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요환의 군 입대와 스타크래프트의 미래임요환의 군 입대와 스타크래프트의 미래

Posted at 2006. 8. 23. 23:59 | Posted in 폐인양성소 게임부

세상에는 매력적인 스포츠가 대단히 많습니다. 우리가 생각하기로는 우선 축구와 야구를 떠올리겠지만 그 뿐만이 아닙니다. 나라마다 다양한 스포츠가 성행합니다. 영국에서는 다른 나라에서 보기 힘든 크리켓의 인기가 대단하며 북미에서는 풋볼과 아이스하키가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일본의 스모는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자국 내의 인기는 이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다른 나라와 달리 가장 인기를 끄는 스포츠는 무엇일까요? 한국의 독자적인 스포츠라면 태권도와 씨름을 떠올릴 수 있겠으나 이들은 한국이 종주국일 뿐, 인기를 끄는 종목은 아닙니다. 쇼트트랙과 바둑은 종주국은 아닐지언정 세계 정상급의 실력을 장기간 과시하고 있지만 역시 팬은 물론 언론조차도 외면하는 종목입니다.


제가 생각할 적 한국에서 독특하게 인기를 끌고 있는 스포츠는 바로 스타크래프트입니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예산 부족에 시달리던 i-tv에서 싼 값에 시간 때우기 용이었던 스타크래프트 중계는 몇 년 새 급속도로 성장하며 결승전마다 십만명 이상의 인파를 몰고 다니며 전용 케이블 티비사만 두 개를 거느릴 정도의 인기 종목이 되었습니다. 물론 그 케이블 방송들이 스타크래프트만을 중계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외 모든 프로그램을 합치더라도 그 비중에서는 스타크래프트와 비교조차 될 수 없습니다. 그만큼 방송사의 운명은 사실상 스타에 의존한 상태이니 두 개의 케이블 티비가 스타크래프트를 위해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오늘 재미있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그간 테란의 황제로 명성을 떨치던 임요환 선수가 군대에 간다고 하더군요. 임요환이 얼마나 대단한 선수이기에 이렇게 각 신문들이 보도를 하냐고요? 정말 대단한 선수입니다. 스타크래프트가 인기를 끌기도 전 1999년부터 막 정착이 된 2001년까지는 스타크래프트계는 정말 그의 독무대였습니다.

당시까지 무식한 정면대결과 어택땅만이 존재했던 스타크래프트계는 그의 등장으로 인해 게릴라전이 난무하는 전략의 대결이 중시되었고 유닛 하나하나를 아끼는 마이크로 컨트롤을 겨루는 장이 되었습니다. 그 이후 스타크래프트의 인기가 엄청난 속도로 급상승했음은 두말할 바가 없습니다. 이래서는 스타크래프트를 모르는 분들께 감이 오지 않을 것 같아 부연드리자면 그는 상금을 제외한 연봉과 인센티브 등으로 3억의 수입을 올리고 있으며 팬카페 회원 수는 6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을 정도의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선수입니다.


이런 그의 군 입대를 두고 한 언론은 조던의 은퇴와 비교하면서 스타크래프트 인기에 어느정도 타격이 있을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저 역시 같은 생각입니다. 단순히 은퇴가 그 스포츠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점을 떠나서도 임요환 선수는 마이클 조던과 매우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는 현재 스타크래프트의 위기를 드러내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후 임요환 선수와 마이클 조던의 유비를 통해 현재 스타크래프트 게임리그가 처한 위기에 대해 서술해 보려 합니다.


먼저 임요환 선수와 마이클 조던의 공통점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먼저 그들은 압도적인 위력을 장기간 펼쳤다는 점입니다. 99년부터 2001년은 임요환을 위한 해였고 조던 역시 두 번의 리그 삼연패를 차지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스타크래프트는 개인전이고 농구는 팀 플레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위치를 같게 놓을 수는 없겠지만 이들이 정상의 위치를 상당히 오랫동안 누렸다는 점은 사실입니다. 또한 이들은 플레이 방식에 상당한 개성이 있었으며 그 선두주자로 각인되었습니다. 임요환의 게릴라전과 마이크로 컨트롤과 조던의 트라이앵글 오펜스 하 가드 주도의 공격은 모두 생소하면서도 큰 힘을 발휘했고 이후 해당 스포츠에 큰 영향을 주게 됩니다.


