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점은 꼭 없애야 하는 것인가?단점은 꼭 없애야 하는 것인가?

Posted at 2011. 5. 3. 23:51 | Posted in 수령님 단상록
러셀 웨스트브룩이라는 NBA 선수가 있다. 이름이 더럽게 기니까 RW로 퉁쳐서 이야기하자. 이 놈은 포인트 가드, 그러니까 볼 운반하고 돌리고 이런 포지션인데 공격성이 더럽게 세다. 공 돌리기보다 드리블로 돌파하고 슛 쏘는 거 좋아하는 인간. 포인트 가드라고 해도 슛과 패스 중 어느 쪽을 더 중시하는지 개개인의 차이는 있지만 RW의 문제는 돌파 능력과 공격력이 꽤나 좋지만 그만큼 턴오버도 잦고 흐름을 잘 끊는 편이다.

이에 대해 많은 팬들은 제발 패스 좀 더 하고 볼 공급에 신경쓰고 공격욕을 줄이라고 한다. 그렇게 하면서 감독을 탓한다. 그런데 과연 이런 생각이 맞는 것일까?

많은 경우 단점은 장점보다 눈에 띄고, 문제는 기량보다 눈에 잘 들어온다. 때문에 사람들은 그것을 고쳐야'만'하며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장점과 단점은 생각보다 복잡하게 얽혀 있다. 누군가가 꾸준히 해 오던 메커니즘을 수정할 경우 단점을 고치는 동시에 장점도 함께 (혹은 그 이상으로)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한국의 야구 선수들이 타격 폼을 수정하다가 되려 기존 성적도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 역시 이와 같은 원인에 기인한다.

여기에다가 팀으로 확장하면 문제는 더 커진다. 개인이 무언가를 고칠 때만 해도 자신의 메커니즘이 망가지는데, 팀의 경우 더욱 심할 수밖에 없다. 문제를 해결하려 단점을 수정하려다 장점을 죽여버리면 팀 전체가 무너질 수도 있다. 물론 확률로 따질 문제는 아니지만 적어도 개인의 단점을 수정하는 것이 그룹에 있어 무조건 긍정적인 일은 아니라는 거다. 특히 스포츠의 경우 외부인이 왈가왈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적어도 코칭스탭은 지적질하는 이보다 더 잘 알고 있다. 단지 그것이 최선이라 생각할만한 상황이라 그렇게 하는 것 뿐이다. 당신은 그들의 문제가 보이지만 그들은 승리를 보아야 하는 입장이다.  

단점이 눈에 띄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들에게 지적질을 해댄다. 그러나 많은 경우 그들은 생각보다 잘 하고 있다. 이미 그렇게 굴러가는 것은 그들이 나름대로 사회에 적응한 결과물일 수 있다. 자신의 (혹은 타인의) 단점을 수정하려 하기 앞서 왜 장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게 어떨까? 

 저는 고추가 작지만 음경확대수술은 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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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 조직 내에서 이건 정말 어려운 문제이지요. 정말 고민이 많습니다.
    머리가 좋아야 장점을 잘 살릴 수 있을텐데 말이지요.

    그런데 그래서,
    본인의 장점은 '매운 작은 고추를 지녔다.' 이런 이야기인건가요?
  2. 테크닉에 대해서 은연중 자랑하고 싶어하는듯..===33

    아 이시간까지 잠이안오다니.ㅠㅠ
  3. 그 고추, 누가 보나요!!!!
  4. 아거
    짤방 죽이네.
  5. 단점이 곧 장점인 경우가 대부분.....
    단점을 없애면 장점도 없어지는 경우가 또한 대부분....

    로이스터냐 김성근이냐?? ㅋ
  6. 자신의 (혹은 타인의) 단점을 수정하려 하기 앞서 왜 장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게 어떨까?

    ...

    마지막 문장 엄청 착해요. 엄청. 정말로. 세상에. 오글.

    간만에 잘 읽고 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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