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굿 다운로더인가?누구를 위한 굿 다운로더인가?

Posted at 2010. 9. 17. 23:56 | Posted in 예산낭비 문화부
예전에 모 저작권 단체 쪽에서 일을 했던 적도 있고, 은근 나도 꼰대 기질이 있어서 저작권을 마구잡이로 어기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굿 다운로더 캠페인에 대해서도 나름 긍정적으로 생각했고, 어지간한 영상물은 다 돈 주고 다운 받는 편이다. 문제는 내가 보는 대부분의 영상물은 한국에 저작권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무슨 영상물인지 자세한 생각은 그만하시고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자...


그런데 어제 인터넷 주인찾기 모임에서 강정수 옹이 굿다운로더 캠페인 CF에서 이 캠페인이 조명, 스턴트, 촬영 등 스태프들을 위한 것이라 홍보했다는 말을 했다. 굿다운로더 캠페인 CF하면 모두들 연예인들 나와서 "사랑합니다. 그럼 떡치자" 를 남발하는 CF만 떠올렸는데 그런 CF가 있었단 말인가? 검색을 해 보니 정말로 있더라.
 

아놔, 어이가 없어서 뒤집어지겠네...


이 주장이 웃긴 건 뭐라 해야 할지... 사실 영화산업이 그리 형편이 좋지는 않다. 한국 영화 관객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왔다. 1996년 관객 수가 2천만이 안 되지만 2009년 1억 5천만을 돌파했다. 그럼에도 수익성은 계속해서 악화만 되어 왔는데 여기에는 뭐 이유가 넘쳐난다. 일단 블록버스터 정신으로 돈을 마구 쏟아 부으면서 리스크가 커졌고 - 이들은 헐리우드와 정면경쟁을 해야만 한다 - 투자사, 대형 배급사 등의 불리한 구조도 한 몫 했다. 



또 하나의 큰 원인이 바로 무너진 부가시장이다. 인터넷이 발전하기 전 비디오 시장은 극장 이상으로 컸다. 그러나 이제 비디오 & DVD 대여는 사양산업으로 들어선지 오래다.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불법 다운로드를 통해 보고 있으며, 심지어 그것이 불법인지조차 모르고 있다. 이는 분명 아쉬운 일이고 어느 정도의 대가를 치르고 다운로드하는 것이 올바르다. 하지만 이가 과연 가난한 스탭들에게 돌아갈까?

그렇지 않다. 요즘 종종 배우들이 알아서 출연료를 하향 조정한다는 훈훈한 소식이 들리지만 이를 어디까지 사실로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먼저 하향 조정이 그들의 이전 출연료에 비해 하향 조정되었다는 것이지, 제작자가 제시한 출연료를 낮추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물론 종종 이런 이야기도 들리지만 전체를 포괄할 수는 없다. 이를 보여주듯 주연과 조연 배우의 출연료 격차는 오히려 심화되었다. 버는 놈만 버는 양극화가 되려 커져가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간의 주연배우 출연료가 오히려 비정상이었다고 보는 게 올바른 시각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탭의 삶은 어떠한가? 프레시안의 기사에 따르면 끔찍한 수준이다.

종사자 평균 연 수입 - 1221만원
막내급 수습 연 수입 - 274만원
여성 평균 연 수입 - 592만원
실업급여 수급 경험자 - 3.67%


대충 이렇게 살고 있다는 것...


원래 연예계가 복불복 시장이기는 하다. 하지만 스탭에게는 연예인과 같은 일확천금의 기회란 거의 주어지지 않는다. 운 좋게 괜찮은 회사 들어가서 멀쩡하게 연명하는 게 잘 되는 정도다. 

