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판정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비디오 판정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

Posted at 2006. 6. 26. 02:50 | Posted in 정력은국력 체육부

스포츠를 볼 때마다 그 종목이 무엇이든지 심판의 오심은 문제가 된다. 이 덕택에 많은 이들이 울고 웃지만 사실 오심을 0으로 줄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조금이라도 오심을 줄이기 위해 심판의 수를 늘리고 그 질을 재고하는 등 각 스포츠협회마다 백방으로 노력하나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다른 것은 빼 놓고서라도 선수들의 신체조건은 계속해서 좋아져만가고 스포츠에 사용되는 기구도 선수들의 능력을 점점 배가시키는 쪽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심판이 그것을 쫓아다니며 순간적인 일을 판단하는 것은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즉 많은 스포츠가 점점 심판이 올바른 판정을 내리기 힘든 쪽으로 흐르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비디오 및 각종 기기를 사용해 심판의 판정을 보완해 오심을 줄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물론 '오심이 좋지 않다'는 명제는 그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비디오 판정에 대해 말들이 많은 것은 심판의 위치와 권한을 어디까지 부여하느냐에서의 갈등이다. 심판이 게임 진행을 돕는 이가 아닌 판정의 절대자로 본다면 '현행대로 심판에 대한 규정을 그대로 유지한 채 그들의 역량강화를 통해 오류를 줄여나가야 하는 문제'로 받아들이고 비디오 판정은 받아들이지 않게 된다. 또한 단지 게임 진행에 도움을 주는 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심은 가능하기만 하다면 어떠한 방법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극복해야 할 문제'로 파악하고 비디오판정을 도입해 판정의 질을 올리려 할 것이다.

내 생각부터 말하면 나는 전형적인 2번의 편이다. 이유인즉 스포츠의 가장 기본적인 요건 중 하나가 공정성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심판의 권한영역을 바라보는 관점의 문제와 겹치지만 그 선후관계를 놓는다면 그 답은 명백하리라고 본다. 공정성을 위해 심판이 존재하는 것이지, 심판을 위해 공정성이 존재하는 게 아니다. 심판은 그것을 좀 더 편리하게 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따름이지, 그것까지 헤쳐가면서 게임을 좌지우지하는 역할이 아니다. 더군다나 점점 심판이 선수들의 움직임을 따라잡으며 판정이 힘들어지고 있음은 명백해지고 있다.

물론 나는 대부분의 심판이 공정하며 그들이 얼마나 힘든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를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심판의 공정성은 그 어떤 경우에도 완벽히 보장할 수 없다는 사실은 배재할 수 없다. 매우 드물지만 대놓고 심판이 한 편의 손을 들어주는 경우가 언제 어떤 이유로 있을지 모른다. 또한 좀 더 중요한 문제인데 설사 심판이 의도적으로 한 편의 손을 들어주지 않더라도 심판도 인간인 이상 설사 이러한 생각이 없더라도 과거 가진 생각이나 경험 등이 그들의 판단을 흐리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흑인 선수에 대한 좋지 못한 판정은 이러한 점에서 기인할 것이며 슈퍼스타에 대한 안이한 판정 역시 이와 같다. 경기에 임하는 국가의 국적을 지닌 심판을 경기에 참여치 못하게 하거나 체조의 경우 여러명의 심사위원 중 최고점, 최저점을 배재함으로 의도적인 불공정판정은 막을 수 있으나 이러한 비의도적인 불공정판정은 막을 수 없다.

물론 '오심도 판정의 일부'라는 말이 광범위하게 쓰이며 심판의 권한을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스포츠의 기본요건인 공정성 외에서 재미의 측면을 살펴봐도 이를 정당화하기는 힘들 것 같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불이익을 받았을 경우 그 오심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은 아마 이번 월드컵에서 많이들 느꼈을 것이다. 또한 만약 반대의 경우로 오심으로 승리를 거둘 경우도 뭔가 찝찝함이 남아있음은 마찬가지다. 아무래도 군소리 없이 이기는 쪽이 판정수혜 소리 들으며 이기는 쪽보다 훨씬 즐거운 것은 사실이니까. 더군다나 사람들은 그것이 같은 값이라면 잃었을 때의 상실감이 얻었을 때의 기쁨보다 훨씬 큰 경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도 오심문제는 비디오 판정 강화를 통해 깔끔하게 해결하는 게 옳을 듯하다.

그렇기에 나는 정말 비디오 등의 기기를 통한 판정이 강화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물론 이 때문에 판정 항의가 많아지고 게임이 루즈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항의를 제기한 이들의 항의가 올바르지 않음이 비디오를 통해 확인되어질 경우의 페널티로 충분히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심판은 경기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이지만 경기의 결과까지 그들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오심은 선수와 관중, 그리고 스포츠 그 자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문제로 반드시 해결되어야만 한다.

ps. 정몽준이 항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게 무엇일까? 프랑스는 한국에게 한 골을 도둑맞고도 침묵하고 있다. 토고도 스위스에게 페널티킥을 도둑맞고도 침묵하고 있다. 이는 현 상황에서는 기본적으로 심판의 판정은 무조건 존중해야 한다는 암묵의 합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정몽준이 굳이 항의를 하겠다는 것은 그저 국민들의 인기에 영합하려는 모습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의 위치를 고려할 때 차라리 비디오판정강화를 주장하는 게 훨씬 더 좋은 모습이 아닐까? 그보다 2002년 한국이 상당한 판정수혜를 받았다고 외국 언론들이 이야기하는데 정몽준은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1. 비밀댓글입니다
  2. 아니 내가 쓴 덧글을 내가 못 보다니!-_-
  3. 은하
    정몽준 파퓰리즘 정책(?) 4년전에 이어...또?;;;
  4. 공정성을 위해 심판이 존재하는 것이지, 심판을 위해 공정성이 존재하는 게 아니다.

    명쾌하군요. ^-^
  5. 그렇게 하면 드라마를 못 '만듭니다.'
    이건 장점이기도 하지만 각종 리그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이죠. 때문에 이를 강화하는 시늉만 할 뿐 강화하지는 않으리라 봅니다.

    만약 룰이 강했으면 이번에 마이애미가 우승하지 못했을것이고 레지밀러의 1초에1점씩 따라잡기 3점 3방도 나오지 못했을 겁니다.

    뭐 다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 2006.06.29 14:15 [Edit/Del]
      오심으로 경기의 결과가 바뀔 경우 이를 통한 즐거움의 변화는 이렇게 추측됩니다.

      수혜측 응원자 : +
      피해측 응원자 : -

      그렇다면 문제는 양측 어디도 응원하지 않는 쪽인데 경기결과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은 장기적인 측면을 생각해도 그리 좋지는 않을 듯합니다. 단 말씀하셨듯 오심이 드라마를 만들어 내는 경우는 예외라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이 쪽이 더 즐겁겠죠. 하지만 이와 반대로 오심이 드라마를 망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는 충분히 상쇄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잃었을 적 실망감이 더 크다는 점과 장기적 신뢰도를 생각하면 역시 그다지 좋은 결과를 낳을 것으로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농구는 오심이 너무 결정타를 많이 먹이는 듯해요. 이번 결승보다도 플레이오프 과정에서 좀 말들이 많았죠. 그런데 웨이드를 심판들이 눈으로 잡는게 가능하기는 한지... -_-;

      그리고 밀러타임이 오심이었나요,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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