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개가 필요해미친개가 필요해

Posted at 2009. 5. 9. 22:03 | Posted in 수령님 단상록
오랜만에 경상도에 있는 집에 내려왔다. 가기 전 시간이 좀 비어서 회사 사람들을 억지로 꼬드겨 술을 살짝 먹었는데 어쩌다보니 터미널에서 두 시간이나 기다려야 하는 일이 생겨버렸다. 술기운에 책은 읽기 힘들어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보낸 후 겨우 버스에 탈 수 있었다.

버스에 타고 내려 다시금 음악을 재생시켰다. 그러자 귀가 찢어질 정도의 큰 소리가 고막을 자극했다. 별로 찢어진다고 큰 문제가 생길 정도로 비싼 귀는 아니지만 반사적으로 이어폰을 뽑아버렸다. 서울에서 수 개월간 유지하고 있었던 볼륨이 지방으로 내려가서야 비로소 엄청난 데시벨을 자랑하는 소리임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그간 넘치는 소음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그 이상의 데시벨을 스스로에게 부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속에서 내 귀가 얼마나 상했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사실 뭐, 소리만이 그렇겠는가? 우리의 삶은 온통 오감을 자극하는 소음으로 가득 차 있다. 신문을 보아도 소음, 티비를 보아도 소음, 인터넷을 해도 소음. 더 웃긴 것은 소음 생산자들끼리의 애널서킹과 자화자찬, 이를 넘어서서 가지고 있는 대단한 자부심과 있는 척인데 보고 있기가 참 거시기하다. 마치 이어폰으로 청각적 소음을 폐쇄하듯 그냥 적당히 내 스스로 필터링을 하고 있지만 내 영역까지도 알아서 넘어올 정도로 커져가는 소음을 보면 정말 미친개가 필요하다는 생각만 머리 속을 감돈다.

깨물어 버릴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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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악하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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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야새
    무슨 음악 좋아해?
    소녀 시대 말고...
    • 2009.05.10 14:54 신고 [Edit/Del]
      소녀시대는 소녀를 좋아하지, 음악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_-
      좋아하는 음악은 음악을 별로 안 듣는 편이라 한정되어 있어서 밝히기가;;;
  2. 엉덩이 깨물다가 이빨 튕겨져 나갈만큼 탱탱해 보이네염..;;
  3. 소음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소음을 재생한다..라는 글귀가 참으로 애석하지만..
    저 깨물고 싶은 엉덩이야말로 나를 지키는 원천이 된 것은 확실하군요..ㅋㅋ
  4. 윔비쉬
    저런 엉덩이를 보면 왠지 도망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상일까요?
  5. 김선생
    블라인드 안당하시기를 비옵나이다 ㅜㅜ
  6. 판대기
    WhiteNoise 효과를 보셨군요.
    한밤중에 2층아래집으로 추정되는 자가 음악을 어찌나 세게 틀어대던지,
    문제는 벽에 귀를 대보니 옆집인것도 같고, 바닥에 대보니 아랫집인것도 같고.
    결국은 2층아래 여사님으로 결론내렸는데, 그와중에 갑자기 어느 작가가 했던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왜냐하면 옆집.아랫집 소음으로 누군가가 이 공간에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말이 떠올랐네요
  7. 사진 좀 올리지 마세요.
    회사에서 보다가 깜딱 놀랐자나요..
    가뜩이나 장가 못가 변태취급 받는데...
  8. 달아요
    저도 사무실서 보다가 깜;;; 놀;;;;;;
    윽...
    야해요... 마니.................. @@
  9. 이승환이라 남기넘 뭐란겨.. 똘빡이 좆순같은 딸딸이치고 있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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