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열 vs 허지웅 : 종편 출연은 비판받아야 하는가?고재열 vs 허지웅 : 종편 출연은 비판받아야 하는가?

Posted at 2011. 12. 17. 19:55 | Posted in 없는게나은 정치부
종편 관련해서 허지웅과 고재열이 한 판 붙었다. 허지웅이 동아 종편인 채널A의 영화 프로그램에 출연한다고 하자, 고재열이 신나게 깐 것. 

조중동 종편 출연에 대해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by 고재열 
서로간에 무수한 뻘소리가 오갔는데 생강 드립을 제외하면 오직 멀쩡한 의견만을 다루도록 한다. 이 블로그는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기 위해 각종 원본 소스를 떡칠하지만, 읽기 귀찮은 분들을 위해 요약본을 제공하는 친절한 곳. 게으른 분들을 위한 요약, 즉 글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고재열은 종편 출연을 이유로 허지웅을 열나게 씹으며 '올해의 트윗'감인 '생강 드립'을 날림. 고재열은 종편 출연 비판을 전략적으로 용인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이는 편가르기 후 무조건 폭력을 낳을 수 있음. 고재열은 이를 아주 적극적으로 실천했으며, 허지웅은 그 희생양 격.

- 고재열은 지식인과 언론인은 연예인과 달리 종편 출연에 대해 엄격하게 재단할 필요가 있다고 봄. 이 논리 자체는 무조건적으로 잘못되었다 하기는 힘들지만, 어느 정도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함. 고재열은 허지웅의 조롱조 태도를 문제삼지만 정작 본인의 태도는 더 에러(...)

- 그럼에도 허지웅이 욕먹는 건 당연한 일. 잘못되었다고 할 수는 있으나, 어쩔 수 없는 일. 허지웅의 대응은 그야말로 개판 수준. 블로그에 글 하나 올리고 치울 일을 왜 그러는지(...) 개인적으로는 진보 쪽 사람들이 트위터 와서 룸펜정신과 병신력을 펼치는데 그런 병신은 나 하나로 족하니, 그냥 블로그와 지면, 책을 이용해주셨으면(...)

- 개인적으로는 종편의 등장을 환영하는 편. 컨텐츠 생산자, 방송계 종사자에 대한 엄청나게 낮은 대우라는 지상파 독점으로 인한 폐해를 조금이나마 해결할 수 있고, 훗날 재미있는 프로그램도 나올 거라 생각. 공공성 문제는 이미 지상파에 대해서도 별로 할 말이 없고, 종편에 공공성에 큰 영향력을 미치지도 못할 거라 생각.

- 진중권이나 허지웅이나 어차피 종편 망한다고 조롱하지만 미디어 산업은 더욱 복잡해지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봄. 다양한 미디어가 서로 엮이면서 앞으로 종편은 물론 지상파도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음. 종편이 모 언론사를 빨리 망하게 할지, 늦게 망하게 할지는 순전히 그들의 경영 전략에 달려 있음.


그러면 키워질을 시작한다



1. 시작은 허지웅의 종편행이다. 동아 TV에 허지웅이 출연한다고 하자 고재열이 희대의 생강 드립을 쳤다. 대체 무엇 때문에 그는 생강조차 찾지 못하게 된 것인가?



 독설닷컴  
 
아이 시바 허지웅 찌질이 때문에 마트 왔는데 쇼핑에 집중이 안 되네. 생강 어딨냐고??? ㅋㅋ 생강 못샀다! 젠장. 생강만도 못한 놈 때문에... 



그리고 고재열은 허지웅 트위터 계정을 블록. 이후 생강은 잠시동안 좌빨 트위터에서 유행어로.



 허지웅  
 
이렇게 되면 날 블록해놓고 혼자 염불하듯 욕을 중얼거리는 고재열 기자와 대화하기 위해 텔레파시를 시전하는 수밖에 없다.

 

 결석의 왕 하뉴녕  
 
허지웅이 지금 두 손가락을 머리에 대고 쉘든의 표정으로 텔레파시를 시전하고 있다는게 사실입니까??!!

 

 이상한 모자  
 
허지웅님이 생강 한 박스 사서 시사인 찾아가면 고기자님이 블럭 풀어줄 듯..

 

 

그런데 그것은 사실이었다. 고재열. 그는 대체 왜 생강이 필요했던 것인가?



 독설닷컴  
 
허지웅 한국말 못 알아듣나부네. 토론회 간다니까. 선약에 늦더라도 들렀다 간다니깐... 막걸리 들고 갈테니까. 생강이나 가지고 오셔. ㅋㅋ

 

스콜스에 이어 떠오르는 생강왕자 고재열



2. 종편에 출연하면 개새끼인가? 허지웅은 그간 열심히 진보질 했는데 먹고 살기 힘든 데다가, 정치적 의도와 무관하므로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앞서 고재열의 '생강 드립'은 허지웅의 종편 출연 결정 후 이틀이 지난 뒤의 일이다. 허지웅은 그 이틀간 지겹도록 욕을 먹었는데 일단 그의 변을 들어보자.



 허지웅  
 
동아 종편 영화프로그램에 제가 출연하는걸 간밤에 보시고들 벌써 욕설이. 뭐 제가 나꼼수 비판한 것에 열받은 민주시민분들께 좋은 떡밥인 건 저도 이해합니다만,

1. 소개하자면 김태훈, 장항준 등과 함께 출연하는 영화 프로그램이고요,
 
2. 정치적인 이유든 무슨 이유든 부당한 검열이 있으면 언제든 그만두겠다는 조건이고 
 

3. 잡지사 세 군데 거쳤는데 단 한 번도 제 정치적인 성향으로 피해를 봤으면 봤지 득을 본 일이 없습니다. 밥줄에 도움이 되서 왼쪽에 갔다가 오른쪽으로 간다는 말이 왜 나오는지 모르겠군요.

