제시하는 대안은 무엇일까? 크게 둘로 나누면 학생 선발방식 개혁과 대학체제 개혁이 있다. 이를 통해 공공성의 증진과 사교육비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몇 가지 대안을 나열해본다.


입시 간소화 : 현재의 수능 and 논술 and 내신을 최소한 or 로만 바꿔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함.


수능 과목 변화 : 현재의 수능 필수과목 수를 줄이고 선택과목 수를 늘려서 다양한 학생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줘야 함. 


중고교과정 변화 : 중고교 과정을 통합해서 학점제로 바꾸고, 온라인 학점이수제도 도입해야 함. 요러면서 특목고 폐지.


중고교 다양성 보장 : 몇몇 반은 디자인 반이라거나 등등 각 학교별 특성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해 교육 다양성을 높임.


교원 대우 변화 : 교원을 충원하고 현재의 잡무에서 벗어나게 해 교육효과를 높여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사립대 재정 투입 : 사립대 재정 투입으로 공영화를 꾀하여, 입시 부분을 관리하는 대신 다른 부분의 대학 자율성은 보장해야 함.


주입식 교육 패러다임 타파 : 기존에 학원에 밀리는 건 주입식 교육에서 공교육이 불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 탐구, 토론, 논술 수업을 적극 반영해야.


승진 및 평가제도 혁신 : 교장이 말 잘 듣는 놈 줄세우기를 벗어나, 교육활동 지원 책임자로 구실하게 해야. 이를 위해 교장자격증제도를 없애고 누구나 교장이 될 수 있게 함. 


협동의 교육으로 : 핀란드는 이미 협동형 교육을 제시하고 있음. 경쟁형 교육은 소모적이고 효율적이지 못함.



손이 아프니 다시 한 번 쉬어가는 시간을 가지자.



아무튼 딱히 더 덧붙일 말이 없다. 대한민국 교육에 대해 아주 적절하게 비판한 책이라고 생각. 굳이 아쉬운 지점이라면 현재 교육 문제가 노동 문제와 큰 접점이 있는데, 이 부분을 건드리지 않은 정도. 뭐, 시중에 교육에 대해 논한 책 중 현실적인 이야기를 한 책은 별로 없다는 점에서, 그리고 대한민국 교육의 현실을 매우 잘 캐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가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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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불별
    젠장 중간에 뭐 이상한거 두개만 없었어도 (...)
  2. 헛소리
    헛소리임..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는 교육이 진짜 문제가 아니라..

    학벌을 선호하고 그에 따른 소득이 분배되는 사회구조적인 모순임..

    선발시스템을 어떻게 바뀌든.. 1등부터 100등까지 좋은대학에 간다는 기준은 달라질리가 없으니..

    그 등수안에 들기 위해서 학생들은 치열하게 경쟁할수 밖에 없음.

    학교공교육을 아무리 열심히 시켜도.. 모든 학생들이 공교육의 혜택을 받으므로.. 그 사람들을 이길려면

    당연히 나는 과외 받아야 된다는 결론이 도출되게 됨... 이건 철저하게 내가 남을 밟는 게임이지.

    내 성적이 어느정도냐는 절대평가가 아니니까..

    막말로. 모든 학생들이 더하기 빼기 밖에 못해도 나는 곱셈할줄 알면.. 1류대학교 가는거고. 그 학생부모나 학생 자신은 아무런 불만이 없음..

    어차피 궁극적인 해결책은 학생들이 대학에 안가고 대신에 공장에 가서 선반돌리고..자동차 조립하고 배만들고.. 목수되고. 등등..

    기술이 되도 사람들에게 무시받지 않고 괜찮은 월급 다들 받고 잘살수 있으면 됨..

    대학에는 공부하고 싶은 사람이 가면 되고...

    누구나 알지만 사회를 이런식으로 구조를 바꾸기는 힘드니까 그렇지..
  3. 헛소리
    그리고 교육의 다양성을 좌파들이 무시한다고 하는데..

    그것도 헛소리임.

    많은 대안학교들 세우는 사람들은 좌파임.ㅋㅋㅋ

    미국에서도 차터스 스쿨이라고 해서. 이런 대안학교 만드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좌파임..

    우파들이야 말로 선택권이 없지.

    오직 선택할수 있는건 공부잘하는 학교, 공부 못하는 학교뿐이니까. 그사람들 세계관에서는..
  4. 헛소리
    학교가 2원화 될거라는건 꽤 설득력 있는 예상임..

    돈은 좀 없는데 공부좀 잘하는 상위층은.. 국립대 갈거고..

    아주 공부 잘하고 돈좀 있는 애들은 인기 사립대로 몰릴테고..

    다만 우리나라 사립대 지원이 터무니 없이 낮은 수준이므로..

    사립대 지원을 늘려서 공교육 강화시키는건 긍정적일수 있음..

    물론 일류 사립대도 아니고 그렇다고 당연히 국립대도 아닌 어정쩡한 학교들은 다 퇴출당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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