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프렌들리 e-sports FA제도비즈니스 프렌들리 e-sports FA제도

Posted at 2009. 8. 27. 13:25 | Posted in 폐인양성소 게임부
e-sports 팬들이 FA 반대 선언문을 발표했다. 일부 사람들은 뭐, 게임이 스포츠냐, 하면서 찌질거리지만 적어도 그간 불합리했던 기존 스포츠의 FA 제도에 대해 침묵하던 기존 스포츠 팬들보다야 훨씬 낫다.

원래 한국의 FA 제도는 타 스포츠에서도 불합리한 측면이 컸다. 야구의 경우 무려 9시즌을 뛰어야 하는데 군대에 부상 등을 고려하면 이 자격을 획득할 수 있는 선수 자체가 극소수다. 거기에 FA 선수 전년도 연봉의 450%를 내놓거나 전년도 연봉 300% + 보호선수 20명 외 선수 1명을 내놓아야 한다. 농구도 마찬가지다. 전년도 연봉 300%, 또는 전년도 연봉 100% + 보호선수 3명 외 선수 1명을 내놓아야 한다. 그래도 농구는 5시즌만 뛰면 된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양심적이다.

그나마 스타급 선수의 경우는 낫다. 아무리 늙었다 해도 S급 선수라면 돈지랄을 해서라도 승리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허나 나머지 선수들은 전혀 경우가 다르다. 노장들이나 B급 선수는 그 어느 구단도 보상금을 내면서까지 데려가려 하지 않는다. 때문에 선수 협상력만 떨어지고 대개의 선수들이 FA 신청조차 하지 못하고 구단과 합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농구의 경우는 아예 샐러기캡(구단 연봉 상한선)을 맞추기 위한 은퇴의 수단으로까지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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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로 FA란 이런 것처럼 내놓아도 사가기 힘든 제도였단 말이다... 그리고 보신탕행


여하튼 원채 말이 안 되는 FA 제도이지만 e-sports가 특히 되도않은 점을 꼽자면 아래와 같다.

1. 말도 안 될 정도로 짧은 협상 기간 : 소속팀과 선협상 후 결렬시 타 팀이 협상할 수 있는 시간은 겨우 5일뿐이다. 5일이면 애인에게 손만 잡고 자기는 커녕 손만 잡기도 힘든 시간인데 대체 뭘 어떻게 하라고?

2. 에이전트 선임 불가 :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협상력이 떨어진다. 산전수전 겪은 구단 스태프와 게임만 한 어린애들간 격차가 좀 크겠나? 그런데도 에이전트는 금지다. 단지 부모 동행 정도나 가능할 뿐이다.

3. Free Auction : 선수가 물건도 아닌데 선수 의지와 관계없이 높은 가격 입찰 구단으로 무조건 가는 것도 문제지만, 사실 농구도 가장 높은 가격으로 입찰한 구단이 FA 선수를 사 간다. 허나 차이가 있다면 연봉총액제 입찰이라는 것, 즉 A구단이 1년 5000을 부르고 B 구단이 2년 6000을 부를 경우 선수는 '무조건' B 구단으로 가야만 한다.

4. 연봉 공개 금지 : 협상된 연봉은 공개할 의무가 없다. 이후 계속해서 구단이 유리하게 끌고 갈 여지를 얼마든지 남겨두는 것이다. 가뜩이나 불공정한 협상 테이블을 유지해서 애들 삥 뜯자는 거다.

5. 외통수에 놓인 선수 : 원소속 구단과의 협상 결렬이 실패할 경우 타 구단의 입찰을 받는데 여기서 입찰을 받지 못하거나, 제시 금액을 거부할 경우 원소속 구단과의 협상만이 가능하다. 즉 여기서 원소속 구단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타 구단으로 갈 수 없고 은퇴할 수밖에 없다.

