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장애인 아들 따라 대학가야 하는 나라어머니가 장애인 아들 따라 대학가야 하는 나라

Posted at 2008.12.01 19:22 | Posted in 예산낭비 문화부

뉴스란 관점 나름인데 전 인간이 좀 비뚤어져서 뉴스도 그렇게 봅니다. 오늘 대학 진학까지 함께 한 애틋한 모정이라는 글을 읽었는데 참 팍팍한 세상에 나름 따뜻한 기사임에도 보다보니 또 마음 한 구석이 불편해지더군요. 아들은 정신 지체아가 아니고 가끔 마비 증세가 있다고 해도 어머니가 하루 긴 시간을 함께 해야 할 이유까지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이게 한국 특유의 과도한 모정 때문도 아닌 게 대학의 장애인 관련 복지가 엉망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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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인적자원부의 2005년 발표에 따르면 대학의 장애학생 교육복지 평균점수는 50점대에 불과합니다. '우수' 등급을 받아야 그나마 장애학생이 생활이 가능하다는데 총 25개 대학,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대학까지 고려하면 실제 약 10% 정도만이 우수 이상의 평가를 받은 셈입니다. 그나마 이 자료도 신뢰하기 힘든 게 박종국씨의 보도에 따르면 이 채점 방식이 학교 자체 평가에 근거한다고 하네요. 대학 가려는 학생에게 직접 수능 점수를 쓰라는 격입니다. 돈 많이 받는 서울대라고 별다를 바 없고요.

이 정도는 애교인게 제가 다니는 모 잡대는 이번에 화장실을 갈아 엎었습니다. 무려 화장실 개수를 반으로 줄이며 과감하게 장애인 화장실을 설치했죠. 이 얼마나 아름다운 광경이냐고 생각하며 건물을 나갈 때 깨달은 점은 이 학교는 엘리베이터는 물론 도움을 통해 휠체어가 올라갈 경사각도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말도 안 되는 평가도 그렇지만 실속 없는 장애인 복지시설을 대학이 설치하는 것은 평가와 교육부의 지원금 때문인데 덕택에 이런 황당뉴스도 꽤 있네요. 내가 다니는 곳보다는 좀 덜하구만...

사실 건물을 올라가기 이전에 대학을 가기도 쉽지 않습니다. 장애인 특별전형을 시행하고 있으나 그 문이 꽤나 높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기타 수시 모집보다 지원 점수가 높은 경우도 있고요. 최순영 의원에 따르면 아예 문에 들어서지도 못하게 하는 경우도 많고 입학 가능 인원도 점점 줄고 있다고 하네요. 그렇다고 대학을 나오면 뭐가 좀 나아지느냐? 그렇지도 않은 게 대기업들은 많은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내면서도 그 문을 열어주지 않음은 이제 상식이 되어 버렸습니다. 중소기업에서야 뭐 이런저런 거 챙길 처지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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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캐백수 신세인 본인도 이런저런 거 챙길 처지가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이는 효율성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소수 중에서도 극소수인 장애인 때문에 큰 돈을 쏟아붓는 것을 사회적 낭비라 생각할 수도 있죠.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우리 모두가 잠재적 장애인이라는 말, 장애인에 대한 설비 투자는 사회적 보험이라는 말은 그다지 와닿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주장을 모두 받아들인다 해도 효율성을 이룰 경우 그 돈이 누구 주머니로 들어가는가는 다시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 적어도 약자를 고려하는 사회 분위기의 조성이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킬지도요.

추천글 : SuJae님의 장애아 위해 과감히 국고지출을 하는 나라

  1. 원래 장애인을 배려하는 시설이있는게 당연한건데
    뉴스에서 뭔가 대단한 일한것처럼 보도하는것도
    문제가있다고 생각되네요...
    원래 해야될일을 했을뿐인데 , 뉴스까지 내다니..
    진짜 황당뉴스가 따로업네요........
    반성 좀 많이해야겠어요...
  2. > 우리 모두가 잠재적 장애인이라는 말
     이 말에 뼈저리게 공감하고 있습니다. 언제 장애인이 될 지도 모르는 상황이고, 다른 비유로 말하면 언제 죽을 지도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죠.
     사실 생각하지도 않게 우리는 장애인이나 약자를 무시하고 비웃는다든지, 특수학교나 거기 다니는 애들을 놀리는 애들부터가 많은 걸 보면 어려서부터 장애인들은 부정적인 존재로 인식되어 교육되고 했기 때문일 듯 싶네요.
     그런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힘들 거 같네요. [나부터도 이상하게 아직도 특수학교 애들 보면 왜 이리 웃음이 나오지...]
  3. 별이
    장애인을 위한 비용이 낭비라는 인식이 팽배한 것도 사람보다 돈이 먼저라는 사회적 합의가 잠재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장애인들의 생활권 보장을 위한 길도 그래서 험난한것 같구요. 비록 지금은 장애인이 드나들 수 없는 장애인 화장실이 생겼지만 다음엔 경사로도 생기고 엘리베이터도 생기고 차츰 사람이 먼저인 사회가 되어가기를 희망합니다.
  4. 그 등록금은 다 어디로 -_-;
  5. 우리가 "청소년 유해 블로그" 에서 기대하는건 이런 올곧은 이야기가 아니야!!
  6. 제 친구도 귀가 잘 안들리는 애가 있는데 간단히 제공할 수 있는 수업 자료집 같은 것도 전혀 준비가 안되어서 많이 고생을 하더군요. 발표 / 토론 식 평가 수업이나 졸업 요건으로 필수적으로 들어야하는 영어강의에서도 많은 문제가 생기구요. 장애 학생들을 위한 하드웨어적인 배려도 필요하겠지만 조금만 더 신경쓰면 되는 소프트웨어적인 문제들도 빨리 해결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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