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책론경제정책론

Posted at 2006. 6. 18. 19:45 | Posted in 책은곧배게 학술부
 경제정책론 교수님이 과제로 K. Boulding의 책 앞머리를 번역, 정리하라고 하더군요. 처음에는 웬 쌩뚱맞은 짓인가 했는데 이 글 정말 명문입니다. 몇 번을 봐도 아쉽지 않을 글인데 아직 완역번역이 없어서 아쉽군요.  



經濟政策이란 무엇인가?


1. 들어가며

  정책이란 주어진 목표를 위해 행동을 지휘하는 원리를 뜻한다. 그러므로 정책학에서는 “우리는 무엇을 원하는가”, “어떻게 달성할 수 있는가”, “ 우리는 누구인가”의 세 가지 의문이 빠질 수 없을 것이다.


2. 우리는 무엇을 원하는가 (목적)

  과학은 목적보다는 수단을 고려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무엇을 원하는가”라는 질문은 인간 활동의 궁극적 목적을 제시할 수 없는 사화과학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사회과학은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어도, 사람들이 추구하는 바의 옳고 그름에 대한 윤리적 접근은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과학자들은 “목적”에 대한 연구에 기여한 바 있다. 즉 사람들이 목표라고 생각하는 많은 것들이 사실 더 궁극적인 목표를 향한 수단일 뿐이고, 인간 활동에는 하나의 목적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많은 목적이 존재하며 어떤 목적들은 서로 조화될 수 없다는 사실을 지적해 낸 것이다.


3. 어떻게 달성할 수 있는가 (수단)

  과학자들이 목적에 대한 연구에 한계가 있다면, “수단”에 대한 연구는 그들의 고유한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과학적 지식은 요령이나 기술과 거의 상응하는 말이며, 과학적 지식의 타당성은 “예측 능력”을 통해 검증된다. 모든 과학은 세상의 질서를 연구하며, 혼돈이 있는 곳에 과학이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사회에는 무질서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사회과학이 곤란을 겪는 것은 질서를 찾아내는 어려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명확한 질서의 부재에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상황이 혼란 속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개인과 사회 행동 양식에는 중요한 질서가 분명 존재하고, 예측 불가능한 개인 행동 양식 연구보다 “통계 법칙”의 원리를 적용할 수 있는 사회 행동 양식 연구가 이 질서를 발견하는 데 용이하다.

  사회과학은 질서뿐만이 아니라 “동일성” 또한 탐구해야 한다. 동일성이란 다양한 수량 사이의 관계를 의미하며, 전체는 부분의 합과 같다는 명제에서 유도된다. 동일성으로 인해 시스템의 상관관계와 대등관계가 조정되고, 여러 결정들 사이에서 조화를 이룰 수 있다. 특히 경제적 동일성은 “욕조 이론”으로 설명될 수 있다.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을 생산, 하수구 밖으로 흘러나간 물을 소비로 간주하여, 주어진 기간 안에서 어떤 품목의 축적물에 대한 증축 부분은 생산된 품목의 수량과 같고, 소비된 품목의 수량보다 적다는 것이다. 이 밖에 “재료 균형 동일성”은 주어진 품목의 생산에 필요한 재료의 양이 한정되어 있을 때, 동시에 생산될 수 있는 모든 다양한 품목이 그 양에 있어 제약을 받게 한다.

지금까지 언급한 “실물자 동일성 외에도 화폐 시스템을 규정하는 동일성이 있다. 이는 첫째, 전체 금전 축적량은 각각의 금전 보유량의 합과 동일해야 하고, 둘째, 지불된 금전의 양은 사들인 물건의 가치와 같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순자산은 모든 자산의 합과 동일하고, 모든 부채의 합보다는 작다는 “대차 대조표 동일성” 또한 빠뜨릴 수 없다. 이처럼 동일성은 가능성의 한계를 규정한다. 즉 우리는 생산한 것보다 더 많이 소비할 수 없고, 생산한 것보다 더 적게 축적할 수 없는 것이다.


  동일성이 가능성과 불가능성을 구분한다면 “경험적 관계”는 실현성과 비실현성을 구분한다. 가격이 상승하면 소비가 증가하는 것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대개의 경우 소비가 줄어들게 되는 것처럼 가능성과 실현성은 서로 다른 개념이고, 분석을 통해 실현성을 측정할 수 있다. 비록 가장 실현성이 높은 것이 무엇인지 규정되었어도 그에 따른 최고의 정책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 질문에 관한 경제 분석은 “후생경제학”으로 알려져 있다.

