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딩과외초딩과외

Posted at 2007. 6. 15. 23:23 | Posted in 수령님 생활일지
요즘 초딩 하나를 과외하고 있다.

더군다나 여아해!

처음에는 쉽다고 생각했으나 이게 웬 일...

어린 아이들은 좀 더 동물에 가깝다.

지성과 이성보다는 본능과 감성에 가까운 것이다.

이 때문에 동물 사회에서 일어나는 직감적 서열짓기에 민감하다.

그래서 어느새 초딩은 나를 자신의 아래에 놓고 나를 가지고 논다.


"자, 이제 이해가 가니?"

"아니오."

"왜 안 가니?"

"원래 그래요."

..........

"원래 그런 걸 어떻게 하겠어요. 넘어가요."


"너는 왜 이렇게 공부를 안 하니?"

"우리 오빠 닮아서요."

..........

"진짜에요, 우리 오빠한테 물어봐요."


"너는 왜 이렇게 애같이 구니?"

"초딩이라서요."

..........

"요즘은 개념없다고 개초딩이라고도 해요."

..........


"넌 왜 자리에 앉아 있으면 빙빙 도니?"

"원래 세상은 돌고 도는 거에요."

..........


"오늘은 왜 늦게 왔니?"

"친구들 상담한다고요."

..........

"진짜에요. 저 없었으면 걔네들 자살했을지도 몰라요."

..........

"사람 생명이 구해요, 공부가 중요해요?"

..........


"너는 대체 언제 공부할 거니?"

"학교에서 공부는 정말 하고 싶을 때 하는 거라고 배웠어요."

"그래서 언제쯤 하고 싶어 질거니?"

"다시 태어나면요."

..........


이런 굴욕의 세월을 보내던 중 결정타가 들어왔다.

"넌 나보다 만만한 사람이 몇 명 있니?"

"하나, 둘, 셋... 셋이요."

"누구? 친구들이니?"

"아니오, 쟤네들이요."

초딩이 가리키는 곳에는 어항이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아, 김성모 선생님... 제게 힘을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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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큭큭큭큭큭큭. 제가 가르치는 애기들이 참해보일 정도의 내공을 가진 꼬마아가씨군요. (어서 그런 딸 하나 낳으셔야죠, 라고 쓰려다 보니 저와 나이대가 비슷하시니 해봐야 득될 게 없네요=_= 허나 요샌 아가들이 다 이뻐보여요)
  2. 3자입장에서는 참 재밌는데 본인은 좀 갑갑하겠어요?^^ㅋ
  3. ㅋㅋㅋㅋㅋ 아아 초딩님 센스있으시네요 ^^ ㅋㅋ
  4. 제 아들이 다섯살입니다.
    녀석이 밥 안 먹고, 말 안 듣고, 양치질 안하고...이렇게 화낼 짓만 하면, 저는 이렇게 말하죠.
    "너, 혼나볼래?"
    그럼, 그가 그럽니다.
    "아빠는 내가 불행해지면 좋겠어?"
    ....(으이그 이걸 어떻게 해. 이제 다섯살인데. 태어난지 고작 만 3년 된 놈이...)
    이럽니다.
    그러니, 초딩 과외에서 받으신 경험은...
    사실은 아직 시작도 아니라는 점...^^(이승환님 혹 결혼하신 건 아니죠?)
    • 2007.06.20 01:30 [Edit/Del]
      미래도둑님도 대단한 아드님을 두셨군요, 역시 호랑이 아비에 dog자식은 없는 듯합니다.
      덤으로 inuit님 아드님도 내공이 장난이 아니던데 대결을 시키는 게 어떨까 합니다 -_-a
  5. 미래도둑님 말씀에 한 표 더.
    • 2007.06.20 01:30 [Edit/Del]
      Lane님은 딸이 아니었던가요 -_-;

      그보다 이 놈 가스나가 오늘 지 엄마 있으니 아주 착한 애가 되더군요, 안 하던 음식을 가져오지 않나...
  6. 수많은 초딩들과의 경험상, 같이 유치해지는것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7. 저도 초등학생 과외해봤는데..반동분자님 말씀처럼 해서 좀 오래견뎠지요. 후후후. 같이 노는수밖에 없삼.
  8. (핫. 엘윙님, 안녕하센. 바로 아래서 만날 줄은..)
    예~전에 학습지 교사를 한 적이 있어요.
    음... 분위기상으로 나누자면 씨니컬, 유치, 순수. 이렇게 셋으로 나눌 수 있었습니다요.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애들이 많이 바뀐건지 유독 이 꼬마가 그런건지..
    암튼 안쓰럽군요.
    -참. 전 엘윙님이랑 inuit님 블로그에서 뵙고 타넘어왔습니다. 안녕하세요. :D
    • 2007.06.22 11:17 [Edit/Del]
      초딩이 씨니컬은 너무 심하네요 -_-a 제가 과외하면서 느낀 점은 학습지 교사는 절대 인간이 할 수 없다는 점이에요, 제 성격이 더러워서인지 -_-;;;

      어쨌든 반갑습니다 :D
  9. 육십갑자 내공의 초딩이군요-_-; 그나저나 저 김화백 짤방은 처음 보는 것(...)
    제 친구도 초딩 과외가 제일 힘들었다고 하더라고요. 특히 첫번째처럼 뺀질거리는 경우 때문에;
  10.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랜만에 와서 많이 웃다가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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