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석은 성역인가?관중석은 성역인가?

Posted at 2007. 9. 11. 22:53 | Posted in 정력은국력 체육부
반지의 제왕에 꽃을 든 남자까지 좋은 별명이라는 별명은 다 달고 다니는 우리의 안정환씨, 남자도 잘 생기고 봐야 한다는 교훈을 이천만 남성에게 전해 준 훌륭한 분께서 사고를 쳤네요. 관중들이 욕한다고 관중석으로 뛰어들어 항의한 후 멋지게 퇴장당했다고 합니다. 한국 축구선수 최초의 이탈리아 진출, 화장품 광고에 이어 이번에는 관중석 난입까지 한 안정환 선수, 이번에는 어떤 별명이 붙을지 기대되네요. 이유야 어찌 되었건 안정환 선수 잘못한 것 맞습니다. 선수가 관중석에 왜 들어가요, 관중이 선수대기석 가면 안 되듯 선수는 그라운드에 있어야죠. 올라가서 무슨 짓을 했건 당연히 징계 먹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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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렇게 생기면 여자들이 쫓아올까?'라는 질문에 모든 여자들은 고개를 저었다.

사실 한국의 스포츠 징계 수위는 무진장 낮습니다. 작년 한국의 양모 선수가 농구 토토를 했다고 서른 경기 좀 넘어 출전 금지를 당했는데 미국에서 도박 개입은 알짤없이 영구제명입니다. 메이저리그의 피트로즈같은 경우는 명예의 전당급 스탯을 올리고도 영구제명을 피할 수 없었어요. 폭력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들끼리 치고 받는 거야 그럭저럭 넘어가지만 관중에의 폭력은 엄하게 다룹니다. 텍사스 투수 프란시스코가 관중석에 의자를 던졌을 때 그에게 돌아온 징계는 잔여경기 출장정지 (한 마디로 시즌아웃) 였고 프리미어리그에서 에릭 칸토나의 이단 옆차기는 8개월간 그를 그라운드에 돌아오지 못하게 했으나 롯데의 마스코트 호세가 방망이를 던졌을 적 돌아온 징계는 10게임 출장정지에 불과했습니다.

위의 사례만 보면 미국 관중은 내는 돈이 센 만큼 왕 대접을 톡톡히 받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렇지 않은 게 미국에서는 이러한 엄격한 처벌이 선수 뿐 아니라 관중과 경기장 관리 구단에게도 엄격히 적용된다는 점입니다. 한 마디로 최대한 보호해줄테지만 니들도 그에 따르는 책임을 다하라는 겁니다. 이를 잘 보여준 사건이 NBA에서 아테스트가 관중석에 뛰어들어 폭력을 행사한 일입니다. 아테스트가 자신에게 맥주를 던진 관중을 폭행하기 위해 관중석으로 뛰어든 이 사건은 (실제로 아테스트는 관중석 가서 다구리당함) 아테스트에게 무기한 출전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지만 동시에 이후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두 번의 홈경기는 무관중으로 치루게 되었으며 문제를 일으킨 관중은 영구 출입 금지가 되었습니다. 한 마디로 관리 못 한 구단과 일 키운 관중도 책임을 지라는 거죠.


참고로 아테스트님은 개를 한 달간 방치한 혐의로 벌금을 낸 적도...

이에 반해 한국은 관중이 그야말로 왕입니다. 저처럼 경기장에 소주 숨겨가는 인간은 그야말로 매너남, 훈남입니다. 버스를 못 가게 막는 것은 애교고 뒤엎는다거나 심지어 방화가 일어난 일도 있었습니다. 예전에 대구구장에서는 김응룡 감독이 항의하러 나왔다가 참외를 머리통에 얻어맞은 일도 기억에 남네요. 이런 굵직한 사건들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야구장 좀 가 본 사람이라면 한국 관중들 노매너가 어느 정도인지 다 알 겁니다. 그런데도 각종 스포츠협회에서는 아무런 대처도 취하고 있지 않아요. 얼마 안 되는 팬이라고 소중히 여기나본데 오히려 이런 사람들이 관중 더 떨어지게 한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모른다에 한 표 걸죠.

