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 저널리즘을 논하기 앞서대안 저널리즘을 논하기 앞서

Posted at 2009. 9. 16. 13:38 | Posted in 불법복제 통신부
한 달도 더 전에 쓴 글을 capcold님의 인터넷 선언, 민노씨의 반인터넷 선언, 필로스님의 인터넷 선언 : 정반합에 필 받아 발행한다. 미디어에 관심을 가지다보면 뉴미디어 저널리즘론을 듣는 것도 지겨울 때가 오는 법이다. 특히 단편적인 사실로부터 뭔가 단초를 넘어서서 뉴미디어 낙관론을 펼치는 글들을 보면 '정말?' 만 머리 속에 떠오른다.

정말? 출처는 여기


개각 속보, 트위터 날고 언론사 묶이고라는 글에서 몽양부활님을 비롯한 트위터 사용자 - 중에서도 트위터 자체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는 - 들은 언론사보다 먼저 트위터로 속보가 알려졌다는 데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으나, 난 엠바고를 존중하지 않은 행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잘 모르겠다. 물론 한두시간 먼저 개인 미디어로 이야기한 게 뭐 그리 큰 의미냐고 물을 수 있지만, 역으로 그럼 한두시간 먼저 알린 건 뭐 그리 큰 의미인지 모르겠다. 스포츠 실시간 중계도 아니고.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아래와 같은 경우...



이 트위터 오보를 올린 분은 다름아닌 이정환 기자이다. 본인도 존경하는 이정환 기자를 까자는 이야기가 아니고, 이런 오보에 대해서는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를 묻고 싶을 뿐이다. 개인 미디어가 더욱 활개친다면, 특히 기자들에게 일상화된다면 속보만큼이나 오보도 크게 늘어날 것이다. 그리고 정치권 속보 한두시간 먼저 전하는 것으로 창출되는 효용보다는 오보로 생겨나는 비용이 훨씬 클 것이다. 

트위터뿐 아니라 블로그도 마찬가지다. 피앙새님의 언론사 연예 뉴스와 블로거 뉴스 차이라는 글은 기자들보다 블로거들이 되려 객관적이라 한다. 

기자들이 쓰는 글이 홍보성 글이 넘친다는 건 나도 인정한다. 사실 한국의 기자들이 뭐 대단한 전문성을 가진 이들일 수 없다. 순환보직 서는 것도 그렇고, 전문성을 가진 이를 뽑기보다 한 번에 공채로 기자를 뽑는 과정부터 전문성을 지니기에 한계가 있다. 덤으로 조직이 제대로 된 취재를 할 정도의 크기를 갖춘 곳도 얼마 없고 요즘 사양산업이다 뭐다 하니 확장시키기도 쉽지 않다. 때문에 보도자료 받고 그대로 올리는 게 일상화되는 건 당연한 이야기이다. 덤으로 그렇게 똥꼬도 좀 빨아줘야 나중에 취재도 수월할테고.

허나 기자들은 최소한 일정 정도 팩트에 근거해 기사를 작성한다. 조중동을 보면 산으로 가는 일이 넘치기는 하지만 얘네도 정치, 경제 정도 제외하면 꽤 팩트를 중시한다. 

선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조중동, 물론 결과는 바로 벗고 이성 상실-_-


그러나 현재 블로거들이 쓰는 글은 팩트를 무시하고 산으로 가는 일 투성이다. 송원섭 기자의 박진영의 거짓말(?)들을 파헤쳐보니는 이런 현실을 잘 보여주는 모습이라 생각한다. 이 글에서 비판하는 블로거의 잘잘못을 물을 생각은 전혀 없다. 단지 블로거와 달리 기자들은 어느 정도 사실 확인에 근거한 기사를 쓰며, 반대로 블로거들은 연예건 시사건 언론을 통해 이미 보도된 기초적인 사실들의 확인조차 없이 그저 자기 의견을 정당화하기 위해, 검색을 통해 이를 정당화할 의견 - 근거라하기에도 부족한 - 만을 조합해 최소한의 형식적 논리만을 갖춘 글을 내놓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다. 이게 현재 우리 뉴미디어의 모습이다. 

일부 계층이 비웃는 올드미디어지만 뉴미디어의 현재 모습을 바라보며 '그들만의 낙관론'에 대해서만큼은 강하게 경계하고 싶다.

나는 저 교수처럼 딸딸이가 좋다고 당당하게 말하고 싶다


난 블로거나 트위터 유저가 수행해야 할 역할이 뭔지 모르겠다. 그러나 미디어성을 이야기하려면 기본은 필요하다. 또한 이들 중 좋은 컨텐츠가 우선 노출되거나, 엮일 수 있도록 하는 툴도 필요하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에 대한 고민 없이 일부 헤비유저나 긍정적 사례를 이야기함은 각하께서 말하는 선동 위주의 컨텐츠가 가득 쌓일 기반을 쌓는 역주행이 될 수 있다. 