“순수경제학”이 천문학이라면 “후생경제학”은 점성술이라고 할 수 있다. 천문학이 천체의 상호관계와 움직임을 연구하는 것처럼 순수경제학은 가격, 양, 교환 등에 초점을 둔다. 반면 점성술이 별의 어떤 특정한 자리가 다른 자리 보다 우세하다고 간주하는 것처럼 후생경제학은 경제의 장 안에서도 어떠한 것이 다른 것보다 좋거나 나쁘다는 것을 전제한다.

따라서 우리 사회에서 “정책”이란 위에서 전제한 것처럼 가격, 소득, 임금 등에는 차이가 있고 이것이 인간의 복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후생경제학은 최적 상태의 범위를 어느 정도로 한정시켜야 하는지에 관한 문제점에 봉착한다. 여기에는 두 가지 학파의 의견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Pareto와 Hicks가 주장한 것으로 누군가를 좀 더 나은 상태로 만들되 다만 어느 누구도 더 나쁜 상태로 만들면 안 된다는 것이다. 나머지 학파는 Bergson과 Samuelson로 대표되며 각각의 개인과 그룹이 선호하는 것에 따라 복지의 기능이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첫 번째 학파는 사람들은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데도 불구하고 무언가를 얻어내야 하고, 나쁜 상태가 된 사람들에게는 어떠한 긍정적인 가치도 존재할 수 없다는 성급한 가정을 내렸다는 데 그 한계가 있다. 또한 다양한 “고객”의 입맛을 맞춰야 한다는 두 번째 학파는 사실상 아무런 결론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처럼 극단적 상황 외에 대부분의 경우 한 사회에서 정치적, 경제적 토론을 거쳐 전반적인 의견 일치가 도출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개개인은 다소 비슷하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도 그리 불합리적이지 않을 것이다. 개개인이나 그룹이 서로 다르기만 하다면 정책을 내리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4. 우리는 누구인가

  과거 중상주의 사회에서는 “우리”의 개념을 “지배 계급”으로 정의했다. “신민”이라는 개념은 당시 많은 사람들이 왕의 뜻을 이루는 도구라는 당시 사회를 반영하는 것일 테이다. 그러나 “시민”이 등장하고 민주주의 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힘의 국가”의 개념 또한 “일반 복지 국가”로 대체되었다. “누구를 위한 복지인가”라는 문제의 답이 “모두”로 상정된다면 “일반 복지” 정책은 일정 정도의 소득 분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론에서든 현실에서든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 고려하지 않고 전체 소득 증가에만 집중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소득 분배의 변화에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은 어떠한 다른 요소보다도 큰 역할을 해왔다.

또한 정책의 역할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정책은 각자의 이익을 추구하는 압력 단체뿐만이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고 정의를 추구하려는 욕구의 영향도 받는다. 완벽한 정책은 없을 테지만, 많은 경제학자들은 정책이 정치적으로 실행될 수 있는지 고려하지 않은 채 단지 정책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가지 못한다고 비난한다. 그러나 “경제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정치적으로 불가능한” 정책의 실행은 최대한 유보해야 하고, 이는 경제 분석을 통해 정책이 경제적으로 바람직한지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경제정책은 고려 대상을 해당국가의 거주자들로만 한정시켜야 할까? 각 나라가 다른 나라를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국민에게로만 복지정책을 한정시킨다면 모두의 굶주림을 유발시킬 것이고, 각자의 국가 안보만 추구한다면 전체의 불안정을 가져올 것이다.


  경제정책의 의미는 “생태학적 접근”으로 사회를 바라볼 때 보다 분명해진다. 이는 거의 모든 과학의 기본 개념으로, 어떠한 공동체에서든지 다양한 종류의 생물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것이다. 복잡한 먹이사슬과 영향순환 등의 관계는 평형상태를 유지시킬 수 있게 해준다. 이렇듯 인간 사회 또한 생태학적 시스템으로 간주될 수 있고, 여기서 또한 상호 협동 - 보완관계, 기생 - 약탈관계 등 여러 가지 양상이 나타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의 평형상태는 줄곧 방해를 받아왔다. 사회 외부적 요소나 내부적 요소 모두 이에 영향을 미치는데 이 과정을 통해 역행될 수 없는 변화가 누적된다. 즉 사회 자본은 건물이나 길, 지식이나 기술 등의 형태로 축적되고 매년 사회는 새로운 단계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예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시스템에서의 누적된 변화가 점차 “천이”라고 불리는 급격한 변화를 가져온다.