안정환 선수가 잘 한 것은 없지만 안정환 선수 족친다고 나아질 것 하나도 없습니다. 이제 이런 일 좀 없도록 경우에 따라 관객도 엄중하게 처벌을 도입했으면 하네요. 홈에서 그럴 수도 있지 않느냐는 소리가 있는데 완전 개변명입니다. 물론 홈팬이 홈 선수에게 야유하며 속풀이를 할 수도, 어웨이 선수에게 야유를 보내며 심리적 압박을 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에는 정도가 있습니다. 인신공격까지 나아가서는 안 되는 것이죠. 하물며 물건을 던진다거나 하는 행위는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돈 냈으니 왕이 아니냐는 훌륭한 사상을 가진 사람들, 행패 부리라고 돈 받는 거 아닙니다.

ps. 쓸데없이 파일 하나 더 안 만들고 유튜브 동영상 올리는 방법 없나요?
  1. 이번사태로 별명은 안생길걸요,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안정환 편이잖아요... ㅎㅎㅎ
    기껏해야 FC상암팬들 입에서만 나돌다 사라질거같아요...ㅎㅎㅎ 안정환씨 하태균이를 이기고 1군 등극하시길
  2. 진짜 야구 관중은..
    예전에 야구장에서 뒤에서 어떤 분이 던진 페트병에 등을 정통으로 맞고 아파서 무쟈게 고생한 적 있습니다. 남편(당시 남친)이 "어떤 새끼야!" 하면서 일어났지만 아무도 대답을 않더군요.. ㅠㅠ
  3. 아..저 아테스트 사건 기억 납니다. 아테스트와 맥주던진 녀석 둘다 시즌 아웃당했죠 ㅎㅎ
    참고로 저정도 자리에 앉을려면 표값이 거의 한화로 게임당 30만원에
    육박하거든요. 아마도 시즌패스 홀더일게 분명한데 나머지 게임들도 못보게 되서 상당히 속쓰렸을겁니다.
    하여간 매너 없는넘들은 응징을 해줘야해요.
  4. 안정환선수의 성질을 긁어놓은 그 관중은 티비 인터뷰도 합디다. 모자이크는 했지만...아마도 그땐 자신이 비난 받을꺼라고 생각을 못했을 꺼에요. 풋... 근데 만약 안정환이 아닌 이천수선수였다면??? 괜시리 상상이 가는 군요..ㄷㄷㄷ

    그나저나 요즘은 야구장에서 소주 안파나요? 생수병에 물대신 소주넣어서 파는걸 본적이 있는 것 같은데...(옛날 얘긴가..;;)ㅎㅎ
  5. 뭐 안정환이 잘못한게 아닌걸 많은 사람들이 아니까...^^
  6. 얼굴로 따지나요, 실력으로 따지니... 솔직히 조이바튼이나, 칸토나나 사람인데;;
    길거리에서 저런일이 벌어졌다면 이미 교도소행일거예요, 공인이라는 이름으로 참는 그들이 대단합니다;;
    • 2007.09.14 20:48 [Edit/Del]
      관중이 잘 한 일은 없지만 사실 욕설은 그 급이 대단히 낮은 정도입니다. 물론 사람인만큼 흥분할 수도 있지만 외국같으면 더 크게 다뤄졌을 문제에요. 선수들 입장에서는 화가 나겠지만 욕설은 예방이 힘듬은 물론 처벌까지도 힘든 일이기에 선수들의 후덕함 -_-a이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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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바둑도 올스타전을 한답니다올해부터 바둑도 올스타전을 한답니다

Posted at 2007. 8. 18. 00:05 | Posted in 정력은국력 체육부
한국 바둑리그에서 무려 ‘올스타전!’을 한다고 합니다. 경사 났네, 경사 났어! 어얼쑤~ 덩실덩실~ 스무명의 후보자 중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선수 열 명이 차례로 대국을 벌입니다. 한국 바둑 역사상 초유로 있는 일로 반갑기 그지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첫 술에 배 부를 리 없다고 좀 문제가 있기는 합니다. 우선 올스타전의 의미인데요. 사실 올스타전은 기본적으로 팀 스포츠를 위해 존재합니다. 왜냐하면 이토록 많은 스타플레이어들이 한 팀에서 뛰는 것은 보기 드물거든요. 생각해 보세요, 언제 이대호, 양준혁, 류현진이 한 팀에서 뛰겠습니까? 김주성, 서장훈, 방승현도 마찬가지고요. 돈으로 긁어 모으려 해도 힘들 정도의 팀입니다. 이런 꿈을 일 년에 하루라도 만족시켜 주는 게 올스타전이죠.

