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춘향전 - 221세기 춘향전 - 2

Posted at 2006. 6. 1. 23:06 | Posted in 수령님 자작소설
'니가 춘향이냐.'

'예, 사또.'

'흐흐흐흐...'

'사또가 아무리 침을 흘리셔도 전 이미 임자가 있는 몸이옵니다.'

'흐흐흐흐흐...'

'사또께서는 높은 식견을 가진 몸이오니 잘 알아들었을거라 믿습니다.'

'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

'아무래도 제 판단은 틀린 듯 하옵니다. -_-...'

-_-......

......




'허허허... 영웅호색이라 하지 않느냐.'

'그렇다고 호색이 영웅은 아니옵니다.'

-_-...

'만일 그렇다면 강간범들은 모두 영웅이겠습니다. -_-...'

-_-...

......



'허허... 미인에다 몸가짐마저 경박하지 않다니... 거기다 말재주도 대단하구나...'

'애써 분위기 돌리려 노력할 필요 없사옵니다.'

'어허, 거 참... 어린 것이 말이 함부로 나오는구나.'

'사또는 나이도 드신 분이 아랫도리가 함부로 나오는군요.'

-_-...



'말씀드렸듯이 전 이미 정혼자가 있사옵니다.'

'그 이야기는 이미 들었다. 하지만 언제 돌아올지도 모르는 정혼자를 기다려야 할 이유는 없지 않느냐.'

'있습니다.'

'무엇이냐.'

'저는 이미 약속을 했습니다.'

'구두계약은 법적 효력이 없네.'

'법학과를 나오셨나보군요.'

'허허허, 참 보는 눈이 있구나.'

'사또의 체면을 생각하여 어느 대학인지는 묻지 않겠나이다.'

-_-...

......



'더 이상 긴말하지 않겠다. 나의 수청을 들겠느냐?'

'싫습니다.'

'허허... 니가 뭐 다른 속셈이 있나본데... 일단 이것부터 받도록 하여라.'

......

......

'이런 돈봉투로 제 마음을 돌릴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옵니다.'

......

'서방님을 향한 제 마음은 이런 가벼운 돈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무겁게 자리잡혀 있사옵니다.'

'그런데...'

'예, 사또.'

'그러면서 돈봉투를 챙기는 이유는 뭔가......'

'좋은게 좋은거 아닙니까... -_-......'

-_-.....

......



'아무래도 네가 그 정도로는 만족하지 못하나본데 너만 좋다면 내 첩으로 삼도록 하겠네.'

'첩이 아니라 처라도 싫사옵니다.'

'그럼 처로 삼도록 하겠네.'

'사람 말을 잘 듣고 이야기하는 건 초등학교 때 배우는 상식이옵니다.'

-_-...

'야간 초등학교를 나오셨나 봅니다.'

'으음... 사실 어릴 때 집안이 힘들어 주경야독을 행하였네.'

'밭이 아주 넓거나 밤이 아주 짧았나 봅니다 -_-...'

-_-......



'사또가 어떻게 하여도 제 마음을 돌릴 수는 없사옵니다. 이만 저를 놓아주옵소서.'

'안될 말일세.'

'이유를 말해주옵소서.'

'인터넷에 올릴 것이 두렵네.'

-_-...

'더군다나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네. 내가 이제껏 찍어 넘어가지 않는 여자가 없었건만...'

'다양성을 존중해 주옵소서. 이른바 포스트 모더니즘 시대이옵니다.'

'쉬운 말로 해주게.'

'포스트 모더니즘이란...

이 운동은 미국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학생운동 ·여성운동 ·흑인민권운동 ·제3세계운동 등의 사회운동과 전위예술, 그리고 해체(Deconstruction) 혹은 후기구조주의 사상으로 시작되었으며, 1970년대 중반 점검과 반성을 거쳐 오늘날에 이른다.

포스트모더니즘을 알기 위해서는 모더니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서구에서 근대 혹은 모던(modern) 시대라고 하면 18세기 계몽주의로부터 시작된 이성중심주의 시대를 일컫는다. 종교나 외적인 힘보다 인간의 이성에 대한 믿음을 강조했던 계몽사상은 합리적 사고를 중시했으나 지나친 객관성의 주장으로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도전받기 시작하였다. 니체, 하이데거의 실존주의를 거친 후 포스트모던 시대는 J.데리다, M.푸코, J.라캉, J.리오타르에 이르러 시작된다.

