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

Posted at 2006. 6. 1. 14:06 | Posted in 없는게나은 정치부
 열린우리당이 지방선거에 참패를 당했다. 정말 慘(참혹할 참)자가 잘 어울리는 패배이다. 세상에, 민주당에게도 밀리다니, 할 말 다 한거다. 광역단체장 16곳 중 한 곳에서 승리했다. 기초단체장 역시 20명도 당선시키지 못했다. 남들 보면 무슨 민주노동당이 대박 터뜨린 줄 알겠다. 그나마 정당지지율 20%를 위안으로 삼아야 할 정도의 참패다.

이 결과를 두고 모두들 국민의 심판이라고 이야기한다. 지난 3년, 그다지 좋지 않았다. 3년간 빈부격차가 좀 확대되었다. 늘상 아젠다 내놓고서 정작 개혁이 미진한 것 역시 사실이다. 때로는 말과 행동이 맞지 않았던 것 역시 사실이다. 내수건 수출입이건 경기 계속해서 좋지 않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움직임 자체가 미진했다.

그런데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

물론 노무현 정권과 열린우리당에 실망하는 그 기분 이해한다. 탄핵 이후 총선에서 표를 몰아준 이들의 정치적 스펙트럼은 매우 넓었으나 적어도 '변혁' '개혁'이라는 슬로건을 공유하고 있었으니까. 이후 열린우리당의 미진한 개혁추진은 많은 이에게 실망을 실어주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신자유주의를 적극 도입하면서 거기에 대한 저소득계층 안전망 설치는 매우 부진했다. 그러면서 '서민 경제' 외치는 게 고깝게도 보였으리라.

하지만 개혁이라는 대의는 현재 국민들의 불만을 정확히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현재 국민들의 가장 큰 불만은 개혁이건 뭐건을 떠나서 경제에 귀속해서 보는 게 정확하다고 본다. 새뮤얼 헌팅턴의 정치안정화 이론에서도 어느 정도 먹고 살 게 해결된 후에야 민주화 등 정치적 요구가 피어난다고 이야기한다. 물론 한국은 세계적으로 볼 때 부강한 국가이나 적어도 한국인들이 국내에서 느끼는 수준은 그것과는 한참 거리가 멀고 그저 경기가 살아나기를 바라는 상태이다. 그렇기에 이번 열린우리당의 참패는 3년간 경기를 살리지 못했음에 대한 서민들의 분노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열린우리당과 노무현 대통령의 책임으로 귀책시키기만은 힘들다. 빈부격차 확대는 빈곤과는 별개문제로 사실 세계화와 지식경제화에서는 피할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다. 또한 현재 수출입 문제가 그리 간단하지도 않다. 현재의 고유가와 수출채산성 제로를 향할 정도의 낮은 환율은 수출위주의 경제구조를 갖춘 한국으로는 정말로 넘기 힘든 벽이다. 더군다나 한 국가로써 좌지우지 할 수 없는 국제적 문제로 노무현 정권을 탓하기 힘든 문제이다.

부동산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많은 경제인들이 현재 한국의 부동산 상황이 일본 버블 경제 직전과 너무나 유사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나는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섬뜩하기까지 하다. 갑작스레 집과 땅값이 하락한다면 담보대출을 한 이들에게 조기상환이 요구될지도 모르고 모기지론 등의 장기계약을 한 이들이라면 큰 상대적 손실을 입게 될 것이다. 너무 얌전하게 이야기했는데 이게 얼마나 큰 충격을 줄지는 상상이 안 간다.

그렇다고 해도 뭐 하나 제대로 되지 않는 것 안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떠올려보자. 물론 그 당시 선거는 대선이니만큼 그 성격은 다르지만 그 때만 해도 한나라당은 이인제라는 희대의 또라이(보통 정치인 이렇게 이야기하면 태클이 오지만 얘는 그럴 일이 없어 참 좋다)만 없었다면 다시금 정권을 잡았을 것이다. 즉 우리는 외환위기의 상황에서조차 그 정당을 용서하고 기회를 주려 했던 것이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면 남미나 동남아에서는 외환위기를 불러일으킨 이들은 그대로 알짤없이 퇴출되었다. 그저 1야당으로 물러난 정도가 아니라 아예 거의 사라지다시피한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외환위기에 각종 비리까지 겹친 정당을 용서하고 기회를 다시 주려고 했다. 이에 비하면 자신들의 역량과 관계없는 부분에서 경제타격을 많이 받은 열린우리당은 다소 억울한 측면이 있지 않은가 한다.

