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대를 보니 이어령이 그리워진다어윤대를 보니 이어령이 그리워진다

Posted at 2009. 3. 18. 21:17 | Posted in 예산낭비 문화부
비록 매일같이 관방을 씹어대며 하루하루의 한을 푸는 인생이지만 나 역시 한 나라의 신민이다. 가기 싫어도 꼬박꼬박 예비군 훈련도 나가고, 내기 싫어도 월급에서 세금은 정산되어 나간다. 물건 하나 살 때마다 떼먹고 싶은 VAT는 떼어 먹을 수도 없다. 기타 등등 뭐가 많은 것 같다. 그래도 나라가 망하는 것보다는 흥하는 것이 좋은 법, 최근 한국의 국가브랜드가 33위에 그친다는 기사가 그리 보기 좋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명박 정부가 무려 '국가브랜드 위원회'까지 꾸리며 이미지 제고에 나선다고 한다. 그 위원장이자 해결사인즉 바로 어윤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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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윤대가 갑자기 뜬 것인즉 우리의 대통령각하를 낳은 위대한 민족고대의 네임 밸류를 부쩍 올렸다는 점이다. 그가 'CEO형 총장'을 내세운 이후 막걸리 고대가 와인 고대로 불린다는 설도 있고 국제화가 무지 되었다고 자랑을 한다. 그리고 건물 꽤나 많이 올렸다. 그러나 난 이를 통해 정말 고려대의 교육이 나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다. 쓸데 없이 영어 수업이 많아져 학생도, 교수도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꽤 많지만. 예전에 본인이 언급한 대학의 대학의 글로벌화 전략에 불을 붙인 게 고려대고 이후 많은 대학이 이 길을 걸으며 선행주자로의 이점은 누렸지만 이게 그냥 속빈 강정이란 거, 알 사람은 다 안다.

사실 문화란 건 산업보다 훨씬 복잡한데 어윤대가 이를 집어낼 수 있을까는 매우 걱정스럽다. 문화는 내적인 무엇과 외적인 무엇, 그리고 그 둘간의 교류의 총체이며 절대 단기적인 시각에서 가꾸어 나갈 수 없는, 일종의 삼투압적인 특징을 가지는데 그 고려대 총장 시절 보여준 모습은 장기적인 브랜드를 형성했다기보다는, 단기적인 이미지 제고에 성공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유형적인 무언가도 무형적인 요소가 작용하기에 그냥 좋은 제품 찍어낸다고 상품이 팔리는 것은 아니고 이에 대한 이미지 메이킹은 필요하다. 단지 그 이미지 메이킹을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그를 믿고 있기에는 '문화'라는 장벽이 너무 높지 않을까? 최준식 교수가 '유일하게 문화를 이해하는 문화부 장관'이라고 이야기한 이어령 박사가 새삼 그리워진다. 인터뷰를 찾아보니 내 생각이 딱히 틀린 것 같지는 않다. 링크는 아래에 첨부했으니 한 번 읽어 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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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이강숙 특별대담 링크
  1. 특별대담 읽어봐도 잘은 이해가 안되지만. 역시 저정도 위치로 올라가는 사람들은 범인들과 다른 다는 걸 느껴.
  2. 문화라고 하면 전통이나 민족적인 의식이나 정서의 밑바탕이 튼실해야 하고 그 위에 퓨전적인 요소들이 종횡으로 결합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꼭 전통이나 민족적인 것을 가져다 올 필요는 없지만 서로 삼투작용을 일으키게 하는 멍석이라는 측면에서 의미있는 요소가 아닐까 합니다. 지금 우리 정부는 이런 기본적인 발상 자체가 희미한 것 같습니다.

