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학원 이야기중국 대학원 이야기

Posted at 2009. 1. 17. 12:26 | Posted in 사교육산실 교육부
방명록에 이 곳에 자주 들르는 모 님께서 중국 대학원 관련 조언을 부탁하셔서 (동북대학 장학생 - 대충 30위권 대학 - 으로 1년 어학연수 + 석사과정이 공짜라는데 (매달 생활비 1700위안 포함인데 사실 이거 좀 적습니다) 그냥 포스팅으로 남깁니다. 물론 몇 가지 한계가 있습니다. 먼저 기본적으로 그리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기에 주변 인맥의 이야기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으며 조언을 구한 분은 이공계인데 반해 제 주변 분들은 모두 문과입니다. 그럼에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며 글을 남깁니다.

(어지간하면) 비추

제 주변 중국에서 석사, 혹은 박사를 받은 분들의 거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그렇게 허접한 학교도 아니고 모두들 중국 TOP 10 안의 대학에 다님에도 그렇습니다. 이 분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요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학생들의 레벨 : 중국에 남는 게 땅이고 넘치는 게 인간이다보니 순위권 내 대학에 입학하는 애들 머리는 꽤 좋다고 봐도 됩니다. 북경대나 청화대 들어갈 머리면 서울대도 우습게 여길 정도죠. 그런데 요즘 애들이 예전 세대보다 머리는 좋아도 그 틀은 좁아졌듯이 언론 통제국가인 중국 학생들에게 뭔가 열린 사고를 요구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덤으로 남자 기준이면 중국 학생들이 세 살 정도 어린 것도 살짝 감안해야 할 듯 합니다.

또 고급 언어를 구사하기 힘들다보면 소통까지 힘들어 지식 교류에 있어 한국보다 불리한 점이 많은 점도 고려해야 할테고 어지간히 이야기가 잘 통하지 않고서는 이후 인맥으로서의 가치도 한국보다 높다고 보기 힘들 것입니다. (많은 학생이 한국처럼 어울려 노는 문화에 그리 익숙하지 않기도 합니다) 수업 태도도 한국에 비하면 불량한 경우가 좀 됩니다. 청화대에서 석사 중인 선배 말에 따르면 맨 앞 자리에서 PSP를 하는 놈도 있을 정도, 저도 산동대에서 손톱 깎고 신문 보는 놈 좀 봤습니다.

2. 교육 시스템의 문제 :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중국 대학원은 학부마냥 수업을 듣습니다. 20학점씩 듣는 경우도 종종 있죠. 남의 나라 말로, 그것도 대학원 커리큘럼으로 이렇게 듣다보면 거의 죽어날 겁니다.  참고로 중국은 모든 번역을 순 한자로 해 버리기 때문에 이공계라면 더 골치아픈 상황이 닥칠지도 모릅니다. 원소기호도 모두 한자로 쓸 정도니까요.

게다가 중국 역시 한국처럼 공대를 좀 키우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관료들 중에서도 공대 출신이 많습니다) 시설이나 설비도 그렇게 좋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한국이 비교적 미국식 커리큘럼을 확립한 데 반해 중국은 방법론 등 기초적인 부분이 그리 잘 갖추어져 있지도 않습니다. 덕택에 공부할 거면 석사 정도는 한국에서 밟고 중국으로 오라는 선배들이 많습니다.

3. 학위의 가치 : 중국 내 TOP 10 대학 정도로 석사를 먹는다면 되려 미국 박사 학위 받으러 가기는 유리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외에는 좀 곤란합니다. 중국에 뿌리 박을 것도 아닐테고 한국 학계는 근친상간의 산실이다보니 한국에서도 쪼끔 골치, 기업 취업 시에도 그 가치에 대해 그리 높게 평가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곳에서 취할 수 있는 몇몇 장점으로 진출한 분들 이야기를 들어 보면...

1. 돈 : 일단 중국어 좀 하고 머리 좀 구르고 기회 좀 노리면 장학금을 타내기 좋습니다. 예전에는 생활비가 좀 적게 들었는데 이제 그건 환율 문제로 물 건너 간 것 같습니다. 단 최소생활비 기준으로 하면 여전히 싼 점은 있습니다. 대형매장의 물가는 만만찮지만 시장 물가는 꽤나 싸고 방도 구린 것 구한다치면 쌉니다. 작정하고 음식 다 해 먹는다고 생각하면 상상을 초월하게 싸게 먹고 살 수 있습니다. 단 한국 생활에 길들여진 분이 어지간한 생활력 없이 이렇게 하기 쉬운 것도 아니라는...

