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경기에서 경험이 중요할까?큰 경기에서 경험이 중요할까?

Posted at 2008. 5. 4. 21:27 | Posted in 정력은국력 체육부

'큰 경기는 경험'이라는 말은 아마 스포츠에 별 관심 없는 분들도 꽤나 들어봤을 말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명제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물론 기업과 같은 조직이라면 이게 어느 정도 들어 맞을 수 있겠지만 스포츠에서는 별 관계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최근 플레이오프 시즌을 맞아 중국에서는 NBA 중계를 줄창나게 해 대는데 정말 플레이오프에서 경험이 중요한지 그간 전적을 살펴 보았습니다.

방법인 즉 1984시즌(83~84)부터 2002시즌(2001~2002)까지 19시즌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를 대상으로 하여 3년 이상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팀(귀차니즘에 '언더독'이라 부릅니다)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을 때 일반 팀에 비해 어떤 성적을 거두는 지를 비교했는데요.  대상을 이렇게 한정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0. 우선 농구가 그나마 의외성이 적고 홈 코트 어드벤티지는 더럽게 높다는 점.
1. 84시즌부터 8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는 점. (과거는 4팀)
2. 03시즌부터 플레이오프 1라운드가 7전 4승제로 변경되었다는 점. (이전까지는 5전3승)
3. 3년 이상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 않으며 그간 젊은 선수로 리빌딩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
5. 2라운드는 7전 4승제인데다가 팀간 격차가 적고 언더독이 거의 없기에 제외.
요약하면 귀차니즘과 능력의 한계로 발로 만든 모델이라는 것입니다 -_-

여하튼 이 발로 만든 모델에 따르면...

19시즌간 총 152번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가 있었고 그 중 언더독이 진출한 경우는 26회입니다. 이들의 성적은 26회 중 총 11회 승리로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 진출했으며 15회 탈락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경험이 나름 의미 있는 변수로 보이지만 이는 팀간 실력 격차를 생각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아무래도 언더독은 대개 홈코트 어드벤티지가 없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이를 고려하기 위해 업셋의 발생을 살펴 보겠습니다.

언더독을 제외한 팀끼리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 총 126회 중 업셋은 25회 발생했습니다. 즉 19.8%의 업셋 확률로 뒤집힌 것이죠. 언더독은 홈 코트 어드벤티지를 9회 가졌고 2회 업셋당했으니 업셋당할 확률은 22.2%입니다. 그런데 신기하게 업셋할 확률 역시 언더독 쪽이 더 높습니다. 총 17회 중 4회를 뒤집었으니 23.5%네요. 여러 한계로 통계적 적합성은 별로 높지 않겠지만 이를 볼 때 언더독이라고 딱히 큰 경기, 플레이오프에서 불리할 것은 없어 보입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큰 경기에 '경험'이라는 요소를 중시하는 것일까요? 저는 사람들이 범주화할 수 있는 요소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나마 그 중 영향력 있는 범주를 찾기도 힘들고요. 흔히들 자주 하는 범주화가 '선수 포지션'(가드/포워드/센터...)이며 그 다음이 '선수의 역할'(에이스/리더/수비전담...)입니다. 그리고 '팀의 각 능력'(공격력/수비력/선수층...), '선수들의 경험 정도'(베테랑/중견/애송이...)이겠죠. 물론 그 외에 온갖 범주가 등장할 수 있으나 (모범생/또라이, 깜둥이/흰둥이, 고졸/대졸) 실질적으로 선수 평가에 해당하는 요소는 아닙니다. 또한 감독의 작전이나 벤치의 깊이는 아무래도 정규시즌에 비해 플옵에서는 살짝 뒤로 쳐지는 요소이고요.

앞서 언급한 주요 각 범주에서 플레이오프에서 중시할만한 요소는 하나씩 다 나옵니다. 플레이오프 가면 골밑과 에이스, 수비가 중시되죠.  여기서 수비(팀의 각 능력)와 골밑(선수 포지션)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팀을 운영하는 데 중요한 요소고 에이스(선수 역할)는 터프한 게임이나 불리한 상황을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여기에 있어서는 어느 누구도 부정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그런데 왜 '경험'이 또 등장할까요? 저는 이것을 인간의 '범주화'시키는 인지 능력에 따른 하나의 착시 같은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선 대개 강팀은 경험이 많은 선수로 채워지게 마련이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성적이 좋은 팀은 드래프트에서 항상 뒷순으로 밀리게 마련이고 좋은 선수의 수급은 상대적으로 트레이드에 의존하게 마련입니다. 이 트레이드도 대개 유망주를 내 주고 나이 좀 든 선수를 받아오게 마련이죠.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강팀은 평균 연령이 좀 높습니다. 어떤 놈이 사고를 쳐도 그것이 경험으로 귀착될 여지가 큰 것이죠.