    또한 민주주의 문화나 법치의 문화를 한정해 보더라도 국가브랜드를 얼마나 끌어내리고 있는지 정치인들의 의식과 자각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 2009.03.19 11:17 신고 [Edit/Del]
      한국은 너무 민족이라는 이름에 집착하고 또 서구에 대한 선망의식도 가지고, 꽤나 어지러운 것 같습니다. 이야 예전부터 그래왔던 것이지만 국립오페라단을 날려버리는 장관만 봐도 그다지 한국의 문화가 밝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3. 민트
    가카는 가만 보면 가지가지 부서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듯. 정작 취임 초기에 행정부는 죄다 이상하게 파헤쳐 놓고서..ㅋㅋㅋ
  4. 해색
    씹을거리가 하나 보이길래..
    https://www.youtube.com/watch?v=hTXGFR2r3w4
  5. 지나가는 이
    이어령은 문민정부 문화부 장관시절 청소년보호법을 통해
    한국만화시장을 완전히 초토화시킨 장본인으로 만화계 사람들 중에는
    그를 싫어하는 사람 상당히 많은데요...
    고삐리들 일진회 사건 하나로 만화를 청소년유해매체로 단정,
    문구점과 일반서점에서 만화책 유통이 중지되었고 그때 입은 데미지는
    한국만화의 성장잠재력을 완전히 잘라버렸죠.
    그 후에는 대여점과 스캔본 크리들이 줄줄이...
  6. 문화를 이미지나 일종의 언어(표현방식)라고 생각하는 한계인 것 같아요.
    • 2009.03.19 11:19 신고 [Edit/Del]
      사실 순위에서 미국이 7위에 그친 것만 봐도 문화가 단순 경제력이나 그 포장은 아닐지언데 어윤대에게서 이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7. 사실, 국가이미지가 33위에 그치는 게 무엇때문일까요, 단지 우리 문화를 그들이 모르기 때문일까요? 차별로 인한 여성의 낮은 사회 참여율, 열악한 노동 조건, 남북 분단 상황에서의 불안정함... 그런 것들과는 거리가 먼 걸까요..?
    • 2009.03.19 11:20 신고 [Edit/Del]
      한국의 정치 상황은 외국이 잘 알 리 없고 남북 분단에 대한 게 아무래도 클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현 정부 들어와서 상황의 악화만 계속되고 있으니 답답할 따름이지요. 아직까지 한국은 서구 국가에게 휴전국으로 기억되고 있으니...
  8. 하지만 어윤대가 나타나면 어떨까?
  9. 저련
    이어령은 황당한 수준의 공리공담에 멈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폭포와 분수> 따위의 병맛 풀풀나는 글들이 대표적이죠. 한당의 위용을 잘 알만한 사람이 그런.. 저런 사람이 많아야 제대로 하는 사람이 빛날 수 있다는 배경 정도로의 역할만 인정.
  10. 비밀댓글입니다
  11. 이어령은 황당한 수준의 공리공담도 하지만, 기가 막힌 대충적인 분석을 통해 새로운 터닝포인트를 제시하기도 하지요. 지금도 일본을 분석한 최강의 책은 "축소지향의 일본인"이죠. 보통은 베네딕트 아줌마의 "국화와 칼"을 꼽는데 전 이어령 선생의 책이 사상최강이라고 보는 입장. 디지로그도 정말 대충쓴 거 같은데 읽어보면 무릎을 치는 부분도 많고. 그러니까 결국 이어령 선생은 이말도 저말도 하고 그안에는 황당하고 비논리적인 공담도 엄청 많이 있긴 한데, 또 그안에 보물같은 개념이나 진리도 숨겨놓고 해서 뭐라고 한 문장으로 씹어 말하기 좀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그냥 천재라고 부르면 맞으려나?
    • 저련
      2009.03.22 11:15 [Edit/Del]
      최근의 변동과 지역적 특수성 사이의 연관을 검토하고 싶은 분께는 디지로그 따위보다는 마뉴엘 까스뗄의 정보시대 3부작 가운데 하나인 <정체성 권력>을 권해드리겠습니다.. 이어령은 그냥 우연 수준의 통찰 이상은 줄 능력이 없어보입니다.
  12. 저련
    이강숙의 말도 웃기는군요. 드보르작 9번 교향곡은 누구나 들으면 알 정도로(2, 4악장 주제는 누구나 다 한번은 들어봤을..) 대단한 곡이지만 체코의 국격이 이강숙이 의도한 정도로 높은지, 아니 드보르작이 체코인인걸 아는 사람이 많기나 할지 참으로 의심스럽습니다.. ㄲㄲ
  13. 웃긴다
    이어령씨는 노태우 시절 문화부장관이다. 88올림픽의 자전거 바퀴 굴리기 아이디어도 그에게서 나왔다.....개발도상의 한국적인 수준에 잘 맞는 작품이었다.......그러나 지금은? 동영상논란이 있기도 했지만 베이징올림픽 때 개막식 장관을 기억하시는지.....지금은 그런 것이 필요할때다.....문화란게 무슨 탁상공론으로 만들어져 잇는 선험적인 그 무엇이 아니다...실질적인 경쟁의 승리에서 문화는 만들어 지는것이다.
    이어령씨 존경한다....그러나 그기까지다....
    80년대 패러다임으로 21세기를 규정하려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국문학자와 경영학자를 단순비교해서 또 어쩌자는 것인가?
    다 말장난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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