그러나 개인전 위주의 스포츠에서 올스타전은 보기 힘듭니다. 골프나 테니스에서 언제 올스타전 하던가요? 아니면 복싱이나 프라이드에서? 없죠. 왜냐면 어차피 토너먼트 방식으로 실력 있는 선수들이 올라오다가 보면 이미 16강, 8강쯤 가면 올스타전화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가끔 무명 선수들이 약방 감초처럼 튀어나오기는 하지만 그것 역시 나름의 재미를 선사해 주죠. 바둑 역시 개인끼리 실력을 겨루는 스포츠입니다. 이 때문에 굳이 올스타전이 없어도 이러한 빅매치는 그다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뭐, 한 번에 몰아서 일어나기는 힘들겠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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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만 가면 그 나물이 그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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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개인종목에서 올스타전의 존재가 떠오르는 스포츠는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와 같은 e-스포츠 종목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러한 e-스포츠도 위의 개인종목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어차피 얘네들끼리 붙는 빅매치는 자주 볼 수 있거든요. 요즘 너무 상향 평준화되어 이야기가 좀 다르기는 합니다만 기본적으로는 그렇습니다. 적어도 팬들이 ‘아기다리고기다리던매치’같은 것은 이제 스타에는 없다고 봐도 되는 상황이죠. 마본좌가 태굥이한테 좀 밟힌 후로는 특히 그러하고요. 온게임넷에서 WWE를 벤치마킹해 자꾸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죠. 예전처럼 임요환 띄우기 마케팅은 먹힐 수가 없으니까 뭐라도 사람들에게 기대를 주는 매치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죠.

그럼에도 e-스포츠에서 꾸준히 올스타전을 열 수 있는 이유는 위의 종목들과 달리 게임시간이 굉장히 짧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매니아라고 해도 복싱 12라운드를 세 번 정도 보거나 테니스 세 게임 정도를 보면 내가 왜 사나… 하면서 철학 모드에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와 달리 e-스포츠는 어지간한 게임은 30분 안에 정리되기에 올스타전을 열 수 있는 것이죠. 또 하나의 이유는 소속 구단입니다. 얘네들도 나름 소속 구단이 있기에 평소 경기할 때 함께 있을 일이 없습니다만 올스타전 때에는 함께 있고 함께 즐거워하는 모습을 팬들이 보고 싶어하기 때문이죠. 뭐, 다른 개인 종목인 대개 팀이 없거나 있어도 비인기종목의 경우 독점 시장이고 인기종목은 협찬, 후원 정도라…

그러나 e-스포츠는 좀 예외적인 경우고 바둑은 올스타전을 벌이기에 그리 조건이 좋은 종목은 아닙니다. 바둑도 워낙 치열한 종목이기는 하지만 8강 정도 되면 모두가 빅매치라는 점에서는 타 종목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또한 대국 시간 역시 100분 내외이기에 올스타전을 열기 그리 좋은 환경은 아닙니다. 온 종일 올스타전만 하지 않는 한 5국까지 치를 경우 3일을 보아야 하죠. 소속구단은 있으나 그것은 한국바둑리그에만 한정되는 것인지라 선수는 물론이고 보는 팬들도 딱히 선수를 생각할 적 소속구단을 떠올리지 않습니다. 여러모로 골치 아프죠. 한국바둑리그 올스타전이 열린 것은 참 좋은 일이지만 이처럼 부정적 요인이 많은지라 아쉬운 점이 몇 있습니다. 특히 타 종목의 올스타전은 ‘팬을 위한 이벤트’라는 점에서 조금 부족하지 않은가 합니다.