'경험 정도'라는 범주에 앞서 타 범주가 우선됨은 물론입니다. 그러나 강팀일수록 에이스나 리더와 같은 선수의 명성이 높고 나머지는 대개 자기 역할에 충실한 롤 플레이어가 대부분입니다. 어중간한 선수들로 짜집기된 팀이 어중간한 성적에 그치는 경우가 많음은 이미 많은 팀들이 몸소 돈 낭비하며 보여 주었습니다. 이런 선수들이 사고를 칠 경우 딱히 뭔가 내세울 게 없기에 '경험'이 아무래도 전면에 보이게 되지 않을까요?

경험 있는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흔히 말하는 '영리한 플레이'와 '적은 실수'이 그것인데 사실 이는 정규시즌에도 얼마든지 해당되는 요소입니다. '영리한 플레이'는 대개 '파울 유도'로, '적은 실수'는 대개 팀의 흐름을 끊지 않는 것으로 대표되는데 굳이 플옵에만 이게 적용될 이유는 어디에도 없어 보입니다. 말 그대로 이는 한 해 한 해 쌓이며 변화하는 것이지, 큰 경기 간다고 갑자기 발현되는 게 아닙니다. '경험'이 상당부분 '허상'임은 수치에도 어느 정도 드러납니다. 예로 대표적인 플레이오프의 사나이 '로버트 오리'를 들여다 볼까요?

오리 출전시간 야투 삼점슛 자유투 리바운드 어시스트 득점
정규시즌 24.5 0.425 0.341 0.726 4.8 2.1         7.0
플레이오프 28.6 0.429       0.360 0.722 5.4 2.7 8.2

물론 로버트 오리가 '플레이오프의 사나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단순히 '빅샷' 한 방만은 아닙니다. 몇 번 날아다닌 경기가 있었죠. 그러나 위 통계는 그것도 어느 정도 경험이 집적되면 결국 평균에 상당히 수렴함을 보여줍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에이로드로 대표되는 플레이오프에 약한 선수들을 두고 '새가슴 논쟁'이 자주 일어나지만 통계 좋아하는 '세이버매트릭스 주의자'들은 이 역시 플레이오프 경기가 적음에 기인한다고들 하죠. 물론 농구에 비해 경기수가 적고 의외성이 큰지라 완전히 증명하지는 못하고 있으나 상당히 설득력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이 '경험'이 강조되는 또 다른 이유는 우리의 인식에서 '귀납'이 가진 문제점과도 관련됩니다. 물론 지금은 자연 법칙을 과학으로 상당히 밝혀 냈지만 여전히 우리의 사고는 상당히 '귀납'에 지배당하고 있고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계속 아침에 태양이 떴으니 오늘도, 내일도 뜬다는 거죠. 이 때문에 아무래도 강팀은 계속 이길 것처럼 보입니다. 작년에 이긴 팀이 하루 아침에 몰락함을 생각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게 몇 년간 지속되었다면 더욱 그러하겠지요. 이렇게 이야기하는 저도 샌안토니오가 질 거라 생각하기 힘드니까요. 참고로 역대 대통령들이 초뻘짓은 자제했기에 이명박이 운하를 안 팔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_-...

저는 '경험'이란 게 가진 중요성을 무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게 굳이 플레이오프에 크게 중요성을 가진다고만은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타 다른 조직에서 '경험'을 중시하는 이유는 새롭게 일어나는 것이 과거의 일과 무조건 일치하지 않기에 어느 정도 유연하게 대처할 능력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라고 해도 기본적으로 정규시즌의 경기와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더군다나 이미 수 차례 해당 팀과의 경기를 경험한 상태입니다. 그런데도 경험이 그렇게 승패에 중요한 요인, 혹은 의외의 결정요인로 작용한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군요. 결국 적어도 농구에 있어서는 큰 경기에서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은 인간의 인지 능력이 빚어 낸 하나의 '허상'이 아닐까 합니다.

