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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게나은 정치부

21세기형 이이제이(以夷制夷)

과거 이이제이란 힘이 모자란 곳이 경쟁관계에 있는 두 곳을 이간질, 치고받게 함으로 스스로를 지키고 나아가 상대방을 정복하는 수단이었다. 삼국지에도 이런 예가 숱하게 나오는데 그건 이 링크를 참조하시고... 사실 삼국지는 그야말로 좀 픽션이 너무 강해서 - 즉 극단적으로 단순화된 전략 전술이 먹히는 부분이 많아 - 나이들어 보면 좀 황당하기는 한데 이런 전술이 여전히 국내에서 잘 통하고 있다.

현재 쌍용차에서는 노-노 갈등이라는 별 희한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쌍용차가 조금 극단적인, 혹은 표면적인 형태로 나타났을 뿐이지, 이게 그리 신기한 일은 아니다. 정규직은 비정규직의 희생을 통해 자신들의 위치를 확보하고자 한다. 대기업도 중소기업의 희생을 통해 자신들의 지위를 공고히하고자 한다. 생각해 보면 대기업의 중소기업 착취 구조에서부터 이러한 씨앗은 내재되어 있는 게 아닌가 한다. 이런 상황에서 사측은 - 쌍용은 사측도 없다! - 앉아서 놀고 있고 노동자들끼리 싸우는 꼴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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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갈등 역시 마찬가지다. (저 링크는 아주 좋은 글) 이 사회 구조 안에서 과연 세대가 근본적인 문제로 작용할 수 있을지는 매우 의문이다. 40대가 20대를 착취하는 구조가 사실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을 근본 원인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오죽하면 세대론을 앞장 서 주장한 사람이 왜 20대가 40대에게서 빼앗긴 권리를 되찾아야 한다는 운동 하나 벌이지 못하고 있을까? 그 세대론은 지금 그저 악용당할 뿐이다. 20대에게서 희망을 앗아간 이들이 되려 세대 착취론을 언급하며 20대에게 희망을 준다고 한다. 이명박이 민주주의를 논하고 김정일이 평화를 논하는 꼴이다.



연대라는 게 말만큼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갈등은 결국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멀리한 채, 오히려 그러한 모순을 잉태한 구조의 고착화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흔히들 각자의 이기심을 최대로 발현함은 최선의 결과를 낳는다고 말하지만, 현실은 대개 그렇지 않다. 지금은 얼치기 이론과 한 발짝 뒤로 물러나 구조를 바라볼 때이다. 그리고 이러한 갈등 구조 속에서 누가 즐거워하고 있는지를 바라볼 때이다. 

잡혀갈까봐 얼굴 공개는 못 하겠으나 개새끼들이 즐거워하고 있다-_- 출처는 김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