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삼녀와 네티즌군삼녀와 네티즌

Posted at 2007. 3. 19. 15:15 | Posted in 예산낭비 문화부

인터넷은 '더 많은 용량'을 '더 빠른 속도'로 '더 저렴한 비용'을 통해 공급, 유포할 수 있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불과 10년전만 해도 초고속 인터넷이란 생소한 말이었다. 공급사 측은 초고속이라 떠들었지만 그 당시 초고속이라 이야기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지금처럼 대용량을 소비자에게 공급할 이유도, 환경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미지 몇 장에 텍스트 몇 장이 존재하는 페이지 사이를 넘나드는 하이퍼텍스트들이 대부분 홈페이지들의 서비스 형태였다. 물론 앞서가는 이들은 다양한 서비스를 활용했겠지만 적어도 대부분의 사용자가 사용하는 주류 서비스와는 거리가 멀었다.

모든 매체의 발달은 긍정적 효과와 동시에 부정적 효과를 가져온다. 아마 인터넷이 지금까지 모든 매체의 발명 중 가장 큰 변화를 일으켰다고 하기는 힘들겠지만 (그것은 아마 구텐베르크 혁명, 혹은 광범위하지만 문자의 발명일테고) 가장 단기간만에 변화를 일으켰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아마 사실이리라 생각한다. 이처럼 인터넷이 급속도로 변화를 일으키는 이유 중 하나는 (좋게 말하면) 수평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규정 자체가 미비하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극단적으로 말해 인터넷에 존재하는 모든 자료는 물리적 실체가 없는 하나의 표현일 따름이다. 이는 인터넷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표현의 자유'라는 기본권 하에 보호받음을 의미한다. 더군다나 이들을 제어할 어떠한 특정 권력자가 존재하지도 않는다. 만일 존재한다면 그것은 전세계를 아우러야 하는데 각국의 국내법을 수렴해 어떠한 법규를 만든다는 것은 그저 불가능해 보이기만 한다. '국가'를 그 행위자로 삼는 국제정치조차도 무정부 상태로 인식하는 게 대부분인데 'all netizen'을 행위자로 삼는 인터넷 세계를 통제함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잭 골드스미스와 같은 이는 '인터넷 권력전쟁'에서 이에 대해 부정하지만 특별히 민감한 문제가 아닌 한 대부분의 문제는 국가도 방치하는 편이라는 점은 대부분이 동의할 것이다)
 
최근 군삼녀가 유명하다. 모 티비의 아침 프로그램에서 '나라 지키러 군대를 가는 건데 2년은 너무 짧다, 3년은 해야 좀 배우지 않겠느냐' 식의 발언을 한 것이다. 결론은 말하지 않아도 다들 잘 알겠지만 엄청나게 씹히고 있다. 대한민국 남성들은 언제나 그렇듯이 흥분하게 된다. 2년이란 세월을 잃어버린 것만 해도 억울한데 (퇴보라는 측면을 생각하면 단순 2년으로 보아서 될지 모르겠다) 그것으로 부족하다는 말은 남성들이 흥분할만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여전히 여성은 상당히 사회적 약자이지만 그럴 때마다 군대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그만큼 군대가 남성들에게 많은 기회와 시간을 앗아감을 의미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 역시 사실이다.

문제는 한 번 흥분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이 여성이 말하는 것을 캡쳐한 사진이 인터넷 곳곳을 타고 떠돌고 있다는 점이다. 그녀의 발언에 불만을 느낀 많은 네티즌들은 그녀의 사진까지 함께 있는 발언을 인터넷에 업로드하고 있다. 그러나 누군가가 잘못을 저질렀다고 해서 (더군다나 법적 처벌을 받을 그러한 범죄가 아닌데도) 타인의 잘못된 행동을 여기저기 퍼뜨리며 비난의 물결에 동참하는 것은 올바른 일일까? 물론 정치인과 같은 공인의 경우 문제를 달리 보아야 하겠지만 사적인 행위에 대해 이런 식으로 반응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본다. 물론이 여성의 발언으로부터 많은 남성들이 상처나 상실감을 느낄 수 있겠지만 네티즌들의 반응으로부터 그녀가 받은 상처와 상실감은 이와 비할 바 아닐 것이다.

