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의 오프 만남3년만의 오프 만남

Posted at 2007. 12. 16. 20:05 | Posted in 수령님 정상인모드
토요일 이 저주받은 블로그의 3년차 이웃분인 inuit사마와 엘윙히메를 만났습니다. 저같은 불가촉천민을 이런 브라흐만 모임에 끼이게 하다니, 대단한 영광이었습니다. 장소가 '블랙 앵거스'라는 레스토랑이었는데 저는 angers인 줄 알았더니 angus로더군요. 역시 사람의 사상이란 곳곳에 개입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평소에 고운 맘 먹고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흑흑...

사실 두 분의 블로그를 최소 2회독은 한지라 대충 모습을 그렸는데 inuit님의 경우는 격물치지님말씀하신 대로 '어떻게 그렇게 블로그가 블로거와 그렇게 닮아 있는지...'라는 한 마디로 표현이 가능했습니다. 그야말로 모범적인 인간상의 전형인지라 빠돌 모드가 더욱 강해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단 일이나 전공 계통의 이야기를 하시면 아프리카어가 펼쳐지는 기분인지라 '아, 그렇군요', '어머, 정말요?'라는 흔한 맞장구 한 번 못 치고 버로우 모드로 들어갔습니다. 본인 스스로 이과 계통은 넓이 없이 depth를 추구한다고 하면서도 다양한 분야를 어떻게 다 커버하는지는 참으로 신기할 따름이었습니다.

이에 반해 엘윙님은 다소 예측 불가능한 면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보니 의외로 어여쁘신지라... 정말 의외였습니다. 나이도 다소 의외였는데 저는 30대일 줄 알았거든요. 물론 이 계산 방법은 한국 사회에 기본인 재수에 휴학 좀 해 주었다는 제 맘대로의 가정이 들어갔는데 역시 사람은 마음을 곱게 쓰고 다녀야 하나 봅니다. 뭐, 어차피 얼마 안 남지 않았습니까? 쿠쿠쿠... 엘윙님의 경우는 어느 정도 새로운 면을 볼 수 있었는데 아마도 삶을 찌들게 하는 회사 생활에 대한 포스팅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 크지 않은가 생각을 했습니다. 그 날 우연을 가장해 명함을 가져오지 않은 이유도 아마 제가 회사에 찌르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섞여 있었기 때문이리라 생각합니다.

능력이 일천한지라 inuit님처럼 이러한 상황에 대한 통찰력있는 분석은 불가능하고 여기서 배운 몇 가지를 정리하면...

1. 역시 사회생활은 순발력과 배짱

물주라는 이유로 약속시간을 15분이나 어긴 inuit님의 첫 인사말

엘윙님과 남편예정님을 향해 : 두 분 참 잘 어울리세요.
세상의 모든 우울을 안고사는 듯한 리승환을 향해 : 참 잘 생기셨네요.

엘윙님의 경우야 뭐 그럴 수도 있다고 하지만 두 번째 경우는 사실 말하기가 참 힘들었을텐데, 아무런 얼굴 표정 변화없이 그런 말을 하시다니... 학교 첫 수업시간 앞문으로 들어오면 전 학생이 강사인줄 알고 긴장하는 이 슬픈 얼굴에 말이죠, 하지만 평생 돈 빌려달라는 친구 외에 이런 말을 듣지 못한 제 마음은 너무나 따뜻해졌고 이내 부드러운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꼭 새겨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2. 게임에도 과학적 관리 기법이 적용되는 무서운 세상

엘윙님이 속한 와우 길드의 마스터는 25명을 거느리는 무서운 권력자입니다. 열심히 몬스터 때려잡지 않으면 직장상사 못지 않은 면박이 들어온다고 하더군요 -_-... 그런데 이 부분에 있어 몬스터를 몇 대 때렸고 등등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체크가 가능한 프로그램까지 존재해 이러한 경향을 더욱 강화한다고 합니다. 스트레스 풀려고 하는 게임, 역으로 스트레스 받지나 않을지... 어쨌든 엘윙님께서도 곧 이러한 마스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니 기대해 보겠습니다.

3. 효율성

전 흐름이나 내용은 비교적 기억을 잘 하는 편인데 키워드는 징그러울 정도로 기억을 못 합니다. 시험에서도 퀴즈 형식은 대단히 약한 편이죠. 그래도 inuit님은 대개 핵심어를 영어로 쓰는지라 기억하기 쉽습니다. 이 날 자리에서는 제게 duration과 focus라는 말을 지나가는 말로 하셨는데 목적을 위한 효율성으로 제 맘대로 재정의해 보았습니다. 사실 저는 무슨 일을 해도 기간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 편이라 duration은 크게 여의치 않는 편이지만 - 물론 조임은 필요하지만 과유불급이란 생각이 더 강하기에 - 워낙 focus를 잘 맞추지 못하는 편이라 되려 머리가 혼란스러워 졌습니다 -_- 더군다나 지금처럼 focus를 넓게 잡고 있어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focus도 확대되고 이에 따라 생기는 새로운 계획의 duration은 종잡을 수 없을만큼 길어지지 않을까 하는 무시무시한 생각도... 참고로 전 영어에 약하기에 영문 키워드도 한글로 번역해 외우는데 duration 뜻을 몰라서 참 힘들었습니다.