무엇보다 이들의 중요한 공통점은
황제라는 별칭을 얻으며 해당 스포츠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며 그 스포츠의 인기몰이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입니다. 스타크래프트가 이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큰 인기를 몰게 되는 데는 임요환을 전면으로 내세운 마케팅의 영향이 컸습니다. NBA 역시 조던의 등장으로 본격적으로 세계화로 나아가게 됩니다. 이는 사람들이 스타크래프트는 잘 몰라도 임요환은 알고 NBA는 잘 몰라도 조던은 아는 것만 봐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마케팅은 시작 단계에서 그 스포츠의 명성을 높이는 데는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역으로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한 선수가 은퇴할 경우 리스크는 상당히 큽니다. NBA에서 그토록
포스트 조던을 찾아 헤맸던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조던이 떠날 날은 다가오는데 그 인기에 상응할만한 선수는 찾을 수 없었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언론은 어떻게든 조던의 인기에 상응하는 선수를 발굴해 내려고, 더 정확히 말하자면 만들어 내려고 했던 것입니다. 조던과 플레이 스타일이 다른 르브론 제임스를 포스트 조던이라 칭하는 이유 역시 이에 기인합니다.


여기서 문제는 단순히 실력이 조던만큼 뛰어나다고 해서
포스트 조던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아닙니다. 조던은 자신의 실력을 뛰어넘어 신화화된 선수로 어느새 그에 대한 공격은 사람들에게 신성모독으로 불리게 될 지경이었으니까요. 사실 실력만 따진다면 조던의 라이벌들은 절대 조던 못지 않은 선수들이었습니다. 드래프트 동기 하킴 올라주원과 찰스 바클리는 물론 칼 말론, 데이비드 로빈슨, 패트릭 유잉과 같은 선수들은 팬 입장이라면 몰라도 빅맨을 중시하는 감독 입장에서는 오히려 조던보다 선호했을지도 모를 선수들입니다. 꽤 뒤에 등장한 샤킬 오닐도 마찬가지이고요.


하지만 이들은 조던만큼 인정 받을 수 없었습니다. 조던처럼 삼연패를 두 번이나 이룰만큼 우승반지가 많지 않거나 없어서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만은 아닙니다. 빅맨인 이들이 조던처럼 가드 중심의 화려한 농구를 펼칠 수 없었고 이러한 점은 그들을 마케팅의 중심에 설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팬들은 모릅니다. 조던과 달리 이들이 All NBA first team을 밥먹듯이 차지하는 리그 최고의 수비수 스카티 피펜과 같은 압도적인 동료가 이들의 곁에는 없었음을 말입니다. 언론은 단지 조던을 띄울 뿐이었고 이러한 언론몰이 속에 올라주원, 바클리, 말론, 로빈슨, 유잉 등 라이벌은 물론 조던에게 있어 최고의 조력자인 피펜마저도 조던의 그늘 속에 묻혔어야만 했습니다.


언론의 이러한 조던 신격화는 결국 예상대로 부작용을 일으켰고 조던의 두 번째 은퇴 후 NBA의 인기는 몇 년간 정체 상태에 머무릅니다. 조던은 노쇠한 몸을 이끌고 다시금 복귀하나 그 몸으로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끌기는 무리였습니다. 그의 은퇴경기가 되어버린 올스타전에서는 머라이어 캐리가 직접
Hero까지 부르며 조던을 소리높이 외쳤으나 결국 그 외침은 공허 속에 묻힐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미 그는 올스타전 투표에서조차 자리를 얻지 못해 감독추천으로 올스타전에 진출한 선수였으니까요. 물론 지금 NBA는 다시금 성장을 보이고 있지만 그간 NBA 스턴 총재의 소화불량은 보통이 아니었을 겁니다.