  1. 실력과 경험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경험은 시야를 넓혀주지요. 일상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한번 실패를 경험한 사람은 같은이유로 하지 않지요.
    다만 다른이유로 실패한다는...
    결론은 자본이 없으면 월급쟁이로 살아라?!
  2. "같은 일" 이라기보단, "동류의 범주에 넣어도 될만큼 비슷한 일"에 대한 실수가 준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세상이 복잡해도 본질적으로 사람이 하는 일은 공통 분모가 있다보니, 한번 실수 했을 때 교훈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다방면에 영향을 주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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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안 하고 성공하는 세가지 방법공부 안 하고 성공하는 세가지 방법

Posted at 2008. 1. 17. 18:09 | Posted in 수령님 생활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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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훈 : 공부하자 운하를 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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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1.19 01:03 신고 [Edit/Del]
      밑에 덧글이 있네요 -_-a 조정웅은 인센티브까지 근 억대라는데... 개인적으로 그럴 필요가 있나 싶네요, 별 과학적 관리도 않는 것 같던데.
  2. 우리얍!!!
    스폰서 빠방하고 성적좋은.. 혹은 성적 좋은 선수를 많이 보유한 팀 감독은 많이 받는 듯 해요. 요즘은 스폰서 없는 팀은 없는 걸로 알고 있지만.. 예전에 스폰서 못잡은 팀은 우승상금 외엔 수입이 거의 없어서...ㅎㅎㅎ
  3. 테트리스 잘해도.. 될런지요? -_-
  4. 과객
    아진짜 대단해요
    간단한 글로 매번 자신의 글을 유머있고 재치있게

    늘 재미있게 보고갑니다

    님짱 _-
  5. 우리얍!!!
    inuit// 테트리스 경기하지 않나요? 온겜넷에서 예전엔 해줬었는데.. 변길섭이 테트리스 깜짝 출연해서 수많은 '신'들을 농락했던 적이 있었죠..
  6. 소시적에 공부도 안 하고, 스타크래프트도 한 번 안 해봐서 제가 이 모양 이 꼴이군요. ;ㅁ;
  7. mike
    돈보다 안연홍!!??
  8. 저도 스타크래프트 안 해서 이런듯..-_-;;
  9. 공부해도 잘 안돼는 경우도 많죠..ㅎㅎ 게임으로 새로운 삶을 열어볼까요 ?
  10. 정말요?? 정말????
  11. 승환씨가 말한 공부가 어떤 '공부'인진 알 듯 하지만, 그들이라고 공부를 안 하겠습니까. 나름대론 하겠죠.
    뭐, 이리 따지면 운동하고 예술하는 것도 다 똑같은 거 아닌가요. ㅎ
  12. 민트
    그러고보니 게임계에 있어도 연옌과 결혼할 수도 있군요.
    안연홍 예비 신랑. (여자라면 무이자 30일~♬)
    • 2008.01.21 21:21 신고 [Edit/Del]
      그 여자가 안연홍이었군... 네이버 지식인을 찾아보니... 왠 늙은년이 핑크색 주름진 원피스 입고 손에 이상한 거 끼고 노래를 처부르면서 혀를 입가에 내돌리더라구요... 라고 되어 있구나 -_-a
  13. 게임업계도 상위 10%안에 들어야 풀코스 보장 받는다는 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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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한국의 선수와 스탭 관계미국과 한국의 선수와 스탭 관계

Posted at 2007. 6. 22. 14:00 | Posted in 정력은국력 체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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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넘 그녀셕을 왜 안내보내려는거야?  제이슨 키드인데도 말이야. 그 자식들(프론트)은 하기가 싫은 모양이야. 그래서 지금 결과가 이 X같은 상황까지 온거야."


