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평점은 얼마나 정확할까?내 평점은 얼마나 정확할까?

Posted at 2011. 5. 30. 13:37 | Posted in 예산낭비 문화부
'박지성 평점'과 '나가수 청중평가단' from 김현회... 를 보고 몇 마디.


평가하고 싶어하는 건 인간의 본능이다. 평가가 없이는 스토리가 등장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평가는 생각보다 중요하다. 특히 스포츠는 연예계와 다르게 '실력 본위'이다. 축구의 경우에는 수치로 평가하기 힘든 부분이 많기에 평점이 더욱 중요해진다.

일단 나는 사람들의 평가에 대해서 상당히 불신을 가지고 있다. 평가에 앞서 스토리가 개입되기 때문이다. 박찬호는 한 때 대통령 선거에 나와도 뽑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거의 한국의 '신'이었다. 요즘 스포츠의 신은 박지성이고, 가요계의 신은 임재범이다. 그러나 이런 영웅주의적 세계관은 보는 사람의 재미는 훨씬 더해주겠지만 냉정한 평가는 흐릴 수밖에 없다.

이런 영웅주의적 세계관은 때로는 팬들의 영웅을 망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야구와 관련된 사이트에서 자주 박까로 분류되거나 불리거나 한다. 그런데 박까로 분류된 나도 가끔은 박빠로 비난을 받기도 한다. 왜냐하면, 개인적으로 박찬호에게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기 때문이다. 박찬호는 개인적으로 관심을 두고 있는 메이저리그의 수 많은 선수들 중의 한 명에 불과하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가 어떤 선수를 영입하면, 그 선수가 파드레스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관심이 있지, 박찬호에게 유리할 것인지 어떨지는 관심밖이다. 그리고, 박찬호가 잘 한 것은 칭찬할 수도 있다. 호투한 경기를 호투했다고 할 수 있고, 반대로 최악의 피칭을 역시 최악이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박빠던 박까던 그들의 머리 속에는 메이저리그는 오로지 박찬호가 중심에 있다. 박찬호를 중심에 두고 메이저리그를 보고 있을 뿐이다. 웬 생뚱맞게 갑자기 박찬호이야기냐 하면, 얼마 전에 스포츠 뉴스란에 박찬호가 홈페이지에서 팬들과 설전을 벌이고 있니 뭐니 하는 기사를 읽었기 때문이다. (각종 천동설이 판치는 사회 from 야구라)

 

일반인들에게 냉정한 평가를 요구하는 게 아니다. 팬은 팬이고 이들에게는 돈과 시간을 투자하며 냉정한 평가를 내려야 할 의무가 없다. 스포츠와 음악을 (정확히는 스포츠 선수와 가수를) 즐기면 그만이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에서 부족하나마 주관적 평가를 내리는 것은 이들을 즐기는 하나의 방식이 될 수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이 있다면 전문성을 갖추지 않고, 스토리에 의한 편견의 영향을 받현장과도 거리가 멀면서 자신의 평가'만'이 정확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근거는 '집단 지성'을 가장한 '집단 감성'이 된다. 'X라 주장하는 사람이 많으니 X가 진실'이라는 격이다. 그러나 사회적 진실은 사람들이 진실이라 믿고 있는 것일 뿐, 실제적 진실과는 거리가 멀다. 옥주현이나 박지성에 관한 평가는 사회적 진실에 가까울 것이다. 적어도 대한민국에서는.


사회적 진실의 나쁜 예(上)와 좋은 예(下)


그렇다면 사람들이 내세우는 옥주현 평은 얼마나 정확할 수 있을까? 온갖 스토리를 배제하고서 이야기해 보자. 우선 절대 정확할 수가 없다. '나는 가수다'의 청중평가단은 현장에서 가수들의 음악을 향유하고 평가를 내린다. 콘서트장에 가 보면 알겠지만, 현장에서 듣는 것과 TV로 보는 것의 차이는 엄청나다. 청중평가단의 투표는 적어도 그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내린 평가다. 그들의 귀가 막귀건 말건, 애초에 TV로 보는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경험을 했고 이에 대한 평가를 내린 것이다. 때문에 '옥주현까'가 청중평가단의 평가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그 현장을 한 번은 경험해야 주관적으로나마 올바른 평가가 나올 수 있다. 

