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식님 시나리오 플래닝 특강 정리유정식님 시나리오 플래닝 특강 정리

Posted at 2011. 5. 24. 03:23 | Posted in 노동착취 경영부

얼마 전 유정식님이 시나리오 플래닝 특강을 하셨는데 그 때 내용 정리합니다. 



공리주의, 벤담, 칸트, 정언명령... 이러한 키워드를 주로 한 책이 팔릴 것이라 생각하는가? 편집자라면 아마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바로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바로 이러한 책이다. '시나리오 플래닝'이 꼴랑(...) 5천 권 팔렸는데 '정의란 무엇인가?'는 무려 1백만 권이 팔렸다고 한다. 



여기서 우리는 간단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우리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과거를 미래로 투영시켜 '예측을 기초로 한 사업계획'을 수립한다. 그러다보니 사업계획서는 돌발상황을 가정하지 않고 그저 숫자로 뒤덮인다. 정작 위기가 발생하면 위원회를 꾸리고 임기응변적 대응을 하는 것이 고작이다. 이러다보니 사업계획이 쓸모없어지고, '사업계획은 쓸모없다'는 인식이 자리잡는 악순환이 시작된다. 



악순환의 고리를 깨기 위해서는 시나리오 플래닝을 통해 위기, 즉 돌발변수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미래란 무엇인가? 흔히들 going to be (될 것), yet to be (그렇게 되지 않을 것) 이라 이야기한다. 즉 모른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현재를 알면 미래를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하지만 아무리 정교한 예측도 오차가 존재하며 그 오차가 한 번 일어나면 오차는 점점 그 폭을 키우게 된다. 비선형방정식이 들어서면서 실제값은 예측과 점점 달라진다. 즉 작은 차이가 큰 차이를 낳는 것이다.



럭비공이 땅에 떨어질 때 어디로 가는지 예측할 수 있는가? 럭비공의 궤도는 각도, 강도, 표면 등의 영향을 받는다. 이 역시 작은 차이로 인해 크게 궤도가 벗어난다. 즉 미래 예측을 불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우리는 흔히 나비 효과, 또는 카오스 이론이라고 이야기한다.



멧칼프의 법칙은 링크의 개수 (nod = n) 에 따라 복잡성은 n(n-1)의 제곱, 즉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함을 보여준다. 이는 시장참여자가 늘어날수록 복잡성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함을 의미한다.



왜 불확실한가? 시장참여자(player)가 늘어나며 상호작용 경우의 수가 늘어난다. 지식(knowledge)의 증가와 상호작용(communication)의 증가 역시 이를 부추긴다. 이러한 이유로 미래학자들은 불확실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증폭된다고 공통된 의견을 내놓고 있다.



그렇다면 불확실성의 개념을 알기 위해 위 세 가지 예시 중 가장 불확실한 것을 뽑아 보자. 정답은 세 번째이다. 첫 번째는 비가 올 것이 거의 확실시되는 (90%라는 확률이 매우 높다) 상황이다. 또 두 번째 예시는 사실상 가능성이 제로로 수렴되기에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이 없다고 확신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에 반해 세 번째 예시는 확률이 반반으로 결과를 확신하기 매우 힘든 상황이다.



마치 동전 던지기와 같이 확률이 반반일 때 불확실성은 가장 높다고 할 수 있다.



불확실성은 불안함, risk taking, 좋지 않은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두 개의 항아리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할 때 사람들 중 90%가 A를 선택한다. 그러나 사실상 이 둘의 확률은 같다. 



이는 인간은 본능적으로 불확실성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B를 선택한 이라면 아마도 공포를 관장하는 편도체가 덜 발달했을수도 있다. 



그러나 사람들의 성공을 놓고 논했을 적 오히려 B를 택한 사람들의 성공 확률이 높았다. 불확실성은 수용 자세가 중요한 것이지, 무조건적으로 거부할 것이 아니다.



불확실성에 대한 대처 유형은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이상주의자는 연구와 데이터 수집으로 불확실성을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현실주의자는 위기에 대한 재빠른 대처가 필요하다고 한다. 또 무뇌주의자는 불확실성이 커지면 어떻게든 되리라고 손을 놓고 만다. 하지만 시나리오주의자는 미래를 생각하고 대비한다.



회귀분석의 허상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사람들은 과거를 통해 미래를 유추한다. 왜 그럴까? 하나는 별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뭔가 있어보이기 때문이다.



IBM은 미래의 PC 보급률을 완전히 오판해서 큰 손해를 본 바 있다. 덕택에 MS와 IBM 호환 PC 업체만 때돈을 벌었다.



오일 쇼크 당시에도 마찬가지의 현상이 있었다. 전문가들은 모두 3가지의 유가 상승 시나리오를 그렸으나 정작 유가는 하락했다.이는 레이건 정부에서 전략적으로 석유의 가치평가 절하를 시행했기 때문이다. 세금우대조치를 폐지하자 매출은 급락했다. 그런데 왜 유가가 하락하는 시나리오를 그리지 않았을까? 이러한 현상을 닻 효과 (anchor effect) 라고 한다. 이전의 요인에 대해 영향을 받아 결론을 내리는 것이다.