6. 사전 접촉 및 담합에 대한 규정 전무 : 이건 뭐 할 말이 없다. 가뜩이나 좁은 바닥에서 어쩌라고;;;

이딴 제도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FA 대상자 39명 가운데 5명을 제외한 34명이 기존 소속팀과 재계약을 맺은 것. 더군다나 연봉 5000만 이하의 선수들에 대해서는 보상금 없이도 이적이 가능했음에도 대부분의 선수가 도장을 찍은 것이다. 개중에는 꽤 대접을 받은 경우도 있다고 하나 이것조차도 연봉 공개 금지 조처로 알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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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한다, 씨발 니미 것들...


결국 5명의 선수 중 1명의 선수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그 어느 팀도 입찰하지 않았다. 셋은 좀 실력이 떨어지니 그렇다 치고 현재 프로리그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제동 선수에게 왜 입찰이 조금도 떨어지지 않은 거지, 이건 좀 요상하다. 어차피 영입하지 못하더라도 가능한 선에서 입질은 전혀 손해 볼 일이 없다. 더군다나 보상금은 전해 연봉 200%로 타 스포츠에 비하면 그리 큰 편이 아니다. 그런데도 대체 입질 하나 없는 이 모습이란...

여기서 사람들은 이제동과 부모의 입이 맞지 않았기에 당연한 결과라 말한다. 아버지는 더 높은 연봉을 위해 협상을 결렬시켰는데 정작 이제동은 부모님을 설득하겠다고 하니 타 팀이 입찰하기 좀 부담스러운 면이 있었던 것도 사실. 그리고 선수가 원하는데 어떻게 하겠냐, 의리 있다 등등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건 이제동이 뭘 원했느냐가 아니라, 이번 일로 드러난 FA의 실상이고 그것을 드러내는 현실이다. 물론 원소속팀에 남고 싶다는 의지는 존중받아야 하지만, 이제동 정도가 입질 한 번 당하지 못할 환경에, 그 이유로 '은퇴냐, 구단이 제시하는 조건을 받아들이느냐'라는 두 개의 선택권만이 남는다는 건 FA 제도가 얼마나 'MB식'으로 비즈니스 프렌들리한지 잘 보여준다. 즉 FA 자체는 선수로서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 프로선수가 에이전트 하나 끼지 못하고 타 팀의 입찰을 5일간 기다리고 안 되면 시키는대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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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쿨한 인간은 세상에 많지 않다.


소문에 따르면 '압도적' 랭킹1위인 이제동 부모측이 요구한 금액은 연 옵션 미포함 2억이고 구단이 제시한 금액은 옵션 포함 2억이라고 한다. 이거 정말 무지하게 짠 거다. SK가 랭킹 2위 김택용에게 최소 3년 7억 5천을 퍼부었기 때문이다. 이것도 어디까지나 최소인지라 얼마나 올라갈지는 알 길이 없다. (미공개니까)

비유하자면 (부상 전) 김광현과 류현진이 같이 FA 나섰는데 류현진은 최고 대우 받고 김광현은 그보다 20~30% 낮은 금액에 도장 안 찍으면 은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처우에 대한 최고의 선수에 대한 맞대응은 실패했고, 이것이 현재 FA 제도의 현실이다. 밑지기 싫으면 주는대로 예예 거려야 하는.

프로게이머 인생 순탄치 않을 것이다. 바둑이나 골프는 일단 프로만 되면 그 이후에 강사를 해서 돈 잘 번다. 연줄 좋으면 높은 사람 만나 좀 놀아주고 거액을 챙길 수도 있다. 몸으로 뛰는 운동 선수도 강사를 못 해도 최소 몸이라도 써서 먹고 산다. 근데 스타크래프트는 모냐? 애들한테는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도 돈도 별로 못 받고, 이거 끝나면 비전 막막하고. 그런데도 저연봉에 고생하다 FA 기대해보니 완전 애들 삥뜯는 제도고.

여하튼 긴 말 하기 귀찮다. 저기 박스 안에 있는 거 제발 좀 제대로 고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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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FA 대박의 꿈은 그렇게 갔습니다...
  1. 헉! 시발 꿈.