열린우리당이 절대 잘 했다는 게 아니다. 다만 지금 열린우리당에 대해서 과대한 책임을 물은 면은 분명히 문제가 있어 보인다. 그리고 그러한 대안으로 한나라당으로 모든 표가 몰린 것은 더욱 큰 문제가 있어 보인다. 전라도가 다시금 민주도가 되고 나머지 지역이 한나라의 품안에 간 것을 보니 웬지 다시금 5공 시절로 돌아간 느낌까지 들 정도이다.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 언론의 역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본다.
  1. kritiker
    50대 이상 어른들의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증오는 거의 본능같아요. 제 주변 어른들이 보수적인 것도 아닌데(개중엔 민주노동당 지지하는 분도 꽤 많이 계시고...) 어째서 노 대통령 이야기만 나오면 거의 욕설 수준입니다; DJ보다 더 욕 먹지요.
    • 2006.06.01 23:05 [Edit/Del]
      노무현이 뽑힌 것 자체가 좀 불쌍하게 생겨서라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보면 만만하게 생겨서 욕먹는 것 같기도 해요 -_-;
  2. 이방인
    1.

    경제 문제의 첫번째 관점에는 동의할 수가 없습니다.

    '빈부격차 확대가 세계화와 지식경제화에서 피할 수 없는 문제라는' 말씀에는 이견이 있습니다만은 제가 그 문제까지 거론하는 것은 오바라고 생각되는군요. (그렇다고해서 노무현 정부의 문제는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계급으로 따지자면 노무현 정부는 신흥중산층 집단과 도시서민들의 결합으로 만들어진 정권입니다. 경제적 구조문제가 자신들이 집권하는데 가장 큰 도움을 준 도시서민들에게 필요한 정책을 실시하지 않은데 대한 변명은 될 수 없다고 봅니다.)

    노무현 정부의 경제에서 문제점은 잠재성장률이 갈수록 하락하는데 있지 않겠습니까? 앞날이 깜깜한데 누가 정부를 신뢰할런지요.

    또 하나는 진대제, 홍석현으로 대표되는 삼성과의 결탁은 아주 골때리는 문제입니다. 잘 아시지않습니까? 그 뿐입니까? 경제적 효과도 거의 없어 보이는 한-미 FTA를 한다고 나서지를 않나 외환은행을 통째로 투기자본에 넘겨버리지를 않나 뜬금없이 화폐개혁을 한다고 하지 않나.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경제정책을 펼치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습니다.

    더군다나 작년까지 이정우 정책기획실장과 이헌재 부총리와의 대립은 한마디로 골때리는 수준이었습니다. 두 사람의 대립 속에 가장 중요했던 노무현 정부 2년은 그냥 흘러가버렸습니다. 아마 막판에는 재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이헌재씨가 이긴 모양입니다만은...


    2.

    부동산 문제는 최소한 분양권 전매 금지만이라도 했어도 이 정도까지는 안 왔습니다. 분양가 원가 공개를 한다고 정책만 내세우고는 아무것도 안 했군요.

    그리고 노무현 정부가 이때까지 얼마나 땅값을 올려왔는지는 잘아시지 않습니까? 행담도 개발, 행정수도 이전, 공공기관 지방이전 등이 맞물리면서 아주 전국토가 부동산 투기장이 되버렸더군요. 게다가 공공기관 지방 이전으로 인한 수도권의 반발을 잠재운다고 수도권 규제도 풀었더군요. 당연히 그 자리엔 부동산 투기꾼들이 들어갔겠습니다만은 덕분에 구미가 입은 경제적 타격은 꽤 심각합니다.

    전 전국토를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든 노무현 정부가 버블 세븐만 문제 삼는걸 볼때마다 '이 인간들 여전히 맛이 가있구나'라는 생각을 절로하게 됩니다.

    아시겠지만 시중에 떠도는 자금이 한 400조라고 합니다. 이 돈은 투자가 되야죠. 은행금리는 바닥이고 주식은 해봐야 외국 자본이 훓고 지나간 자리에 들어갔다가 말아먹을 수 밖에 없고 정년이 갈수록 당겨지다보니 투자의 수요가 많은 데 투자를 할만한데는 딱 한군데 부동산 뿐입니다. 엽기적 부동산 상승은 예상된 일인데 2%의 국민으로부터 98%의 국민을 지키겠다는 얘기를 하니 어안이 벙벙하더군요. 소형 평수의 아파트에 살면서도 주택담보대출을 받아서 부동산에 재투자한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는걸 노무현 정부는 전혀 모르나 봅니다. 더군다나 은행들의 주요한 수입 중 하나가 주택담보대출했다 말아먹은 사람들 집 뺐는 일이니...


