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요환의 부활에 묻히는 김민구의 슬픔임요환의 부활에 묻히는 김민구의 슬픔
Posted at 2007. 4. 23. 23:27 | Posted in 폐인양성소 게임부훈련받다가 복귀한 임요환이 공군 소속으로 출전해 다시금 본선 진출의 쾌거를 이뤄냈다. 긴 공백에도 불구하고 예전 못지 않은 실력으로 다시금 본선에 진출한 일은 축하받아 마땅한 일이겠지만 도저히 그럴 기분이 나지 않는다. 그 진출 뒤에 한 선수의 억울함이 있기 때문이다. 더욱 억울한 일은 그 어떤 언론도 이 일을 비중있게 다루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네이버 검색 결과로는 아주 무시하고 있다.
억울함의 내용인 즉 이러하다. 임요환이 벙커러쉬를 시도했지만 이게 실패한 순간 임요환은 포즈를 걸고 사운드에 문제가 있으니 재경기를 요구하고 이 요구가 받아들여진 것이다. 그리고 임요환은 재경기를 승리하고 본선에 진출한다. 그런데 벙커러쉬가 실패한 후에서야 임요환이 재경기를 요청했다는 점은 논란을 낳을 수밖에 없다. 자꾸 네티즌들은 벙커링 실패 이후 어느 쪽이 유리했는가를 놓고 말이 많은데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다. 벙커링은 성공시 인센티브와 실패시 리스크가 굉장히 비대칭적인 전략이다. 즉 임요환이 벙커링을 실패한다고 해도 당연히 상황이 크게 불리할 리는 없다. 하지만 만약 성공했다면 임요환은 그것으로 이미 게임을 따내는 것이다.
이 때문에 만약 임요환이 벙커링 실패 전에 이 사실을 사운드에 문제가 있음을 알았다면 이는 두 말할 것 없는 징계감이다. 즉 벙커링 실패 이후 사운드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면, 벙커링 실패 이전부터 문제가 있었다면 이는 분명히 임요환의 잘못이다. 임요환이 정당화될 수 있는 상황은 오직 벙커링 실패 후에야 사운드에 문제가 생겼음을 깨달았을 경우이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타이밍이 너무 절묘했다. 마린과 SCV가 공격당할 때 임요환은 그 문제를 깨닫지 못했을까? 음모론 따위를 주장하자는 것이 아니다. 단지 정말 한 가지를 묻고 싶어서이다. 정말 벙커링 실패 후에서야 사운드 문제를 깨달았을까? 그게 아니라면 적어도 임요환은 벙커링을 성공하면 이긴다는 사실을 의식했음에 분명하다.
사실 가장 큰 문제는 협회에 있다. 협회에서 마련해온 컴퓨터를 이 날 두 번이나 교체하는 쇼를 연출했으며 자신들이 자신만만하게 중계권으로 방송사를 압박하고서는 지난 번 버그건과 이번 경기를 보면 알 수 있듯 규정도 엉망진창이다. 언제 어디서나 그러하듯 가장 좋은 것은 문제에 대한 공정한 처사가 아니라 문제 그 자체가 일어나지 않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협회 욕하고 넘어가기에 김민구 선수가 너무 아쉽다. 재경기가 본경기였다고 더 유리했다고 말이 많은데 일단 상황을 자기 페이스로 끌고가다가 재경기를 선언당할 경우 그 심리적 압박은 적지 않았을 것이다. 사실 재경기에서 해설자들은 임요환의 컨트롤을 띄우기 바빴으나 무엇 때문인지 김민구 선수의 컨트롤은 이미 프로의 그것이 아니었다.
