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관은 중요한가?사관은 중요한가?

Posted at 2007. 11. 4. 21:09 | Posted in 수령님 사상전집
예인님의 글을 보고 생각을 좀 정리해 보았습니다.

'사관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관점', 즉 '해석의 틀'이 중요함을 강조하는 이 말은 바꾸어 말하면 '문제의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로도 해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이 말을 대학 초창기 시절 두 집단에서 들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두 집단은 관점이 완전히 다른 집단이었는데 약속이나 한 듯 이런 말을 했다는 점입니다. 다행히도 선배들은 제가 말을 못 알아먹는 놈인 것을 일찍 인지해 주어서인지 별로 반복학습은 하지 않았지만 말이죠.

원칙적으로는 저 역시 이러한 주장에 대해 상당부분 동의합니다. 그 어떠한 데이터도 단순한 수집만으로는 절대로 어떤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시킬 수 없거든요. 가설은 현상을 원인과 결과로 두부 자르듯 자르고 그 과정에 대해 특정한 시각을 가지고 접근할 때 비로소 성립합니다. 그리고 엄밀성의 차이는 있겠으나 과학이라는 규준에 따라 결론을 제시하고 그것을 끊임없이 검토하며 반증 사례가 있을 경우 이를 보완하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해야만 현실을 좀 더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것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음은 부정하기 힘듭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그것은 관점, 문제의식이 중요하다면 수없이 많은 다른 관점과 그것이 비롯된 문제의식에 대해 일정의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그것이 선행되지 않고 단지 저 말을 되뇌인다면 그것은 독선을 정당화하기 위한 변명에 그치게 되겠죠. 그러나 정말 아쉽게도 이러한 전제는 동반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제가 속했던 집단들도 사관이나 문제의식의 중요성을 논한 후 자신들의 관점이 올바름을 강조하기만 했거든요. 그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관점이 옳다는 전제하에 그것이 만병통치약인 양 모든 현실을 해석하려는 거죠.

물론 이러한 각각의 해석틀들은 그 나름의 정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살아남아 우리에게 회자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쓰레기 해석틀이 아닌 꽤 적용할 데가 많다고 보아도 됩니다. 세상에 되도않은 해석이 얼마나 많습니까? 지하철만 타고 무슨 우주의 이치를 깨달았다는 둥 소가 우는 소리랑 어머니를 부르는 소리가 똑같다는 둥 하는 찌라시가 널려 있는데 말이죠. 하지만 제 아무리 비교적 보편성을 지닌 해석의 틀이라 해도 분명한 한계를 지닙니다. 더군다나 현대 사회처럼 얽히고 섥힌 사회에서 하나의 틀을 가지고 모든 문제에 접근하는 것은 좋은 판단을 낳을 리 없습니다.

더군다나 이러한 좁은 틀이 가지는 더 큰 문제는 좋은 답을 낼 수 없음에 앞서 문제 자체를 곡해하게 한다는 점입니다. 제 아무리 좋은 수학식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문제 자체를 엉뚱하게 바라보게 하는 것이죠. 위에 예인님 글에서 볼 수 있듯 일부 페미니스트들이 비판받는 주요한 원인도 여기에 있습니다. 다른 시각으로 파악하는 경우가 훨씬 설득력이 높음에도 그저 남성 - 여성의 문제로 치환시키니 그게 설득력을 가질 리 없죠. 물론 자신들의 해석 틀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 일반 대중이 성문제는 물론 사회문제에 관한 제반 지식에서 이들보다 훨씬 떨어질지 몰라도 그 넓이에서는 훨씬 넓습니다. 일부 좌파들이 모든 계급 문제로 환원시키는 현상 역시 마찬가지이고요.

골프 선수들은 하나의 클럽만을 가지고 다니지 않습니다. 경우에 따라 적합한 클럽을 사용해야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죠. 스포츠에서 이러할진데 수많은 구성원들이 복잡한 관계를 맺는 우리 사회야 어떻겠습니까? 하나의 해석틀로 모든 현상을 설명하려는 시도는 일견 명쾌해 보입니다. 그러나 수많은 문제에는 그에 합당한 다양한 접근 방법이 필요합니다. 특정한 시각을 고집하는 이는 자신과 대립되는 시각이 문제 해결을 막는다 하지만 앞서 밝혔듯 이러한 모습은 되려 문제의 본질을 곡해하는 경우만을 낳을 수도 있습니다. 좁은 해석의 틀로 자신의 논리를 정당화시키려는 모습보다 넓은 관점을 아우르며 문제에 접근하려는 노력이 많은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때로는 서로 대립되는 듯한 시각조차 때에 따라서는 보완관계에 있을지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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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완전 정복영어 완전 정복

Posted at 2007. 10. 24. 22:08 | Posted in 수령님 생활일지

작은 할아버지가 미국에서 잠시 오신지라 인사드리기 위해 모 호텔로 갔습니다.

그런데 호텔이 유명하지 않은지라 사람들이 위치를 잘 모르더군요. 그래서 호텔에 전화를 했습니다.

뚜루루루루...

남자 : Hello?

아뿔사, 영어가 쏟아져 나올 줄이야. 하지만 글로벌 인재인 저는 당황하지 않고 대답했습니다.

승환 : Hello, Is this XXX hotel?

남자 : Yes.

승환 : I want to go to there.

남자 : ......

승환 : So...... Now...... I'm on subway......

남자 : ......

승환 : Um.....

남자 : ......

승환 : Well.....

남자 : 한국 분이세요?

승환 : 네.......