기존 저널리즘은 분명 바로 서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1차 보도가 제대로 되지 않고서는 이를 재가공할 수밖에 없는 운명에 놓여 있는 많은 개인 미디어들이 - 물론 1인 취재 등도 가능하지만 실제로 가능한 이들의 수는 비용 등의 문제로 매우 적을 뿐 아니라 언론사의 조직력이 가지는 힘은 결코 작지 않다 - 바로 서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발전은 내가 선 자리에서 온다. 내가 만들어가고 펼쳐져 나가는 개인 미디어는 과연 얼마나 기본에 충실할까? 나는 정말 기존 언론을 욕할 자격이 있는 것일까?


추가 : 헬스로그의 양깡님께서 트위터를 통해 이정환님의 오보를 바로잡았다고 몽양부활님께서 알려 주셨습니다. 수정에서도 속보성을 보여주는 매우 흥미로운 현상이라 생각되네요. 
  1. 음. 여기에 대해선 크게 할 말이 없네요. 단지, 블로그/트위터가 개인공간이라는 '허울'을 달고 있는 상황에서 그것이 정치적/경제적 목적이든, 단순한 헛질이든간에 이용할 수 있는 좋은 구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허위사실유포'가 죄가 될 수도 있을지도 모르죠. 물론, 이를 지지하는 바는 아닙니다만, '뉴미디어'는 그러한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봅니다.

    어쨌거나 오늘의 태그는 아름답네요.
    • 2009.09.16 15:11 신고 [Edit/Del]
      딱히 '죄'로 하자는 이야기도 아니고, 개인이 자유롭게 쓰는 걸 막아서도 안 된다는 생각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단지 저는 지금의 뉴미디어 예찬이 현실을 편향적으로 바라본다고 생각하고 있을 뿐이죠. 요즘은 한국에서 트위터의 풀이 커지면 이가 또 어떻게 될지 꽤나 궁금합니다.
  2. 이정환 기자의 심정지 건이 사실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해준 것도 트위터였습니다. 헬스로그님이 이정환 기자님의 트윗을 보고 세브란스에 곧바로 전화해 확인했었지요. 오보로 끝나 잘못된 정보가 지속적으로 유통된 것이 아니라 검증되고 수정되어 정확한 정보가 최종적으로 유통되었답니다. 그 포스팅이 있을 텐데요. 함께 살펴주시기 바라며... 그럼 좋은 하루 되세요.
    • 2009.09.16 15:16 신고 [Edit/Del]
      긍정적 가능성과 부정적 가능성은 언제나 공존하지만, 긍정 일편향적으로 바라보는 경우, 그에 상응하는 문제의 가능성이 언제나 공존함을 이야기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물론 누구나 입장이 있기에 긍정적으로 바라본다고 부정적인 이야기를 꼭 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다만 실제로 그 문제점을 인식치 않은 경우에는 마치 시장의 실패와 같은 가능성을 언제든지 열어 둔다고 생각합니다. 이 경우 차칫하면 기성 미디어만 못한 뉴미디어 활용이 일어날 수 있겠죠.

      말씀하신 부분은 포스팅 내용에 첨부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좋은 하루 되세요.
  3. 연예기사야 이미 가십거리 이상은 되지 않는거 같고,
    약간의 팩트로 사건을 확대과장시키는 능력은 대단한듯.

    어쨌든 야동에 절어사는 저로서는 지금 옆나라 우쭈쭈애기들 과거사진들에 관심이 더 간다능..
    아! 우리나라도 파헤쳐 보면 많은 사진들이 나 돌아다닐건데..

    기자들이 좀 파헤쳐본다면...
  4. 네 동의합니다. 어떤 현상이건 동전의 앞뒤처럼 양면이 있기 마련입니다. 어떤 미디어 형태든 긍정적, 부정적 측면이 있기 마련이라고 봅니다. 부정적 측면을 보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긍정의 가능성에 더 주목해보자는 게 제 뜻이랍니다. 현재의 국면을 타개하기 위함입니다. 당연히 미디어를 운영하고 참여하는 건 사람입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긍정도 있고 부정이 있기 마련이죠. 다만 같은 사람이라도 이용하는 미디어에 따라 부정적 측면이 더 활성화되기도 하고 긍정적 측면이 더 활성화되기도 합니다. 기왕이면 긍정적 기능이 더 활성화되는 미디어에 더 관심을 가져보자는 것이죠. 오해 없으시길 바라며...
  5. 머미
    수많은 창구를 통해 '트위터 특종'에 대한 열광을 볼 때마다 '특종이 빠르면 오보도 빠르다'는 진실은 과연 누가 짚어줄까 했는데 이렇게 꼭 짚어 주시는군요. 멋져요.
  6. 트위터가 타 서비스에 비해 속도가 상당히 빠름으로 인해 속보에 대한 유혹(?)도 꽤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뭐 오보를 날린후 다시 정정했다고 하더라도 이미 오보를 접한 그 순간의 수많은 트위터리안들의 인식은 어떻게 될 것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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