그렇다면 나가수의 평가에 대해 사람들은 침묵해야 할까? 그럴 이유는 없다. 다만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기만 하면 된다. 'TV로 볼 때' 그리고 '내가 볼 때'라는 조건만 덧붙여주면 된다. 하지만 현실은 시궁창. 옥주현이 1위까지 해서 자신들의 주장이 안 먹히니까 '옥주현을 맨 마지막에 넣어서 그렇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판이다. 하지만 쉐아르님의 말처럼 '자꾸 그럼 일곱번째 나와서 꼴찌한 정엽이 얼마나 쪽팔리겠나...'

시발...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뭐, 나가수는 그렇다 치고 이걸 가지고 물타기하는 김현회 씨에게는 할 말이 없다. 나가수와 스포츠는 전혀 다른 영역이다. 또 청중 평가단과 전문가 평가단의 위치도 전혀 다르다. 전문가들의 예측이 일반인보다 별반 나을 게 없다는 건 거의 사실로 밝혀지고 있는데, 미래 예측과 과거 분석은 전혀 다른 부분이다. 과거를 분석해서 미래를 예측하는 데 한계는 있겠지만, 적어도 일어난 일을 보는 데에서의 전문성은 당연히 현업 종사자가 위일 수밖에 없다. 보는 눈도 다르고 정보량도 다르고...

전문가, 혹은 준전문가들의 눈은 일반인과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예로 NBA Playbook 사이트를 보자.



보다시피 일반인들은 보기 힘든 경기 내에서의 온갖 전술을 세세하게 분석하고 있다. 이런 시각에 기반한 평점은 당연히 일반인의 평가보다 자세할 수밖에 없으며, 이들이 내놓는 평점은 일반인들이 선수와 전술을 읽는 눈을 더 키워주게 된다. 무조건적으로 '나는 XX선수의 팬이니까!'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전문가의 평점은 장기적으로 게임을 더 정확하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그런데 김현회 씨는 엉뚱한 소리를 시작한다. 

평점에는 모순이 있다. 공격수는 한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면 자주는 아니지만 10점 만점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수비수는 경기에서 아무리 뛰어난 활약을 해도 10점 만점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해트트릭 이상의 활약을 한 수비수가 있다 해도 공격 포인트로 말하는 공격수보다 평점에서 불리하다. 또한 감독의 지시에 의해 공격 가담을 적게 하며 팀 플레이에 치중한 미드필더가 “공격의 활로를 뚫지 못했다”고 낮은 평점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그가 공격에 가담하지 않았어도 감독의 지시를 100% 따랐다면 평점 따위로 그의 플레이를 평가하는 게 애초에 의미가 없다. ('박지성 평점'과 '나가수 청중평가단' from 김현회)


수비수가 공격수보다 평점에서 딱히 불리하지 않다. 김현회 씨의 말을 반대로 말하면 공격수는 한 게임에 결정적 기회를 몇 차례 놓치면 수비수보다 훨씬 점수를 깎일 상황이니까. 또 이런 걸 제외하더라도 무릇 전문가라면 어느 정도 전술은 읽을 수 있고, 이러한 전술 내에서의 선수의 역할을 평가하게 된다. 만약 이런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전문가로서의 책임감 부재에 가까울 것이다. 굳이 이런 이야기 안 붙여도 매일같이 경기장 가서 보고 분석하는 양반들이 제대로 평가 못 하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일 듯. 한국에 가끔 소개되는 편파적 이야기들도 있는데, 편파적 지방지까지 막 끌고 와서 이야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한국 언론이 2차적인 전달이라도 충실하려면 이들 매체의 소개 정도는 덧붙여야 하지 않을까?

이 글에서 알 수 있듯 나도 약팔이 전문가는 싫어하지만, 권위 자체를 무시함은 옳지 않다는 이야기


전문가들의 평가가 완벽하지는 못할지언정 일반인보다는 보는 눈이 정확하고, 그것을 쉽게 전달해주는 도구가 평점이다. 이는 대중의 호오와는 전혀 벗어난 영역으로, 나가수의 청중평가단과 동치시키는 건 그야말로 물타기에 불과하다.