더군다나 네티즌들의 이 여성에 대한 비판은 금방 여성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전환된다. 사실 남성만 군대를 간다는 사실에 대해 상실감이나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는 남자가 한둘은 아닐 것이다. 그렇기에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글을 업로드, 포스팅한 이들은 별다른 생각 없이 올렸다고 해도 쉽사리 여성 전체에 대한 공격이 일어나는 도화선을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남성에게 들어오는 공격에 대한 반격이 아니라는 점에서, 또 그 실체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과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된장녀 사건 역시 어느 정도 이러한 점을 내포하고 있다고 본다. 이러한 점에서 상당한 주의가 없는 군삼녀에 대한 포스팅과 업로드는 개인, 혹은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기 쉽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여성의 발언을 방송한 곳은 공중파 방송이다. (공중파의 무개념을 알 수 있는 부분) 그리고 대부분의 네티즌은 단지 그것을 (블로그, 싸이홈피와 같은 ) 개인공간에 혹은 (카페나 포털과 같은) 반 공적공간에 올렸을 따름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1차 생산자와 마찬가지로 2차, 3차로 유포하는 이들 역시 '자발적인' '정보 유포자'라는 점에서는 다른 점이 없다. 그렇기에 자신이 유포한 정보가 어떠한 영향을 낳을 것인가에 대해 어느 정도 반성할 필요는 있어야 한다. 즉 별다른 코멘트가 없다고 넘어갈 일이 아니라 아무런 코멘트가 없다고 해도 그것이 어떤 영향력을 낳는다는 점 역시 고려되어야 하며 어떠한 코멘트를 넣었다면 그 코멘트가 어떠한 영향력을 낳을지도 고려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일기장에 쓰거나 자신의 하드디스크에 저장함이 옳다.

표현의 자유는 존재하고 남에게 어떠한 의견을 알릴 수도 있다. 그리고 필요하다. 그러나 다시금 강조하지만 그러한 행위가 타인에게, 혹은 사회에게 어떠한 영향을 줄 수 있는지는 한 번 더 생각해 보아야 한다.

  1. 흐음..상당히 위험한 발언이었어요.
    저는 2년은 커녕 한달도 힘들거 같아요 -_ㅜ
  2. 아오이소라
    여기 가면 군삼녀 패러디를 할수 있어요^^
    www.anseup.com/bbs/board.php?bo_table=celebs&wr_id=73
  3. 훈련소 갔다오는것만 해도 정말 안습이던데.. 군삼녀가 이상한거에요..ㅡ.ㅡ 아마 군삼녀도 집에서 반성하고 있을듯..
  4. 저는 군삼녀 의견에 동의합니다. 2년은 너무 짧아요(퍽!) ㅎㅎㅎ 군대 갔다온지 오래돼서 현실감각을 잃은 듯...하여튼 우리의 별수롭지 않은 행동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하자는 데는 100% 동감합니다. 며칠 전 동부간선을 타고 청량리쪽으로 나가려는데 무려 40분이 넘겨 걸렸슴다. 5분도 안 걸릴 거리인데. 알고보니 회기역으로 가는 쪽에서 차 두 대가 길가에 세워져 있더군요. 달랑 2차선인데, 그 두 대의 차량이 한 차선을 몽땅 잡아먹고 있으니 수많은 차가 병목 현상으로 고통을 겪었더랬습니다...참, 아마 그분들 이런 결과를 빚고 있는 줄은 전혀 몰랐을거에요.
    • 2007.03.20 14:56 [Edit/Del]
      그렇죠, 저도 현역은 아니지만 여하튼 예비역이니 2년은 너무 짧... (퍽!)
      덤으로 회기랑 청량리 사이는 그런 일이 너무 잘 일어나는 것 같아요 -_-;
  5. 2년주장
    솔직히 3년은 그렇지만 2년은 해야하지 않을까... 18개월은..좀..
  6. 흠..
    남녀평등 지수는 한두곳에서 한게 아니니 ...
    어떤것에선 OECD국가중 4위로 나온것도 있고..
    한가지만 골라서 (그것도 가장 등수낮은걸로-_-)
    우리나라 여성인권이 세계최하위권이다 라는건 좀 그러네요..
    • 2007.03.26 22:51 [Edit/Del]
      여러 연구가 있는데 전체적으로 많이 낮은 것은 삶에서 많이 느끼게 됩니다. 필요하다면 이 부분은 다음에 다시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7. 여자들도 의무적으로 한달간 군복무 - > 군바리의 서러움 조금은 이해 - >
    군대가는 남친과의 이별 감소 - > 군장병 탈영 감소 - > 한국 군사력 강화 - > 세계 정복... ㅡㅡ;
    좀 썰렁하네요... 씨익...
    남자 여자 다름을 알지만... 여자들이 자신들이 차별당한다고 생각하는것만큼...
    남자들만이 알 수 있는 이런 부분들도 최소한 배려는 좀 해줘야하지 않을까 한번 생각해봅니다...
    그건 그렇고 또 오랜만입니다... :) 중국에 계신줄 알았는데 오셨나보군요... 후훗~
    이제 알았으니 다시 자주 오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예전의 그 인상적 스킨은 바꾸셨군요...
    • 2007.03.26 22:52 [Edit/Del]
      여자들이 군대가면 걱정되는 게 합숙하며 왕따 문제가 너무 힘들 것 같긴 합니다 -_-
      그리고 말씀하신 인상적 스킨을 없애자마자 방문자가 평균 100 이상 증가하는 기현상에 놀라고 있습니다, 의외로 제 블로그는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았나봐요 -_-
  8. 띄어쓰기 라던지 링크등 정성이 많이 들어간 글이네요. 저같이 짤방으로 승부하는 블로그와는 다른 고풍스런 포스가 납니다. :D