    앗! 꿈이었구나
    후반부를 위해 한잠 더자야지..ㅋㅋㅋ
  2. 뭐 이노무 나라에서 골때린 것들이 한두개가 아니어서요. -.-;
  3. 이건 뭐... 도데체 선수입장은 전혀 고려가 안되어 있는 룰이군요. 누구 머리에서 나왔는지...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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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 비폭력 근본주의反 비폭력 근본주의

Posted at 2009. 1. 21. 15:54 | Posted in 없는게나은 정치부
여행 전문 블로거 inuit님과 게임 전문 블로거(...) 쉐아르님께서 시사 글 (이모씨 & 쉐모씨) 을 써야 하는 현실을 개탄하며 한 마디. 원래 남들 하는 말 리바이벌은 좋아하지 않지만 왠지 동참해야겠다는 의무감이 드는 현실이다.

시위 관련 이야기를 할 때 내가 가장 까대는 상대들은 이른바 '비폭력 근본주의자'들이다. 이들에게 폭력은 절대 악으로 일단 폭력만 행사한다면 그 어느 쪽도 옹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용서할 수는 없다고 그들은 말한다. 나는 이런 생각을 가진 이들이 시위대는 무조건 강경진압해야 한다는 소위 수구꼴통보다 더 싫었다. 이런 비폭력 근본주의자들은 둘 중 하나다. 그저 무지하게 순진해서 세상 물정과 역사를 모르거나 고고한 척 폼을 잡으려는 위선자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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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전자라면 오른쪽은 후자가 되겠습니다 ㄳ

이는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미운 레벨이 아니다. 그들은 시위대를 향해 폭력은 나쁘다고 이야기한다. 결국 그렇게 해서 얻을 것도 없다는 현실론도 들먹인다.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유는 어디에서부터 생성되었는가? 된장남 정신으로 멀리 프랑스를 찾을 것까지도 없다. 한국에는 얼마나 많은 혁명과 운동이 있었던가? 또 이들이 얼마나 많은 좌절을 겪었는가?

대가리에 똥이 찬 이들은 많은 사람들이 자연권, 천부인권 등을 들먹이며 권리를 '그저 주어진 것'으로 받아들인다.똥이 좀 더 찬 이들은 '의무가 수반될 때 주어지는 것'이라 말한다. 그러나 권리란 자연적인 것도, 하늘이 내린 것도 아닌 존재하지 않는 인공적 개념이다. 그리고 이 인공적 개념을 얻기까지 필요한 것은 피와 희생이었다. 대한민국 근대사만 살펴봐도 서구에서 진작에 누린 권리를 얻기 위해 상상도 하지 못할 피가 있었다. 피를 흘리고 죽어간 사람이 있었고 제대로 된 보상 한 번 받기는 커녕 오욕을 짊어지고 살아와야 했던 남겨진 그들의 피붙이들이 있었다. 그나마 대한민국은 학습 비용을 줄인 편이고 서구는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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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의 역동성과 스토리는 기억되나 그것으로 인한 변화는 기억되지 않는 게 현실

이래도 메시지가 잘 전달되지 않는다면 아름다운 한민족 국가답게 일제시대의 열사들을 떠올리자. 김구가 테러리스트다 아니다 하는 논쟁은 쓸데 없다. 개념상 당연히 테러리스트겠지. 중요한 것은 이 행동이 올바른가, 아닌가에 대한 가치평가이다. 가치 문제인만큼 답은 내리지 않겠다만 나는 인간의 상식을 믿는다. 적어도 이런 사람들이 없었다고 생각해 보라. 비폭력 근본주의자들이 폭력에 대해 인식할 기회나 있었겠는가? 명예 혁명도 없었고 프랑스 혁명도 없었고 미국 혁명도 없었고 68혁명도 없었고 일제 치하 독립 운동도 없었고 4.19 혁명도 없었고 광주 민중항쟁도 없었고 87 민주화 항쟁도 없었다면?

어차피 살기 바쁜 세상이다. 남이 힘든 때 도와주는 것,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아프리카에서는 단돈 몇 달러가 없어 아이들이 굶어 죽고 있지만 그럼에도 선뜻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도 각박한 세상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러면 그냥 조용히 있자. 이웃 사람 사소한 일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 것도 좋은 버릇이 아닌데 남이 삶을 걸고 있는 마당에 떠벌거리는 것, 정말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1. 어리민쯔
    아, 저 사람들 참 안 됐다... 하는 생각이 들어도, 도와줄 수가 없어서 저는 안됐다고 생각하는 것만도 죄스러운 느낌이 들던걸요.


