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서 인생을 깨닫다화장실에서 인생을 깨닫다

Posted at 2012. 11. 29. 09:39 | Posted in 수령님 생활일지

보통 응가를 쌀 때 애니팡이나 드래곤 플라이트를 하잖아? 하지만 난 쿨게이니까 그런 거 안해. 트위터를 하거나 주식을 보지. 오늘 사뒀던 주식이 갑자기 박근혜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한 7%가 뛰었다. 아… 짜릿함에 똥이 쑥쑥 나오더라고. 농담 아니라 위치에너지를 무시하고 분사됐어.


근데 다 싸고 나니까 이게 웬일. 휴지가 없는 거다. 휴지가… 일단 마음을 냉정하게 유지하고 만만한 동료들에게 카톡을 날렸지. 이것들이 단체로 대답이 없네. 메신저로는 농담 따먹기 잘하더니. 아마도 리승환 이새끼. 화장실에서 박제나 되어버리라는 심상정, 아니... 심정이었겠지.


아무튼 난 살아야했어. 약간 설사성이 있는 반액체 분사라서 일단 괄약근을 조인 상태로 바지를 올리고 다른 대변기로 이동할 수는 없었거든. 문제는 제일 안쪽에서 응가를 싼지라 연 문으로 실드치고 나갈 수 없었어. 바깥쪽이라면 문으로 다른 사람 시야를 제한하고 안쪽으로 갈 수 있었겠지만. 더군다나 중간 화장실은 누가 사용 중.


생즉사 사즉생이라 했던가? 나는 용기를 냈어. 치부만을 손바닥으로 가린채 정말 번개같이 안쪽 대변기에서 바깥쪽 대변기로 이동했어. 너무 빨라서 설사 사람이 있더라도 보지 못할 정도의 스피드였어. 인간 잠재능력이 놀랍긴 하더라. 그 과정에서 엉덩이에 묻은 뭔가가 튀지 않았을지 걱정할 정도였지.


아무튼 그렇게 잘 넘어갔다. 자리로 돌아오자마자 이것들이 사내 메신저로 무슨 일이냐고 묻네. 무슨 일이기는. 내 똥꼬가 울었다. 정말 피눈물을 흘렸다. 가끔 혈변을 싸긴 하지만 이날만큼은 이것이 피눈물로 보였다. 이것은 아픔이었다.





눈물

                         김현승


더러는  

옥토에 떨어진느 작은 생명이고저 ......


흠도 티도 ,

금가지 않은  

나의 전체는 오직 이뿐!


더욱 값진 것으로

드리라 하올 제,


나의 가장 나아종 지닌 것도 오직 이뿐.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

열매를 맺게 하신 당신은 

나의 웃음을 만드신 후에

새로이 나의 눈물을 지어 주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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