4. 얼마 전 한겨레 칼럼 필진 교체될 때는 그걸 두고 비아냥 거리더니. 
영화 프로그램 나가서 영화 소개하는데 내가 사상전향을 하겠습니까 영혼을 팔겠습니까 전에 하던 말이나 입장을 철회할 이유가 생기겠습니까.

5. 나꼼수 깐 걸로 화난 사람들에게 좋은 떡밥이라는 건 나도 안다고요. 그런데 이건 너무 빤하지 않나요? 뭐 내가 이명박 좆이라도 빨았어?

6. 어차피 종편 이거 얼마 못가요. 그동안 동아에서 주는 돈이나 좀 받아봅시다. 만약 내가 종편 출연을 위해 지금까지의 정치적 입장이나 말을 바꾸고 철회하는 일이 생긴다면 내가 먼저 절필하고 꺼지겠습니다.

7. 그리고 한국에서 나꼼수 뿌잉뿌잉 개혁시민행세가 아니라 남들 싫어하는 소리 해가면서 좌파행세하는 사람들이 그걸로 덕보고 먹고 사는 일은 결코 없어요. 결코. 그러니까 비판을 하려거든 좀 말이 되는 걸로 다듬어서 해봐요.

 


허지웅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종편은 출연하지만 내 정치적 스탠스는 변하지 않는다. 나 지금까지 정치적 입장 때문에 졸라 손해보고 살았다. 먹고 살려면 종편 좀 출연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나꼼수 빠들은 평소 나꼼수 까던 내가 종편 간다니까 아주 변절자 취급하는구나. 근데 진보좌파로 못 먹고 산다. 난 지금까지 정말 열심히 진보질했는데 니들은 아무것도 안하다가 나꼼수 듣고 왠 지사정신이냐?

 과연 허지웅의 변은 설득력 없는 설득인가? 살펴보도록 하자.



3. 종편에 출연하면 개새끼인가? 고재열은 언론인과 지식인은 비판받아야 하며, 허지웅은 태도가 문제라고 하며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한다.

이 이야기는 공지영이 종편에 잠시 얼굴을 비친 김연아, 인순이를 비판하는 데에서 시작된다. 



 공지영  
 
연아 ㅠㅠㅠ 아줌마가 너 참 이뻐했는데 네가 성년이니 네 의견을 표현하는 게 맞다 연아 근데 안녕!": 뭐지. 김연아씨. 그냥 인터뷰가 아니라. TV 조선 9뉴스 프로그램을 하나 하나 소개하는데요. ㅠ"

 

 공지영  
 
인순이님 걍 개념 없는 거죠 모": 나도 갑갑해! RT: 인순이 ㅠㅠ": TV채널을 돌리다 보니 종편개국 축하쇼에 인순이가 나와 노래를 부른다. (cont) "

 

 여기에 대해 진중권은 오버라고 선을 긋는다. 



 jungkwon chin  
 
대중과 뜨겁게 같이 가되, 동시에 대중과 차갑게 거리를 취해야 합니다. '대중'이란 게 원래 실체가 불분명한 겁니다. 공작가가 거기서 살짝 미스한 듯.

 

 jungkwon chin  
 
소신을 가지고 종편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개념'에 찬 행동일 수 있으나, 그런 소신이 없거나, 또는 그와는 다른 소신을 갖고 있다 해서 '개념'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죠. '개념'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말하지 않을 거에요. 아마.


이에 반해 고재열은 종편 출연을 강하게 비판한다. 



 독설닷컴  
 
마녀사냥을 해서는 안 되겠지만, 나는 종편에 부역하는 지식인이나 연예인에게 한마디 할 수 있다고 보는 입장이다. 최소한 그들이 조중동 종편의 특혜에 업혀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는 해줘야 한다. 그것이 시대의 대의다. 

나는 이들이 조중동 종편이 입은 특혜, 그리고 불법 편법 탈법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예인 종편 출연에 대해서는 진중권 교수 얘기가 맞다. 어렵게 나꼼수에 나와준 인순이를 종편에 나왔다고 무개념으로 몰고 김연아를 공격하고 노희경 작가를 버리는 것은 무도한 일이다. 하지만 그들이 종편 출연에 대해서 고민하게 만드는 것도 필요한 일이다.

중요한 것은 구도다. 조중동 종편에 연예인/지식인이 출연하는데 그들은 태평하고 그것을 논의하는 이쪽만 불편하면, 적전 분열일 뿐이다. 그들이 불편하고 그들이 고뇌하게 만들어야 한다. 김연아 건과 허지웅 건은 대표적인 사례로 판도를 바꾸었다.

김연아는 사실 비난할 이유가 없다. 종편에 낚인 피해자 아닌가? 더군다나 김연아 쪽에서 종편 쪽에 유감을 표하는 보도자료를 냄으로써 연예인/유명인이 종편에 잘못 나가면 곤욕을 치른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종편행에 브레이크를 걸어주었다.

 


고재열의 논리는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아래에서는 이 논리들을 비판적으로 살펴볼 것이다.

- 종편 출연은 기본적으로 개인의 선택이다. 단 지속적인 문제제기로 사람들의 인식을 전환할 수 있다.

- 연예인, 지식인, 언론인의 종편 출연은 모두 다르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 그 중 언론인의 종편 출연은 가장 엄격하게 제단해야 한다.

- 조중동에 출연할 수는 있지만 기본적인 예의는 지켜야 한다.  허지웅은 종편 출연을 비판하는 이들을 조롱했고, 이 때문에 고재열은 허지웅을 비판한 것이다.


글이 길어지는데 잠시 눈을 정화하도록 하자



4. 종편 출연에 대한 문제제기는 전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가? 그러한 시각도 존재할 수 있지만 더 큰 문제를 낳을 수 있다.