역사 또한 외부의 침략이나 내부적 변형에 의해 천이 현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어떤 사회적 상태에서는 오랜 기간동안 자각할만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이것을 “정상상태”라고 하는데, 각 세대는 선조의 시대를 그대로 답습하고, 매해가 지난해와 같을 때 등을 의미한다. 실제로 역사상 구석기 시대가 50만년간 정상상태 속에 있었다는 것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5. 정책이란 무엇인가

  생태학적인 관점에서 “정책”의 개념을 바라보자면 정책집행자들의 목표를 위한 생태계의 계획적인 왜곡으로 정의내릴 수 있다. 이러한 자연 상태 왜곡은 정해진 목적에 따라 쓸모없는 것은 줄이고, 바람직한 것은 늘리는 행위에 의해 실현된다. 비슷한 방법으로 사회 정책이나 경제 정책을 “사회적 농업”이라고 간주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개념은 어떤 것이 다른 것보다 이익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다는 것을 전제로 둔다. 농민이 나무를 베고, 잡초를 뽑고 대신 옥수수를 심고, 가축을 길러 농업 생산력을 높이는 것과 같이 “정책”은 도둑보다는 성실한 공예가를, 결손 가정보다는 행복한 가정을, 착취하는 독점기업보다는 생산적이고 발전적인 기업을 늘리는 등의 노력에서 발견된다.

 

6. 나가며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정책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그리고 “누구에게”라는 세 가지 질문이 빠질 수 없다. “무엇을”이라는 개념은 목표보다는 방향에 가깝지만 정책을 논하는 데 빠질 수 없고, “어떻게”는 사회 생태계의 가능한 상태를 규정하는 법과 여러 관계를 총칭하는 개념이라는 것을 알았다. 또한 “누구에게”의 개념은 우리가 사회의 균형을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는지, 소수를 보호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지 등의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강조되어야 할 점은 정책에서는 한 가지 목표만이 가정될 수 없고, 어느 상황에서든지 사회적 선택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어떻게 선택이 이루어지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대안들이 존재하고, 우리는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에 관한 문제일 것이다.


  경제정책의 주요한 목표는 경제 성장, 경제 안정, 경제적 정의, 경제적 자유로 꼽을 수 있다. 이 목표들은 모두 연관되어 있고, 각각이 복잡한 관계를 맺는다. 처음 두 목표는 비교적 분명하고 통계 지수를 통해 쉽게 측정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나머지 두 목표는 모호하며 측정하기 곤란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데 중요한 의의가 있다. 만약 다섯 번째 목표를 첨가해야 한다면 “평화”나 “통합”을 꼽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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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무플... 자삭해야 하나 -_-
  2. 어이쿠 이런. 어렵네요. 일단 자삭하시기 전에 글을 접는 기능을 사용해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3. 머리가 버벅거려서 못 읽겠더이다-_- 이따 다시 도전할 터이니 삭제하지 마시길
  4. 이번 학기 "정책분석론"이라는 제목과 다르게 교재로 "정책분석의 정치경제"가 선택되어 저의 안구에 습기를 마를 날 없게 했던 과목과 연관이 있군요..ㅠ_ㅠ 덕분에 유익한 글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 개념은 어떤 것이 다른 것보다 이익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다는 것을 전제로 둔다. 농민이 나무를 베고, 잡초를 뽑고 대신 옥수수를 심고, 가축을 길러 농업 생산력을 높이는 것과 같이 “정책”은 도둑보다는 성실한 공예가를, 결손 가정보다는 행복한 가정을, 착취하는 독점기업보다는 생산적이고 발전적인 기업을 늘리는 등의 노력에서 발견된다.]

    이 문장이 와닿는군요. 이헌재 사태를 보니 더군다나 말입니다ㅠ_ㅠ
    • 2006.06.20 22:43 [Edit/Del]
      이방인님의 자료가 많은 참고가 된 과목입니다 ^^ 그보다 이헌재 건은 정말 예리하게 보셨네요, 좀 오버하지 않나 했는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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