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인 기업의 경영자다나는 1인 기업의 경영자다

Posted at 2009. 1. 7. 12:17 | Posted in 수령님 생활일지
예전 함께 살던 친구로부터 문자가 왔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형식적이고 내용 없는 신년 인사였습니다. 개새끼

친구 : 잘 사나? 새해 복 많이 받거랗ㅎ (마지막 부분서 알 수 있듯 졸 성의 없음)

그러나 그 친구가 현대자동차에 입사한지라 저는 일단 기고 시작했습니다.

승환 : 오오, 현대자동차 직원님이 내게 문자를. 굽신굽신...

잠시 후 의외의 문자가 도착했습니다.

친구 : 프리랜서 사장님께서 회사원 쯔끄레기에게 무슨 굽신을 ㅋㅋ

이 년이 출세하더니 나를 두 번 죽이는구나... 나 없으면 야동도 못 받아서 앵앵거리던 놈이...

승환 : 좌절감 두 배, 날 잡아 소주나 빱세...

이렇게 대화는 끝났습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니 친구 말이 맞았습니다. 프리랜서! 이것은 즉 1인 기업의 경영자임을 의미합니다. 제가 존경하는 선배의 글이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샐러리맨이라는 말은 제가 지독하게 싫어하는 표현입니다. 우리말로 월급쟁이라는 말인데, 이는 '자기비하'의 의미가 너무 강하게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에 대한 의미는 전혀 없습니다. 오로지 매달 손에 쥐는 그 얼마를 벌기 위해 쓸개라도 빼주면서 아둥바둥 사는 사람의 이미지만 남아 있습니다. 마지못해 산다는 듯이 이야기들 합니다. 그 누구도 아닌 '나'를 이런 식으로 표현하고 싶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돌이켜보니 제가 처음 사회에 발을 내딛은 이후로 아직 한 번도 월급쟁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회사 일이기도 하지만 그 전에 '나'의 일을 한다는 생각이 더 컸습니다. 2000년 대 초반에 '1인 기업'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접하고서는 저 스스로를 '1인 기업가'라고 정의했습니다. '손병목'이라는 회사의 경영자로서 법적으로 나를 고용한 모기업과 사업을 한다는 생각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회사를 다니면 회사 생활이 너무 각박하지 않냐고 되묻기도 합니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내 회사에 내가 출근하는데 그것보다 더 즐거운 일이 또 어디에 있겠습니까? 이 세상 그 누구보다 듬직한 '나'를 고용한 회사의 최고경영자입니다. 그래봐야 월급쟁이이지 않느냐고 우긴다면 할 말 없습니다. 이래 저래 살아도 어차피 죽지 않느냐는 말과 다를 바 없기 때문입니다.

아... 친구가 나에게 또 다른 깨우침을 주는구나... 그렇습니다. 우리 인간은 너무 지위고하에 매달리며 자신을 옥죄고 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돈도, 명예도 아닌 마음가짐일 따름이었습니다. 비록 지금의 내 자신이 어떻든 나 자신을 존중하고 앞날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한다면 미래는 나의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부끄러운 마음에 그 친구와 술이나 기울일 겸 야식이나 먹자고 했으나 친구는 아침에 일이 있어서 다음에 보자며 제게 아쉬움을 안겨 주었습니다. 어찌 되었든 일단 배도 고프고 필도 받은 겸 뭐라도 먹기 위해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리고 현금 인출기에 카드를 넣고 3만원을 입력했습니다. 현금 인출기는 경쾌한 돈 세는 소리 대신 차가운 한 문장을 제게 보여 주었습니다.

잔액이 부족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 간만에 인터넷 깔고 야동 보려니 스피커가 먹통, 누가 좀......
  1. 야동은 스피커보다는 이어폰으로 감상하시는 센스는 어떨까요;;
  2. 오늘따라.. 저 짤방이 평소보다 더 마음에 와닿는군요. -_-;
  3. 야동을 인터넷을 통해 곧바로 공수 가능한 경지시군요. ㅎㅎ
  4. 앗하하하. 마지막 단락에서 뿜었습니다. 멋지심다~!
  5. 자신감, 긍정적인 마인드 이런것들이 세상을 발전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

    그나저나... 마지막 문장을 읽고 다나와에서 스피커 최저가를 검색해볼까 하다가 말았습니다;;
  6. 1인기업으로 프리랜서라.
    흠..
    그럼.. 프리랜서와 백수의 차이는 뭔가요? 갑자기 그게 궁금해졌어요.
  7. 제 블로그에서 이벤트 합니다. 방문해 주시고, 여기저기 선전 좀.... ^^
  8. 잠시....창고의 스피커를 뒤져볼까.....ㅡ.ㅡa
  9. 손윤
    어제 새벽에 이 글을 첨 읽을 때부터 계속해서 마음에 걸리는 것이 ...

    친구와의 대화에서 ...

    "이 년이 출세하더니 나를 두 번 죽이는구나... 나 없으면 야동도 못 받아서 앵앵거리던 놈이"라는 부분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감이 잘 안잡힌다는 ... ...

    "이 <년>이 출세하더니 나를 두 번 죽이는구나... 나 없으면 야동도 못 받아서 앵앵거리던 <놈>이

    친구의 성이 정말 궁금해서 미치겠어요. ㅋㅋ
  10. 음, 잔액이 부족합니다에서 왠지 공감과 함께 짠함이 느껴지네요.ㅡㅜ
  11. 그럼 이만원으로 다시 도전을...안 되면 만원이라도...;;
  12. 우연히 왔다가 글 읽고~빵 터져서~
    학교 전산실에서 창피해 죽는 줄 알았습니다.
    저도 요즘 '잔액이 부족해' 죽을 지경입니다.
    기온은 떨어지는데 난방비는 어찌나 나오는지~ㅋㅋ;;

    앞으로 자주 오겠습니다.^^
  13. 뭡니까 ㅠ 추운 날 제 맘을 짠하게 하시는군요. 내달에는 서울에서 한 번 봅시다. 함께 이밥에 고깃국이라도 잡수셔야겠습니다. 쐬주 옵션으로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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