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총학생회와 총여학생회연세대 총학생회와 총여학생회

Posted at 2007. 4. 22. 01:13 | Posted in 없는게나은 정치부

최근 연세대 총학생회가 이래저래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한총련 가입 원천봉쇄건 덕택인데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총학생회장이 교외단체에 대한 조직가입, 지지 연대선언 등을 하고자 할 경우 집행부회의록을 확대운영위원회에 제출하고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첨부한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확운위'(과회장 단위+a)의 동의를 구한다는 것인데 대개 대학교 학생회의 결정은 '중운위'(단대장 모임+a)에서 이뤄지는 것을 보면 이례적이다. 뭐 간단하게 말하면 운동권 애들이 워낙 열성이라 '중운위'는 잡기 어려우니 '확운위'로 하겠다는 것. 젊은 친구들이 참 똘똘하다. 개인적으로 한총련 별로 (솔직히 많이) 안 좋아하지만 굳이 이럴 필요가 있겠냐는 생각은 든다. 비유하면 '한국이 초국가단체에 가입하거나 연대성명을 낼 경우 의회의 비준이 필요하다'는 말을 넣자는 것인데 이 얼마나 비효율적이고 힘빠지는 일인가? 그래도 학생들이 한총련 싫어하니까 뭐 어쩔 수 없지. 어차피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은 세상에서 한국 학생정치의 높은 레벨을 바라는 것은 부시 딸내미가 평화주의자가 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라는 것, 잘 알고 있다.

사실 연세대 총학생회에 대해서 이보다 더 신경 쓰이는 이슈가 있다. 한총련의 드높은 네임밸류에 가려져 있지만 총학생회는 위 건 외에도 총여학생회를 폐지하고 총학생회 산하 성평등위원회로의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총학생회 측에서는 현재 총여학생회가 지니고 있는 극단적 페미니즘, 조직의 비민주성, 여학생들과의 괴리, 수혜자 부담 원칙에 어긋남을 총여학생회를 폐지하려는 이유로 꼽으며 여학생들에게서도 반감을 사고 있다고 총학생회 산하 남녀 평등기구를 추진하겠다고 한다. 연세대 총여학생회가 실제로 그런지는 이 문제에 깊숙히 개입되어 있기는커녕 일류대 학생도 아닌 입장이라 잘 알지 못한다. 아마 어느 정도 그러할 거라고는 생각한다. 솔직히 이렇지 않은 총여학생회 찾기가 더 힘들고. 나도 가끔 얘네들 붙이는 대자보에서 극단적인 시각의 문구를 발견하 때면 섬뜩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한총련건은 모르겠지만 총여학생회 부분에 대해서는 연세대 총학생회에게 좋은 소리를 하고 싶지 않다. 선의 때문이건 정치의식 때문이건 무작정 대중의 지지에 호소하며 총투표에 부치려 하기 때문이다. 연세춘추의 기사에 따르면 연세대 총학생회 측은 중앙운영위원회와 확대운영위원회가 반대한다고 해도 이 안건을 총투표에 부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는 자신의 의사를 반영하기 위해 최소한의 민주주의를 무시한 처사이다. 그 어떠한 상황이라 해도 민주주의의 원칙과 절차는 지켜져야 한다. 그러지 않는다면 지금처럼 단지 총학생회가 원하는 안건만 총투표에 맡길 수 없을 것이며 앞으로 너무나 많은 안건들이 전체 총투표에 맡겨져야 할지 계속해서 문제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운영위원회의 위원들은 모두 총학생회와 마찬가지로 학생들의 손으로 직접 선출된 학우들이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각 단위들의 학우들의 의견을 대표하고 있기에 이들을 무시함은 민주주의는 물론 전체 학생을 무시함에 다름 아니다.

연세대 총학생회측은 (좋게 해석할 경우) 많은 과, 단대 학생회가 찬반투표로 행해지기에 이들이 학우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리라 생각했기에 총투표를 진행하려 하는 것일수도 있다. (나쁘게 해석하면 자기 정치색에 안 맞으니까 제거하려는데 절차 지키려니 안 될 것 같으니 이러는 거고) 그러나 총투표라면 민주주의 실현에 가장 가까운 행동 같지만 사실 직접민주라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여기에는 대중에게 이슈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전달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즉 가부라는 의사결정에 앞서 대중에게 시비를 가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한 과정 없이 가부를 묻는 것은 시비를 가리는 것이 아닌 호불호의 표현을 묻는 것에 불과하며 이가 좋은 결론을 낼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토스트를 구우며 예수가 찍히기를 기대하는 격이다. 발달된 정보통신기술을 통해 얼마든지 모든 안건에 국민총투표가 가능한 현대사회에서 대부분의 안건을 의회와 지방자치단체 선에서 해결하는 것 역시 이러한 이유에 기인한다. (웬지 예를 잘못 든 것 같다, 한국의 경우는 국회의원보다는 일반인이 좀 더 똑똑한 것 같으니...)

그렇기에 연세대 총학생회는 총투표를 강행하기에 앞서 그것의 시비를 가리기 위해 최대한 이슈화할 필요가 있다.
그들이 답답해 하는 것, 어느 정도 이해한다. 가치의 충돌은 어디에나 있을 수 있고 때로 그 대립이 극심할 경우 대화를 통해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절차는 준수되어야 하며 의사결정 참여자들로 하여금 최대한 많은 정보를 가지고 이슈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주장이 옳고 그름에 앞서 그것은 원칙에 의거할 때만 정당화될 수 있으며 더 좋은 의사결정은 구성원들이 그것에 대해 충분한 지식과 관심을 가지고 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에 부탁하고 싶은 점은 바로 이 점이다.

  1. intherye
    맞습니다. 민주주의 열심히 배운 초등학생들이나 다수결에 환장하죠. 다 큰 대학생들이 저요저요 하는 모습을 보니 안습...
  2. 저보다 더 잘 알고 관심도 많은듯 -_-;
  3. 세순이..
    학교에서 총여학생회 모습을 봐보세요.....
  4. 등록금 깎는거 노력한더니만 조낸 쓸모없는 것만 하고있죠.
  5. ^^
    이거 어떻게 스크랩 해갈수가 있나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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