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냐 신화냐은퇴냐 신화냐

Posted at 2008. 7. 22. 21:21 | Posted in 풍기문란 연예부
곧 서태지가 돌아오네요. 전 당연히 서태지 팬이 아닙니다. 여자 보기도 바쁜데 제가 왜 남정네를 좋아하겠습니까? 여하튼 서태지가 워낙에 대단한 인간인만큼 이번에도 언론이 시끌벅적, 덩달아 우리도 시끌벅적한데 대체 서태지는 어느 정도에 위치시켜야 할까용? 사람마다 생각은 다르겠지만 저는 적어도 '음악'으로 서태지는 더 이상 한국 대중음악계를 주름잡기는 힘들다고 봅니다.

물론 그가 처음 등장했을 당시의 바람은 단순히 마케팅이나 시운(時運)에서 온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4집까지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를 했고 그것들은 한국 대중음악계에 항상 놀라움으로 등장했죠. 더군다나 거기에 대중성까지 절묘하게 덧칠한 그의 능력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고 봐도 과언은 아닐 듯 합니다. 표절 문제가 붉어져 있고 그게 사실이라고는 해도 그가 세운 업적을 무너뜨리기에는 부족합니다.


그래도 표절은 좀 인정했으면...

그러나 솔로 전향 후 그의 음악들은 그다지 충격적이지도 대단하지도 않았습니다. 평론가가 따라잡지 못하던 서태지와 아이들 1집, 그저 입 벌리고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던 서태지와 아이들 2~4집과 달리 솔로 앨범 두 장에 대한 평가는 과거의 그것들에 비해 많이 떨어졌음은 부정할 수 없죠. 더군다나 앨범 발매 때마다 긴 공백 기간이 있었음을 생각하면 이미 그가 한국 대중음악계의 압도적 존재가 될 수 없음을 보여줍니다.

물론 서태지 팬들은 이에 대해 반발하고 있지만 한 명의 천재가 계속해서 음악계를 주름잡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비정상입니다. 예전에는 시장도 작고 원하는 음악을 듣기 위해 라디오를 켜야 했으며 해외 음악의 유입도 매우 작아 소수만의 것이었지만 지금은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원하는 곡을 다운 받을 수 있으며 외국에서 생활하며 현지 음악을 느끼던 이들이 귀국해 국내에 다양한 장르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인디계에는 더욱 다양하고 뛰어난 음악이 존재하여 천편일률적 대중음악계에 또 다른 동력원으로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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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는 다르지만 우리는 하나

서태지가 비록 명성을 위해 은퇴한 것은 아니겠지만 은퇴가 그의 능력을 과대 포장하고 있음은 사실이라 봅니다. 비단 서태지만이 아니고 대중음악계만이 아닙니다. 당시 서태지와 함께 칭송받던 듀스의 이현도를 보세요. 힙합 구조한다고 나오더니 요즘은 거처도 궁금할 정도이지 않습니까? 신해철이 그나마 네임 밸류가 있다고는 하나 그가 내놓는 앨범이 압도적이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그냥 꾸준히 인정받고 호응을 얻는 거죠. 영화 평론 쓰던 듀나가 당시 압도적인 해외 정보를 통해 자리를 굳혔으나 지금은 전혀 대단해 보이지 않는 것도 비슷한 현상이죠.

가요계 외에도 은퇴를 통해서 신화가 된 이들은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마이클 조던이죠. 조던이 신화화 된 이유는 NBA가 세계화를 위해 그를 내세운 게 큽니다. 그리고 그러한 신화를 유지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6회 우승 후 NBA를 은퇴했기 때문입니다. 공백기를 거쳐 복귀한 그는 협회의 '뜨거운 감자'였는데 그로 인해 인기를 되살릴 수는 있겠으나 역으로 그가 망가지는 모습을 보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협회는 신화를 무너뜨리지 않게 하려 했으나 나이가 마흔인지라 (...) 젊은 애들에게 치이며 결국 올스타전 투표에서 밀리고 감독 추천으로 올스타전에 출전하죠. 거기다가 반강압적(...) 분위기로 선발출전을 하더니 (원래 감독 추천 선수는 후보입니다) 올스타전에서 머라이어 캐리가 'hero'를 열창하기까지 하는 등 온갖 배려를 하며 신화를 유지시키고자 했습니다. 뭐, 결국 게임은 반쯤은 조던 때문에 졌습니다만...