    3.

    부동산문제에서 노무현 정부의 또 하나의 실정은 토지공개념의 싹을 아주 잘라버렸다는데 있을겁니다.

    한국에서 토지공개념으로 일가를 이뤘다고 할만한 사람은 경북대 경제학과의 이정우 교수와 경북대 행정학과의 김윤상 교수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정우 교수가 청와대로 들어가면서 토지공개념 얘기가 많이 나왔습니다만은...역시 재계의 전폭적 지원을 받는 이헌재의 반대로 유야무야됐습니다.

    문제는 한국에서 토지공개념에 대해 가장 많이 공부한 사람이 이정우 교수라는데 있습니다. 그 사람을 데려다놓고 써먹지도 못하고 어영부영하다 사실상 불명예 퇴임 시킨셈입니다. 토지공개념은 물건너 간거 아니겠습니까?

    이정우 실장이 퇴임한지 20일 쯤 지나니 8.31 대책이 나오더군요. 날림으로 급조했을게 분명해보이게 말입니다. 400조 중에 그깟 세금 몇 푼이야 껌값아니겠습니까? 하기사 이해찬도 부동산투기를 좀해서 짭짤한 모양인데 제대로된 정책이 나올수는 없겠죠.


    4.

    경제문제는 완벽한 노무현 정부의 실정입니다. 승환님께선 자신들의 역량과 관계없는 부분에서 경제적 타격을 받았다고 하시지만 제가 보기에는 노무현 정부는 경제에 대한 정부의 역할을 해태했거나 정책학에서 죽어라 욕하는 '철의 삼각' 튼튼히 구축해서 국민을 아주 놀려 먹었다고 밖에 안 보입니다.

    한나라당과 비교하면 억울하다고 하십니다만은 글쎄요. 저의 우매한 눈에 현상황은 외환위때보다 더 안 좋아보입니다.


    5.

    좀 됐습니다만은 양극화문제로 떠들썩할 때 조선일보에서 '양극화는 빈부가 세습되었을 때 사용해야하는 개념으로 생각되고 지금처럼 중산층이 몰락하는 것은 신빈곤층의 증가 문제로 봐야한다'는 식의 얘기를 하더군요. 비록 노무현 정부의 양극화 담론에 방어하기 위한 전술이라고 보입니다만은 전 그걸 보고 예전에 수구꼴통이라고 불리던 인간들이 사람들에게 대안세력으로 자리잡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에 비하면 개혁세력은 예전의 총기를 잃어버렸다고 밖에는 생각이 안 듭니다. 박정희한테는 욕하던 한홍구가 김일성은 지도자로 인정해주자는 논리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주장을 하더니 오마이에 기고했던 글을 한겨레21에 재탕하더군요. 유시민은 노빠라는게 드러났고 진중권은 그렇게 욕하던 오마이가 사탕을 먹이니 다시 기고하면서 짜뻑환자라는걸 만천하에 알렸습니다. 홍세화는 서울대 폐지론을 주장하면서 딸은 서울대 정외과 대학원에서 공부했다고 하더군요. (프랑스 인종주의를 외면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안쓰럽기까지 합니다.) 서프라이즈는 단순히 좀 맛이 간 유사종교집단인게 드러났고 변희재와 황태연은 조선으로 들어갔습니다. 강준만은 여전히 죽은 자식새끼 불알 만지듯 민주당을 잡고 있고. 지금보고 있자면 정말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들입니다.


    블로그를 지운 놈이 승환님 블로그에서 쓸데없이 길게 썻군요-_-. 그냥 그만큼 답답했다고 생각하시고 이해해주세요.
    • 2006.06.01 23:05 [Edit/Del]
      긴 글 잘 보았습니다. 제가 무식해서 논의를 더 이어나가기는 힘들겠고요 -_-; 가능하다면 이 글에 대해 참고할만한 자료 (단행본이나 논문)를 좀 제시해주셨으면 합니다. 이정우 교수님과 김윤상 교수님의 논문을 일부 보았는데 시기도 좀 지난 것이고 해서 최근들어서의 양극화나 토지공개념에 대한 논의에 대해 좀 알고 싶어서요. 좋은 글 감사하고 기회가 된다면 좀 더 자세히 논하도록 하겠습니다 ^^
    • 이방인
      2006.06.02 20:20 [Edit/Del]
      특별히 중요한 말은 없지만 더 이상 길게 쓰는 것이 죄송해서 트랙백으로 남기겠습니다. 임시로 제 블로그에 글을 남겨보겠습니다.(곧 지우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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