진중권과 고재열은 모두 종편 출연이 개인의 자유임을 인정한다. 단 고재열은 전략적으로 비판이 필요하다고 본다. 종편 출연에 대한 문제제기를 통해 지속적으로 종편의 특혜를 입은 문제언론임을 부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안티조선 운동과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안티조선 운동으로 인해 조선일보가 금전적 타격을 입은 것은 아니지만 조선일보가 문제가 심각한 언론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준 것이다. 박권일 씨도 이 부분을 지적한다.

 박권일  
 
안티조선때도 그랬지만 조중동같은 극우매체를 반대하는 논리는 각각이며 완결적 합의란 불가능하다. 그러나 합의의 논리적 완결성은 사실 중요하지 않다. '참여해서 토론하고 합의하는 과정'이 훨씬 중요하다. 그 과정이야말로 조선일보에 엄청난 압박을 줬다.

 


단 여기에는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 고재열의 선택은 '폭력의 용인'이다. 예를 들어 인순이가 종편 좀 등장했다고 '개념 없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은 부당한 폭력적 처사이다. 고재열은 이를 용인하고, (사실상) 장려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폭력의 장려나 다름없다. 이 폭력을 정당화하려면 '앵똘라렝스에는 앵똘레랑스' 정도를 (억지로) 내세울 수 있을 것 같은데, 종편 조지려다 민간인만 죽는 꼴.

또 거악을 설정하고서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득이 되는 경우 모두 적으로 받아들임은 '주홍글씨' 새기기와 다를 바가 없다는 문제도 있다. 안티조선 운동이 수많은 논쟁을 통해 합의점을 찾아가려 노력했다면, 고재열은 어디까지나 개인적 생각과 선택에 불과하다.  니 편 or 내 편으로 편을 가르고, 자기 편이 아니면 무작정 공격을 가하는 건 안티조선 운동보다 오히려 조선일보를 더 닮아 있다. 허지웅과 미디어스의 김완은 이 부분을 지적한다.



 허지웅  
 
3. 대의를 위해 개인을 도구화하여 의사에 관계없이 목적에 종사하게 하는 것은 우익 테러리즘이다

 

 kim wan  
 
이제부터 절대악에 맞서는 투쟁을 시작하겠다. 우선, 절대악에 합의할 수 없다고 하는 우리편 빨갱이들부터 때려잡는다. 방식은 효과가 입증된 조선일보의 사상 검증론을 따른다. 고재열 팔로워 위치로.

 



우리편 빨갱이의 승리를 위해서는 스카웃이 절실합니다?



5. 고재열의 계층적 적용론과 애티튜드론은 정당한가? 전자는 가능하지만 합의에 이르기 힘든 강경한 수준이며, 후자는 자가당착에 빠져버린다.

전략적 문제제기를 떠나, 고재열의 허지웅 비판을 좀 자세히 살펴보자. 그가 내세우는 것은 '계층적 적용론'과 '애티튜드론'으로 나눌 수 있다. 허지웅을 까고 나서 며칠 뒤에 한 소리라 '사후정당화'로 보이기도 하지만 일단 그 논리를 검토할 필요는 있을 것이다. 먼저 '계층적 적용론'을 보자.

 독설닷컴  
 
일흔이 넘은 동아투위 선배님들과 예순이 넘은 80년 해직언론인들이 조중동 종편의 불법탈법편법을 성토하며 한 겨울에 거리로 나섰다. 그런데 후배들이 종편 출범하니까 옳다꾸나 하고 숟가락을 얹는 것은 몰염치한 일이라고 본다. 

내 생각은 그렇다. 조중동 종편 출연에 대해서... 연예인은 연예인의 입장이 있을 것이고, 지식인은 지식인의 입장이 있을 것이고, 언론인은 언론인의 입장이 있을 것이다. 나는 이 중 언론인에게 가장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본다. 이들은 종편 해악을 몰라도 죄다.


볼드 처리한 그대로다. 사실 아주 틀린 이야기는 아니라고 본다. 종편의 의미나 배경, 특혜 등을 아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종편을 반대하는 사람들조차도 대다수는 종편 관련된 이야기를 잘 아는 건 아니고. 때문에 지식인과 언론인의 종편 출연은 '알고 출연한다'를 전제에 둘 수 있고, '모른다면 지식인으로 문제가 있다'까지의 합의를 이끌어내기는 어렵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를 이유로 '언론인과 지식인은 종편에 출연해서는 안 된다.'는 답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진중권이 이야기하는 안티조선의 사례를 들어보자.



 jungkwon chin  
 
당시 강준만 교수는 조선일보에 기고하는 자식인들 명단을 발표했었지요. 저는 그게 너무 폭력적이라 느껴져서 독일에서 팩스를 넣어서 그것을 말리며, 그 대신에 조선일보에 반대하는 지식인 서명운동을 하자고 제안했었지요.

조선일보 기고에 찬성하든, 반대하든, 그것은 지식인 개개인의 자발적 판단에 따라야 하고, 그 판단은 어느 쪽이든 또한 존중되어야 한다는 의미에서였습니다. 그래서 안티조선 지식인 서명과 선언이 이어졌던 겁니다.

근데 그때에도 동아일보, 중앙일보에 기고하지 말자는 얘기는 없었습니다. 또 거기에 기고한다고 뭐라 하지 않았구요. 참고로, 안티조선운동에 널리 사용됐던 저의 이문열 비판글 '이문열과 젖소부인'은 중앙일보에 기고했던 글입니다. 


'조중동에 기고하면 안 된다'는 규칙은 대체 누가 만들었나요? 종편에 관계하는 자는 닥치고 씹는다는 법률은 대체 누가 제정했나요? 조선일보가 지금 나꼼수의 몇 배나 되는 권력을 갖고 있을 때에도 안티조선운동 그렇게 안 했습니다. 