    그나저나... 저 포모스 김택용 사진은 못 보던 거네요.
    냉큼 저장해 갑니다 *-_-*
  2. 어리민쯔
    아 그리고... inuit님 블로그는 경영 쪽이 아니었나요?;;
    전에 얼핏 경영 관련 글을 본 거 같은데... -_-;;
  3. 게임등 "신변잡기" 전문 블로거이지요. 게임 글은 한번 밖에 안 올렸는데...

    기독교 종파중에 기장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민주화 운동 열심히 했던 곳이지요. 얼마전 이쪽 총회장 인터뷰에 이런 말이 있더군요. 사회가 기장을 기장되게 한다구요. 다시 사회 운동으로 돌아가게 만든다는 겁니다. 저도 요즘 그런 생각이 자꾸 듭니다. 아무리 블로그에 투쟁의 글을 올려야 아무 영향력 없는 일이라 하지만... 그렇게라도 안하면 속터질 것 같은 그런 때입니다.

    그나 저나... 저 무지하게 순진한 아가씨 그림에는 있어야할 뭐 하나가 빠진듯한데... ㅡ.ㅡ;;

    투쟁해야 할 때는 투쟁해야지요. 말씀대로 옳으냐 틀리냐의 문제이지 "어떤 방법은 무조건 틀려"라고 일반화시키는 것은 너무 순진 ^^ 한 발상입니다. '효과적이냐'가 더 올바른 질문이지요.
  4. 동감 백배. 민주주의가 무혈입성인줄 착각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지요.
  5. 비밀댓글입니다
  6. 나의 권리를 박탈당할 위기에도 얌전히 정론을 따르는 이들은...
    글쎄요...옳고 그른건 둘째치고 역사상 그런이들이 살아남았던 전례는 없는 듯? (--);;??
  7. 음.. 제가 기대했던 글은 이게 아닌데..
    좋은 소식 공지는 언제..? ^^
  8. 해색
    좋은 소식 공지는 언제..? ^^ (2)
  9. 제 바로위에 덧글 다신 두 분을 보니 아마도 우리 수령님의 클래스가 [백수]에서 [직장인]으로 바뀐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데 이건 저만의 망상일까요? 망상이 아니길 빌어봅니다.
    (이전글에 보니 가끔 연인으로 추정되는 분의 덧글을 보왔으니 솔로탈출은 아닐테고 남은 것은 전직 뿐-0-;)
  10. 저련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유'에서 그런 이야기는 '불경'을 저지르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것을 그만두라는 이야기이므로, 순순히 복종하는 신민의 행동규범으로서는 아주 적절합니다. 그러니까.. (京師의 지방에 대한) 정복자로서의 성격이 가장 잘 드러났던 정권인 신라때도 신민들이 동료들에게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유형의 이야기인 셈입니다.

    저는 고전이나 학술서, 역사책 + 사극만 보다보니 현실 감각이 떨어져 가는군요. 금상의 총려가 어두워 그 위덕이 쇠하고, 달성후의 성덕이 회자되며, 적당패 전철연이 토벌되어 주살될 것이라는 왕조때의 표현으로 지금 상황을 이야기하는 뻘글이나 날리게 됩니다. ㄲㄲ
    • 2009.01.23 18:01 신고 [Edit/Del]
      경사 지방은 무엇인지요... 그보다 왜 신민을 보니 신민아가 생각나는거지 =_=;
    • 저련
      2009.01.24 04:32 [Edit/Del]
      경사는 왕조때 수도를 일컫는 표현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입에 감착착 감기지 않습니까? ㄲ
      신민을 보고 신민아가 생각난다니 역시 승환님이십니다. 충용무쌍님도 휴업을 선언하셨는데 분발을..
    • 2009.01.25 03:31 신고 [Edit/Del]
      아... 이 무식한 놈을 일깨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충형보다야 제가 건전하지 않을까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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