우선 올스타 기사 선정 방식부터가 그러합니다. 타 스포츠의 올스타전은 완전하게 팬투표에 선수 선정을 의존합니다. 바둑도 투표하지 않느냐고 물을 수 있는데 여기서는 일차적으로 후보를 걸러서 내 줍니다. 하지만 타 종목은 그렇지 않아요. 안 그러면 야구 올스타전에서 올해 개죽 쓴 이종범 선수를 어떻게 보았겠어요. 작년 NBA 올스타전에는 그랜트 힐이 나왔죠. 이 양반 성적은 그저 괜찮은 정도였지만 오랜 부상에서 복귀한 그의 모습을 팬들이 보기 원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감독추천선수 제도 역시 존재해 이를 통해 더 볼거리를 풍성하게 만듭니다. NBA의 경우 아예 조던을 감독추천선수로 내보낸 후 조던 신격화 쇼를 하기도 했죠. 쇼를 하라,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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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놈들 쇼맨십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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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대국 환경이 일반 대국과 다를 바 없다는 점입니다. 뭐 다른 게임은 안 그렇냐고요? 마찬가지죠. 그런데 다른 스포츠의 올스타전에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은 선수들이 함께 뛰는 것이기도 하지만 함께 즐기는 것이기도 합니다. 정수근이 쇼하면 양준혁이 좋다고 박수치고, 이런 므흣한 광경들에 관중들은 즐거워하는 것이죠. e-스포츠 역시 마찬가지로 얘네들은 게임 방식이 개인인데도 스타들이 함께 모여 있다는 자체에 팬들이 즐거워합니다. 물론 바둑기사들이 타 종목에 비해 개인적인 팬층은 얕겠지만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웬지 비유를 잘못 한 느낌)

그리고 부대 행사가 없는 점도 아쉽습니다. 타 스포츠의 경우는 가수도 오고 치어리더 경연대회도 하고 아예 전야제를 때리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메이저리그는 전날 홈런 더비도 시원하게 해 주고 NBA는 루키 – 소포모어 올스타를 엽니다. 물론 바둑에 이를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겠죠. 한국기원에서 천상지희가 ‘한 번 더, OK?’하면서 가릴 곳만 적당히 가린 채 춤 춰봐요, 그대로 바둑돌 날아오고 스포츠신문 1면 올라가지… 그래도 올스타전 하나만 달랑 하고 넘어간다는 것은 좀 시시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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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먹으니 점점 애들이 이뻐보임, 추천...

어쨌든 이런저런 문제야 있지만 한국바둑에도 올스타전이 들어섰다는 그 의미는 낮게 보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재빨리 수습모드) 어찌 첫 술에 배 부르겠습니까? 사실 바둑처럼 기사들 한 자리에 모으기 힘든 스포츠도 없습니다. 야구, 축구 같은 팀 스포츠는 리그 전체가 하루 쉬면 그만이지만 바둑은 한국에서만 뛰는 게 아니라 중국 갔다가 일본 갔다가 바쁘거든요. 부대 행사는 어디 쉽답니까? 바둑 두는데 무슨 잠실 주경기장 빌릴 수도 없는 일이고. 물론 고정관념은 깨야 하겠지만 말이죠. (개인적으로 불가능은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고 그래서 여자한테 좀 잘 채입니다)

이번 한국바둑리그 올스타전이 비록 불만족스러운 점도 있겠지만 이런 것에 매달리기보다는 (혼자 매달렸나?) 좀 더 나아가는 모습에 주목하는 게 더 바둑을 즐겁게 즐기는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어차피 보는 사람만 보고 사실 저도 안 볼 생각이지만 말이죠. 그래도 바둑 팬들 입장에서 사실 며칠 동안에 일류기사들을 몰아 보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 자, 혹시라도 올스타전 보실 분은 소주와 담배를 재어 놓읍시다! (응?)
  1. 허걱... 소주와 담배를 재어놓으셔요~~ ㅋㅋ 바둑을 몰라서리...
  2. madox01
    흥행을 위해서 올스타 기사들 "오목 결정전" 또는"알까기" 같은 행사를 하면 쿨럭...
    안되겠지요. ^^;;
    (바둑이라고는 고스트바둑왕 본게 전부입니다 ㅠㅠ)
  3. 흐흐~~ 10초바둑 20판 같은 방식의 토너먼트 정도면 될듯...ㅋㅋ
  4. 설마 부대 행사가 없을라구요. 지방 투어 행사 때처럼 공개 해설도 하고 대규모 지도 다면기도 하고 이것 저것. 올스타전에 걸맞게 보통 공개 대국보다 조금 더 확장된 팬 서비스 행사를 할 것 같은데요. 무지 기대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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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스포츠의 목적과 나아갈 길프로스포츠의 목적과 나아갈 길

