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즐과 함께하는 즐거운 논리퍼즐과 함께하는 즐거운 논리

Posted at 2007. 2. 22. 00:08 | Posted in 책은곧배게 학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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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친구들과 어려운 퍼즐 문제를 가지고 머리 싸맨 기억은 누구나 있을 것입니다. 가장 유명한 퍼즐은 '서로 다른 색의 양말 중 최소 몇 켤레의 양말을 꺼내야 최소 두 켤레를 꺼냈다고 할 수 있는가'와 '수 쌍의 흑인과 백인이 여러 조건이 달린 배를 이용해 모두를 건너편으로 옮길 수 있는가' 정도가 기억납니다. 두 사람이 있는데 이들의 관계는 아버지의 아들의... 하며 길게 늘어놓는 퍼즐도 있었고요.

이 책은 고시 1차로 쓰이는 PSAT를 공부하는 학생들이 주로 본다고 합니다. 제목이 말해주듯 이 책의 퀴즈는 모두 논리를 요구하는 것이기에 '수리적 마인드'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PSAT의 언어논리 분야와 일맥상통하는 분야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른 점 역시 존재합니다. 결정적인 점이라면 바로 '발상의 전환'을 요구한다는 점입니다. 즉 PSAT에서는 그 내부논리만으로 답을 찾는 경우가 많지만 이러한 퀴즈의 경우에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고정관념을 깨야 하는 부분이 많이 등장합니다. 간단한 예를 들어볼까요?

두 사람이 살인죄로 재판에 회부되었다. 배심원은 그들 중 한 사람은 유죄이고 또 한 사람은 무죄라는 평결을 내렸다. 판사는 유죄 판결을 받은 피고에게 다음과 같이 선고했다.

"이번 사건처럼 이상한 사건은 내 평생 처음이로군! 피고의 혐의는 의심의 여지없이 사실로 입증되었지만, 법에 따라 피고를 석방하는 바이다."

판사는 유죄인 피고를 왜 석방하지 않을 수밖에 없었는가?

저는 이 문제를 틀렸습니다. 굳이 틀린 문제를 예시로 든 것은 이 문제가 제가 앞에서 언급한 '발상의 전환'을 아주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우선 스크롤을 내리지 말고 열심히 머리를 굴려 주세요. 정답은 맨 아래에 있습니다.

정답에 앞서 이 책에 대한 간단한 코멘트를 하겠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 이 책에 담긴 논리퀴즈들은 논리적으로 주어진 자료를 해석할 수 있는 '수리적 마인드'와 열린 사고로 주어지지 않은 정보를 떠올려야 하는 '창조적 발상' 두 가지 모두를 요구합니다. 그런데 중요성을 따지기 앞서 이러한 논리퀴즈에서 '수리적 마인드' 부분은 '창조적 발상'에 비하면 그다지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재미도 없고요. 그런 점에서 이 책에서 요구하는 '수리적 마인드'는 단지 '창조적 발상'을 끌어내기 위한 하나의 단계로 여겨집니다. 어디까지나 후자에 무게를 둔 것이죠.

개인적으로는 이 책의 내용을 떠나서도 '수리적 마인드'와 '창조적 발상'의 관계가 크게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 경험을 봐도,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도 수리적 마인드는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닙니다. 특히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는 대개 수리적 마인드 이상의 '중요성'을 띠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이 수리적 마인드의 부족보다는 머리를 한 번 더 다른 쪽으로 돌리지 못했던 이유에 기인할 때가 많습니다. 큰 문제일수록 이 부분이 더 문제되는 경우가 많은데 중요한만큼 꼼꼼하게 다진지라 오히려 그 부분에만 집착하고 다른 부분을 보지 못하는 것이죠. '도둑맞은 편지'에서 방을 뒤지고 온갖 사람을 뒤지고도 책상 서랍을 뒤지지 않은 것이 그리 남의 일만은 아니라는 거죠.

그런 점에서 이 책이 지닌 미덕은 분명합니다. 수리적 마인드는 어디까지나 기본이며 이를 바탕으로 창조적 발상을 훈련해 나가는 것이죠. 물론 기본적인 논리성이 결여된 창조성은 공허하겠지만 전자에 비해 후자를 훈련할 기회가 그리 많지 않았음을 생각하면 어느 지위, 위치에 속한 분이라도 모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말 PSAT를 공부하는 분들만 보기에는 아까운 책입니다. 빌려 보는 것도 좋지만 머리 아플 때 가끔 풀어보는 쪽을 추천합니다.

사족을 좀 붙이자면 사람에 따라 머리가 더 아파지는 사람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_-

  1. 책 산거면 저 쫌...
  2. 와..어렵군요.쌍둥이까지 생각하시다니. 대단하십니다. 저는..이 사건이 판사의 말처럼 "이상한 사건"이기 때문에 그런거라고 생각하면서 피식웃었지 뭡니까. 키킼. 샴쌍둥이라니 정말 이상한 사건이긴 하군요.
  3. 정말 흥미로운 책이군요. 기회되면 읽어 봐야겠습니다.

    그런데, 첨에 딱 보고 제가 쓴 글인줄 알았습니다. 문투가 비슷하잖아요. 흐흐흐
    • 2007.02.23 00:37 [Edit/Del]
      inuit님은 언제나 저의 멘토이자 벤치마킹 대상이 아닙니까, 용서를 ^^...

      나름의 슬로우 세컨드 전략 -_- 이라고나 할까요;
  4. inuit 님 블로그를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거기서 이승환님 추천하시는 글을 읽고 녈씸히 틈날 때마다 읽고 있습니다.
    정말 너무너무 재미있게 잘 읽고 있습니다.
    이 책도 무척 흥미롭습니다. 읽어봐야겠습니다.
    • 2007.03.11 01:49 [Edit/Del]
      하하, 녈씸히라는 말에서 녈렬함이 느껴지네요. 못난 블로그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종종 들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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