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뱁새가 봉황의 큰 뜻을 알겠는가?어찌 뱁새가 봉황의 큰 뜻을 알겠는가?

Posted at 2007. 7. 22. 23:04 | Posted in 수령님 생활일지
초장왕의 이야기

초나라의 장왕은 영특하기 이를 데 없었으나 정작 왕이 된 후는 매일 주색잡기에 여념이 없었다 한다.

이를 참지 못한 신하 신무외가 왕을 찾아가 말했다. 왕은 노했으나 신무외는 침착하게 물었다.

"남쪽 언덕에 오색 찬란한 새가 날아와 앉은 지 3년이 지났사온데 그 새는 날지도 울지도 않사옵니다. 그 새는 무슨 새이옵니까?"

총명한 초장왕은 이 뜻을 금새 알아채고 대답하였다.

"3년을 날지 않았다 하니 한번 날기만 하면 틀림없이 하늘을 찌를 것이며, 3년을 울지 않았다 하니 울기만 하면 반드시 사람들을 놀라게 할 것이다."
 
시간이 흐른 후 초장왕은 신무외를 비롯한 충신들을 중심으로 훌륭한 정치를 펼쳐 나간다.

사실 초장왕은 이 3년동안 주색잡기에 빠진 척하며 누가 충신이고 능력 있는지를 가렸던 것이다.
봉추의 이야기

삼국시대 봉추라 불렸던 현자 방통은 수경선생, 공명 등의 추천으로 유비에게 발탁된다.

그러나 외모 지상주의자 유비는 방통을 생까고 시골의 작은 현으로 보냈다고 한다.

그러나 유비는 곧 방통은 그저 술에만 젖어 있을 뿐,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 듣는다.

이에 노한 유비는 장비와 함께 방통이 현령으로 있는 관청으로 손수 나아가 방통을 크게 꾸짖는다.

그러나 방통은 외려 태연하게 대답한다.

"이런 작은 곳의 일쯤이야 반나절이면 충분하지 않겠습니까?"

유비는 이에 더욱 분개해 만약 반나절간 그간 밀린 일을 해내지 못한다면 목을 베겠다고 하고 방통은 이를 승낙한다.

이후 방통은 밀린 일을 처리해 나가는데 그 일의 과정 단 하나도 순리대로 풀리지 않음이 없었다 한다.

유비는 결국 방통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고 결국 방통은 군사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이승환의 이야기

이 블로그의 주인장이 대학 1학년 때 조별 발표를 하게 되었다.

평소부터 궤변으로 유명하던 주인장에게 조원들은 토론에서 결정된 논지를 글로 써오라 명한다.

그러나 이승환군은 낮에는 수업을 째고 밤에는 태연하게 며칠간 술만 마실 뿐이었다.

이에 조원들은 분개하였으나 이승환군은 태연히 대답한다.

"3년을 날지 않았다 하니 한번 날기만 하면 틀림없이 하늘을 찌를 것이며, 3년을 울지 않았다 하니 울기만 하면 반드시 사람들을 놀라게 할 것이다."

조원들은 그럼 언제까지 해 올 수 있느냐고 다시금 묻는다.

"이런 작은 발표, 발표 시작 30분 전부터 시작하면 충분하지 않겠는가?"

이승환의 당당함에 조원들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돌아갔고 이승환은 아무 일 없는 듯 술을 즐겼다.


그리고 발표날...

나의 이름은 ppt에서 제외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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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래도 30분이면 충분하니까, 다음날 수습이 되었겠지요? (먼산)
  2. 봉황이니 그냥 이 사태. 참으십쇼?^^;;;;
  3. 푸하하하하하~ 엄청 웃었습니다. ^^
  4. 그리고 현재 이렇게 웃음 그 이상을 주고 계시지요, 하하.
  5. 한학기간의 수업이 30분전의 공부로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다만 수학 빼고 ㅜㅜ

    공모전 잘 되시나연;;

    미안할뿐.
  6. 하하하하 이맛에 이 블로그 옵니다
  7. 크크크
    승환님 책 한권 쓰시지요...
  8. 역시...
    재야에 묻힌 인재를 알아보는 눈을 가진 주군을 만나는것도 인재의 큰 행운 중 하나이지요.
    지 아무리 잘나도 그를 알아 주는 이를 만나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법이지요.
    어려운 시대에 태어나 때를 만나지 못하고 그냥 이렇게 묻히시고 마는 건가요.
  9. 비밀댓글입니다
  10. 거참 승환님같은 대인배를 몰라본 소인배들의 행동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애석하지만 F 정도야 승환님께서 재수강해서 30분 공부하시면 A 로 바뀌지 않겠습니까?
    다음에는 반드시 '조별 발표' 같은 건 없는 교수의 수업을 들으시기 바랍니다. :)
  11. ㅎㅎㅎㅎㅎ 역시 봉황이십니다
  12. 푸하하. 아 오랜만에 웃었어요. 재밌는 글입니다.
  13. 승환님 책 내시면 저도 사겠습니다(...). 저도 추가해 주세요ㅎㅎ
    언제나 센스가 넘치는 승환님 글이로군요:)
  14. 이유를 찾았습니다. 3년만 날지 않은게 아닌가 봅니다. ㅡ.ㅡ;
  15. 간만에 정말 크게 웃었습니다. 고서와 현실을 넘나들고, 현자와 범인의 경계를 아우르는 격조있는 유머입니다.
  16. ㅋㅋㅋㅋㅋ 모처럼 잼나게 웃었습니다. 리얼팩토리의 운영자 이승환님이 갑자기 궁금해 지기 시작... ^^ 언제한번 얼굴이나 뵈었음... 전 이십대 중반으로 아저씨를 향해 전력질주하는 중이랍니다.
  17. 승환님 블로그 두번 쨰 방문인데 센스가 넘치시네요..
    F 맞은건 안타깝네요
  18. 후배
    그냥 레포트쓸래요^^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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