 



사실 안티조선은 상징성이 강했다. 조중동 전부에 기고하지 않을 경우 사람들의 밥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니 '딱 조선일보'로 끊자는 아주 기초적이고 느슨한 사회적 의제를 이끌어낸 정도다. 여기에 더해 조선일보에 기고한다고 해서 '개새끼'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도 당연히 따랐다. 진중권에 따르면 꽤 공격적이었다는 강준만 교수도 조선일보 기고시 비판하는 대상을 매우 보수적인 선, '지식인'과 '시민단체 운동가'에 제한했다. 변희재의 글을 빌려오자. 참고로 저 두 문단 제외하면 읽을 부분이 없다(...)
 
안티조선의 논의된 원칙으로만 보면 허지웅 건은 논란의 여지조차 없는 사건이다. 안티조선의 원칙에서 자기 스스로 콘텐츠 생산과 마케팅을 다 해야하는 프리랜서는 해당 사항이 없다. 이것은 안티조선의 창시자인 전북대 강준만 교수가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강준만은 월간인물과사상 2000년 2월호에 진보 지식인 임지현 한양대 교수가 체게바라 관련 글을 조선일보에 기고한 것을 비판하며, “나는 누구건 ‘조선일보’에 글을 기고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다. 내가 언제 극우인사가 ‘조선일보’에 글쓴다고 시비건 일을 본 적 있는가? 내가 언제 국민을 상대해야하는 공직자가 ‘조선일보’에 글쓴다고 시비거는 걸 본 적이 있는가? 내가 언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인이 ‘조선일보’에 글쓴다고 시비건 일을 본 적 있는가? 내가 언제 연예인이 ‘조선일보’에 글쓴다고 시비건 일 본 적 있는가? 내가 언제 연예인과 비슷한 기능을 추구하는 문인들이‘조선일보’에 글쓴다고 시비거는 걸 본 적이 있는가?”라며 조선일보 기고 거부는 대학교수나 시민단체 운동가들에 제한된 원칙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물론 진중권, 강준만, 변희재 등이 참여한 안티조선 운동이 종편에 대한 완전한 잣대가 될 수는 없다. 다만 고재열의 논리가 매우 협소하고, 위험성을 지닌다는 정도는 알 수 있겠다. 다음으로 애티튜드론을 살펴보자.



 독설닷컴  
 
제가 중요시하는 것은 조중동 종편에 출연한다는 '액션'보다, 출연하면서 보여주는 '애티튜드'입니다. 그냥 먹고살자고 하는 짓이다, 나는 종편이 어떻게 해서 생겼는지 관심없다, 정도를 넘어서 이를 비판하는 사람을 조롱하고 희롱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제가 허지웅을 비난했던 이유도 조중동 종편에 출연한다는 '액션'이 아니라 출연하면서 비판자들을 대하는 '애티튜드'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그가 비판자들을 희롱하고 조롱하고, '종편 출연이 뭐가 문제냐' 분위기로 흘러가는 것엔 브레이크가 필요했습니다.

 


그렇다. 고재열에게는 이런 깊은 뜻이 있었던 것이다. 참고로 '애티튜드'는 패션 잡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희한한 단어인데, 고재열이 패션잡지를 좀 많이 읽는 모양이다. 허지웅이 패션좌파라는데 실제 패션좌파는 고재열인 듯...

논리를 비판함과 자세(애티튜드...)를 비판함은 그 층위가 완전히 다르다. 논리와 달리 자세는 옳고 그름을 결정하기 힘들다. 하지만 난 더 중요한 게 자세라고 생각하는데, 사람들은 거의 그것만 보기 때문이다. 요즘 진중권이 트위터에서 열심히 욕하고 조롱하며 싸우던데, 그게 진보에 도움이 될까? 난 마이너스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고재열의 문제제기는 정당하다. 허지웅이 종편행에 반대하는 네티즌에 대하는 태도는 조롱이 듬뿍 담겼습니다. 그래서 그 고재열은...



 독설닷컴  
 
허지웅이 전에 나한테 깐죽거린 적이 있어서 내가 나서면 모양 빠져서 가만 있었는데, 지랄이 풍년이라 안 나설 수가 없네. 조중동에 부역하는 지식인들에게 일벌백계의 교훈을 주기 위해 한 마디만 한다. 그냥 조용히 찌글어져서 빌어 먹어!

 

 독설닷컴  
 
허지웅이 방망이를 깎던 오이를 깎던... 제가 사과할 일은 없고... 막걸리 한 잔 살 용의는 있습니다. 진작 막걸리 한 잔 하자니까... 왜 똥꼬만 파대고... ㅋㅋ 허지웅이 섭섭했다면 그만큼 저 까면 됩니다. 우린 그게 편해요.ㅋㅋ

 

 독설닷컴  
 
조중동 종편 출연과 관련해 허지웅의 최근 행보가 살짝 찌질하다고는 보지만 저는 여전히 그가 매력적인 똥꼬 페티쉬 글쟁이라고 생각합니다. 똥꼬 얘기 잼나던데... 똥꼬 얘기 계속 해대면 블록을 풀 용의도 있는데. ㅋㅋ

 

 

보다시피 굉장히 훌륭한 애티튜드를 가지고 있다



뭐, 고재열의 애티튜드가 개같지만, 그건 허지웅의 애티튜드가 개같아서 용인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다. 그 분들은 그렇게 생각하면 된다. 이 글은 정리를 위한 글이지, 설득을 위한 글이 아니다. 



6. 허지웅이 욕먹는 것은 부당한가? 허지웅의 행위에 비하면 당연히 지나치고, 무자비한 수준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당연한 현상이기도 하다.