2. 한국에서 얻을 수 없는 경쟁력 : 그래도 몇몇 분야에서는 분명 이점이 있습니다. 인문학 같은 경우는 문사철을 비롯한 중국에서만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분명한 편이죠. 이른바 대가라 불리는 양반들도 꽤 되고 현지 텍스트를 손쉽게 구해 본다든지 등. 뭐 이것도 권력을 얻는다는 측면에서 굳이 따지면 미국 가는 게 여러모로 낫다는 이야기들이 꽤 됩니다만 여하튼. 참고로 이공계가 어찌 돌아가는지는 전혀 모르겠습니다 -_- 개인적으로는 그냥 중국어만 배워서 옵션으로 추가하는 쪽이 낫지 않을까 합니다, 어차피 기업 컨택은 영어로 할테니.

어쨌든 대충 주워들은대로 떠들었지만 이건 앞에서 제가 말한 한계로 좋은 정보라 하기는 힘드니 불쌍한 익명 블로거를 위해 여기 오는 분들이 좋은 정보나 의견 좀 주셨으면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지막으로 타쿠마 사카자키 선생의 조언을 첨부합니다... 아, 개병맛... -_-
  1. 대야새
    이런 포스팅을 볼때 마다 승환님이 교수님이 된다면..
    우리나라를 과연... 이런 생각이 듬.. ㅋㅋㅋ
    타쿠마 사카자키 검색해 보니 용호의 권 아부지군요 ㅋㅋㅋ
    • 2009.01.19 20:57 신고 [Edit/Del]
      저보다는 충용무쌍님께서 그 길을 걷는다면 더욱 두려운 결과가 나올 듯 합니다. 아무래도 대형께서 오락실을 다니던 시기는 타쿠마라는 이름보다는 Mr.Karate로 유명했을 듯.
  2. 흠...
    서울대 수준의 학생들이 맨 앞자리에서 발톱깍고 게임한다구요..
    서울대 수준이 아니라 하버드 학장님이라도 그런식으로 몇년 보내면 바보되기 딱 좋겠군요...
  3. 민트
    산동대 수준이 그렇단 말입니까..ㅎㄷㄷ; 역시 중국은 미스테리한 나라에요.
  4. 새해도 밝았는데 우리 술이나 한번???
  5. 동북대학 어학연수1년에 석사꽁짜과정을 앞두고 있는데, 이래저래 많은 고민을 하다가 여기까지 흘러들어왔습니다.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ㅠㅜ
    하지만 여전히 고민은 진행중이네요... (한국에서 백조생활을 하면서 취직을 준비해야 할지, 중국으로 가야할지..)
    퍼가려고 하는데 혹 허락치 않으신다면 바로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

겸손한 책읽기겸손한 책읽기

Posted at 2007. 9. 21. 03:39 | Posted in 수령님 사상전집
제가 다니는 학교에 김용민이라는 교수님이 있습니다. 루소 연구의 권위자이신데 확실히 글을 보면 절정까지는 아니지만 꾸준하게 한 길을 걸어 온 학자 특유의 뚝심과 내공이 느껴지는 분입니다. 어쩌다가 이 분 수업 후 질문을 했습니다. 내용인 즉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 중요한 것은 그것이 '정치'와 '도덕'을 분리함으로 근대로의 길을 연 것이지, 중간중간의 '제왕학적 전술'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내용이 아니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이에 대한 교수님의 대답은 '그것 역시 중요하다'는 것이었는데 사실 이 부분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지극히 당연한 답변입니다. 물론 마키아벨리가 도덕, 정치 분리 뿐 아니라 힘을 사용할 때도 그것이 군주와 국가에게 이득이 되는 한 수단적 이성에 한해 행하라는 면에서 마키아벨리의 사례 열거는 의미가 있음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결국 그것도 큰 틀에서 본 것이고 하나하나 따질 가치는 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러한 전술 열거가 서양에서는 꽤나 혁신적이었을지 몰라도 일찍부터 제왕학이 발달하고 온갖 전략과 전술이 응용된 동양에서는 오히려 가볍게 여겨지거든요.

