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일 마무리 후 2시쯤 잘 생각이었지만 계획 포기, 밤을 새어야 함. 이유인즉 바퀴벌레 등장...
집은 낡았으나 더위를 두려워하지 않아 문을 닫아두는 터, 바퀴벌레를 보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폭염을 이기지 못해 며칠동안 오후에 문을 열어둔 것, 그것이 화근이었다. 엄지손가락 길이의 바퀴벌레가 등장했을 때 그 느낌이란... 첫사랑을 만났을 때처럼 심장이 지루박 스탭을 밟고, 위장은 트위스트를 시작함. 몇 달 간 쓸 일이 없었던 레이드를 나의 이부자리에 난사. 차마 다리를 끄덕끄덕 거리는 것을 잡지 못해 10분간 조용히 바퀴벌레에게 자기 삶을 뉘우칠 시간을 준 후 역시나 쓸 일이 없던 빗자루와 쓰레받이로 바퀴벌레를 변기에 덩크슛. 좋은 곳으로 가지 말고 무간지옥에서 썩어버리라는 저주와 함께 잠시 묵념.
아아... 마 선생께서는 말씀하셨던가? 역사는 두 번 반복된다고. 한 번은 비극으로, 또 한 번은 희극으로. 바퀴벌레에 대한 두려움으로 앞으로 절대 문은 열지 않는다는 다짐 하에 선풍기를 켜려는 그 순간! 내 눈에 비친 것은 방금 그 생명체와 쌍둥이였다. 복수를 하기 위해 내 앞에 나타난 것이냐! 복수는 아무런 가치가 없음을 아직도 모른단 말이냐, 이 어리석은 미물이여! 내 손에는 어느 새 레이드가 쥐어져 있었고 선풍기는 어느 새 90분간 평점 3점을 받은 염기훈처럼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이제 10분이 지난 것 같다. 슬쩍 쳐다보니 아직도 다리를 움직이고 있다. 저 생명력이 공룡보다 질긴 저 녀석의 힘이겠지. 아... ㅠㅠ
친구한테 이야기하니 핵전쟁나면 다 죽고 먹을 건 바퀴벌레밖에 없으니 지금부터 미리미리 단련하라고... 여하튼 바퀴없는 집으로 얼른 이사가야겠습니다. 전 벌레가 세상에서 제일 무서워요... 으헝헝헝헝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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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 저도 바퀴벌레 싫어합니다. 한때는 저의 집에서도 많이 나왔는데요..
수많은 소독끝에 요즘은 안나오더라구요..정말 다행~
꼭 퇴치하시기 바랍니다.
여기도 방구석이 습습해서 한 두마리씩 나옵니다.
그냥 민중의 엪킬러로 일점사하는게 속 편하드라구요 -_-...
레이드만 없다면 ㅋㅋㅋ
아 그리고 7월 8일 참석입니다. 그날 저녁은 아무 스케쥴이 없으니 ^^;;
잡혀가신건 아니겠지요.... 글좀 올리세요 보고싶소....
제가 사는곳도 오래된 집인데 바퀴벌레는 한번도 본적이 없습니다.
개미에게 잘 얘기해보세요. 이사오라고..ㄱ-ㅣ;;
꼭 퇴치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는 김영신입니다.
바퀴벌레 이미지 구입하고 싶은데요.
누구한테 연락해야 될지 알려주심 감사하겠습니다
연락/010-8611-8195
멜/oshoe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