그렇다면 시선을 스타크래프트 쪽으로 돌려 보겠습니다. 현재 임요환의 군대행 때문에 스타크래프트의 인기가 타격을 입는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제가 생각할 때 이는 분명히 스타크래프트를 홍보, 방송하던 방송사의 반성이 요구되는 부분입니다. 혹자는 이렇게 반론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슈퍼스타의 은퇴가 해당 스포츠의 인기를 떨어뜨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입니다. 맞는 말입니다. 당장 한국의 프로야구만 해도 이승엽 선수가 같은 시간에 경기를 가지는 요미우리로 이적하자 프로야구 관객 수가 줄었다는 통계에서도 이러한 반론이 타당함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승엽의 경우와 몇 가지 구분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먼저 이승엽은 매우 자연적인 스타였던 반면 임요환의 경우에는 스타크래프트의 홍보를 위해 그의 실력 이상으로 홍보에 활용되었다는 점입니다. 마치 조던이 그랬듯이 말이죠. 그리고 임요환이 받은 언론의 지원은 조던이 받은 것, 그 이상입니다. 조던은 팀메이트의 지원이 어느만큼 작용했건 선수 생활 계속해서 우승을 지켜낸 선수입니다. 제 아무리 이변이 적은 농구라고 해도 30개팀이 경쟁하는 리그에서 6년동안 우승을 지켜낸 선수는 과거 보스턴의 빌 러셀 뿐일만큼 쉬운 일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그 때는 팀의 수도 훨씬 적었고요.


그러나 임요환 선수는 2001년 후반은 이미 이윤열 선수에게 왕좌를 내 준 상태였고 이후 꾸준히 좋은 성적을 냈지만 한 번도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그렇기는커녕 임요환 이상의 실력을 갖춘 선수는 늘어만 갔습니다. 냉정하게 말해 그는 이미 열 손가락에 들지조차 확신하지 못하는 A급 플레이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방송사들은 임요환에 매달려야 했습니다. 조던과 마찬가지로 그간 마케팅의 주력에 내세웠던 임요환인만큼 그 이상 가는 흥행수표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이상의 실력을 가진 플레이어들에게도 여러 별칭을 붙여주고 이벤트전을 행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섰으나 그들을 황제임요환의 위치까지 올리는 것은 힘든 일이었고 이미 그 네임밸류를 충분히 올린 임요환의 이름을 사용하는 게 방송사 측에는 더욱 손쉬운 마케팅이었습니다.


다음으로 언론에서 임요환 효과에 매달리며 그 이외에 스타 마케팅에 부실한 측면이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이윤열 선수는 아쉬움이 큽니다. 2001년부터 2003년에 이르기까지 임요환 이상의 독보적인 성적을 올린 이윤열 선수는 그 오랜 기간동안 황태자라는 별칭을 가져야 했습니다. 물론 이는 그가 과거 임요환과 같은 팀에 있었음에도 연유하지만 장기간 라이벌조차 허락하지 않은 그에게 황태자라는 별칭은 너무 인색하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천재테란으로 밀어붙이고 그의 위치를 격상시키는 게 좋은 길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어차피 스포츠의 홍보효과는 특정 우수 선수에 기대는 쪽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지난 비타500 WBC를 홍보할 때도 스포츠 신문이 ‘NBA 드림팀이 온다보다 르브론 제임스가 온다는 사실을 강조한 이유 역시 이에 기인합니다. 마찬가지로 이승엽 선수의 홈런 행진을 보도하는 쪽이 한국 프로야구 전체 소식을 난잡하게 늘어놓는 것보다 사람들의 이목을 훨씬 끌게 됩니다. 


