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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력은국력 체육부

사람을 굴리면 능력이 무조건 오를까?

백인천 전 롯데감독이 이대호의 성공에 대해 한마디했다. 이대호는 백인천 전 감독 재임시절 백인천의 혹독한 감량 및 훈련에 몸이 배겨나지 못하고 부상으로 나가떨어진 적 있는데 이에 대한 백인천 감독의 코멘트.
훈련량이 문제가 아니라 시련을 겪었고, 극복했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그 과정을 겪었기에 지금의 이대호가 있는 것이다. (중략) 다른 사람은 '그래도 이대호는 좋은 타자가 됐을 것'이라고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적어도 지금같은 대선수는 될 수 없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대호에게는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있었다.
과연 그의 말이 사실일까? 뭐 무지 낮은 확률로 사실로 볼 수도 있겠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훈련이 중요하긴 하다. 아웃라이어에서 '1만 시간 법칙'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어디선가 '10년 법칙'이라 불리는 '졸라 수련해야 달인이 될 수 있다'는 건 이제 거의 상식으로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니.

그렇지만 무조건 훈련만 한다고 좋은 결과가 올까? 당연히 그렇지 않다. 한 때 미국에서 잘 나갔다던 대니얼 코일의 '탤런트 코드'의 조언을 들여다보자. 그가 과학적인 근거와 함께 내미는 조언은 다음과 같다. 참고로 옆에 아저씨다. 

1. 스위트 스팟을 찾아라 : 자신의 능력에서 조금 더 높은 지점을 찾고 끊임없이 그 지점을 반복 수행하라.
2. 동기부여를 위한 점화장치를 찾아라 : 하여간 그런 걸 찾아야 애초에 졸라 노력할 힘이 생김.
3. 마스터 코칭을 찾아라 : 위대한 코치에게 조언을 얻어라. 코칭은 구체적이고 디테일해야 한다.

이러한 조언은 무식한 훈련보다는 꽤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을 요한다. 그냥 죽도록 하라고 권하지 않는다. 오히려 긴 시간 훈련이 무조건 도움이 되지 않음을 이야기한다. 스포츠에서의 세계적 달인은 하루 4시간 내외를 연습할 뿐이라 한다. 대신 자신의 장단점을 정확히 집고 그것을 개선, 발전시키기 위한 정확한 연습을 할 뿐이라고 한다. 

이랬던 대호가...

이렇게 변했으니 열받을만도 하다만;;;


물론 이 내용만으로는 백인천 전 감독이 얼마나 뻘훈련을 시켰는지 과학적 훈련을 시켰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다음 말만 봐도 대충 깜냥이 나옴.
요즘 선수들은 너무 무르다. 조금 아프면 병원에 가서 수술을 받는다. 나는 일본 시절 근육이 파열된 적이 있었다. 참고 견디며 계속 경기에 나갔더니 회복됐고, 더 강해졌다.
백인천 전 감독이 선수로서 얼마나 훌륭한 이였는지는 손윤님의 인터뷰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그렇다고 이 무식한 스타일의 훈련이 계속 도움이 되느냐면 절대 그렇지 않다. 한국에서는 애들 이기게 한다고 죽도록 훈련만 굴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보다 중요한 것은 정말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예로 브라질의 풋살은 일반 축구보다 훨씬 공을 잡는 시간이 길고 흥미롭기에 좋은 축구선수를 낳는 핵심적 역할을 한다. 그런 시스템 없는 무리한 훈련은 둘 중 하나를 낳을 뿐이다.

무리한 훈련으로 폐인을 낳거나 혹은 흥미를 잃게 하거나. 아마도 둘 다 동시에 일어날 것이다.  


씨발, 좀 느리면 어때. 유연하면 되잖아!


PS. 손윤 옹의 말에 따르면 그렇다고 롯데 부진의 책임을 '전적으로' 백인천 전 감독에게 묻는 건 잘못되었다고 함. 상황이란 생각보다 복잡하고 백인천 감독이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은 한계가 있다고 한다. 참고로 야구란 무엇인가에서 레너드 코페트는 감독이 좌우할 수 있는 승패는 기껏해야 5~6 경기라고... 또한 백인천 감독이 요즘 애들 무르다는 것은 야구는 장기레이스라 항상 부상을 달고 경기에 임한다는 것을 알아달라는 취지라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