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무료화를 꿈꾸며지식의 무료화를 꿈꾸며

Posted at 2009. 10. 16. 00:25 | Posted in 사교육산실 교육부
세상은 생각으로 이루어진 성이다. 생각은 대화를 낳고 대화는 또 다시 사회라는 성을 쌓는다. 우리 사회는 생각을 통해 대화로 확장되어 물리적, 문화적 환경을 형성한다. 때문에 우리 모두는 이러한 성을 지키는 수성자이자 그 위에 작은 모래 한 알이라도 더하고 땜질이라도 하는 창조자라는 숙명에 처해 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과거 세대에 빚을 지고 있다. 이전 모종의 일로 jean님과 인터뷰를 했는데 다 잘리고 일부 발행된 내용 중 이런 이야기가 있다.
저작물은 대부분 이미 만들어진 다른 이의 지적 저작물에 일정 부분 의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의 저작권을 마음껏 침해하며 지금 인터넷 시대의 문화적 풍요를 누리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맥락에서 저작권에 대해 역사-철학적이고, 균형 잡힌 조망이 필요한 것이지요. 우선 모든 콘텐츠와 소프트웨어의 저작자들은 자신의 성과물이 인류의 선배 창작자들에게 조금씩이라도 빚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대가를 요구하기에 앞서 자신 역시 선배들이 남긴 문화유산의 수혜자임을 깨닫는다면 저작권에 대한 공정한 보상이 무엇일지 균형감각이 생기리라 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본의 야동도 춘화에 빚지고 있다-_- 는 내 맘대로 설도 있다


우리가 내놓는 모든 것들은 결국 긴 역사와 환경이라는 뿌리와 줄기에 가지를 조금씩 뻗어나가는 것들이다. 그렇다면 그 잔가지들은 과연 누구의 것일까? 순수하게 우리의 것이라 하기에 뿌리는 너무나 깊게 박혀 있고 줄기는 너무나 굵다. 그럼에도 사회는 그 잔가지에 자아를 투영하고 집착하게끔 만든다.

지식에 대해서는 특히 그러하다. 지식만큼 이전 세대들의 혜택에 빚지고 있는 것도 없다. 화이트헤드인가 하는 양반처럼 모든 서양철학이 플라톤에 대한 주석이라 말한다면 오버이겠으나 생각과 지식은 그 이전 생각과 지식에 근거해 창조된다. 내가 내 글에 대해 저작권을 전혀 주장하지 않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이들에 대한 권리는 일부 자격을 획득한 전달자에게 독점된다. 우리가 이를 접하기 위해서는 큰 비용을 들여야 한다. 청강도 가능하겠으나 (그 허접한) 대학 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막대한 돈을 쏟아 부어야 한다. 정규교육은 이미 없는 이들의 것이 아니다.

단순 학문 영역에서의 이야기가 아니다.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생각과 주장들이 있으나, 이가 체계적으로 보존되고 기록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수많은 강연들과 컨퍼런스들이 (더군다나 진보의 그것마저도!) 왜 유료여야만 하는 것일까? 결국 지식은 있는 자에게 집중되고 이는 자연히 계급 세습을 낳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름다운 세습의 현장-_-


해외에서는 오픈코스웨어라거나 TED가 상당히 힘을 받고 있다. 이 둘은 앞서 언급한 두 영역의 무료 보급 형태로 볼 수 있다. 또한 한국에서도 미약하나마 이러한 움직임이 생기고 있음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이들 둘조차 상당히 틀에 묶여 있는 형태로 진행된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더군다나 이 현장에 나올 수 있는 이들조차 어느 정도 권력이나 명예를 획득한 이들에 한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드러나 공유되는 것은 빙산의 일각이다. 그것보다 훨씬 더 큰 많은 사람들이 지닌 자신만의 전문지식과 가치 있는 생각, 의견은 묻히게 된다. 이들이 드러나 모두에게 공유된다면 어떨까?

프랑스에는 콜레주 드 프랑스라는 국립 고등교육기관이 있다. 최고 레벨의 학자들은 이 곳에 소속되어 누구나 참석할 수 있는 무료 강의를 하며, 이들은 모두 녹음, 녹화되어 무료로 제공된다고 한다. 매우 이상적이지만 실용학문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 그리고 자격에 의거한다는 점은 아쉽다.

이를 넘어 세상의 더 수 많은 지식과 생각을 모두에게 무료로 제공할 수 있는 움직임을 보고 싶다. 진중권씨가 중앙대학교에서 잘렸다고 아쉬워하지 말고 언제 어디서나 그의 강연을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그런 유명 명사뿐 아니라 모두가 가진 자신만의 소중한 지식과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세상이 필요하다.

  1.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어림도 없을거 같지만..

    오픈소스처럼 여러 사람들의 지혜로 지식을 더욱더 세련되게 정련해 나가는 것도 좋을듯요..