며칠 전 NBA에서 한 시청자가 레이커스의 에이스 코비를 도촬한 테이프 중 코비의 발언입니다. 여기서 코비가 언급한 바이넘은 현재 코비의 팀메이트로 NBA에서 2년을 보낸 신출내기 센터입니다. 일반적인 예상으로는 잘 되면 올스타급 센터로 될 수 있고 아니더라도 견고한 주전 센터는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정도의 선수죠. 이에 반해 바이넘을 이용한 트레이드 블락에 올랐던 키드는 현 NBA 최고의 포인트 가드 중 한 명인데 코비는 신출내기 센터를 이용해 정상급 가드를 얻을 기회를 날린 프론트진을 비판하는 것이죠. 비판이라고 해도 자기 팀 프론트 뿐 아니라 선수까지도 깎아내린만큼 트레이드 가능성이 무진장 높아진 상태입니다. 사실 코비는 지난 달 이미 소속팀 레이커스와 트러블이 있었습니다. 뒤에 이리저리 수습은 했지만 사실상 트레이드를 요구했던 것이죠. 덕택에 지금 미국 NBA관련 사이트들은 아주 신났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런 미국 선수들의 모습을 보면 한국과 참 다르다는 생각을 합니다. 한국에서 선수가 트레이드 요청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보기 드문 일이거든요. 그런데 이게 미국에서는 참 흔하디 흔한 일이에요. 하다못해 코리안 메이저리거 중에서만도 김병현과 서재응이 트레이드 요청을 한 적이 있어요. 박찬호는 방출 요청을 했고요. NBA에서는 이런 일이 훨씬 잦습니다. 이번 시즌 팀의 에이스가 팀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한 것만 해도 아이버슨, 코비, 가솔 세 건이나 되고 여기에 불만을 표출한 것까지 합치면 꽤나 많아질 겁니다. 더군다나 에이스급이 문제를 제기하면 프론트진이 바빠집니다. 왜냐하면 그 선수를 트레이드하려 작정하면 무진장 불리한 트레이드를 해야 하고 또 놓치면 상대팀의 강화에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프론트진은 이후 그 선수 비위를 맞추기에 바빠지기 때문이죠. 선수의 힘이 어느 정도냐면 위에서 언급된 코비는 단장을 교체하지 않으면 트레이드를 해달라는 발언까지 공개적으로 할 정도입니다.

그러나 한국은 완전히 정반대입니다. 한국은 스태프에게 선수가 개겼다가는 알짤 없어요. 한국 스포츠에서 트레이드 요청하는 것은 정말 드문 일입니다. 그것도 실력을 갖춘 선수가 하기보다는 도저히 팀에서 주전확보가 안 되는 선수들이 다른 팀에서라도 뛰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게 대부분이죠. 그리고 제 아무리 실력있는 선수라 해도 구단 스태프에게 찍히면 그냥 끝입니다. 마해영도 전성기 시절 선수협 건으로 팀에 찍혀서 조용히 트레이드 되었죠. 하다못해 감독도 구단에 잘못 보이면 끝입니다. LG시절 김성근 감독은 허접멤버를 이끌고 한국시리즈까지 갔지만 구단과의 마찰로 결국 자리를 내줘야만 했죠. 거기다가 구단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으면 때로는 스태프가 선수에게 은퇴를 종용하기까지 합니다. 얼마 전 박찬호 선수건도 그렇고 며칠 전에는 이종범 선수에게 서정환 감독이 은퇴를 권고했죠. 배구에서도 얼마 전 김세진 선수가 끝까지 선수생활을 하고 싶어했으나 결국 구단의 뜻에 따라 은퇴를 택했고요.

선수와 스태프 뿐 아니라 감독의 위치도 완전히 다릅니다. 연봉에서부터 이를 보여주는데 현 NBA 최고의 연봉을 기록하는 레이커스의 감독 필 잭슨의 연봉은 10mil입니다. 감독으로는 파격적인 액수이기는 하나 선수로 따진다면 팀에서 세 번째 서열 정도에 만족해야 할 수치입니다. 그나마 다른 감독은 7mil 이하이고요. MLB의 경우 역시 양키즈의 조 토레가 7mil이며 다른 감독은 그보다 낮습니다. 이에 반해 한국은 탑 FA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감독의 연봉이 대단히 높습니다. 올해 부터 SK와 LG의 감독으로 뛰고 있는 김재박, 김성근 감독의 실질연봉은 각각 5억 1천, 4억입니다. A급 FA선수들이 아닌 한 절대 받을 수 없는 금액이죠. 농구의 경우에는 좀 적은 편이지만 B급 선수보다는 충분히 높습니다.

저는 이런 차이가 존재하는 이유를 두 가지로 생각합니다. 먼저 유교문화의 영향입니다. 아무리 띠꺼워도 위에 놈은 위에 놈이고 연장자는 연장자라는 거죠. 물론 감독이 에이스급 역할을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지만 띠꺼워도 별 수 있겠습니까? 이게 우리 사회의 룰인데 따르는 수밖에요. 그리고 개인보다 집단이 우선시되기에 깝죽거리면서 트레이드 요구해봐야 욕만 패대기로 얻어먹는 게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인식이기에 함부로 구단의 의사에 거스르기 힘든 것이죠.