Posted at 2007. 1. 23. 00:42 | Posted in 정력은국력 체육부

인터넷이 되지 않는 북경을 떠나 상해로 오니 인터넷에 현대 유니콘스의 매각설을 가지고 말들이 많다. 그리고 우리의 네이버는 '프로야구, 아직도 존재 이유가 홍보'라는 글을 대문에 걸어 놓았구나. 기자가 주장하는 것 자체가 대단히 애매하기는 하지만 결국 우리나라도 미일처럼 프로 스포츠를 모구단의 홍보구단으로 삼지 말고 자체적인 구단흑자를 낼 수 있도록 바꿔나가야 한다는 것 같다. 그런데 이게 말이 쉽지, 실제로는 전혀 쉽지 않은 이야기이다. 어려운거야 둘째치고 그리 옳다고 할 만한 주장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잠시 기사를 인용해 보자.

농협이 유니콘스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하자 농민단체와 노조,여기에 농협의 주무관청인 농림부까지 강한 반대의사를 밝혔다. 핵심은 결국 돈이었다. 농업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수백억원이 들어가는 프로야구단 운영은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야구계는 오해라고 했다. 운영비가 많이 들지만 홍보효과를 감안하면 그런대로 할 만 하다는 것이 설득의 핵심이었다.

한숨이 절로 나오는 얘기다. 케케묵은 논리다.

과연 이것이 그리 케케묵은 논리일까? 대체 왜? 무엇이 기준인가?
 

일본의 야구단 운영은 어디까지나 비지니스다. 모든 구단이 흑자는 아니지만 적어도 흑자를 낼 수 있다는 계산이 선다. 좋은 예가 2005년 창단한 라쿠텐이다. 라쿠텐은 첫해 3할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내고도 약 2억엔(약 16억원)의 흑자를 냈다.

몸값이 적은 선수들로 팀을 꾸리고 연습구 갯수까지 따지는 짠물 운영을 한 덕이기는 했지만 어찌됐든 서류상 라쿠텐은 엄연한 흑자 기업이다. 평균 2만명 이상의 관중이 들어오는데도 크나 큰 위기라며 잇단 대책을 내놓고 있는 것이 비지니스를 앞세운 일본의 모습이다.

확실히 일본에서는 케케묵은 논리일지도 모른다. 사실 미국같은 경우는 아예 처음부터 구단경영을 통한 수익을 목적으로 팀이 조직되었다. 특히 니그로리그 같은 경우는 애초에 스폰서라 할만한 자본은 존재할리도 없었고. 그런데 기자에게 묻고 싶다. 현재 한국에서 프로스포츠단 운영을 통해 과연 흑자를 낼 수 있을까? 가장 역사가 깊은 프로야구라고 해도 말이다. 그 속에서 KBO와 각 구단이 모두들 노력한다고 한들 그게 말만큼 쉬운 일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구단경영만을 통해 순이익이 나려면 우선 관중 숫자가 현재와는 비교되지 않을만큼 많이 와야만 한다. 어떻게 하면 관중을 많이 모을 수 있을까? 단순한 수요 - 공급 법칙을 생각해도 답은 간단하다. 가격을 낮추면 된다. 그러나 그것조차 쉽지 않다. 한국 야구의 입장 가격은 만원도 되지 않는 가격으로 미국은 물론 일본의 3천엔 가량에 비해도 헐값이다. 양국 국민의 소비력 차이를 감안한다고 해도 말이다. 즉 이미 한국의 프로야구 입장료는 상당히 낮게 책정되어 있는 편이며 더 이상 내린다고 해도 그것이 크게 메리트를 주기는 힘든 입장이다. 물론 무료까지 내린다면 조금은 더 올 것이다. 그러나 무작정 가격을 내린다고 능사도 아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한 번 내린 가격을 다시 올리는 것을 쉽게 받아들일 리 없기 때문이다. 사실상 관중수입이 그리 크지 않음에도 가격을 통해 관객을 유인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가격 외의 또 다른 관중입장을 유도하는 방법으로 자주 언급되는 것이 게임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다. 그러나 사실 이는 그리 큰 관계가 없다고 봐야 한다. 야구는 아니지만 축구를 예로 들어보자.
J-리그의 경우 관중의 수가 한국에 비해 훨씬 많지만 그 질에 있어 K-리그를 압도하지는 않는다. 질이 더 떨어지는 동남아의 리그들도 우리보다는 관객수가 많다고 한다. 만약 게임의 질로 관중의 수가 결정된다면 금메달 척척 따는 한국의 비인기종목들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물론 그것이 관계가 없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경기 질의 향상만으로 관중을 불러모을 수 있다면 그것은 오해이다.