하지만 특정 선수를 이용한 마케팅에 너무 매몰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른바 리스크의 분산이 필요합니다. 다른 아쉬운 선수들이 많음에도 특히 이윤열 선수를 지목한 것은 이 때문입니다. 이윤열은 임요환 이후 유일하게 장기간 압도적인 성적을 올린 선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윤열의 위치를 격상시켰다면 임요환의 은퇴에 대한 쇼크가 상대적으로 덜했을 것입니다. 물론 이윤열 선수의 현재 성적이 좋지 않지만 임요환 선수 역시 요 몇 년간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음에도 언론에서 계속해서 그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을 볼 때 그러한 것은 큰 문제가 아니었을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타 스포츠에도 슈퍼스타의 공백은 분명 인기에 영향을 끼치지만 그들은 나름대로 여러 선수를 높이며 어느 정도의 리스크 분산을 꾀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런 기본을 지키지 않은 단기적 이익만을 노린 홍보가 스포츠의 인기에 찬물을 끼얹음은 이승엽의 일본 진출 후 정확히는 요미우리에서의 활약 후 프로야구의 인기가 떨어짐에서 잘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삼성의 홈구장인 대구구장에서 팬 수가 급감했음은 반성의 필요성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임요환에 너무 미련을 둔 홍보가 낳는 부작용에 대한 이야기는 이쯤하고 스타크래프트의 미래에 대해 제 생각을 간단하게 언급해 보겠습니다. 우선 최근 들어 스타크래프트가 재미없어졌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개인적으로 이 점에 대해서는 동감합니다. 제가 생각할 때 이러한 이유는 게임의 수준이 낮아졌다기보다는 오히려 수준이 너무 높아진 데에 있습니다. 즉 선수들의 게임 진행이 너무 탄탄해지며 스릴 있는 진행이 적어졌습니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과거에 비해 역전을 보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경기에 영향을 주는 작은 부분이 이후 뒤집히는 경우가 결코 적지 않았습니다. 힘싸움에서 밀렸다고 하더라도 이후 게릴라전을 통해 극복하는 경우도 많았고 반대로 초반 게릴라를 당했음에도 계속되는 방어 끝에 역전을 이뤄내는 경우를 간간히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제는 단 한 번 밀리면 이후 역전을 이뤄내는 경우가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또한 게임 수준이 너무 높아지면서 게임 진행이 대단히 획일화 되었습니다. 예로 불과 2년 전만 해도 저그 테란전은 비교적 다양한 패턴의 싸움이 진행되었습니다. 테란의 경우 기본적인 마린, 메딕, 탱크를 활용한 힘싸움이라는 기본 패턴 외에도 벌쳐를 활용하는 전략과 더블 커맨드 등 몇 가지 기본형이 존재했습니다. 저그 역시 가난함과 부유함의 선택지가 있었으며 그 이후 뮤탈과 럴커의 선택지 등 몇 가지 선택의 고민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대개 저그의 쓰리 해처리와 테란의 더블 커맨드가 압도적으로 많이 활용되며 이후 단 한 번의 싸움에 게임의 결과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획일화된 게임 내용이란 결국 선수들의 개성을 앗아가는 것과 같습니다. 사실 그간 임요환 홍진호 선수간의 대결이 임진록이라 불리며 최고의 라이벌전으로 여겨진 것과 그들의 이름이 큰 홍보효과를 가졌던 점은 두 선수가 수명이 짧다고 여겨지는 프로게이머 세계에서 장기간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는 점이나 결승전에서 많이 만났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것은 그들의 게임 스타일이 큰 개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임요환 선수는 게릴라전과 마이크로 컨트롤을 주로 활용하는 반면 유닛 생산은 부진한 편이었고 홍진호 선수는 끊임없이 사방에서 몰아치는 공격으로 상대의 혼을 빼 놓는데 반해 역시 마이크로 컨트롤이나 자원 면에서는 부족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렇듯 이들은 부족한 면이 있음에도 분명한 개성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들 역시 게임 진행에서 과거에 비해 비교적 타 선수들과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습니다.


또한 게임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컨트롤이 엄청나게 발전하며 컨트롤을 통해 이득을 크게 보기 힘든 종족 프로토스가 소외된 점 역시 스타크래프트의 재미를 떨어뜨리는 요인입니다. 블리자드의 허가 없이 임의로 패치를 할 수도 없는 입장이니 맵을 통해 해결하는 수밖에 없는데 프로토스에게 공평한 맵을 만들기는 너무 힘든 일입니다. 일반적인 맵을 만들면 저그에게 너무 약하지만 섬맵이나 적당한 거리가 있는 완전 지상맵의 경우 오히려 저그에게 너무 유리해져 버리니까요.


또한 선수들의 수준이 너무나 상향 평준화 된 것은 게임의 내용을 떠나 홍보에 곤란함이 생기게 만들었습니다. 예로 이승엽과 심정수가 50홈런을 넘으며 홈런 레이스를 경주할 때는 그것이 화제거리가 되지만 수십명의 선수가 모두 50홈런을 넘는다면 그것은 홍보의 가치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NBA에서 끝내 포스트 조던을 만들 수 없었던 이유 역시 역설적으로 특급 스윙맨의 부재가 아닌 특급 스윙맨의 난립의 영향이 컸습니다. 코비 브라이언트, 트레이시 맥그레디, 레이 알랜, 빈스 카터 등 한 게임에 30점 가까운 득점을 할 수 있는 가드가 난립했기에 특정 선수를 강조하는 홍보가 힘들어진 것이죠. 스타크래프트는 이가 유독 심해 그 누구도 최강의 프로게이머가 누구인지 장담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최강은커녕 다섯 명을 뽑으라고 해도 모두 엇갈릴 것이며 이제는 전 대회 우승자가 본선 진출 실패는 물론 예선 탈락을 하는 경우도 흔할 정도입니다.