좋든 싫든 양키들 쇼맨십은 인정해야 할 듯...

마리아 타카기 역시 은퇴를 통해 전설로 남은 인물 중 하나입니다. 단지 농구나 음악계가 아닌 AV계(...)라는 차이가 좀 크기는 합니다만... 여하튼 2003년 최우수 신인상, 여배우상, 작품상, 미소녀상, 화제상을 해 먹으며 주요 6개부문 중 5개부문을 싹쓸이하는 진기록을 세우고서 다음 해 돌연 은퇴했습니다. 은퇴했으면 노모 하나쯤은 내 주는 센스도 없이 연예계로 진출해 많은 이들의 그리움을 받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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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한국과 일본야구 역사상 5관왕은 각 한 명 씩 뿐이다. 이승엽과 이치로...

죽은 사람 들볶는 것 같기는 하나 저는 김광석도 마찬가지라 봅니다. 김광석이 사실 구리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서태지도 마찬가지이지만) 사라진 덕택에 그리움이 극화되어 그 평가가 더욱 높아졌다는 것이죠. 그러나 사람은 결국 비슷한 것에는 조금씩이나마 질리게 마련입니다. 적어도 지금처럼 계속해서 찾고 하지는 않았을테고 열성 팬들을 만들지는 못했을 것이란 게 제 생각입니다.

인간 심리는 참으로 신기해서 가까운 지나간 일에 대해서는 자신의 선택한 것이 잘못됨을 후회하지만 긴 지나간 일에 대해서는 선택하지 않은 일을 후회합니다. 되돌아 올 수 없기에 그 아쉬움이 더욱 큰 것이겠죠. 여하튼 서태지도 이제 계속 얼굴 비추며 그 명성은 조던이 올스타에 탈락했듯 조금씩 깎여 내려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대중 음악이 죽는다고 징징 짜도 10년 전과 비교하기는 좀 그렇죠. 저같은 독거 노인이야 취향이 올드한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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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마리아 타카기에 대한 더 많은 정보는 여기
  1. 요즘 서태지의 컴백에 대해서 말이 많은데..
    욕을 하든 뭘 하든 별로 신경 안쓰이고
    빨리 앨범이나 나왔으면
    콘서트 날짜도 빨리 다가왔으면
    하악하악..
  2. 비밀댓글입니다
  3. 비밀댓글입니다
  4. 여자 보기도 바쁜데 제가 왜 남정네를 좋아하겠습니까?...명언입니다.
    제가 남자 가수를 싫어하는 이유죠.
  5. !@#... 하지만 역시 정점에 있을때 자빠져서 신화가 되는 것보다, 계속 좋은 작품을 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좀 덜 신화스럽더라도 최소한 무척 우수한 결과 정도는 내주니까요. (카나분의 노모 컴백을 환영했던 1인)
  6. 은퇴를 하던 안하던 신화였는데...
    은퇴했다고 능력이 과대포장 됬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다만 최고의 기억으로 남는다는것...


    서태지가 꼭 충격적이고 새로운 음악만 들고 나와야 하나요?
    음악적으로 평가를 받아야지...
    지금까지 3장의 솔로앨범을 냈는데 2장은 어떤 앨범을 말하는지 모르겠요.
    솔로1집은 명반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정도면 괜찮은거 아닌가??



    그리고 원래 초기에는 영향을 받으면서 발전하는거 아닌가?
    내가 보기엔 영향을 받았지만, 그것을 자기 것으로 재창조했다는것에 큰 의의를 두지
    나쁜 의도에 표절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또 그런소리 들을만큼 완전히 똑같다고 생각들지 않는데요??

    밀리바닐리는 뭔가 전체적으로 똑같은 리프나 멜로디가 반복되서 그렇지 정작
    서태지랑 비슷한건 몇 부분 안돼고, 그것도 영향을 받았다고 느껴질뿐이지 완전히
    똑같다고 생각들지 않습니다.