그럼 허지웅은 먹어서는 안 될 욕을 대중들에게 먹고 있는 것일까? 그렇게 보기는 힘들다. 허지웅은 나름 항변한다. 자기는 열심히 운동했고, 그동안 먹고 살기 힘들다고. 그러나 그러한 모습 때문에 사람들이 허지웅을 응원했다고 생각하면 답은 나온다. 그가 진보적 지식인이었기 때문에 좋아했고, 그 기대를 배신받은 느낌을 받는 게 이상할 건 없다. 그래도 욕하면 안 된다고? 대중에게 그걸 바랄거면 한나라당처럼 댓글창을 닫는게 빠르겠다. 고아라의 비판은 이러한 지점을 잘 포착하고 있다.
 


 goara  
 
허지웅이 동아일보의 채널A에 출연한다. 과거 동아일보에서 그의 글을 도용했을때 했던 말 생각하면 정말 뜻밖이다. "연락이 통했더라도 동아일보같이 역사와 현실을 왜곡하는 사익집단에 정보를 허락해 줄 용의는 조금도 없습니다"

 

 goara  
 
허지웅은 '진보 간지'를 주장했다. 진보는 멋있어야 하고 따라하고 싶은 것이어야 한다고 했다. 망하기 전에 돈이나 받아보자고 '역사와 현실을 왜곡하는 집단'에 들어가는 진보가 퍽이나 간지있어 보이겠다.


 goara  
 
동아일보 까던 허지웅의 채널A행은 그를 진보간지가 아니라 진보거지처럼 보이게 할거다.

 

 goara  
 
허지웅이 까이는 게 부조리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허지웅이 과거에 동아일보에 기고한 사람들을 어떻게 비웃었는지 보시길 바랍니다. 

 

단 링크된 글과 무조건적으로 연결하는 것은 매우 편향된 시각이다. 시간이 많이 흘렀을 뿐 아니라, 저 상황은 자신의 입장을 반대로 짜깁기해 인용당한, 누가 당해도 매우 기분나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어쨌든 이런저런 일로 허지웅의 '진보적 브랜드'가 형성되었고, 사람들은 그 모습을 좋아했다는 점은 명확하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이 허지웅을 먹고 살게 해주지는 않았다는 점이 에러다. 이런 거 저런 거 바라려면 야구라빠 팔콘님처럼 응원하는 저자의 책 30권 정도는 사줘야지. 아이돌이 먹고 사는 것도 빠가 있기 때문. 돈도 안 쓰고 이래저래 요구하는 건 우습거나, 최소한 무책임한 행위라고 본다.

무책임한 행위의 결과는 무섭다


 
 
8. 종편은 어떻게 봐야 하는가? 내 생각에 진보인사들이 수구 언론의 데코레이션 역할을 할지언정, 어느 정도 공공성을 훼손할지언정 종편의 긍정적 역할을 바라볼 필요도 있다고 본다.

진보적 지식인의 수구 언론 출연에 언제나 따라다니는 것은 데코레이션의 문제다.

 박권일  
 
고재열의 디스는 생산성 없는게 분명하지만 허지웅 씨 관련해 논의의 여지가 있다고 보는 부분은 이것: "허지웅이 신념을 지키는 것과는 상관없이 채널A의 진보적 데코레이션 기능만 할 것이 뻔하며 그것이 지금까지 극우매체의 '문화적 기동방식'이다."

 

 

뭐, 여기에 대해서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런저런 논의가 필요하겠고, 그 답은 알아서들 내리시기 바란다. 다만 나는 종편을 좀 다르게 보는데...


여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거의 쓰레기로 나타나는 곳이 어디냐? 바로 초록뱀미디어다. 하이킥 시리즈, 추노, 주몽, 올인 등 온갖 히트작을 다 때려준 회사. 이런 곳이 만년 적자다. 공중파 3사가 사실상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시장 속에서 컨텐츠 제작사(독립 프로덕션)는 당최 살아남을 길이 없다. 거의 제살깎기로 연명해야 하니까.

요즘들어서 아이돌 노래 지겹다거나 4대 기획사가 시장을 다 장악한다고 하는데 대한민국 미디어 사이즈에서는 독점이 기본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종종 아이유의 로엔 등 대박도 터지지만, 사실 SM을 제외하고서 연예기획사가 딱히 실적이 안정적이지는 않다. 오죽하면 박진영은 제이튠을 인수하며 우회상장까지 할 정도고. 

가장 전투적이라는 독립PD 이성규가 개국특집 다큐를 채널A에 넘긴 것은 이러한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성규가 직접 이야기하는 공중파의 대우는 그야말로 안습이다.
지상파는 우리 같은 독립피디들에게 지급하는 제작비가 현실화되지도 않았을 뿐더러, 그래서 외부에서 제작비를 충당해도(제작지원 혹은 제작협찬) 지상파는 알량한 제작비(정말 쥐똥이죠)를 주면서 모든 저작권을 가져감다. 오래된 인력거는 마케팅비와 영화제를 통한 기타비용을 빼도 3억5천만원의 제작비가 들어갔슴다. 

우리가 지상파에 그 모든 제작비를 요구하진 않습니다. 어차피 3천만원에서 5천만원 선이 우리가 요구하는 제작비임다. 근데 지상파는 그 비용을 주면서 모든 걸 가져감다. 심지어 촬영원본에 대한 권리며, 2차 저작물과 부가 판권까지 말임다. 우리로선 영화 글고 출판과 해외 수출을 통해 모자란 제작비를 충당하려하죠. 근데 그게 안되는 구조임다.  

이런 무한루프 속에 컨텐츠 제작사가 있다는 것



그런 측면에서 나는 허지웅같은 사람들이 종편 나가는 건 오히려 대찬성이다. 진보라는 애들이 허지웅에게 지지를 보냈지만, 정작 돈을 줄 수 있는 건 종편이 아니오?

사실 지상파 독점도 꽤나 큰 문제다. 공공성? 시청률 그렇게 내세우는데 공공성은 무슨... 덤으로 MB 정권들어 SBS가 제일 진보적이라는 이야기까지 들을 정도인데. 비단 MB 정권의 문제가 아니라 맨날 시청률 경쟁하느라 정신 없는데. 그래도 시청자들은 여전히 지상파를 신뢰한다. 엄청나게! 그리고 조중동은 가장 불신하는데, 이는 조중동의 타겟층은 박근혜 지지자만큼 공고하다는 사실확인만을 시켜주는 것일 듯. 이미 공공성이 망가졌다고 포기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렇게 큰 이슈로 볼 필요가 있느냐는 게 내 생각.