우리는 전문가들을 신봉하지만 실상 그들의 예측은 그다지 정확하지 않다. 골드만삭스의 유가 예측은 서브프라임에 의해 완전히 엇나갔으며, 심지어 주식 전문가들의 말을 신뢰할 경우 그것은 일반인의 예측을 통한 것보다 수익이 크지 않다. 전문가들이 하나의 의견만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그것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시나리오 플래닝이란 무엇인가? 시나리오 플래닝은 예측 도구가 아니다.미래의 이야기를 알아보고 전달하는 것이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의미 있는 시나리오 (case) 를 고르고 이에 따라 대응전략을 모색하는기법이다.



위 도표가 다 설명해주기에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미래는 예측 불가능하기에 불확실성에 따라 시나리오를 세우고, 이들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 이가 바로 '시나리오적 관점'이다.



로열 더치 셸은 정유사가 석유를 캐가지 않을 경우 정유사의 교섭력이 산유국보다 커지는 시나리오를 유일하게 대비했다. 이를 통해 이들은 보수적인 투자운영을 시행했으며 업계 7위에서 2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석유업계가 승자독식 시장임을 고려할 때 이는 매우 큰 성과임을 알 수 있다.



SK에너지가 GS칼텍스보다 큰 성과를 낸 것 역시 영업력의 차이이기보다 시나리오를 통한 대비로 볼 수 있다. 이들은 유가와 환율 변동에 대한 시나리오를 준비함으로 환 헷지, 수출 주력, 원유 도입 방식 변경 등을 통해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신약 개발 시 시나리오 팀에 시나리오를 요구한다. 그러면 그림자 팀에서 그들의 정보를 받아 리포팅을 하고 시나리오팀은 이에 근거해 시나리오를 작성한다. 앞서의 예시들처럼 시나리오 플래닝은 남들이 생각 못하는 것을 생각하여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검은 백조는 불확실성, 돌발변수를 의미한다. 극단적인 검은 백조는 망하면 깡통이고 벌면 대박인 벤처기업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시나리오 플래닝은 여기서 위험성을 낮추어 검은 백조를 회색 백조로 만든다. 예로 삼성전자는 블루레이와 HD DVD 중 표준이 정해지지 않았을 적 양다리 전략을 걸쳤다. 어떻게 보면 시나리오 플래닝은 양다리 전략을 통해 리스크를 헷지한다고 볼 수도 있다. 




시나리오 플래닝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먼저 future backward는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사건을 상정해 현재로 거슬러 올라가는 방식이 있고, 다음으로 현재로부터 다양한 미래의 경우를 예측하는 future forward 방식이 있다. 



future backward는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식의 검은 백조를 대비하는 방식이라 볼 수 있다. 9.11은 사실 몇 차례 예견이 있었고, 부시에게 보고서가 전달되었음에도 무시된 경우다. 만약 이에 대비했다면 설사 사건이 일어났더라도 빠른 대처가 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니까 보고서는 얇게 써야 한다. 



future backward 방식의 예를 들자면 테러리스트의 공중 공격을 상정 (이러한 사건을 wild card라 칭한다) 한다. 여기에서부터 몇 가지 가능한 시나리오를 역으로 추적한다. 전투기로 공격할 것인지, 여객기로 공격할 것인지, 여객기로 공격한다면 폭탄을 적재할 것인지, 표적을 충돌할 것인지... 이렇게 선택지를 좁혀 나가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미래의 위협 요인에 대해 대응 방안을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future backward는 쉽지 않은 방식이며, 이를 잘 시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잘 설계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future forward는 좀 더 자주 사용되는 시나리오 플래닝 방식이다. 이는 핵심이슈 - 의사결정 요소 - 변화동인 - 시나리오라이팅 - 대응 전략 - 모니터링. 이렇게 5단계로 나뉜다.



핵심 이슈는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문제'인 딜레마, 현재 우리 조직의 가장 큰 고민거리를 찾아내는 것이다. 실행에 불확실성이 관여된 이슈를 찾아야 한다. 6하원칙도 핵심이슈가 될 수 있지만 그보다는 go / don't go 인 것을 핵심요소로 삼는 게 좋다.



다음으로는 다양한 의사결정요소를 검토한다. 여기서 의사결정요소는 관리할 수 있는 내부적 요소가 아닌, 관리불가능한 외부적 요소여야 한다. 



다음으로 변화 동인을 탐색한다. 이는 제 3의 요소를 찾는 것이다. 시장 성장률에는 환율, 가처분소득, 인구변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등이 영향을 준다. 이러한 변화 동인을 잘 찾는 것이 시나리오 플래닝의 품질을 결정한다. 실제로 프로젝트 시 컨설턴트들은 150~300개의 변화동인을 찾고 포스트잇을 붙인다. 