    댄스음악 초기에 그 정도 영향은 여타 다른 가수도 있는건데 왜 서태지한테만 화살을
    집중하면서 표절이니 어쩌니 하면서 표절가수로 몰고 가는지 모르겠네요.
    차라리 서태지는 완벽한줄 알았는데 비슷한 부분을 들으니 실망이다 그렇게 표현하던가
    그쪽이야 말로 뭐 얼마나 알고 있다고 서태지한테 표절을 인정하느니 말라느니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해서 말하는데
    무슨 밀리바닐리와의 관계가 지금와서 우연히 밝혀진것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건 이미 서태지와 아이들 당시 서태지 본인이 밀리바닐리한테 영향을 받았고 좋아했다고
    직접 밝힌적이 있고, 물론 평론가들이나 음악관계자들도 그 정도 사실은 알고 있었겠지만
    표절이라고 그런식으로 비하한적은 없었습니다.


    전 서태지 비판하는 사람들을 보면 솔직히 공감이 안가는게 많아요.
    자기딴에는 객관적으로 거론한다고 거론하는건지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엔 자기 기준에서 서태지를 엮어둘려는걸로 보이거든요.
    정작 진지하게 음악적으로 평가하는 사람은 별로 못 본것 같아요.
    그냥 새롭지 않다, 충격적이지 않다, 표절이다 이런걸로 한방에 평가하려는 듯.
    물론 그것도 삐뚤어진 시선으로....
    • 2008.07.23 13:47 신고 [Edit/Del]
      은퇴하지 않았다면 지금보다야 급이 낮겠죠. 팬, 평론, 일반 대중은 모두 따로 놉니다.

      저는 음악에 별 관심이 없어 개인 감상은 언급할 필요가 없으나 솔로부터는 평가가 확실히 낮아졌죠.

      90년대에는 되려 지금보다 표절이라 불릴 곡은 적었습니다. 외국 음악의 유입이 적었던지라 베끼면 대놓고 베끼던 시절이고 들여 올 때도 한국틱한 변방의 매력을 가지고서 수입했죠. 하지만 서태지 정도면 표절이라고 봐도 무방한 수준입니다. 영향 받고 좋아했다고 해서 곡을 가져다 쓰면 안 된다고 말할 수는 없죠.
  7. 윗분이야말로 음악적으로 서태지가 어떤지 좀 생각해 봤으면 하는 바람이...;;;;;

    나도 서태지 솔로 1집은 정말 안습이었음. 싸구려 하드코어~반면 시대유감이나 프리스타일 같은 곡은 지금 들어도 좋더라. 초큼 촌스러운 감은 있지만....
  8. 죽거나 사라지면 그 가진 바에 비해 크고 아름답게 포장되기 마련이라지요. 쩝.
    어쨌거나 서씨 아자씬 주위에서 '언제나 짱이에염', '당신이 개척자' 이 딴 소리만 안 하면 그냥 슥 지나치면 그만인데 하도 여기저기서 떠드는 통에 괜히 심술을 부리게 만들더군요. -_-;

    마리아 타카기라...좋은 정보 고맙습니다. (한데 얼핏 보니 제 취향에 맞는 처자는 아닌 듯...컥)
    • 2008.07.24 22:27 신고 [Edit/Del]
      명성의 힘이란 게 대단한 만큼 또 쌓기도 힘들죠. 아직까지 서태지 붙들고 늘어지는 건 그간 가요계에 얼마나 빅 스타가 없었나를 보여주는 반증이 아닐까 생각도 해 봅니다. 취향은... 보다 보면 또 바뀌덥니다 -_-;
  9. 서태지에 대한 관심이 거의 전무한지라... 지나쳤던 글을 이제야 읽었습니다. 다른건 몰라도 "인간 심리는 참으로 신기해서 가까운 지나간 일에 대해서는 자신의 선택한 것이 잘못됨을 후회하지만 긴 지나간 일에 대해서는 선택하지 않은 일을 후회합니다" 이 말씀에는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득도하신듯한 표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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