제가 유교문화 좋아하는 놈은 아니지만 이 부분은 단점만큼 장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온갖 이슈를 생산하지 못한다는 게 단점이라면 장점은 바로 감독의 역할이 미국과 달리 굉장히 크다는 점입니다. 물론 미국에서도 감독에게 리더쉽은 필수 덕목이지만 한국에서는 아예 그것이 감독의 가장 주된 역할을 합니다. 사실 지금까지 한국에서 이름을 떨친 감독은 전략전술보다는 오히려 카리스마와 리더십으로 그 이름을 떨친 경우가 많죠. 한국에서 공인된 명장이라면 김응룡, 김인식, 김성근, 김재박 정도인데 이 중 전자 두 명은 그다지 전술적 특성이라 내놓을만한 것도 없을 정도죠. 김성근은 양자에 걸치고 있고 오직 김재박 감독만이 전략전술에 치우친 쪽입니다. 감독의 역할이 크다는 것은 미국과 다른 색다른 재미를 안겨줄 뿐 아니라 상업적 측면에서는 올드팬들에게 큰 유입 요인이 됩니다. 저만 해도 김성근 감독 때문에 SK를 관심 있게 바라보고 있을 정도니까 30대 이상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겠죠.

그런데 이보다 더 큰 이유는 구단이 지니는 가치가 다르고 이에 따라 선수의 입장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스포츠 구단이 기본적으로 영리를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에는 구단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워 간접광고를 함으로 구단운영 적자를 메우려 하는 데 반해 미국에서는 스포츠 그 자체에서 흑자를 내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 때문에 미국 스포츠는 좀 더 구단의 성적에 크게 신경을 쓰게 되고 스타플레이어에 실력 이상의 비중을 줄 수 밖에 없습니다. 예로 야오밍이나 이치로같은 선수는 선수들의 모국에서 엄청난 로열티를 가져올 수 있기에 (물론 여러 여건으로 그렇게 되지만은 않지만) 연봉에도 실력 이상을 얹어줘야 하는 것이죠.

개인적으로 이런 형편을 이용해 자신을 중심으로 팀을 이끌기 위해 노력하는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하는 미국 구단의 에이스들이 철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한국 스포츠는 그 이상의 문제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은퇴와 같은 경우가 그 폐해를 잘 보여주는데 저는 대체 구단 스태프가 개개인의 은퇴 의사 결정에 왜 왈가왈부 해대는지 모르겠어요. 어차피 프로스포츠의 세계에서는 실력 없으면 자연도태되게 마련입니다. 이걸 가지고서 좋은 모습으로 은퇴하라며 혀를 구슬리는 것을 보면 너나 잘하라고 하고 싶어요. 미국에서도 은퇴를 종용하는 경우는 있지만 이는 부상이 심각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어차피 연봉은 다 주고 팀 사치세 라인에 영향을 주기에 은퇴를 권고하는 것이죠. 그러나 한국의 은퇴권고는 대개 자기 팀에서는 별 쓸모가 없는데 남 주기는 아까운 경우 잘 써먹는 짓거리입니다. 얼마 전 김세진 선수도 이런 케이스고요.

결국 이를 근원적으로 벗어나려면 스포츠가 그 자체만으로 수익을 낼 수 있어야 하는데 정말 먼 훗날 이야기일 것 같네요. 그래도 최소한 은퇴 이야기는 좀 함부로 꺼내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선수들도 괜히 프랜차이즈 스타같은 개념 가지지 말고 자신이 뛰고 싶다면 뛸 수 있는만큼 경기장에서 뛰어줬으면 합니다. 물론 팀은 중요하지만 그것이 선수를 속박하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되겠지요. 적어도 팬들은 선수를 보러 오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응원하시는 분 스태프 이름 아는 사람 몇 분이나 됩니까? 세 분 이상 알면 당신은 오타쿠... (아닌가?)
  1. 뭐든 장단점이 있겠지만 우리나라에서 감독이 선수들에게 폭력(폭행, 폭언)을 행사하는 행위는 문제가 있습니다. 특히 여자농구에서 남자 일색 감독들은 다른 종류의 폭력도 행사하나 보더라고요..
    • 2007.06.24 23:16 [Edit/Del]
      네, 감독, 코치진이 젊어지며 남자 스포츠는 오히려 좀 더 성숙해지고 있는 것 같은데 여자 스포츠는 여전히 골치 아픈 것 같아요. 계속해서 단순 폭력 사건이 드러나는데 더 심한 것도 언젠가 발생(혹은 발견)하지 않을까 하네요.
  2. 그 분야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가끔 스포츠 신문이나 뉴스에서 관련 기사 혹은 뉴스를 들을 때 속상하긴 합니다. 자세한 속사정은 몰라도 선수에게 불의한 처사다~ 라는 것 쯤은 알 수 있거든요. 그것도 돈 때문에 말이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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