사실 (벙커링 후에서야 사운드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면) 벙커링 이전, 혹은 도중 사운드 문제가 생겼을 경우, 그리고 그것이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될 경우 그것을 포기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 스타크래프트의 대표 아이콘인 임요환 선수라면 그래서는 안 되었다는 생각을 놓을 수 없다. 김민구 선수는 사실상 게임이 끝난 후에도 패배를 선언하지 않았으며 그렇게 해야 했던 그의 억울한 상황은 황제의 부활 앞에 묻혀졌다. 만약 상황이 반대였다면 아마 언론들이 이 부분을 놓치지 않았을 것이다. 이 때문이라도 임요환 선수는 그래서는 안 되었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폐인양성소 게임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게임은 문화다 (10) | 2007.08.08 |
---|---|
특허권과 게임 (9) | 2007.07.09 |
임요환의 부활에 묻히는 김민구의 슬픔 (19) | 2007.04.23 |
임요환의 군 입대와 스타크래프트의 미래 (25) | 2006.08.23 |
Rez (10) | 2006.07.07 |
Sonic adventure 2 (4) | 2006.07.03 |
예전에 마이큐브 배였나? 파라독스에서 박정석vs홍진호의 경기가 생각 나는군요. 홍진호 선수도 잘했지만 맵의 이점 때문에 박정석 선수의 승리가 거의 확실시 됐었는데 경기 종료하기 몇 분전에 컴퓨터가 자꾸 렉이 생기면서 다운되려고 하자 홍진호 선수가 그냥 GG선언하고 나갔던 경기였죠... 상황이 좀 다르긴 하지만 홍진호선수는 매너 좋다고 칭찬 많이 들었죠. 컴퓨터 다운되면 재경기 갈 수도 있었는데 말이죠.(하긴 그 상황에서 재경기가면 정말 난감한 거지만..)
임진록이라는 말까지 생기며 정말 최고의 라이벌 관계였다고 생각하는 두선수라서 더더욱 비교가 되는군요..;;;
근데 임요환은 갓 입문한 프로게이머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그런 방법'으로 승리를 가져갈 수도 있지 않을까요?(가능성이 있다는 말입니다.) 의도적이건 아니건 간에 신인이나 인지도가 낮은 게이머가 저런 플레이를 했다면 아마도 엄청난 질타를 받았겠죠. 아무튼 게이머가 의도적으로 이런 방법을 사용하려 한다면 실제로 행동할 수 있는 게이머는 많지 않을겁니다.;;
쩝...역시나 진실은 저 너머에...........
임요환의 경험과 인지도에 그런 방법을 썼느냐, 말았느냐는 아무 상관성이 없겠지만 적어도 그것에 너무 이 일이 주목을 받지 못하는 일이 아쉽습니다. 글에서도 밝혔듯 입장이 반대였다면 언론 반응이 달랐을 거에요.
벙커링 실패해서 PPP 친게 아닌것 같습니다.
마린 2마리와 메딕 한마리가 빠져 있었죠..
저글링이 그 병력을 확인하고 싸우는 도중 마린이 공격을 할때 소리가 안난다고 하네요.
결론적으로 벙커링할때 벙커에 마린은 들어가지 않았고 공격을할때 소리가 안나는 것이지요.
허나 여전히 진실은 저 너머에 ㅠ_ㅠ
스타 오리니지말 부터 즐겼습니다만 게임 도중에 사운드가 안나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안나오면 시.작.부.터. 안나오죠. 경기 보시면 아셨겠지만. 끝난게임이었습니다. 오늘 김성기선수와 김원기선수 게임 보셨는지요. 임요환은 김성기선수보다 대략 20만배는 암울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졌죠.
8배럭에 SCV 두 마리를 동원해서 벙커링을 시도 12스포닝 아~~~무 피해없이 수비!
덤으로 마린 2기에 SCV 1기를 잡았다!!
12시 2시 에서 이상황입니다.
게임 좀 해보셨으면, 질 게임 같습니까?
끝났다고 하기는 뭐해도 이후 게임이 쓰리 해처리가 안전하게 돌아가는 상황이니 테란이 더블 커맨드로 들어갔다고 해도 저그 쪽으로 좀 기운 것은 사실인 것 같아요.
Ctrl + S 왜 이걸 몰랐을까??
효과음 On, Off
키보드 잘못 눌러서 효과음 Off
이건 누가 책임 지나??
그래서 PPP쳤는데 아예 재경기까지 갈줄 몰랐을지도 모르죠.
타이밍이 절묘하긴 했지만 말이죠 그리고 사운드 안들리는 임요환 선수 이겨봤자
김민구선수 기분도 별로일거같구요
신기하긴한데 김민구의 슬픔이라니.... 쫌 띠껍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