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룡과 김용고룡과 김용

Posted at 2009. 7. 12. 17:05 | Posted in 책은곧배게 학술부
주인장은 나름 조숙한지라 초딩 때부터 야설을 접했다-_- 이 모두 질 나쁜 친구들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리고 초딩 때부터 무협지를 보았다. 6학년 때 본 의천도룡기가 첫 무협이었고, 중학교 때도 탐독 수준은 아니었으나 그럭저럭 무협지를 보고 살았다. 이 때는 야겜에 빠져 시간이...

거의 고딩이 다 되어서 주변 친구들이 이것저것 무협지를 긁어 모았는데 그 때 김용소설을 거의 반절 쯤 다 읽었다고 애들을 존뉴비 취급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인간들이 가장 많이 보았던 무협지는 와룡생의 것이었는데 아무래도 찍어내기식 소설이 많았으니. 나중에 알고 보니 위작이 태반이란다. 

이후 중국 애들하고 이야기를 할 때도 김용 이야기하면 매우 신나게 이야기할 소재가 되어서 편하기도 했다. 부언으로 김용 소설은 중국어로 보면 그야말로 장난 아니라는데 이게 무공을 시전하는 것인지 시인지 구분이 안 될 때조차 있다고 한다. 그야말로 전경이 눈 앞에 펼쳐지는 기분이라는데 한시를 좀 읽은 사람이라면 대충은 이해하리라. 

여하튼 그래서인지 김용은 내게 반쯤은 신적인 소설가였다. 소설 앞에 설명하길 해외에서도 '김학'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는데 멋모르는 아해가 넘어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리고 고등학교 때에서야 고룡을 접했다. 만화로 보다가 넘 땡겨서 소설로도 한 바탕 뛰어 주었다. 내 취향은 고룡 쪽에 훨씬 가까웠음에도 김용을 버릴 수가 없더라. 김용은 깊이와 철학이 있는 작가이고, 고룡은 스피디한 재미는 있으나 통속적인 작가라 생각하고 살아왔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김용 소설을 되돌아보면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나 재미있는데 허전한 느낌. 그리고 유불도가 적절히, 만만하지 않은 내공을 통해 섞여 있지만 결국은 모든 것이 무화되는 느낌. 

검색해 보니 이런 글이 있더라., 김용의 용, 고룡의 룡...

고룡의 소설을 다시금 읽고 위 글을 읽어보니 뭔가가 집히는 느낌이다. 김용이 노래한 것은 이 현실 사회가 아니라 이상계였지만, 고룡은 낮은 곳으로 내려와 엉망진창 섞여 있는 이 세상을 읊은 게 아닌가 한다. 학문적 깊이가 모자랄지언정 진짜 깊이가 있었던 쪽은 고룡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김용의 사조영웅문과 천룡팔부에서는 몽고와 거란이라는 이민족이 한족과 다른 하나의 선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김용에게 그들 이민족 이외로 가면 결국 오랑캐이다. 연성결과 소오강호에서 주인공의 사부는 뼛속까지 위선자이다. 그리고 주인공은 마지막 순간까지 순수함과 정의로움을 한치도 버리지 못한다. 

그러나 고룡은 묻는다. 과연 선과 악을 완전히 가를 수 있는지. 펼쳐지는 대사들도 김용 소설은 순진하건 세상에 밝건 근본적인 순수함을 남겨두는 반면, 고룡은 그러한 기준 자체를 무시한다. 그러다보니 저 링크 글대로 김용의 말이 헛소리라면 고룡의 말은 술취한 후의 진실처럼 느껴지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생긴 거에서 너무 잘 드러나듯-_- 실제로도 김용은 지식인이었고 고룡은 한량이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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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용과 고룡..

    그에 덧붙여 한국의 와룡강..ㅋㅋㅋ

    김용과 고룡소설 즐겨 읽었는데..

    별명은 X룡강이 되어버렸다능..

    와룡강 이 씹쌔끼...!!ㅜㅜ
  2. 와룡강 ㅎㅎ;;
    붙여넣기 신공도 참 대단한 분(?)이셨지요...(...)
  3. 화천대유
    김룡의 위소보가 최고라고 생각하다 고룡의 육소봉이 좀더 끌려서 결국 고룡의 취생몽사한 세계로 빠지는거죠....
  4. 국민작가는 와룡강 맞는듯
  5. 고룡은 작품 편차가 너무 컸어요. 현실성 따위는 밥 말아 먹은 판타스틱한 설정이 최고라는! 어차피 다 구라인데 무슨 설정이 불가능하겠냐는! 김용의 문필력은 다 베껴온 거라서 즐! (쿨럭)

    와룡강의 중년 취향은 절대 좋아할 수가 없어서 일단 패스. 개인적으로는 와룡강 작품 중에서 금포염왕, 천신폭풍탑, 철환교, 벽공일월, 질풍록, 지백천년 등만 칩니다.
  6. gg
    고룡은 술먹다 죽었지만, 김용은 여전히 살아서 추앙받고 있다. 그것이 그 둘의 차이.
  7. 하쿠마마타타
    두분다 대단한작가 전 김룡의 천룡팔부 고룡의 비도탈명을 최고의작품으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8. 저도 제가 고룡 팬인 이유입니다..
    팬을 넘어 스승으로 여깁니다 ㅎㅎ,.
    고룡 작품에서 배우고 얻은게 너무나도 많고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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