남자 : 시청 역 10번 출구로 나오셔서 5분 정도 걸으시면 됩니다.

승환 : ......

여기에 후배의 확인사살

승환 : 야, 우리 영어스터디 하나 조직하지 않을래?

후배 : 형...

승환 : 응?

후배 : 그냥 가르쳐달라고 해도 되요.

승환 : ......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교훈 : 이 영어밖에 못하는 멍청한 놈도 대통령이 됐다. 영어 공부해야겠다.
ps. 아, 골프도 잘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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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생강
    식민지 영어~
  2. 한국에 있는 호텔도 영어로 전화를 받나보군요.
    근데 승환님 후배님은 다들 예리하군요.
  3. 훗.. 와우와 함께한 지난 1년 영어는 이미 나락으로 떨어져 버렸네요

    북미서버 가서 할걸 그랬나? -_ -
  4. 그래도 첫마디는 건네셨군요.
    대단하신 겁니다.
  5. 풉;; 후배 정말 예리하시네요... ^^
  6. 후배의 확인사살..ㅠㅠ
  7. 오! 서울 시청역 5분 거리에 있는 호텔은 그런단 말이죠. 쳇! (뭐 호텔 가서 잘 일이 없으니...--;; 처음 알았어요. 혹여라도 전화할 일 있음 담엔 Can u speak korean?'이라고 무조건 하는 겁니다.
  8. ㅎㅎㅎ 역시 후배님들이 또 크리티컬 블로우를 날려주셨군요. 외국어라는건 할수록 어려운것 같습니다. 하긴 전 한글 철자법 띄어쓰기도 잘 틀리는군요. 결국 제대로 구사하는 언어가 하나도 없다는 커헉.. ㅠㅠ
  9. 아이고.. 승환님 너무 '무른 선배'로 인식돼 있는 건...? (뭐, 요즘은 그게 '사랑 받는 선배'가 되는 방법일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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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정치인의 일곱가지 습관성공하는 정치인의 일곱가지 습관

Posted at 2007. 5. 7. 01:48 | Posted in 대안없는 사회풍자부

1. 나쁜 일은 직접 하지 않는다
 1.1. 지시도 직접 하지 않는다. 어차피 크고 싶어 안달이 난 놈들이 알아서 처리하기 때문이다.
 1.2. 혹시라도 직접 해야 할 때는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처리한다.
 1.3. 물론 적발되면 어느 경우든 모두 자기 책임으로 넘어오지만 국민들의 부패 내성이 워낙 강한지라 별 문제는 되지 않는다.

2. 정치적 이슈에 대한 결정을 내릴 때 대단히 신중하다.
 2.1. 일단 이슈가 제기되면 엄청 열심히 생각하는 척 하며 이상한 위원회를 구성한다.
 2.2. 가끔 이를 핑계로 골프도 좀 치며 최대한 분주한 생활을 한다. 그래야 인터뷰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2.3. 어찌되었든 중요한 결정은 여론이 완전히 기운 다음에야 내린다.

3. 인맥관리에 소홀하지 않다.
 3.1. 일단 적은 만들지 않는다. 지지율은 예측불가능이기에 언제 어느 세력으로 투신해야 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3.2. 적을 만들어도 과거의 적은 언제든 오늘의 친구가 될 수 있다는 마인드를 잊지 않는다. 필요하면 굴욕도 마다하지 않는다.
 3.3. 어차피 머리로 하는 장사가 아니기에 단란주점, 룸살롱 개인기 등을 착실히 단련한다. 골프는 기본이다.

4. 매일 자기 전 자신이 그 날 한 일을 모두 잊어버린다.
 4.1. 재야운동권 시절에 맹렬히 비판하던 이슈라도 정당에 들어가면 잊는다.
 4.2. 야당 시절에는 맹렬히 비판하던 이슈라도 여당이 되면 잊는다.
 4.3. 단 쓰레기라도 하나 주웠다면 구글노트에 기록해서라도 잊지 않는다.

5. 때에 따라 자신의 위치를 달리 할 줄 안다.
 5.1. 20대에 운동을 하지 않으면 바보다.
 5.2. 40대 이전에 보수정당에 투신하지 않으면 문제가 있다.
 5.3. 60대 이전에 다수당에 속하지 않는다면 이미 막장이다.

6. 일단 지지율이 떨어진다 싶으면 정당을 새로 만들어 본다.
 6.1. 정치적 성향이건 사람이건 다 필요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네이밍 센스다.
 6.2. 그래도 이름만 바꾸면 식상하니 두목급에 외부 인사를 영입하기도 한다.
 6.3. 그래도 회복이 안 되면 아무 관계없는 정당과 연합도 해 본다.
 
7. 성공하는 정치인이 되기 앞서 정치인의 기본 소양을 잊지 않는다.
 7.1. 언론 앞에서는 열심히 싸워도 의회만 벗어나면 강한 동질성으로 합심한다.
 7.2. 자신들이 굉장히 똑똑하다고 생각하고 자기들 없으면 나라 망하는지 안다.
 7.3. 국민들이 자신들을 좋아하는 줄 안다. 지지율이 극도로 낮을 경우 자신이 소신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1. 우하하~ 완전 공감하고 갑니다^^ 추천 한방 쏩니다
  2. 콕집어서 두나라당이군요 ㅋㅋ
  3. 커허......
    이번에 1촌 맺으신 그 분들 미니 홈피에 이 글을 일촌평으로 남겨주세요.
  4. 아주 좋습니다 ^^
  5. 하하.
    저보다 더 재밌게 글 쓰신 분이 계시네요. :)
  6. 재밌군요...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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