또 다른 관중입장의 유도방법은 룰의 변경이다. 사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이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 적어도 위에서 언급한 두 방법에 비하면 훨씬 중요하다. 축구에서 오프사이드가 생기고 농구에서 3초룰이 생기고 야구에서 보크가 생긴 것은 공정함이건 뭐건이 아니다. 이러한 룰이 있으면 경기 자체의 재미가 떨어지고 관중 유도를 저해할 수 있기에 생긴 것이다. 지금도 각 리그들은 온갖 꽁수들을 짜내고 있다. 축구는 국가전이 워낙 많은 종목이기에 쉽게 건드릴 수 없지만 농구는 지역방어를 도입했다 금지했다 하고 핸드체킹 부분을 풀었다 조였다 하고 있으며 야구는 마운드를 높였다 낮췄다 하고 스트라이크존을 넓혔다 좁혔다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큰 변화를 줄 리 없다.

참 이래저래 쉽지 않다고만 이야기해서 미안한데 실제로도 그 말을 하고 싶다. 요즘같이 놀거리가 많은 시대에 누가 쉽게 그 놀거리를 옮기겠는가? 말이 쉽지, 쉬운 게 아니다. 케케묵은 논리라고 조소할 게 아니란 말이다. 그렇다면 과연 프로스포츠 구단이 구단운영만을 통해 이득을 낼 수 있는지의 여부를 떠나서 생각해보자. 즉 홍보효과를 노리고 구단을 운영하는 게 문제가 있는지 말이다. 이를 위해 다시금 기사를 인용하겠다.

야구계는 오해라고 했다. 운영비가 많이 들지만 홍보효과를 감안하면 그런대로 할 만 하다는 것이 설득의 핵심이었다.

한숨이 절로 나오는 얘기다. 케케묵은 논리다. 현 상황에서는 그룹명 교체를 고려중인 농협에 국한되는 얘기라 할 수 있다. 홍보효과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손에 잡히지 않는 개념상의 정의이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말해 '홍보효과'라는 개념을 너무 우습게 보고 있다. 홍보효과가 손에 잡히지 않는 정의임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기자에게 묻고 싶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첼시와 연간 220억에 달하는 유니폼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국내 기업체 중 그 누구보다 이익에 민감한 (욕이 아니라 이게 기업의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삼성이 그 손에 잡히지도 않는 무언가를 위해 그 거액을 내놓은 것일까? 더욱이 중요한 것은 이제 더 이상 그러한 홍보효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그러한 부분에 대한 계량화는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유니폼 스폰서 광고효과 분석기사 - 조선일보) 이 정도라면 홍보효과를 '손에 잡히지 않는 개념'이라고 무시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삼성이 첼시 유니폼에 기업 로고를 넣는 것이나 프로 스포츠단을 운영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그럼 요미우리나 소프트뱅크는 구단 명 짓기가 귀찮아서 모기업 이름 붙이고 뛰어다니나, 솔직히 멋도 안 나는구만.