보다시피...


난 공중파가 재미 없어서 안 보는 편인데, 어쨌든 자본력 있는 경쟁자가 늘어나는 건 환영이다.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좀 재미있는 프로도 언젠가는(...) 나오겠지. 솔직히 드라마, 쇼프로가 무슨 평균 시청률 30%를 찍는 게 정상적인 건가? 이런 거 안 보면 대화도 힘든 나라라면 생산자가 늘어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봄. 이런 이유로 개인적으로는 종편 출연에 좀 긍정적으로 보고 있음. 물론 특혜 지원 이런 건 말도 안 되지만 정권교체하면 백하면서 조중동 빨리 망하게 해줄지도 모르고(...) 개인적으로는 안 망해서 재미있는 프로나 늘려줬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덤으로 방송계 인력이 먹고 살 길이 늘어나는 것도 다시 볼 필요는 있을 듯. 물론 스카웃 위주였다고는 하나 결국 사람을 늘려야 하는 일이고, 추가로 들어갈 효과등을 고려하면 뭐 아주 욕할 건 아니란 생각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있는 놈이 돈을 쓰게 하는 건 꽤 좋은 일이다. 

종편의 장수를 바라며...

 


9. 종편은 신문의 종말을 앞당길 뿐인가?

진중권은 종편을 이렇게 비웃는다.

 jungkwon chin  
 
종편은 문자매체 위기의 산물입니다. 문자매체인 신문들이 영상문화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매체전환을 하는 현상이죠. 옛날엔 정보를 얻으려면 텍스트를 읽어야 했으나, 오늘날엔 정보를 얻기 위해 이미지를 보고, 사운드를 듣죠.

 

 jungkwon chin  
 
종편의 미래? 광고시장이란 게 뻔한데, 밥상에 숟가락 몇 개 더 얹는다고 솥에 밥이 늘어나나요? 겨우 하나 정도 살아남을까? 행여 다 살아남아도 아마 기업에 조폭식으로 광고 협박을 해가며 근근히 광고 따서 명맥을 이어나가는 수준일 겁니다.

 


뭐, 많은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다. 그런데 케이블도 잘 살고 있다. 흑자를 보기도 하고 적자를 보기도 하면서. 물론 종편이 돈을 더 많이 쓰기는 했으나 채널 배정도 '아주' 나쁘지는 않은만큼 몇 년 지나면 노력에 따라 양상이 조금이나마 달라질 수 있을 거라고 봄. 

물론 이 배경에는 종편의 자본력도 있다고 보는데 얼마나 버텨줄지가 관건


요즘 세상의 미디어는 엮이고 엮인다. 지금은 종편의 외주 비율이 꽤나 높지만 역량이 쌓인다면 자체제작이 늘어나고, 그 소비 매체도 다양해질 것이다. IPTV로, PC로, 태블릿으로 드라마와 시트콤, 쇼프로를 얼마든지 소비할 수 있다. 즉 좋은 컨텐츠만 만들어낸다면 방송은 얼마든지 팔릴 수 있다. 여기에 덤으로 슈퍼스타K나 나는 가수다 등이 보여준 것처럼 인터넷과 TV를 엮어서 컨텐츠를 만들면서 시장을 더 크게 할 수도 있다. 그저 현재 파이에 남아있으리라는 생각이 오히려 낡은 쪽. 지금 방송시장은 이전 방송시장과 동일하게 보기에는 너무도 새로운 시장으로 진화하리라 본다. Ha-1님은 이렇게 지적질.
기본적으로 모든 미디어 산업은 '소비자 시선'점유율 싸움이지요. 종이신문에서 아이패드와 미드가 모두 FFA. 이 전장에서 '다운로드 컨텐츠'의 보편화는, SOD VOD 의 성장을 의미합니다.

종편이건 뭐건, 팟캐스트와 유튜브가 과금구조와 고화질을 위한 네트워크밴드를 갖추는 순간 전부 털리는 구도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서 정치 이데올로기는 그냥 한 상품군의 세일즈포인트에 불과할 뿐 미디어 시장 판도의 키포인드는 되지 못할 것이라고 봐요 

뭐, 언론계에는 이미 몇 개가 살아남고 나머지가 어디에 인수된다는 썰이 죽 퍼져 있다. 지독한 혼란 끝에 누가 살아남을지는 알 수 없지만, 잘 되고 안 되는 건 컨텐츠, 자금, 운만큼이나 뉴미디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경영전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신문도, 라디오도, TV도 망하지 않았다. 신문은 라디오로, 라디오는 TV 방송으로 발전했고 이제는 인터넷과의 접점을 찾아가고 있다. 



10. 그래서 트위터가 세상을 바꿀까?

이번 고재열 vs 허지웅은 이전에 그들이 나눈 논쟁을 떠올리게 했다. 