4. 자기점검

inuit님께서 시간을 내서 자기 삶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제 삶은 그야말로 무점검 무수리 무이자의 삼무인생인지라 반성이 되었는데요. 이보다 엘윙님께 하신 말 중 싫은 일 가지치기와 좋은 일 찾기의 조합이 (물론 제 맘대로 정리한 말입니다) 기억에 남았습니다. function과 industry라는 말을 하셨는데 제 나름 정리하면 여기서 x축, y축서 맘에 드는 놈, 안 드는 놈 정리하고 지금 내 위치가 어떤지만 생각해도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industry와 function은 업종(계통)이나 역할 정도로 변화시키고 덤으로 z축을 이러한 선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organization으로 보고 자기 가치와 합치하는 조직을 선택하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도 들고요. 그건 그렇고 스펠링도 안 틀렸는데 왜 줄이 그어져 있습니까? 불안해서 사전까지 찾아 보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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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나는 다리가 짧아

오늘 가장 쇼킹했던 부분입니다. 마치고 일어나는데 inuit님과 엘윙님 정혼자 분이 의외로 키가 크시더라고요. '내 키가 작은 것도 아닌데 뭘...'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머리를 스치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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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 있을 때는 제가 가장 커 보였습니다.

교훈 : 누구나 잘난 점 하나는 있다 억울하면 출세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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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와아!! 잘 읽었습니다.
    의외였나염? 훗..30대 -_-? 떽!
    저는 25명을 거느리고 갈굴 자신이 없어염 흑흑..
    이승환님의 기술에 대한 학문적 호기심에 박수를 보냅니다. 그렇지만 정말로..정작 우물안 개구리는 공대생들이에요. 후후후. 앞으로 어떤 쪽에 포커싱하실지 궁금하네요. +_+
    그리고..명함을 안가져 온것. 잘 잡아내셨군여. 무서워..역시 안갖고 가길 잘했삼.
    • 2007.12.17 23:03 [Edit/Del]
      문과생은 바다 안 플랑크톤이랄까요 -_- 어쨌든 잘 되길 기원할 뿐입니다 흑흑...
      그리고... 제 스토킹 실력 아시잖습니까, 후후후...
  2. function은 함수...

    ㅠㅡㅜ
  3. 용호
    앉은키가 젤 컸을 때 스스로를 위로하는 방법은 '난 다리가 짧은 것이 아니라, 엉덩이 살이 두꺼운 것 뿐이다.' 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제가 쓰는 방법이거든요.
  4. 이런 글을 읽으면 저도 좀 열심히 블로그에 글을쓰고 관계와 유대를 넓혀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럽습니다^^
    약간은 뜬금없지만, 바로 윗 리플다신 분. 저랑 이름이 같네요. 반가워라~ ㅎㅎ
  5. 아아 아쉽습니다.
    비록 글작성이나 댓글은 그 양이 많지 않지만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저로서는 오프라인의 기회를 놓쳤다는게 아쉽네요.
    즐거우셨을거 같습니다.
  6. 정말 기억력과 관찰력이 뛰어나군요.
    같이 있었음에도 재미난 이야기를 듣듯 넋놓고 읽었다는. >,.<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시간이 충분했으면 더 이야기해도 재밌었을거라 생각해요.

    (밥샀으니 이제 트랙백 풀어주삼. 아직도 트랙백을 보내지 못한다우.)
    • 2007.12.17 23:37 [Edit/Del]
      즐거움은 물론이고 정말 생각 이상으로 큰 도움이 된 시간이었습니다, 엘윙님 덕택에 더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것 같고요. 비록 대단한 성과는 아니라도 말로 그치지 않도록 부단히 성찰하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지게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트랙백은 풀 줄 모르는지라 그냥 시험 완료되는대로 티스토리로 옮기겠습니다 ㅡ.ㅡ
  7. 20일 펄님 주관 모임에서 만나뵙고, 블로거 순례여행 중에 잠시 들러서 인사 드립니다...^^^;

    (왜 이포스트에 답글을 쓰냐고 하신다면... function과 industry에 밑줄이 처진 이유를 알 것 같아서...^^^; '영어단어가 단독으로 쓰였으니 시작문자를 '대문자'로 쓰는 것이 문장규칙에 맞다, 그러니까 고쳐라, 아님 내가 고쳐줄까?' 라고 워드프로그램이 묻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8. 윗 분이 궁극적으론 맞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워드 프로그램에서 밑줄이 쳐질 경우로는 두가지가 있는데 한가지는 스펠링이 틀린 경우이고 다른 한가지는 문법(grammer)가 잘못된 경우입니다. 스펠링을 틀렸을 때는 밑줄이 빨간 색이고 문법을 틀렸을 때는 밑줄이 녹색이에요 ㅎ
  9. 마지막 사진에서 이승환님의 센스에 뿜었습니다.
    모니터 어쩌나...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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