물론 기자가 걱정하는 것이 단지 이것만은 아닌 것 같다. 최근 삼성과 함께 자웅을 겨루는 최강의 구단 현대가 (루머이지만) 겨우 80억의 헐값에 팔릴 정도면 이미 홍보효과가 없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서울 연고 구단을,그것도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2위팀을 넘겨주면서 순수 매각대금이 고작 8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는 것은 한국야구가 처한 위기가 어느 수준인지 보여주는 메시지다.


그러나 이는 큰 착각이다. 포브스 코리아에 따르면 그간 비슷한 성적을 올려온 현대와 삼성의 구단가치는 무려 네 배 이상이다. 그런데 더 재미있는 것은 매해 밑바닥을 기다 못해 바닥을 파며 이북으로 넘어가려는 롯데는 오히려 삼성과 비슷한 구단가치를 지녔다는 점이다. 이 점이 바로 기자가 간과한 부분이다. 대체 그간 최고의 성적을 올린 현대는 밑바닥의 가치를 지니고 있고 포크레인 부대 롯데의 가치는 높은 것인가?

대답은 간단하다. 롯데는 성적은 좋지 않았을지언정 열성적인 고정팬을 확보하고 있었고 그들을 잃지 않으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비록 그들이 대박 FA들은 모두 먹튀로 변신했으며 그들이 트레이드시키거나 포기한 기존선수들은 타 구단에서 부활의 날개를 펼쳤다. (링크 걸려다가 일일히 걸기에는 중국 인터넷이 너무 느려 포기) 하지만 적어도 그들은 팀 강화를 위한 노력 외에 '부산 갈매기'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에 반해 현대는 어떠한가? 그들의 움직임이란 그야말로 수도권 진입을 위한 발버둥이었다. 그들에게 홈이란 서울 진입을 위한 텐트에 불과했다. 아무리 서울이 좋다고 해도 최소한 매너는 지켜야 한다. 관중은 수입원일지언정 봉은 아니다. 물론 빅 마켓이 지닌 효율은 사실이지만 관중은 비록 작은 도시라 해도 구단이 홈에 애정을 가진 곳으로 가지, 큰 도시라고 해도 구단이 관중을 봉 취급하는 곳으로 몰리지 않는다. 프로농구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관중동원을 하고 있는 구단들이 어디인가? 중소도시인 창원 LG와 원주 TG가 아닌가? 미 NBA의 경우 중소구단이 적자를 보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마켓파이의 차이로 봐야지, 지역민의 성원이 부족하다고 보기는 힘들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따져보고 싶은 게 있다.

이제 한국 프로야구도 구단 운영이 비지니스적 부분을 늘려가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 수입은 10년전과 비슷한데 운영비는 2배 가까이 늘었다. 홍보 효과를 논하는 것 조차 부끄러운 현실이다.

기자는 어느 정도 프로 스포츠 구단이라면 '응당' 홍보효과를 논하지 말고 구단운영을 위한 직접수익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런데 가장 앞에서 논한 현실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해도 과연 정말 그래야 하는 걸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과연 구단의 모기업 홍보를 위해 구단을 운영하는 것과 구단 자체 운영을 통한 이윤 획득을 위해 구단을 운영하는 것에 얼마나 큰 차이가 있을까? 종이 한 장 차이라고 쉽게 넘길 일은 아니지만 적어도 양 쪽 모두 이윤 획득을 위해 프로 스포츠 구단을 운영한다는 점에서는 다를 바 없다. 한 쪽은 직접적으로, 그리고 한 쪽은 간접적으로 그 이윤을 획득하고 있다는 차이 뿐이다. 또한 홍보를 목적으로 한다고 해서 딱히 구단 운영을 통한 직접 이윤 획득보다 이윤액이 작으리라는 법만은 없다. MLB 처럼 중소구단을 위한 배려조차 없는 NBA에서 많은 중소구단이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을 상기하며 LG트윈스의 우승 이야기를 비롯한 이 기사는 그 적절한 예를 보여주고 있다.

