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껍지만 받아들여야 할 장원삼 트레이드띠껍지만 받아들여야 할 장원삼 트레이드
Posted at 2008. 11. 17. 17:35 | Posted in 정력은국력 체육부요즘 야구 게시판들은 장원삼 현금 트레이드로 난리법석입니다. 삼성이 히어로즈에 30억 주고 장원삼 데리고 온다는 게 그 골자. 사실 양키제국은 팀이 많다보니 어차피 포스트시즌 못 올라갈 것 시즌 깨끗이 접고 몇 년 리빌딩에 들어갈 수 있는데 반해 한국은 팀이 8개로 적은지라 트레이드 자체가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행여나 잘못되면 상대팀에게 이득을 크게 주니까요. 특히나 자신들에게 이익이 없는 현금 트레이드는 더욱 드뭅니다. 팀 사정상 균형이 맞지 않는 거래를 행할 때가 있는데 이 때 득실 맞추기 용으로 현금을 끼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이 경우가 아닌 때가 한 번 있었는데 바로 쌍방울의 선수 팔아먹기 러쉬였습니다. 가뜩이나 스몰마켓이었던 전주를 홈구장으로 쓰고 있던 쌍방울 레이더스는 외환위기로 제정신이 아니었던 시절에 모기업까지 비실거리다보니 결국 조규제, 김기태, 김현욱 등 좋은 선수들을 마구잡이로 팔아넘깁니다. 그러고도 숙식비 외상까지 갚지 못했을 정도였으니 그 상황은 그야말로 안습 그 자체였습니다. 이를 SK가 인수하고 FA제도가 어느 정도 정착되자 현금 트레이드는 눈에 띄지 않았는데 간만에 큰 게 한 방 터지네요. 선수 한 명에 30억이라...
제 생각에 이 트레이드는 띠껍지만 받아들여야 할 트레이드라 생각합니다. 이 트레이드는 이미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라는 개양아치 유령기업에 구단 경영권을 넘긴 순간부터 일어날법한 일이었습니다. 어거지로 우리담배에게 엉겨붙었지만 오히려 이미지만 상할 것을 알고 난 후 우리담배도 떠나 버리고 이렇다 할 거대 수입원이 없는 게 히어로즈의 형편입니다. 이장석 대표는 분납금 낼 돈은 있다고 뻐기고 있지만 그럴 상황이었으면 장원삼을 팔지도 않았겠죠.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면 장원삼 현금 트레이드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는 히어로즈 경영 자체를 접어야 할 상황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두 가지 시나리오가 그려지는데 하나는 히어로즈 팀 자체를 없애고 7개 구단으로 재편하는 것이며 또 하나는 7개 구단이 고통분담하며 히어로즈에 매년 팀당 20억 가량을 지원해서 앵벌이 구단을 끌고 가는 것입니다. 요즘 돌아가는 형편을 볼 때 두 번째 시나리오는 거의 가능성이 없다고 봐야 할테니 7개구단으로의 회귀가 유력하겠죠.
이번 사건은 적자만 보는 한국 프로야구 구조에서 양아치 기업 경영으로는 버텨낼 수 없음을 잘 보여준 사례입니다. 하지만 이 양아치 히어로즈가 싫다고 해서 트레이드가 성사되지 않는다면 당장이 간당간당한 히어로즈를 아주 내치는 꼴입니다. 대기업이 나서서 히어로즈를 사 준다면 좋겠지만 기업주들이 마더 테레사도 아닌데다가 요즘 경제도 뒤숭숭한지라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습니다. 제가 볼 때 이런 상황에서 히어로즈를 인수할 후덕하고 자금력 넘치는 분은 두 분밖에 생각나지 않는군요.
제가 걱정스러운 것은 이번 일로 히어로즈의 이미지는 거의 끝장이라는 겁니다. 지난 번 미국이랑 통화스왑 협정 체결했다고 명박이가 좋아했지만 사실 그걸 쓰는 순간 한국 외환 빵꾸났다는 거 광고하는 꼴이기에 쓸 수 없듯 이번 트레이드로 인해 자칭 3년간 구단 운영할 돈 있다는 아무도 안 믿는 뻥카 지르던 센테니얼은 거지임이 드러났습니다. 이장석 대표 자기 말로도 스폰서 끊긴 게 이번 트레이드의 가장 큰 이유라는데 경영 이런 식으로 하는 구단에 누가 스폰서 서겠습니까? 이런 기업을 경영진이라 앉힌 KBO의 무개념부터 이 사건의 씨앗은 있었다 봐야할 것 같네요.
어쨌든 현재 트레이드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얍삽한 KBO가 이를 이사회로 넘겨 책임회피에 성공했는데 6개 구단 단장이 반대하니 이미 2/3 반대로 끝이거든요. 지금 타 구단들은 불문율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저는 히어로즈를 어떻게 할지, 프로야구를 어떻게 이끌고 갈지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군요. 삼성이 얍삽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어쨌든 히어로즈는 돈이 심하게 궁하니 선수 파는 것 외에 대안은 없습니다. KBO 이사회가 어떤 대책을 낼 수 있는 상황으로 보이지도 않고요. 우선 이장석부터 자르고 좀 상식적인 경영진을 앉혔으면 하는 생각만 머리를 맴도는군요.
PS. 마지막으로 삼성의 구단 경영 센스에 대한 기호태님의 글을 추천합니다.
'정력은국력 체육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무현 찍고 마해영 죽이기 (24) | 2009.06.01 |
---|---|
한국에 돔구장이 필요할까? (15) | 2008.12.18 |
띠껍지만 받아들여야 할 장원삼 트레이드 (14) | 2008.11.17 |
스포츠의 사회적 책임 (12) | 2008.10.06 |
리더십의 조건은 '승리'와 '실력' (8) | 2008.09.27 |
올림픽 메달 연금 줘야 할까? (19) | 2008.09.08 |
여전히 승환님의 위트는...................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진짜 저런 순간 순간 나오는 위트는 어디서 나오는 겁니까???
ㅎㅎ
덕분에 아주 난리가 났습니다...
레알 마드리드와 첼시까지 토너먼트 출전하질 않나 사우디의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모 팀이 젭알 끼워달라고 막대한 오일 머니를 들고 찿아가질 않나...
한국 축구팬들은 행복하게도...."티비" 로 봐야해서 행복합니다...
THX God~
이거 세계 최고의 리그가 탄생하는 것 같습니다. 문선명 만세!
그나저나 레알마드리드는 알고 있었는데 첼시라... 후덜덜;;;
야구선수 거품은 연예인 거품에 비하면 양반이라...관대하게 보는 중입니다.( __);;
덧_전 데이타이스트의 스태디엄 히어로(맞나?)를 즐겨했지요. 불꽃 마구와 10할 타자의 대결!!
저 짤방 캐인상적이네요. RBI 야구를 어렸을 때 좀 한 거 같은데, 그 전 버전인가..
RBI는 아니고 패미스타의 개조버젼인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