이런 스탭들의 삶을 무시하고 A급 스타에게 큰 돈을 지불하는 영화계에서 과연 스탭들의 삶을 이야기하며 굿 다운로더 캠페인을 펼치는 게 올바를까? 이건 거의 조선시대에 '여러분이 대가를 지불해야 농사 짓는 노비를 굴릴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만큼이나 뻔뻔한 소리이다. 요즘 사회가 워낙 무서워서 어느 동네나 양극화가 있고, 아래바닥은 무시당한다. 하지만 양심이 있으면 최소한 '그들을 위해'라는 말은 하지 말자. 뻔뻔해지려면 확실하게 뻔뻔해지길.
 

늬들끼리 사랑하든지...



  1. mike
    그쵸. 그냥 솔직하게 말하면 다 좋을 것을...
    그런 의미로 수령님이 보는 영상의 저작권은 어느 나라 소유인지 가볍게 말씀하시고 넘어가시죠 ㅎㅎ
  2. Manglobe
    그런 의미로 수령님이 보는 영상의 관람등급은 어떤지 가볍게 말씀하시고 넘어가시죠 ㅎㅎ
  3. 지나가며
    그런 의미로 수령님이 보는 영상의 의상비가 어떤지 가볍게 말씀하시고 넘어가시죠 ㅎㅎ
  4. 시터레직
    극장에서 저 광고를 볼 때마다 항상 토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정말 비열한 광고죠...
  5. 뭐 저는 애초에 "저작권?? 조까~"
    하는 타입입니다만, ㅋ

    극장에서 저 CF나오면 퍽큐를 날려주죠...

    종사자 평균 연수입이 1000만원 살짝 넘는다니...
    이건 농노군요...
    문화예술계는 하나같이 여기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 또한 현실인 걸 보니
    확실히 한쿡은 후진국.. ㅡ.ㅡ;
  6. !@#... 한국은 전반적으로 직군노조(guild)가 워낙 약해빠지다 보니, 영화산업노조도 뭐 힘이 미미하기 그지없죠. 제도와 힘으로 권익을 지켜내지 못하면, 현대사회고 자시고 농노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교훈.
  7. 저는 정수님 말씀 들으면서 다른 걸 떠올렸었더랬죠.
    생각해 보니 그건 cgv 에서 자체 제작한 버전(?)인 것 같아요.

    암튼 언젠가부터 한국 영화 화이팅과 스탭들의 땀과 눈물을 동일시하는 캠페인들이 있는데 (다른 직군도 마찬가지고) 참 웃기는 짬뽕들이예요.

    데모나 마음껏 하는 세상 먼저 좀 만들긔;;;
  8. 그니깐
    말씀처럼 굿다운로더 란걸 한다고 해서 , 영화스탭들이 잘사는 나라가 되는건 아니지요....
    하지만 또 그게 아니라고 해서, 불법 다운로더를 옹호하는 것도 말이 안되구요..
    CF는 굿 다운로더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이유가 좀 잘못되었달까...그런것 같구요.

    어쨌거나 영화산업이 커지기 위해서는 합법적인 쪽으로 의식이 개선되어야 할 필요성은 분명..
    • 2010.10.03 14:38 신고 [Edit/Del]
      별로 옹호한 적은 없습니다만... 합법적으로 다운받되 산업 내 약자를 배려하는 구조를 만들어가야겠죠. 그러려면 사실 영화계 내 직군노조의 자발적 노력도 중요하겠습니다만;;;
  9. 곰탱이
    영화판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참 많네요,
    스탭 임금과 처우 개선,, 부가 판권 시장의 불법 다운로드 의식 개선, 제작환경 개선
    모두 시급한 문제...

    수령님 말처럼 뭐 하나가 해결된다고 도미노처럼 연달아 싸그리 좋아지는건 아니겠지만
    다같이 문제점이라고 인식하고 있고, 조금씩 개선하려고 노력한다면 점차 나아지지 않을까요?
  10. 불법다운로더는 근절되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해당 캠페인의 의미에는 동참을 하지만
    지금의 굿다운로더는 사실상 dvd보다도 화질이 더 떨어지는 판인데..이걸 돈 내고 보라니 어이가 없죠
    블루레이급의 화질은 아니지만 최소한 dvd나 HD급은 서비스를 해줘야지...보고 있으면 답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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