다음으로 변화동인 규명의 틀을 검토한다. 이는 마이클 포터의 5 forces를 옮긴 것인데 이들 각각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광범위하게 조사하여, 우리 핵심 요소에 영향을 주는 것을 찾는다. 



변화동인을 찾을 때 주의해야 할 점들이 있다. 먼저 상식을 경계해야 한다. 또 역 트렌드에 주의해야 한다. 인터넷의 탈중개화가 새로운 재중개를 낳았듯이 언제나 방향이 다른 트렌드가 함께 함을 명심해야 한다. 또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관련성 없어 보이는 영역도 탐색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변화동인은 가능한 한 '많이 찾고' 뒤에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불확실성과 영향력이 동시에 높은 것을 찾아내어 시나리오를 만드는 것이다. 흔히 영향이 크고 불확실성이 낮은 것을 이야기하는데 이는 트렌드에 불과하다. 이처럼 핵심 변화 동인을 찾는 것은 정량적이거나 프레임이기보다는 오히려 예술에 가깝다.



위는 시나리오 플래닝의 예시이다. 일반적으로는 300개 중 6개를 추려내고 그 중 2개를 최종적으로 선별해 메트릭스를 그려서 미래에 대비한다. 수가 적어 보이지만 일반적으로 환경 변화는 1~2개의 요인이 큰 변화를 낳으며, 소수의 요소로 미래를 커버할 수 있다. 물론 그 이상의 요인을 가지고 미래를 대비할 수도 있으나 핵심동인이 n개일 때 2의 n승 개의 시나리오가 나오기에 훨씬 더 큰 공이 필요하다.



인간은 스토리를 좋아한다. 그래서 위 예시 중 1이 2를 포함하고 있기에 1의 가능성이 훨씬 높지만, 사람들은 2가 오히려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시나리오 라이팅은 이러한 점을 이용한 이야기 쓰기 기법이다.



예를 들어보자. 주택 가격이 올라가면 정부는 세금으로 규제하고자 한다. 그러면 주택 수요가 줄어들고 주택 공급이 줄어든다. 그런데 주택 공급이 줄어들면 다시금 주택 가격이 오르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 흔히 말하는 강화 (reinforce) 효과이다. 이 경우 오른 쪽 도표처럼 주택 공급이 충분할 때에야 주택 공급이 더 이루어지지 않고 가격이 안정화된다. 연말 대예측과 같은 책들은 모두 이러한 시나리오 라이팅의 결과물이자, 복잡한 인과분석의 결과물이다.



뭔가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같지만 대충. 제안서 등에 시나리오 라이팅을 활용할 때는 문학적 능력이 필요하다. 앵커가리포트하듯 서술하고 전문가, 경쟁자, 몇몇 관리자가 등장해 이야기를 그려나가면 좋다. 이런저런 쇼를 넣기보다 신문기사 형태로 하는 게 속 편하다.




시나리오별로 별도의 대응전략을 만들 필요가 있다.



모든 시나리오에서 최고 적합성을 보이는 전략은 절대우위전략으로 항상 옳다. 어차피 이게 있으면 시나리오는 필요 없으니 잠시 접어두자. 그렇다면 가장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가 있다면? 그 시나리오에 가장 적합한 전략은? 이는 옳지 않은 질문이다. 애초에 시나리오 플래닝에서는 불확실성이 높은 요인을 가지고 시나리오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남는 것은 평균적으로 적합하면서 최악의 시나리오에 잘 버틸 수 있는지, 최선의 시나리오에 치고 나갈 수 있는지를 선택하는 것이다. 이는 조직이 보수적인가, risk taker인가에 따라 알아서 결정하길 바란다.



몇 번일까요? ㅋㅋㅋ (계산하기 귀찮음)



시나리오를 짜는 데에서 끝내지 말고 어떤 시나리오가 일어날지 모니터링을 미리 잘 하고 전략을 미리 만들어라. 전략은 정교하게 만들기보다 곧바로 실행 가능한 게 중요하다. 적절한 타이밍에 실천할 수 있도록 위의 컷처럼 표를 그려서 (완전한 계량화가 아닌) 3~5 등급으로 정량화시켜라. 물론 이거 다 해놓고 정작 엉뚱한 선택해서 책임 못 진다. 




하여간 시나리오 플래닝은 이렇게 쓸 수 있다. 아... 자야 할 시간이 지났다... 나머지 사례들은 알아서들 보시길... 간만에 멀쩡한 포스팅을 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좋은 강의 넘겨주신 유정식 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1. 시간이 없어서 가지 못했는데 가서 듣는것 처럼 생생한 중계방송 감사합니다.
  2. 비밀댓글입니다
  3. Neon
    이기거나 질 확률이 50%면 비길확률이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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