트위터가 세상을 바꿀 것인가에 관한 짧은 논쟁 by 허지웅

사실 난 이 때 논쟁을 보고 둘의 생각이 좀 극단적이지만 허지웅 쪽이 시야가 더 좁다는 생각은 했다. 고재열은 좀 위험하다고 생각했고. 어찌되었든 지금 고재열은 트위터라는 툴을 상당히 잘 활용하고 있다. 고재열은 비열했지만 승리했다. 이에 반해 허지웅은 트위터에서 쓸데없는 짓만 하며 자폭으로 나아갔다. 툴이 세상을 바꾸건 말건간에 툴을 잘 쓰는 게 점점 중요해지고, 결정적일 수까지 있음을 보여준 작은 사례가 아닐까 싶다. 허지웅이 더 안쓰러운 건 고재열도 병신짓 많이 했다는 거;;;

트위터 활용의 좋은 예 : 걸스데이 소진


고재열의 낙관론은 자뻑이라는 주화입마로 들어서게 하는 것 같지만, 그는 동시에 의미있는 몇몇 실험도 하고 있다. 이에 반해 허지웅의 낡은 생각은 그를 변화 없이 언제나 그 자리에 있게 만들 뿐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일 겪으며 '낡은' 허지웅이 좀 좋아졌다. 종편출연 정도는 애교로 봐줘도 되지 않을까? 난 허지웅의 글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는 일관성 있는 사람으로 보인다. 몇 년 전의 글을 보고, 지금의 글을 봐도 그는 여전히 허지웅이다.

이 둘의 지난 논쟁에 대한 내 생각은 트위터가 바꾸는 세상은 진보적일까? 라는 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글의 마지막 세 문단을 붙여넣으며 글을 마무리한다. 미디어에 대한 낙관보다, 이를 활용해 조직화하고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나는 트위터가 어느 정도 진보를 촉진할 거라 생각하는데 이유는 뭐 툴 자체가 그러기 편해서다. 그 동안 억울한 거 많았지만 글 솜씨 안 되고 독자 확보하기 힘들어서 그냥 속 썩이고 살아온 분들도 있었을텐데 어차피 140자면 그냥 이런 문제점은 줄어든다. 뭐 반대 수꼴 입장에서도 이게 가능하다고는 하겠지만 아무래도 키워질만큼은 아직 좌빨이 한 수 위라고 생각하고 좌빨이 수꼴을 알아서 구축할 테니까. 하지만 여전히 진보언론은 망하기 직전이고 트위터 사용자들은 훈수질을 하고 있을 뿐이다. 고재열 기자는 ''트위터를 똑바로 쓰자'라고 웅변하지 않아도 다중의 선택은 항상 상식을 지향합니다.'라고 말하지만 대중은 이명박을 뽑았고 박정희를 그리워한다. 

capcold옹께서는 집단지성에 대해 '저는 그냥 집단지능이라고 부릅니다. 지성은 왠지 성찰과 가치가 들어간 것 같으니까. 그런데 실제 일어나는 과정은 거의 기계적인 과정이에요. 집단지능으로 한번 뭔가 기발한 게 나왔을 때, 그걸 캐치해서 가치를 부여하고 기록을 축적해서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한 기반으로 삼을 때, 그게 반짝쑈가 아니라 진짜 지성까지 갈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그런 장치를 궁리하기보다 너무 반짝 빛나는 사례 자체의 발굴에만 집착하는 경향이 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결국 언제나 조직화가 필요하고 여기에는 사람이 필요하다. 지금 상황에서 진보가 필요한 것이라면, 개개인의 파워 트위터 사용자보다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소셜미디어 자체의 판을 읽고 활동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언제나 고민과 노력이 뒤따라 왔다. 허지웅 씨의 반감이 과한 것은 사실이지만 근거 없는 낙관 후에 누군가의 노력으로 '역시 매체의 힘이야'라고 즐거워하는 것보다 작은 성과라도 그것을 일구기 위한 노력이 소중하지 않을까?

글쓰기 존나 빡세네 ㅋㅋㅋ




 
  1. cwo
    잘 읽었습니다. 무조건 고재열이 100% 잘못했다고 생각했는데 허지웅씨도 분명 책임이 있군요.
    • 2011.12.19 18:14 신고 [Edit/Del]
      고재열 잘못이 크죠. 고재열 말대로 허지웅이 '태도'의 문제를 보였는데, 이건 단죄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저 평가받을 일이고 좋지 않게 평가받고 있죠.
  2. MMM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다만 한가지 생각해봐야 할 점은 좌빨이든 수꼴이든 이미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현상이 인터넷에서도 광범위하게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각종 포털이 그랬고 디씨, 아고라가 이미 그렇게 되버렸죠. 트위터라고 해서 안그럴 거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아고라가 망한 이유도 수꼴의 공격에 좌빨이 견뎌내지 못해서 망한건 아니지 않습니까. 그들 내부의 뭔가가 심히 경직되었으니 그리된 거죠.

    이번 논란에서 고재열씨의 의견이 굉장히 불편한 이유는 이미 그러한 경직화가 일어나는 조짐을 보여줬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아고라가 아무리 키보드로 웅성대봤자 현재 상태로는 세상을 바꿀 기미가 별로 없어 뵈는데, 트위터가 그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 2011.12.19 18:15 신고 [Edit/Del]
      저는 그 흐름 속에서 논객들이 너무 자리를 못 잡고 있는 것 같더군요. 고재열은 악화를 더 붐업시킨다면, 허지웅은 악화에 열폭한달까요? 즉각적인 글을 올리기 쉬울 때일수록 이성적이고 냉정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3. 마오
    재밌게 읽었으.. ㅋㅋ 근데 딱 한군데.. 로엔의 예는 좀.. 로엔이 스크에서 만든 멜론(음원 유통의 2/3을 차지하는..)과 같은 라인의 회사라는 것을 생각하면 아이유와 로엔이 터졌다는 표현은 좀..

    로엔은 터질수 밖에 없었던 케이스라고 난 생각함.. 아이유를 까는 글은 아님.. ㅋㅋ
  4. 이번 소동이 낳은 어록

    조중동 기고자 비아냥대던 진보 가안지가 아니라
    중동에 글과 얼굴을 파는 진보 그이즈

    조중동 종편 출현에는 반대하지만 자신의 종편 출연에는 찬성하는 설득력 없는 설득을 하는 사람

    과거 동아의 악의적 왜곡에 대해 사과는 받고 동아랑 어울리는지 궁금
    영화 대사를 패러디 하자면 "사과는 받고 다니냐?"
  5. 간만에 수령님다운 멋진 글...더 멋진건 중간중간의 짤방들...
    정말 시의 적절한 타이밍에.. .ㅎㄷㄷ
    이런 걸 보면 정말 나란 사람은 이렇게도 무식해도 되는 걸까란 생각이 듬.