이처럼 스타크래프트는 플레이어들의 엄청난 실력 향상 때문에 오히려 경기 내용의 스릴이 사라지는 역설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임요환에 너무 기댄 마케팅은 그 부작용이 있을지라도 시간이 지나면 누군가가 그 자리를 대체할 수 있고 더 나은 홍보를 낳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게임 내용은 과거의 영광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기에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개성적인 전술이 나오는 것을 기대하거나 독보적인 천재가 나오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스타크래프트 게임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모든 스포츠는 승리를 위해 다양한 전술의 변화를 시도하게 되고 결국 그것이 어느 정도 확립되며 게임 내용은 비슷해지기 마련입니다. 축구의 경우 과거 공격수가 7명이던 시절도 있었고 농구에서도 포지션 구분이 없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포메이션과 포지션이 확립됨은 물론 나아가 그러한 구분에 얽매이지 않는 수준까지 나아갔습니다. 이러한 게임 내용이 과거보다 재미있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으나 분명한 사실은 모든 스포츠의 전술은 그 정도가 어떠하건 끊임없이 발전하며 이는 업계에서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스타크래프트의 인기를 높이기 위해 취해야 할 정책은 이러한 게임 내용을 신경쓰기보다 오히려 그 외적 부분을 통해 인기를 높이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 스타크래프트의 가장 큰 매력이라 생각하는 조 지명식이 이러한 방법에 해당할 것입니다. 조를 랜덤으로 편성하지 않고 선수들이 직접 자신과 같은 조에 속할 선수를 지명함으로 라이벌 구도를 본격화하고 이를 적극 홍보하며 더욱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스타크래프트는 여전히 부족한 측면이 많습니다. 선수들의 관계를 좀 더 다각화시킴은 물론 연예인들처럼 그들의 사생활을 과감하게 드러내는 것 역시 필요합니다. 사생활 존중도 중요하지만 그것은 적절한 선만 지키면 될 것입니다. 사실 연예인들이나 스포츠 스타의 사생활이 드러나는 게 한두번 있는 일도 아니고요. 외국의 경우에는 아예 파파라치들이 실명을 쓰며 그들의 생활을 공개하는 게 명예훼손에 속할 정도만 아니라면 아주 관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벤트의 부재 역시 문제입니다. 과거처럼 4대천왕전 등을 활성화하는 것은 물론 비인기 선수들을 배려해 프로레슬링처럼 선수들끼리의 스토리를 만들어내 그들끼리의 특별전을 실시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또한 게임이 아니더라도 팬들과 선수간의 만남의 기회가 매우 적습니다. 팀 단위의 행사와 선수 개인간의 행사를 병행하고 연대하여 더욱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이 외에도 승리시 세레모니 등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태규 선수를 제외하고는 이 분야에서 쇼맨십을 보여준 선수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작은 부분이지만 충분히 그 가치를 보여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프로게이머의 이름을 활용한 상품 판매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스타크래프트의 미래에 대한 제 생각은 정말 알 수 없다는 생각뿐입니다. 게임 내용의 획일화를 이유로 낙관론을 펼치기도 힘들지만 또 누군가가 전술을 더 발전시키고 또 깨는 과정은 반복될 것이니 비관론을 펼칠 수만도 없습니다. 분명한 점은 경기 내용을 떠나 협회와 관계자들의 게임 외적인 노력이 얼마나 수반되느냐가 스타크래프트를 단순히 한 때의 유행으로 그치게 할 것인지, 장수하는 스포츠로 자리잡게 할 지를 결정하는 독립변수가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스타크래프트의 팬으로써 협회와 방송사 등 관계자들의 건투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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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방돌이
    용병을 수입해라!!!
    처절테란 베르트랑 보고싶다ㅋ
    .
    프로게이머 절대평준화 속에서 더이상에 발전은 없다!!!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에 이어 뽀르노워를 개발해라...냐하하하ㅡㅡ;;
    .
    한가지 좋은 아이디어를 내자면...
    스타크에도...스포츠토토처럼...복권사업을 하는겁니다...
    온나라가 바다이야기로 들썩이는 지금...
    사행성 사업에 허가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ㅎㅎ
    근데 복권은 사행성 사업이 아닌가???
    사행성 사업이 법의 테두리 밖에 사업이니...아니겠지..
    .
    그리고...전용준같이...재미있는 해설가 많이 나오면 스타크 인기가 오르지 않을까 싶네..
    • 2006.08.24 22:58 [Edit/Del]
      베르트랑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플레이어 중 하나였습니다. 커맨드센터를 무작정 늘리는 개성적인 플레이 스타일도 스타일이었지만 그의 지나치게 정직한 표정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조금이라도 밀리면 해설자들이 아주 즐거워했죠.