니체와 프로이트의 영향을 받은 이들은 계몽주의 이후 서구의 합리주의를 되돌아보며 하나의 논리가 서기 위해 어떻게 반대논리를 억압해왔는지 드러낸다. 데리다는 어떻게 말하기가 글쓰기를 억압했고, 이성이 감성을, 백인이 흑인을, 남성이 여성을 억압했는지 이분법을 해체시켜 보여주었다. 푸코는 지식이 권력에 저항해왔다는 계몽주의 이후 발전논리의 허상을 보여주고 지식과 권력은 적이 아니라 동반자라고 말하였다. 둘다 인간에 내재된 본능으로 권력은 위에서의 억압이 아니라 밑으로부터 생겨나는 생산이어서 이성으로 제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라캉은 데카르트의 합리적 절대자아에 반기를 들고 프로이트를 귀환시켜 주체를 해체한다. 주체는 상상계와 상징계로 되어 있고 그 차이 때문에 이성에는 환상이 개입된다는 것이다. 리오타르 역시 숭엄(the Sublime)이라는 설명할 수 없는 힘으로 합리주의의 도그마를 해체한다. 따라서 철학에서의 포스트모더니즘은 근대의 도그마에 대한 반기였다.

문화예술의 경우는 시기구분이 좀더 세분화된다. 19세기 사실주의(Realism)에 대한 반발이 20세기 전반 모더니즘(Modernism)이었고 다시 이에 대한 반발이 포스트모더니즘이다. 사실주의는 대상을 그대로 옮길 수 있다는 재현(representation)에 대한 믿음으로 미술에서는 원근법을 중시하고 어떻게 하면 실물처럼 그릴까 고심했다.

문학에서는 저자가 객관적인 실재를 그릴 수 있다는 믿음으로 줄거리가 인물을 조정하여 원근법과 같은 효과를 나타내었다. 이런 사실주의는 20세기에 들어서 베르그송의 시간의 철학 ·실존주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등 객관진리, 단 하나의 재현에 대한 회의가 일어나면서 도전받는다. 대상은 보는 자의 주관에 따라 다르다는 전제도 미술에서는 인상주의로부터 시작되어 입체파 등 구상보다 추상으로 옮아가고 문학에서는 저자의 서술 대신 인물의 서술인 독백(‘의식의 흐름’이라고도 함)형식이 나온다.

모더니즘은 혁신이었으나 역설적으로 보수성을 지니고 있었다. 재현에 대한 회의로 개성 대신에 신화와 전통 등 보편성을 중시했고 피카소, 프루스트, 포크너, 조이스 등 거장을 낳았으나 난해하고 추상적인 기법으로 대중과 유리되었다. 개인의 음성을 되찾고 대중과 친근하면서 모더니즘의 거장을 거부하는 다양성의 실험이 포스트모더니즘이었다. 따라서 철학에서는 모던과 포스트모던 상황이 반발의 측면이 강하지만 예술에서는 연속의 측면도 함께 지닌다. 비록 이성과 보편성에 의지했지만 이미 재현에 대한 회의가 모더니즘(현대성)에서 일어났기 때문이다.

각 영역에서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미술에서는 추상 대신에 대중성을 띄고 다시 구상이 등장하였다. 그런데 팝아트처럼 같은 대상을 여러 번 찍어 ‘다르게 반복하기’를 선보이는 경우, 모나리자 등 친숙하고 고유한 원본을 패러디하여 ‘다양한 재현들’을 선보이는 경우, 예술가의 권한을 축소한 미니멀 아트(미니아튀르) 등, 단 하나의 절대재현을 거부한다.

문학에서는 인물의 독백이 사라지고 다시 저자가 등장하는데 더이상 19세기 사실주의와 같은 절대재현을 못 한다. 작가가 자신의 서술을 되돌아보고 의심하는 자의식적 서술(메타 픽션), 현실과 허구의 경계와해, 인물과 독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열린 소설, 보도가 그대로 허구가 되는 뉴저널리즘, 작가의 권한을 최소화한 미니멀리즘 기법 등이 쓰인다. 영화와 연극 역시 사실주의의 패러디로서 환상적 기법, 자의식적 기법을 사용한다. 무용에서는 토슈즈를 신었던 19세기 발레에서 맨발의 자유로움과 기법을 중시한 모더니즘, 그리고 다시 운동화를 신는 포스트모던 댄스로 대중성과 개성이 중시된다. 서사(narrative), 기호학 등 비평이론의 경계와해는 공연예술에서 탈장르로 나타난다. 포스트모던 건축은 기능주의적이고 중앙집권적인 밋밋한 건축에서 장식과 열린 공간을 중시하고 분산적이며 옛것에 현대를 접합시킨 패러디가 유행한다.