    봐야지봐야지 하다가 간만에 좀 널널해서 정독함...ㅋㅋ

  6. 종편은 내가 더할게 없어 잠자코 있는데 승환씨의 글은 나도 한마디 할까 하는 충동을 일으키네.

    컨텐츠 생산자는 한류등으로 해외시장을 노려볼수 있지만 매체와 채널의 운영자는 완벽하게 내수시장에 의지할수밖에 없지. 미디어 비즈니스에서 내수시장이란 광고인데, 광고시장의 크기는 눈동자의 개수가 총 몇개냐로 결정이 나고..

    한국광고시장은 요즘 늘기는 커녕 쪼그라들고 있는중.. 아마도 네이버가 지상파와 조중동의 파이를 뺏어가는 제로섬의 시장? (물론 네이버가 소액광고주 시장을 창출했다고 볼수도 있으나 이것도 잘 보면 오히려 벼룩시장 파이를 차지했다고 보는게 적절)

    내 결론은 종편이 외주사들에게 새로운 봉 노릇을 하면서 컨텐츠 제작 시장을 키울수는 있겠으나 (이것도 해외시장도 창출한다는 전제 속에) 매체로서 종편은 새 시장을 만들지 못할 확률이 높네. 왜? 한국말 하는 인구는 오천만명 내외에서 더 늘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지.

    보스턴 컨설팅 그룹의 유명한 연구가 있지. 음반시장이 왜 쪼그라드나 했더니 주범은 불법 다운로드가 아니라 휴대폰 요금과 게임에 빠진 아이들때문었다고.

    아이들 용돈이나 한국민의 눈동자 수나 수년래 별 변화가 없다면 종편의 운명 역시 이미 결정이 난듯 하네. 물론 삼성의 무한지원을 기대할수있는 중앙방송은 다른 길을 갈수도..
    • 2012.01.20 12:19 신고 [Edit/Del]
      그렇죠. 지금 굉장히 무리한 광고료를 요구하는 종편이 더 우스워보이는(...) 제가 컨텐츠 제작에 있어 언급하는 부분도 국내 시장 VOD 활성화 + 해외 시장 진출입니다.

      jTBC는 생각보다 잘 뽑아져 나와서 좀 놀라고 있습니다. CJ에서 상당부분 외주를 맡았다고는 해도, 이 정도면 케이블 퀄리티는 아닌 것 같아요. 문제는 그렇게 잘 뽑아도 시청률이 0.3%대라는;;;
  7. 알 수 없는 사용자
    미디어 채널 중에 지난 세기 의미있는 성장을 거둔 기업은 해외의 영어권 시청자들을 노릴수 있는 미국과 영국의 미디어들.. 그리고 나름 규모가 있는 불어권 사용자들과 스페인어권 사용자들을 노릴수 있는 프랑스와 스페인 매체, 그리고 뭐든지 무지막지하게 성장중인 중국의 매체뿐. 한국어로 승부할수 밖에 없는 한국의 미디어 기업이 기댈 곳은 어디일까?
    • 2012.01.20 12:20 신고 [Edit/Del]
      드라마나 쇼프로는 각국을 넘어 진출하지 않을까요? 한류가 중국에 얼마나 먹힐지, 중국이 얼마나 빠르게 발전할지가 관건일 것 같습니다.
  8. 동무. 정리하느라 수고하셨소 :)
    둘의 싸움을 보다보면 허지웅은 비아냥거리고, 고재열은 쌈닭모드에 돌입했으니...이런 싸움에 끝이 있을까요. 구경꾼들도 그냥 꼴리는 편에 서서 서로 총질하는 양상인 듯.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던거같은 기억이...데자뷰인가;;
  9. natsume
    밥은 먹고 다님?
    밥먹고 글쓰세요 속버려요
    다음부터 글좀 짧게 쓰고;;;
  10. 행인
    뒤늦게 읽었는데, 좋은 글이긴 하지만 이건 너무 자유주의적인 입장에서 쓰여진 것 같아요. 해당 사안만 보더라도, 바로 앞에 놓인 것만 놓고 보면, 고재열의 행동은 폭력이 맞지만, 실제로는 종편의 프레임에 이용당하는 거죠. 지젝의 논리에 따르면 '눈 앞에 보이는 주관적 폭력에만 반대하지 말고, 폭력을 생산하는 구조 자체를 봐라.' 라고 할까요. 저런 자유주의적 용인 자체가 하나의 구조적 폭력을 은폐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11. 나도 행인
    종편설립과 허가를 보는 눈에서 빠져있는 것이 있네요. 지독한 특혜죠. 특혜라 함은 이미 시장질서를 왜곡시키고 시작한다는 건데...그걸 단지 자본의 문제로 보는 건 아주 단순한 이해인듯 합니다. 게다가 요즘은 독립프러덕션에 대해서 지상파보다 더 한 못쓸짓을 하고 있는 것이 종편이죠. 게다가 방송인력 운운하는 건, 종편 만들때 권력자들 논리인데, 그때 20만 취업유발 효과라고 운운했던 것 다 엉터리로 들어났죠. 간단히 말하면 정치적인 이유가 강한 종편의 탄생이 분명하고 특혜도 어마어마한데 그것에 대한 인식은 없네요. 글에, 논이 서기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데....종편에 대한 정보 업데이트도 필요한듯 싶네여...
  12. ㅇ.ㅇ
    (종편포함) 언론을 보면....이제 대한민국은 틀린건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니깐.....
  13. ㄴㅇㄹㅀ
    이제 와서 보면 누가 똑똑한 사람인지, 누가 고집쟁인지는 명확하죠.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