가끔 나오는 비판이 프로 스포츠 구단을 기업 홍보용으로만 여길 경우 구단의 능력을 극대화하려기보다 존재 그 자체에 이유를 둔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입장 바꿔서 생각해보라. 당신이 구단 모 기업의 회장인데 기업의 이름을 건 구단이 열에 아홉은 진다고. 보는 사람들 홍보효과가 높을 리 없다. 그야말로 호러블이다. 아니면 미쳤다고 구단들이 FA를 거액 들이면서 사들이겠는가? 결국 양 쪽 어느 경우건 구단의 전력 상승을 위해 단장은 당연히 노력하게 된다. 팜웨어가 잘 갖추어져있지 않은 한국은 좀 다르겠지만 MLB에서 능력 있는 단장은 능력있는 선수 이상으로 영입하고 키우려는 대상이다. 오클랜드의
빌리빈 단장은 월가에서까지 존경받는다고 할 정도이니 할 말 다 한거다.

결국 구단 이익을 원하나 구단홍보를 목적으로 하나 같은 목적으로 팀을 꾸려나가고 있으며 이들 모두 강한 팀을 원하고 또한 재미있는 경기를 원한다. 사실 그간 현대의 인기가 그리 높지 않았던 것은 김재박 감독 특유의 '짠물 야구'의 영향 역시 없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이것은 정말 현대의 실책이다. 미국 NBA를 호령하는 샌안토니오는 그 실력에 비해 인기는 떨어지는 편인데 이는 던컨의 플레이 자체가 밋밋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앨런 아이버슨이 이끌었던 (지금은 이적했으니) 필라델피아는 꽤 인기가 있었다. 신장도 작은 그의 터프한 플레이가 관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첨언 : 물론 수익의 측면에서는 조금 다른 것이 우승 보너스나 플옵 등을 통해 샌안토니오는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었기 떄문이다, 이것 역시 단장들이 팀을 강하게 만드려는 이유이기도 하고)

말이 길었는데 정리하겠다. 한국 프로 스포츠가 홍보효과를 노리고 팀을 운영한다고 혀를 차는 것은 현재 상황을 너무 무시하는 것이다. 또한 그것을 노리는 것 또한 조금도 부끄럽지 않을 일이다. 물론 그들이 홍보효과를 통해 이윤을 내지 못한다면 분명히 시장의 법칙에 따르 그들 스포츠는 퇴출될 것이고 나와 같은 스포츠팬들은 아쉬울 것이다. 마치 예전의 음악팬들이 현재의 다양성을 상실한 주류 음악계에 상심하는 것처럼. 그러나 그러한 모습으로 가지 않기 위해서는 책임을 분명히 물어야 한다. 음반업계가 무너진 것 역시 MP3 때문이 아니라 음반업체가 변화를 거부하며 소비자를 무시하고 자신의 이익을 수호하려 한 것 때문이었다. 이처럼 프로스포츠계도 그저 외국의 환경을 부러워하며 홍보효과 어쩌고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보다 차라리 현대가 그간 왜 구단의 홍보효과가 그토록 낮았고 삽질하는 롯데는 아직까지 높은 구단가치를 지니고 있느냐에 대해 생각을 기울여 보는 것이 프로 스포츠계 발전을 위한 좋은 출발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1.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2.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고객의 소리를 귀울이지 못하는 기업은 반드시 도태됩니다. 이건 사람이 밥을 먹으면 화장실을 가는 것만큼 진리지요. 스포츠계가 정말 고객의 가려움을 파악하지 못하고 엉뚱한 짓만 한다면 언젠가 반드시 핸드볼 꼴이 날겁니다.
  3. 은하
    정말 롯데팬들의 애증이 섞인 구단애 대한 열성을 보면...뭔가 감동적입니다. 이겨도 목놓아 부산갈매기 부르고....ㅡㅡ;
    • 2007.01.28 23:37 [Edit/Del]
      그러게 말이에요, 보기 참 안쓰러울 정도이지만 사실 뉴욕닉스라는 NBA 구단에 비하면 별 거 아니에요. 작년 포브스 발표에 따르면 3년간 거의 최하위를 기록한 구단인 주제에 current value 및 operating income이 1위더라고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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