그럼에도 교수님의 이어지는 말을 듣고 책을 접할 때 좀 더 겸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이 책은 저자가 무려 15년에 걸쳐 썼기에 문장 하나하나에 그의 지혜가 담겨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하며 미국 대학원에서는 이러한 텍스트 하나를 가지고 한 학기를 씨름한다고 하셨습니다 . 저같은 무지랭이 학부생이야 아무렇지도 않게 보고 논하는 책들이지만 이는 바다에 발 담구고 바다를 안다고 설침에 불과한 거죠. 더군다나 당시는 함부로 책을 쓸 수도 없었던 시기였기에 문장에 깊은 뜻을 숨길 가능성도 높은데 말입니다. 진정한 앎은 단순히 읽고 정보만 알았다고 되는 게 아니라 이처럼 긴 저자와의 싸움을 통해서야 얻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비단 고전 뿐만이 아니라 다른 책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넓게는 책을 넘어서 영화나 음악, 미술 등 기타 매체도 그것을 창조한 이의 노력과 지혜가 담겨있을 것입니다. 물론 그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적어도 단순히 남들이 창조한 무언가를 접하는 입장에서 한두마디로 단평하거나 깎아 내리기에는 창조자가 들인 공은 가볍지 않을 것이고 그들이 미처 읽어내지 못한 지혜가 숨어있을 것입니다. 물론 뭔가를 빠르게 접하고 평가하는 것이 효율성 면에서는 나을 지 몰라도 대상에 대해 좀 더 겸손하게 접하는 쪽이 그 안에 담긴 지혜를 온전히 읽어낼 수 있고 장기적으로 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방향이 아닐까 합니다.

'수령님 사상전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블로그와 나  (20) 2008.03.13
사관은 중요한가?  (0) 2007.11.04
겸손한 책읽기  (17) 2007.09.21
당신은 그 남자를 얼마나 아십니까? - 이 시대의 아버지는 불행한가?  (22) 2007.08.23
지성인과 나  (5) 2007.07.13
당신의 생각을 수정하시오  (25) 2007.06.05
  1. wenzday
    마지막 문단에 특히 동감합니다. 너무 쉽게들 가요 요즘. 꾸준함과 진지함이 점점 결여되어가는 사회라는 생각이 듭니다.. 승환님은 이런 저런 엘오포스팅으로 이쁘게도 점수를 깎아드시다가도 요런 포스팅으로 은근 땜빵 다 하시고. 내공의 끝은 어디입니까. (혹은 폭?)
    • 2007.09.22 16:54 [Edit/Del]
      사실 제가 꾸준함이 많이 떨어집니다. 진지함은 더 떨어지고요 -_- 웬디님 답글을 보니 무한 죄책감이 드는군요, 흑...

      ps. 엘호포스팅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2. 여기 이승환님 블로그 맞나요? ;)
    • 2007.09.22 16:55 [Edit/Del]
      다시 누드모델로 바꿀 생각인데 이웃 분들이 제 답글에 자꾸 이상한 검색어 잡힌다고 해서 미루는 중입니다 -_-a
  3. 오늘은 우리의 위대한 령도자 리승환 선생의 탄신일입네다!
    늦었지만 동무들 날레 축하들 하시라우요!
  4. 저는 솔직히.. 철학책을 접할때마다
    언급하신 교수님의 말씀을 넘어서,,
    대체 그동안 학자들의 이해가 맞는것일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죠
    이어져서 공부해도 해도,, 참 모르겠고
    읽어보지 않고 논하지도 마~ 란 이야기를 들을땐.. 읽기만 하면 되나 싶고
    (이게 먼소리 댓글이래~_~)
    • 2007.09.22 16:59 [Edit/Del]
      사실 글에 완전한 논리적 정합성을 요구한 역사도, 맘대로 글을 쓸 수 있었던 역사도 비교적 짧기에 생기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자신의 포지션에 맞춰 맘대로 해석하고 맘대로 해석한 것을 받아들이는 문제가 있기도 하지만 말이죠. 그래도 오히려 그런 것이 더 풍성한 해석을 낳고 가능성을 낳는 게 아닐까 합니다.