      "베르트랑 선수! 입술을 깨물어요!" -_-...

      그리고 스타크래프트 토토는 가끔 발행됩니다 ^^ 전용준 캐스터는 레슬링 중계도 하던데 역시나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습니다. 아마 곧 공중파로 진출하지 않을까 하네요.
  2. 적절한 비유와 해석까지.. 참 좋은 글이네요.
    잘 읽고 갑니다.
  3. 감탄이 나올만큼 세밀하고 납득이 가는 분석입니다.
    보면서 몇번이고 '과연~' 이라고 말했는지 모르겠군요.
    스타크래프트도 스타크래프트지만
    전 승환님의 논리력과 말솜씨에 더 감탄하고 더 많이 생각하고 갑니다(^^;)

    그나저나;; 정말이지 스타는 어떻게 될까나;;;
    • 2006.08.24 23:01 [Edit/Del]
      하하, 알고보면 헛소리입니다. 제 고딩 때 별명이 소피스트였죠.

      스타크래프트 올스타전을 앞두고 팬 인기 순위가 공개되었더군요. 상위에 랭크된 선수가 모두 올드 게이머인 게 스타크래프트의 미래를 좀 더 암울하게 보이게끔 합니다. 박성준, 마재윤, 최연성중 7위권에 랭크된 선수가 최연성 뿐인 것은 장기적인 흥행을 놓고 볼 적 좋지 않아 보입니다.
  4. 엘윙
    저도 승환님의 논리력과 말솜씨에 감탄하고 아무생각없이 갑니다. 음하하하!
    저는..한동욱이 조아염. ㄱ-
    • 2006.08.24 23:02 [Edit/Del]
      한동욱이 누군가 찾아보니 이 선수 프로필이 너무 불성실하군요 -_-

      취미 : 만화책 읽기 (이건 그렇다치고)

      특기 : 게임 (당연하잖아)