개성 ·자율성 ·다양성 ·대중성을 중시한 포스트모더니즘은 절대이념을 거부했기에 탈이념이라는 이 시대 정치이론을 낳는다. 또한 후기산업사회 문화논리로 비판받기도 한다. 산업사회는 분업과 대량생산으로 수요에 의해 공급이 이루어지던 시대이다. 이제 컴퓨터 ·서비스산업 등 정보화시대에 이르면 공급이 넘치고 수요는 광고와 패션에 의해 인위적으로 부추겨진다. 빗나간 소비사회는 때로 포스트모더니즘의 실험적이고 긍정적인 측면을 무력하게 만들기도 한다.

탈이념, 광고와 패션에 의한 소비문화, 여성운동, 제3세계운동 등 포스트모던시대의 사회정치현상은 한국사회와도 무관하지 않다. 미술 ·건축 ·무용 ·연극에서는 실험과 저항이 맞물려왔고 1980년대 말 동구권의 사회주의 몰락과 문민정부의 출현은 한국 문학과 예술에도 포스트모던 바람을 일게 하였다. 근대나 현대는 서유럽에 비하여 짧고 급속히 이루어졌기에 시민의식과 기술산업사회가 균형을 이룰 수 없었다. 서유럽과 한국사회를 똑같이 볼 수 없는 여러 상황에 의해 한국사회에서 포스트모더니즘은 영역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이옵니다...'

-_-.....

'출처는 네이버 백과사전이옵니다.'

......

......



'이제 더 이상 이야기도 하기 싫네. 지금부터 듣기만 하게.'

......

'넌 지금 니가 기껏해야 옥에 갇힐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것은 희망에 불과하네. 내가 맘만 먹으면 넌 당장 물고기밥이야.'

......

'어떤가? 아직 생각은 바뀌지 않았나?'

'소녀, 조금도 부끄럽지 않사옵니다. 살아 이름을 더럽힐 바에야 죽음을 택하겠습니다.'

'그깟 순결, 정조 때문에 목숨을 버린다고? 제정신인가?'

'그깟 목숨을 버려 순결, 정조를 지킬 수 있다니, 이 얼마나 행복한 선택이겠습니까?'

......

'그리고 그깟 욕망 때문에 타인을 가지고 놀려 들다니, 참으로 한심한 선택입니다.'

......

'좋아, 오지 않을 그 이서방이라는 놈을 기다려볼텐가?'

'시대가 지나도 명색이 춘향이옵니다.'

......

'좋을대로 하옵소서.'

'수령님 자작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1세기 춘향전 - 3  (7) 2006.06.11
국제판 개미와 베짱이  (8) 2006.06.06
21세기 춘향전 - 2  (10) 2006.06.01
21세기 심청전 - 2  (2) 2006.05.16
21세기 피터팬 - 1  (8) 2006.05.05
위인들의 유언  (4) 2006.04.29
  1. 벼룩
    포스트 모더니즘에 대해서 조금 궁금했었는데 친절하게 퍼다 붙여주셔서 감사. 너무 심심해서 눈물이 날 때 한 번 제대로 읽어봐야겠군요.
    • 2006.06.02 18:34 [Edit/Del]
      네이버 사전의 장점은 아는 척 하기 좋다는 점이고
      단점은 정작 보고도 무슨 뜻인지 전혀 알 수 없다는 점인 것 같아요 -_-;
  2. '밭이 아주 넓거나 밤이 아주 짧았나 봅니다.'
    이 부분에서 그만 미친듯이 웃어버렸습니다. :)
    • 2006.06.02 18:34 [Edit/Del]
      주경야독... 사실 제 변명거리이기도 한지라 -_-;
      그런데 세상에서 가장 한심한 변명거리가 시간 없다는 것 같아요.
  3. 안녕하십니까?

    감동적인(^^) 글이군요.
    이 글 정도의 스크롤 압박은 제가 견디기 힘들어 하는데 끝까지 읽게 되었습니다. ㅎ~
  4. 덧말제이
    푸하하며 즐겁게 읽었습니다. :)
  5. 은하
    영웅호색이라지 않느냐.

    그렇다고 호색은 영웅이 아니옵니다.

    원츄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