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에서의 패배논쟁에서의 패배

Posted at 2006. 5. 12. 00:10 | Posted in 수령님 생활일지
나의 논쟁 필승법

1) 내가 밀린다 생각할 경우 상대방을 산만하게 해 문제 자체를 흐린다
2) 상대방을 도발하여 냉정함을 잃게 한다
3) 여자일 경우 얼굴을 들이댄다
4) 남자일 경우 몸을 들이댄다


언제나 그렇듯 전화기를 통해 상냥한 목소리가 들린다.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XX카드사입니다.^-^"

"아, 네..." (이런 띠바 -_-......)

"고객님, 혹시 사용하고 계신 카드 있으세요?^_^"

여기서 어물쩡거리면 안 된다. 언제나 그렇듯 나는 이 승부를 가볍게 끝낼 비장의 한 마디를 꺼낸다.

"저... 죄송한데 사실 제가 카드빚에 좀 시달리고 있거든요..."
(이러면 어지간하면 물러난다)

"아... 그렇습니까? 걱정마세요, 고객님."

"에? 걱정 말라뇨..."
(아니... 이 아가씨, 빚이라도 갚아주려나. 걱정말라니 -_-...)

"저희 카드는 신용등급이 떨어지더라도 불편없이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_^"

"아, 하하하하하......."
(할 말을 잊었다... 강적이다!)

"그러니 염려마시고 잠시 설명 들어주실 수 있겠습니까? ^_^"

"저... 좀... 바쁘거든요..."
(벼룩의 간을 빼먹으려 하나 -_-....)

"잠시면 됩니다, 고객님. ^_^"

"저... 죄송한데 곧 수업이라..."
(그건 그렇고 대체 내가 언제부터 당신과 거래했다고 아까부터 고객이래 -_-...)

"저희 카드를 사용하시면... ^_^"

"저기, 저 사실 신용불량자에요. -_-..."
(귀찮은데 끊고보자 -_-...)

"아,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고객님, 저희 카드는 고객님같은 분들을 위해... ^_^"

"저기, 저 좀 바쁘거든요..."
(제발... ㅠ_ㅠ...)

"네, 알겠습니다. 고객님, 고객님의 월 평균 카드 이용액은 어떻게 되십니까? ^_^"

"저기, 저 바쁘다니까요..."
(사람 말 좀 들어라... ㅠ_ㅠ...)

"아, 고객님, 말씀하시기가 곤란하십니까? 그러면 주로 어디에 카드를 사용하십니까? ^_^"

"끄아아아아아..."

참다못한 나는 전화를 끊고 말았다. 이제껏 여직원과 전화로 장난한 적은 있으나 이렇게 압도당하다니... 하늘빛이 노랬다... 그 충격이 어찌나 큰지 전화를 끊은 후 몇 시간이 지나도 그 여직원의 맑고 영롱한 웃음소리가 귓가를 떠나지 않았다.



논쟁 필승법 추가

5) 상대방 말을 듣지 않고 자기 할 말만 계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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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생각해보니 1번 방법을 제가 주로 쓰는 것 같네요. 꼭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제 스타일이 말을 하면 할 수록... 그렇게 되는 스타일이라..ㅎㅎ
  2. 은하
    저는 2번에 잘 말리는 타입...ㅠㅡ
  3. 엘윙
    저도 2번. 냉정함을 좀 유지하고 싶습니다. -_ㅜ
    • 2006.05.13 19:24 [Edit/Del]
      이런 타입에게 몇 가지 해결책은 도발하는 부분을 냉정하게 공격하는 건데 이게 안 된다면 확실하게 도발에 넘어가는 것도 하나의 해결책입니다. 다시는 도발하지 못하도록 뜨거운 맛을... -_-
  4. 3번과 4번. 그리고 무엇보다도 5번이 진정한 '필승'의 비법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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