      그보다 이 선수의 소속팀이 '온게임넷 스파키즈'인데... 르카프보다 암울한 팀이 있었다니...
  5. 임요환의 플레이를 볼 수 없다는게 가장 아쉽;;;;;;
  6. 임요환의 인기는 정말 대단하죠..
    실례로 저에겐 스위스 친구가 있는데..
    다른 선수는 하나도 몰라도 임요환은 알더군요..
    더군다나 예전의 도진광 선수와의 패러독스 맵에서의 경기 역시..
    알고 있을 정도이니 정말 말 다했죠.. ^^;;
    • 2006.08.26 02:00 [Edit/Del]
      외국에서도 스타가 아직까지 인기 있는지는 몰랐습니다 ^^ 그 재능있는 한국의 프로게이머들이 스타에 멈추지 말고 다른 종목으로 진출한다면 한국 게임의 위상이 더욱 올라갈 것 같네요.
  7. 임요환 선수가 떠나게 되면 임요환 선수의 뒤를 잇는 포스트 임요환을 찾기 위해 애쓰게 되겠죠. 그런데 소문으로는 군대가서 공군 특기병이 되는데 공군에서 이들을 모아서 팀을 구성해서 출전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뭐.. 아직 황제's Story는 끝나지 않았나 봅니다.
    p.s 저는 인간사보다 동물(가출곰 전상욱), 신들에게 (머신 이윤열, 사신 오영종, 투신 박성준)에게 더 관심이 가네요 ㅎㅎ
    • 2006.08.26 02:01 [Edit/Del]
      포스트 임요환을 찾는 노력은 이전부터 계속되었고 이윤열조차 그 이름을 차지하지 못한 만큼 누구에게도 돌아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공군에서 게임단을 차린다면 그 또한 흥미있을 것 같네요 ^^ 신들 시리즈는 정말 쟁쟁하군요. 머신, 투신은 이해가 되는데 오영종 선수의 별명은 왜 사신인지 -_-;;
    • 2006.08.26 07:56 [Edit/Del]
      프로토스 특유의 암살자 다크 템플러를 잘 써서 그런 별명이 붙여졌죠. 폭풍 홍진호 선수와의 경기에도 그랬고 괴물 최연성 선수와의 경기 때도 전율의 다크 템플러를 선보인적이 있네요. (So1 스타리그) 제 생각에는 이번에 스타리그에 복귀한 오영종 선수 뭔가 2005 신한은행 스타리그랑은 좀 더 정신적으로 더 무장되어 있다고 보고 있구요. 이번에도 멋진 모습 보여줄꺼라 기대합니다 ㅎㅎ
    • 2006.08.27 23:35 [Edit/Del]
      아, 그랬었군요, 오영종 선수는 기복이 좀 심하던데 프로토스의 희망이 되었으면 합니다 ^^
  8. 멋진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저는 위의 내용 중 상향평준화가 가장 마음에 걸리더군요.. 솔직히 일이년전에는 S급 프로게이머를 뽑으라면 열명 안쪽이었는데 지금은 열명을 훌쩍넘어가니 원.... 예전의 이윤열이나 최연성처럼 어떻게 저런 인간을 이겨라는 선수가 태어났으면 하는 소망입니다...
    • 2006.08.26 02:03 [Edit/Del]
      상향평준화가 이렇게 심한 종목도 없을 듯 합니다. 이윤열은 차치하고서라도 최연성 선수가 그 왕좌를 1년도 지키지 못할 것이라고는 정말 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것을 꺤 박성준 선수도 금방 무너지고 이후는 아주 안개 속이네요 -_-;
  9. 스타리그를 수년째 즐겨보고있지만
    도대체 군대가서 스타하는건 이해가 안가내요.
    물론 공군측에선 홍보효과를 노리고 하는거겠지만...
    • 2006.08.26 02:05 [Edit/Del]
      스타크래프트를 여타 스포츠와 같은 위치로 볼 수 있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스타크래프트와 여타 스포츠를 바라보는 관점과 시각의 차이에 따르겠지만 이미 많은 스포츠들이 상무 스포츠단을 꾸리고 있으니만큼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아쉬움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10. 비밀댓글입니다
  11. 이정수
    임요환 형이 우리 고모부도스타하는데 잘하는데 프로토스 를 잘해영 근데 무?한?머어쩌구 맵하고 요환이형이랑 하면 누가이길가영 저는 비록 스타도 안깔앗고 못하지만 언젠간 잘햇으면좋겠어요 ㅠㅠ 저는 저그는 할줄알지만 테란을잘합니다 요환이형은박성준형이랑 부트면 좀 잘어울리네용 이윤열 형은 요환이형이랑 부트면 조금은 막상막하겠지요
    ^ㅡ^; 서지훈 형은 테란vs테란하면은 잘하던데용 조금;
    말해주새용.
  12. 앗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마케팅에서의 포지셔닝에 대한 것들을 배우고 있는데, 어쩌면 '임요환 밀어주기'는 상당히 합리적인 선택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투하 자원'의 분산은 필요하지만, '이미지'의 분산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이를테면 생방송 돌려보기 기능을 광고한 '엑스캔버스하다'라는 포지셔닝은 분명 박지성으로 인해 '임팩트'는 컸지만, 이때까지의 이미지였던 '대형TV의 대명사'를 희석시킨 측면이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포스트 임요환'은, 그 주체가 특정 선수가 되었든, 팀이 되었든, 혹은 그 이외의 다른 것(이를테면 임요환과 홍진호의 라이벌 관계 자체라거나..)이건 간에, 실력보다는 어쩌면 상품성이나 이미지 메이킹에 주력해야 할 지도 모릅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MBC) 박성준이나 오영종 등은 외모적인 측면에서 상품성에 한계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 2006.08.30 11:40 [Edit/Del]
      '합리적 마케팅'이라는 부분에는 동갑합니다. 또한 포스트 임요환 역시 실력보다는 상품성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테고요. 이윤열이 꽃미남이었다면 벌써 넘어갔겠죠 ^^ 그보다 이제 슬슬 예비역 프로게이머들을 키우는 것도 판을 키우는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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