축구는 정답이 있는 스포츠가 아니다. 수치로 따질 수 있는 스포츠가 아니다. 축구가 평점으로 평가되는 스포츠였다면 무승부일 때는 슈팅이 더 많은 팀이 판정승으로 이겨야하고 이마저도 같다면 경고가 적은 팀이 이겨야 한다. 그런데 축구는 수치로는 도저히 따질 수 없는 매력을 가진 스포츠다. 언제까지 우리는 경기 끝나면 평점이나 기다리는 이들이 되어야 할까. 경기가 끝나면 쏟아지는 평점 기사의 홍수 속에서 그걸 클릭해 찾아보고 있어야 할까. ('박지성 평점'과 '나가수 청중평가단' from 김현회)


이건 한 발 더 막나가는데 선수 한 사람 한 사람의 기여도를 이야기하는데 이를 왜 굳이 승패로 엮어버리는가? 한 마디로 논리가 통하지 않는 부분이다. 선수 개개인은 역할을 수행 못해도 이길 수 있는 게 스포츠다. 아무 관계 없는 사실을 인과적으로 엮어버리며 평점의 역할 자체를 무시해버린다. 그럴 거면 김현회 씨는 왜 '전문가'로 글을 쓰는 걸까? 그냥 대중들의 기호에 부합하는 글을 던져주기 위해서? 

한국 사람들의 행복지수는 유독 낮은 편인데 나는 그 가장 큰 이유를 경쟁에서 찾는다. 행복의 지도라는 책에서도 알 수 있듯 행복은 사회네트워크와 공동체적 관계와 신뢰의 문화가 중요 요인이다. 

확실한건, 돈이 행복에 꽤 중요한 요소지만 카타르처럼 돈만 많다고 행복하지 않고, 부탄마냥 돈이 없다고 꼭 불행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주변국, 주변인의 인정을 끊임없이 갈구하며 돈으로 세운 신기루의 나라보다, 세상과 정보를 차단하고 자기만의 기준으로 행복을 지켜나가려는 부탄의 시스템이 합리성을 보이기도 합니다.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점은, 사회네트워크와 공동체적 관계와 신뢰의 문화가 행복에 중요한 요소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누가 달랑 관계와 신뢰라는, 두 개 키워드 들고 나타났다면 진부한 결론이고 식상하다고 핀잔 받을만 하겠지만, 여러 나라의 이면을 보고 나면, 충분은 아니라도 필요조건이란 점을 인정하게 됩니다. (행복의 지도 from inuit)


이렇다보니 한국인은 무슨 경쟁만 일어나면 자신의 판단에 따라 죽자살자 달려드는 경향이 있다. 미안한데 남는 건 없으니 그냥 좀 적당히 했으면 좋겠다. 싫으면 평생 자기 마음에 안 드는 평가 씹어가며 살든지. 음악과 스포츠는 모두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지만, 목숨 걸면 되려 삶을 버릴 뿐이다. 그저 내가 부탁하고 싶은 건 이거다. 
1. 내 평가가 왜 완전하지 않은지 한 번만 생각해보고.
2. 평가하는 이들의 포지션도 좀 살펴보며 권위는 그 나름대로는 존중하자고. 
 

  1. 오옷...첫번째 짤방은 슬램덩크 정대만 패러디?
    요즘은 잘 지내는감? 또 언제 한번 피지우 한잔 해야하는데...
  2. J
    대체로, 자존감 부족으로 귀결되는게 아닌가 함미다. 자신이 선택한 대상이 자신이 정한 임계치 이하로 평가받으면, 상대방이 자신을 모욕했다고 생각하는거졍.

    원하는 답을 찾으면 사고를 멈춰버리는 자세도 한몫 할 것이고.
  3. 아무래도 난 경쟁이 싫어서 마이너리티를 좋아하는 거 같음 ㅋㅋ
    근데 마이너 분야라고 경쟁이 없는 건 아니란 말이죠 ㅎ
    걍 살면 안되나? 경쟁안하고...

    난 나를 제어하는 것도 힘든데 말이죠
  4.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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