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하다는 것소셜하다는 것

Posted at 2011. 1. 26. 12:24 | Posted in 불법복제 통신부
SNS는 대체 무엇인가? 싸이월드는 SNS다, YES or NO? 라는 기사를 보고 한 마디.

싸이월드가 처음 등장했을 때 우리는 아무도 이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칭하지 않았다. '미니홈피'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하지만 이들 미니홈피는 모두 사회관계망(social network)에 긴밀히 얽혀 있었다. 한두번의 클릭으로 지인의 개인공간을 찾는다는 것은 그 당시 너무나 혁명적이었다. 

네이버에서 예전 신문 검색으로 SNS를 찾아보았다. 놀랍게도 그 용어가 처음 신문지상에 쓰인 것은 싸이월드 등장 이후 한참 지난 2006년이다. 월롭이라는 서비스가 가장 먼저 소개되었고 이어서 페이스북, 머그샷, 오르컷, 믹시 등이 줄줄이 소개되었다. 이어서 SNS라는 용어 소개에 싸이월드가 등장한다. 

무엇이든 처음 등장한 서비스는 그것을 규정짓기가 힘들다. 그래서 그들 스스로가 내세운 무언가가 정체성을 형성하거나, 혹은 유사한 서비스들이 다수 등장할 때 그것은 범주화된다. SNS 역시 마찬가지다. 새로운 흐름에 따라 다수 서비스가 등장하고 기존의 서비스들이 그 개념에 묶이게 된다. 이 개념 하에서 각자의 서비스들이 가졌던 다양성은 상실된다. 한국의 싸이월드, 일본의 믹시, 미국의 페이스북 등이 모두 다른 시스템을 가지고 그들만의 문화를 형성했던 역사는 SNS라는 이름으로 사상된다.

정작 SK에서 싸이월드를 SNS로 자리매김하겠다고 이야기하는데 이는 스스로가 SNS가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것. 뭔가 말장난이라는 생각이 들고 페이스북과 같이 개방성을 늘리겠다고 하는데 되려 불안감이 더 든다. 

SK컴즈의 고민점은 여기에 있습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는 느슨한(별로 안 친한) 관계를 맺는 것이 문화로 자리잡은 반면, 싸이월드에서는 친한 친구나 연인, 가족과만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사적인 정보까지도 공유하는 1촌 관계는 친밀도는 높지만, 소셜(사회적)이라는 트렌드에서는 많이 벗어난 것입니다. 대세는 소셜(사회적) 네트워크인데,싸이월드는 프라이빗(사적) 네트워크에 머물러 있는 것입니다.

싸이월드가 왜 성공했는지를 이야기하기는 힘든 일이다. 어쨌든 싸이월드는 대성공한 서비스이고 그 사이에는 사용자들의 경험과 삶이 축적되어 있다. 그럼에도 페이스북을 따라가는 게 정답인지 조금 의문이다. 전혀 다른 시스템에서는 전혀 다른 문화가 형성되고 사용자들은 그 문화에 적응해서 살게 되기 때문이다.

소셜하다는 것, 즉 사회적인 것은 결코 넓고 느슨한 그것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심지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는 친구가 50명으로 한정된 SNS 패스는 더욱 폐쇄적이지 않은가? 사람들은 단수의 사회망이 아닌 복수의 사회망 속에서 살아가고 다양한 사회망에 걸맞는 자신의 페르소나를 연출한다. 싸이월드와 페이스북은 모두 SNS이지만 동시에 전혀 다른 세계이다. 싸이월드에서의 페르소나를 페이스북에서의 바꾸라는 요구는 환영받을 수 있을까?

페이스북이 대세인 건 맞는 것 같다. 할아버지, 할머니도 춤을 추는 시대를 넘어 할아버지, 할머니도 페이스북을 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으니. 그런데 몇 년 전 할아버지, 할머니도 싸이하는 시대도 있었다. 미니홈피에 사진을 올리고 추억을 되새겼다. 사람들과 추억을 공유하였고 또 오고가는 잡담 속에 정도 쌓여갔다. 페이스북에서는 또 다른 형태로 뭔가가 오가는 것 같은데 아직 잘 모르겠다. 어쨌든 내부에서의 프로세스는 전혀 다르고 기록되는 경험과 삶, 그리고 그것의 공유는 전혀 다른 무엇이다.

얼마나 더 소셜한가? 에 대한 질문은 웹 2.0 시대의 화두였던 참여, 개방, 공유를 들이미는 것만큼이나 의미없어 보인다. 그보다 서비스의 사용자는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서비스가 다수의 생산자와 중개자를 바탕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이들이 어떤 경험을 하고 있고 삶을 축적해 나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할 것 같다.

다시금 강조하지만 싸이월드는 잘 만들었고 대성한 서비스다. 요즘 좀 주춤한다는데 내 생각에 이건 개방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일정 수 이상의 사람들이 질렸고, 기타 더 재미있는 사이트가 그 사이에 많이 생겼고, 다른 사이트들의 완성도가 꽤 높기 때문이다. 싸이월드가 그냥 다 해먹고자 하는 건 좋은데(...) 그들의 생각과 서비스 이용자의 생각은 전혀 다르지 않을까 싶다.


PS. 사실 싸이월드가 처음 나왔을 때 오히려 '느슨한 관계망'으로 주목받았는데 참 격세지감(...)


  1. 뭐, 사람들 시각이 시간에 따라 변해가는거니까요.
    싸이 초창기엔 한국에 싸이나 페북같은 서비스가 거의 없었고, 상대적으로 느슨해보였지만
    요샌 뭐 트위터니 미투데이니 여럿 있잖아요...
  2. Favicon of http://pouramie.com BlogIcon k
    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바른말"도" 잘하는 사람이 된거야?
  3. 첫 댓글이 욕질이라 이상하긴 한데, 위 SK 인터뷰 보는 순간 딱, “이색기들이 -_-?” 하고 반문하게 되는군요. 자기네가 뭘 가지고 있으며 뭐가 모자란지에 대한 생각 자체가 없는 듯요(아마 인수인계 제대로 안 받은 듯......).
  4. 전 sk에게 "이것 저것 혼자 다 해쳐먹으려다 과식해서 채했다" 라고 말해주고싶네요.
  5. 싸이월드가 변하려는 것은 어떤 게 더 소셜한가? 의 문제라기보단, (좀 과장해서) 소수만 사용하는 망해가는 서비스이니 바꾸더라도 손해볼 게 없어서 아닐까요?
  6. 지나가며
    SNS의 약자가 S(신상)N(노출)S(서비스)라는 정의도 있더군여...
  7. 어째뜬 피상적이기만 한 현재의 SNS로는 절 만족시키지 못하죠 ㅋㅋㅋ
  8. B양
    애플과 인문학의 결합에 관한 글을 검색하다 이것까지 보고 가네요 이 그림은 너무 웃겨 새벽에 혼자 킥킥대다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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