      ps. 교수님들 말을 들으면 이 말이 맞는가 헛갈리는데 혼자 읽으면 아예 뭔 소린지 모르겠어요 ㅠ_ㅠ
  5. wenzday
    어 정말인가효. 축화축화해요 승환님 ^_^ 이야. 함께 늙어가는군요 (턱!)
    • 2007.09.22 17:00 [Edit/Del]
      감사합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남성의 상대적 노화가 좀 덜 두드러보이지 않을까요? 더군다나 전 원래 노안의 소유자인지라 그다지... -_-a
  6. ㅎㅎ 왜 그런분이 그렇게 정치적인지....ㅎㅎ....나는 그 선생님한테 맑스이론(교과서를 MAX이론이라고 제본해놓고 '시국이 시국이니 만큼 베버로 위장했어요 '하는 썰렁한 농담이나 듣는) 수업을 받았는데.....맑스 이론은 안 가르치고 맑스 아내가 얼마나 힘든 생활을 했는가 이런 걸로 시험문제나 내고....맑스 이론의 현재성을 묻는 시험답안에....이것저것 열심히 쓴 나는 빨간 펜으로 8점, 맑스 이론은 끝났어요 라는 후쿠아먀 식 답안에는 10점 만점...좌절한 적이 있다....올해 학교에 맑스이론 수업없앤 것도 그분이라는.......
    • 2007.09.23 21:07 [Edit/Del]
      헉, 그렇군요. 학부 수업에서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생각은 들었지만막스에 대한 폄하는 없던데, 역시 사람은 오래 봐야 할 일입니다. 그건 그렇고 막스가 맞을까요, 맑스가 맞을까요 -_- 전 귀찮아서 막스로만 씁니다만...
    • 2007.09.24 11:08 [Edit/Del]
      96년도 학부때 얘기다....ㅎㅎ....막스는 보통 막스 베버(Max Weber)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쓰면 혼동이 있을 거 같고...마르크스는 일본어 표기에서 온거라고 하더군...독일어 원어 발음에는 맑스가 제일 가깝다고 하긴 하던데 독일어를 몰라서..
    • 2007.09.24 11:58 [Edit/Del]
      오오... 정말 옛날 이야기이네요. 확실히 베버와의 구분을 위해서라도 맑스가 좋을지도 모르겠지만 Karl Marx에게 밀린 Max Webber는 불쌍하게도 베버라고 불리고 있다는... 사실 어디 가서 밀릴 양반은 아닌데 상대가 상대이다보니 불쌍하게 되었군요.

      ps. 그런데 맑과 막의 발음 차이는 대체 무엇일까요 -_-a
  7. 오, 늦었지만 생일축하해요! 크게 공감되는 글입니다. 저는 겉핥기식 독서습관 때문에 고민이 많거든요. ㅠ_ㅠ
  8. 깊이 새겨 읽어야할 글이네요. 저도 빠를 때는 이틀에 한권 책을 읽을 때도 있습니다. 그렇게 후다닥 해치우고 다 안다는 식으로 서평도 쓰고는 했지요. 좀더 겸손해져야겠네요.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

장학금의 기준장학금의 기준

Posted at 2007. 8. 13. 23:20 | Posted in 수령님 생활일지
제 후배 중 대학을 수석으로 입학해 수석으로 졸업한 아주 똑똑한 놈이 하나 있습니다.

수석 : 형, 아직도 대학원에 관심 있어요?

승환 : 뭐, 없다면 거짓말이겠지. 그런데 돈 때문에 힘들 것 같다.

수석 : 너무 걱정 마세요. 각 과에서 두 명씩은 2년간 무료 장학금 지급해요.

승환 : 뭐, 정말이냐?

수석 : 네.

승환 : 기준이 뭐지?

수석 : 아마도 학점... 일걸요.

승환 : ......

수석 : 뭐, 다른 것도 보기는 한다고 하던데...

승환 : 수석아.

수석 : 네.

승환 : 죽을래?

수석 : ......

'수령님 생활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철저하라, 언제나 철저하라  (20) 2007.08.20
졸업을 해야 하는 이유  (22) 2007.08.19
장학금의 기준  (12) 2007.08.13
국가간 과거에 연연하지 맙시다  (20) 2007.08.06
일리있는 관상  (8) 2007.08.05
전화를 생활화합시다  (12) 2007.07.30
  1. 엘윙
    수석씨 멋지네염. 앞으로도 활약을 기대합니다.
  2. 주기십시오 -_- (응?)
  3. 비밀댓글입니다
  4. 이과계 아니세요?
    조교하면 장학금 어느 정도는 나오지 않나요?;;
    아닌가-_-a
  5. 비밀댓글입니다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