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학사제도중국의 학사제도

Posted at 2006. 11. 17. 21:04 | Posted in 수령님 국가망신기

중국 대학생들의 학사제도는 좀 특이합니다. 중국에서의 학점은 한국과 달리 등급이 아닌 점수로 나옵니다. C, D, F가 아니라 85, 70, 60 이런 식으로 나오는 거죠. A, B가 먼저 생각나지 않았는지-_-…… 그리고 60점 이하의 경우 F로 처리되지만 한국처럼 다음 해 재수강하는 것이 아니라 그 해 2학기에 다시 시험을 봅니다. 또 다시 60점 이하가 나오는 경우 한국과 같이 다음 해 일정액의 돈을 내고 수강을 해야 하지만 그런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또한 낙제과목이 일년에 다섯 개 이상인 경우 (북경외대 기준) 아예 1년을 다시 다녀야 합니다. 제 경우는 1학년 1학기 때 F가 다섯 과목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거 참 뭐라고 해야 할지 -_-……



이런 이유 때문인지 중국 대학이 입학은 쉽고 졸업은 힘들다는 이야기가 퍼져 있는데 실제로 그렇지는 않습니다. 한국에서 F를 맞기가 힘들 듯 중국에서도 낙제가 나오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한국처럼 대학생들의 오락문화가 발달해 있지 않은데다 대부분의 학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기에 할 일이 없어서라도 일정 정도의 공부는 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일년에 다섯 과목씩 낙제를 받고 한 해를 더 다니게 되는 학생은 손에 꼽을 만큼 적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일부 운동에 투신한 학생들이 이러는 경우가 있지만 중국에서 그러다가는 쥐도 새도 모르게 탄광에 끌려가도 아무도 모를 일입니다.


더군다나 학점에 대한 부담도 한국에 비하면 거의 없는 편입니다. 60점 이상으로 통과만 하면 점수가 높건 낮건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장학금 제도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수여학생이 3%이하인데다가 그 액수도 매우 적어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물론 중국도 한국과 같이 국비장학생도 존재하지만 중국은 학벌과 교육수준의 비례관계가 한국보다 훨씬 심한만큼 그 수혜대상이 빈곤층일 가능성도 거의 없고 반대로 대개 일류대생들은 한국 중산층 못지 않게 상당히 높은 생활수준을 누리고 있기에 장학금을 별로 필요로 하지도 않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학사과정을 통과하려면 한국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우선 이수학점이 굉장히 많습니다. 한국이 평균 17학점 정도를 8학기간 이수하는데 반해 중국은 매 학기 기준으로 1학년의 경우는 약 36학점, 2학년은 약 30학점, 3학년은 25학점, 4학년도 20학점 가까이를 이수합니다. (참고로 대학원도 한국처럼 세미나 방식이 아닌 강의 방식으로 한 학기 20학점 가까이를 이수합니다) 물론 앞에서 밝혔듯 통과 커트라인이 그다지 높지 않은데다가 한국과 같이 레포트나 프리젠테이션도 거의 없는 편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한국의 두 배에 이르는 학점을 이수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중국의 학사제도가 한국의 그것보다 좀 더 맘에 듭니다. 솔직히 한국 대학 교과과정은 너무 던져 놓는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고등학교 때 온갖 잡지식을 잔뜩 쌓아놓고도 그것을 활용하게끔 하는 기회는 거의 주지 않죠. 1, 2학년은 그냥 남들 하는대로 수업을 듣게 되는데 이 경우 어느 전공을 선택하건 전공 + 취업유망전공정도만 듣게 되고 이미 3학년이 되면 취업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죠. 이러다보니 대학생들이 대학에서 폭넓은 지식을 얻기가 힘들고 선택의 폭을 줄이는 것 같아요. 중국이라고 졸업생이 한국과 크게 다른 모습을 보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대학 시절 하나라도 더 많은 지적 경험을 한 것이 그들의 미래에 작게나마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줄 것 같습니다. 어차피 이제 학문에서의 이데올로기 지배도 그다지 작용하지 않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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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학년때 운동에 매진했나보군요. 요즘에도 권총 다섯개가 가능하단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_-
    중국은 유학으로 알고 있었는데, 망명일게로군요. 흐흐흐

    중국 과정에 관한 이야기는 잘 보았습니다. 그런데 강의식 과목만 너무 많이 듣는건 부작용도 있지 않을까요? 우리나라의 주입식 교육처럼 말이지요.
    • 2006.11.18 16:47 [Edit/Del]
      운동이라도 했으면 그나마 일기거리라도 늘었지, 1학년 때는 주류 소비시장만 활성화시켰습니다. -_-...

      사실 경제학과 1,2학년의 경우 11학점이 영어와 컴퓨터이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것을 주입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한국에서 사교육에 맡기는 부분을 공교육에 맡기는 격이라 상당히 부러웠습니다.

      하지만 주입식은 확실히 맞는 것 같습니다. 레포트가 없을 뿐 아니라 시험도 한국보다 더 암기에 치중하는 시험입니다. 수업 인원도 많은 경우에는 백명이 넘을 정도라 (2백명도 있습니다...) 발표 수업도 없고요. 기본적으로 인터넷까지 언론 통제가 들어가는 나라이다보니 사람들이 별로 열린 사고관을 갖고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민감한 소재는 꺼내기 힘들죠;
  2. 은하
    망명이었던 것입니까(탕...)
    중국역사 배우는데 정작 중국학자들의 사료는 학계에서 별로 안 쳐 줘서 처음에는 황당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아직까지 관변사학이라는 의혹이 아무래도 깊으니까요...ㅡㅡ;;;;
  3. 비밀댓글입니다
  4. 효원
    몰랐는데 성적증명서에 백분율도 나와있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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