    언제나 수용자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는게 어려습니다.
    저도그렇고 군삼녀도 그랬네요.

    잘읽고갑니다.
    • 2007.03.26 22:52 [Edit/Del]
      능력이 안 되니 머리와 손이 고생을 합니다, 반동분자님 블로그는 ㄴ몇 가지 측면에서는 제 벤치마킹 대상이니 겸손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9. 군삼녀죶이죠뭐 -ㅅ
    지가 남자로태어났으면 탈영하고 난리칠껄요 -_ ;;
    우리나라여자들이쫌 썩었죠뭐 -
  10. 저는 군삼녀 의견에 무관심(예비군 2년차) 그보다는 동원 빡세게 굴린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귀찮은 기분이네요.

    소수만이 다수를 상대할 수 있던 시절에서 모든 사람이 다수를 상대할 수 있게 되었는데... 예전의 소수가 다수에게 느낄 수 있었던 압박을 그들은 현실적 힘과 영향력이 보통 일치하기에 버티고 지나갈 수 있었던듯...
  11. 유상훈
    전 그냥 그 여성분이 참 원망스럽더군요...도대체 왜 그런 얼토당토 않은 헛소리를 해서 자신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의 고통지수를 올려야만 했는지...좀 더 신중할 수는 없었을까...
    아무튼 다시는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분단국가라는 현실에서 살아가는 한국인이라면 그런 소리는 해서는 안 되지요. 반성하고 있다면 천만 다행이고 아니라면 뭐...
    • 2007.03.26 22:54 [Edit/Del]
      반성이건 뭐건 지금 고통지수가 장난 아닐 것 같아요, 별로 진지하게 이야기한 것 같지도 않았는데 안습인생이 되어버렸습니다 -_-
  12. 군삼녀의 발상은.... 여성들도 남성들과 똑같이 군대 3년 뛰자고 말했다면 그렇게 비난을 듣지 않았을 겁니다.
    남자들만 군대 뛰어라... 하하하~ 그러니까 잘못 아닐까요. 남녀평등은 군복무 평등으로부터~! ^^
  13. 하암
    저도 군대 24개월하고왔지만... 뭐 18개월이던 몇개월이던 신경안씁니다
    솔직히 저도 이등병 막 갓 자대 왔을때 아 언제 2년이란 시간이 언제가나 정말 막막 했습니다
    뭐 군삼녀욕하는 분도 잘못되긴했지만 그런 게기를 만든 본인의 잘못이 더욱 크다고 생각합니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말이 곱다는 속담 다알듯이 제생각은 군삼녀 발언한거에 당연한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14. Aensa란 사람의 트랙백, 멋지다.
    전혀 생각 못했던 방향을 지적해서, 놀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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