    그런의미에서 빌 게이츠 시발넘..
  2. !@#... 하지만 문제는 지식 생산에 드는 제작비(...생활비 포함)죠. TED든 오픈코스웨어든, 누군가가 "무상에 대한 투자"를 하기 때문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듯 말입니다. 그래서 각자의 작은 잉여들을 효과적으로 합쳐내는 협업이 더욱 중요한 것이고...
    • 2009.10.20 16:25 신고 [Edit/Del]
      그렇게 정례화되고 큰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생활 속의 많은 전문지식을 정리하는 쪽이 되려 효용은 높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말씀하셨듯 그 과정에서 협업이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지만;
  3. 지식이 과거문화의 수혜인 것처럼 재물도 그렇죠.. 지식과 정보, 커뮤니케이션을 제어하는건 통치자의 영원한 목표일겁니다. 선덕여왕에 나오는 천문에 대한 지식도 그런 맥락일테구요.. 지식의 무료화라는 것이 지식획득(혹은 접촉)의 평등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식을 이용한 재물의 생산은 또다시 있는 자들의 세습절차를 밟게 되리라 봅니다. 그럼 또 지식을 통제하고자 하겠죠.. 아.. 어렵습니다.. ^^
  4. 그런 면에서 인터넷의 가능성을 한번 생각해 봅니다.
    이전에 어떤 블로거가 시바 료타로 단편소설집 하나를 번역했더군요. 깜짝 놀랐습니다.
    료타로의 경우 저작권에 걸리겠지만 고전의 경우 이러한 번역은 괜찮을 거 같습니다.

    유형원의 반계수록이나 리비우스의 로마사가 아직 번역되지 않는 등
    어른들의 사정으로 지식의 생산조차 제한적인 것을 봤을 때
    인터넷은 제한적이고 전문성 면에서 한계가 있겠지만
    자발적인 지식생산과 공유가 가능한 유력한 대안인 거 같습니다...

    역시 믿을 건 덕후들 뿐이라는...
  5. 시터레직
    얼마전 EBS 다큐 페스티벌을 통해 <찢어라 리믹스 선언>이라는 다큐를 보았습니다.

    리승환님의 이 글과 일맥상통하는 영화입니다.

    참고삼아 보시면 좋아하실 겁니다.
  6. 모든 문화와 지식은 완전 무료..개방..이지 않으면 의미가 없죠....
    그래도 볼넘만 보고, 이해하는 넘만 이해하겠지만요.
    그넘의 저작권 타령 지겹습니다..아주
  7. 펄기아
    야동사이트더늘어나고야동을너무보고싶다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

클라이언트와의 메신저 대화클라이언트와의 메신저 대화

Posted at 2009. 4. 10. 11:03 | Posted in 수령님 생활일지



오프라인에서 숙인 허리, 온라인에서 안 숙이랴...

'수령님 생활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인정신  (26) 2009.04.20
노래만큼 좋은 세상  (23) 2009.04.11
클라이언트와의 메신저 대화  (16) 2009.04.10
순백색의 남자 리승환  (42) 2009.04.08
내 주변 사람은 (의외로) 멀쩡하다  (28) 2009.04.07
클라이언트께서는 말씀하셨다  (20) 2009.04.04
  1. 설정->환경설정->메시지에서 이모티콘 안보기 하시면 됩니다...
  2. 후ㄷㄷ
    푸하하하하하하하 온라인에서 안숙인 허리때문에 오프라인에서 절하게 될지도 하하하
  3. 허리.. 한 번 숙이는게 어렵지 그 한 번만 지나면 일사천리지요. 이 또한 시작이 반.
  4. 고객은 왕..대단합니다..투철한 프로정신
  5. 클라이언트의 이모티콘 센스

    대박이군요. ㅋㅋㅋㅋㅋㅋㅋ
  6. 옆에 사진 너무나 눈부시네요 하악~*_*
  7. 비밀댓글입니다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

당신은 그 남자를 얼마나 아십니까? - 이 시대의 아버지는 불행한가?당신은 그 남자를 얼마나 아십니까? - 이 시대의 아버지는 불행한가?

Posted at 2007. 8. 23. 02:22 | Posted in 수령님 사상전집

당연히 제가 쓴 글은 아니고 제가 아는 형이 쓴 글인데 너무 와닿아서 퍼 옵니다. 저는 언제쯤 이런 글을 쓸 수 있는지 모르겠네요.

아버지가 아코디언, 하모니카, 기타를 연주할 줄 아신다는 사실을 안 것은 제법 머리가 굵은 후였다. 바둑을 잘 두시는 것은 알았지만 악기연주라니. 나는 갑자기 내가 이 사람을 아버지라고 부르고 있으면서도 아버지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아버지께 악기들을 배우기는커녕 이런 사실조차 뒤늦게 알게 된 것은 아버지가 회사 일로 출장을 자주 다니셨기 때문이다. 명예퇴직이라는 불명예스러운 퇴직을 하시고 갑자기 집에 계시게 된 아버지는 방황하셨다. 당신이 마련하신 집에서 당신의 자리를 찾지 못해 어색해 하셨고, 온통 어머니 물건만 있는 것처럼 보이는 안방은 엄마방이라고 불렸다. 엄마방, 형방, 내방만 있을 뿐이었지 어디에도 아빠방은 없었다. 거실에서 꾸벅꾸벅 조시는 아버지는 그렇게 당신이 마련한 집을 떠돌고 계셨다.

아버지에 대한 안쓰러운 마음에는 어느 정도의 화가 섞여 있었다. 돈과 행복을 동일시하시고, 그래서 스스로 불행하다고 여기신다. 뭐가 그렇게도 미안하신지 가족들을 대할 때마다 죄인이라도 된 듯한 모습을 보이신다. 나는 이런 모습에 화가 났다. “아빠가 못나서 승환이가 고생이구나.”, “아빠가 용돈도 주고 해야 하는데, 주말에 아르바이트 하느라고 쉬지도 못하고.”하시는 말들에 무반응으로 일관하거나 “그런 말 좀 이제 그만해요.”라며 짜증을 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이런 내 반응이 아버지께 향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향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아버지를 대하는 내 태도가 뜻대로 되지 않는 것에 대한 화.  

하루걸러 하루 24시간을 일하시느라 집에 계시는 날이면 주무시기만 하셨던 아버지가 이제 새로운 일에 적응이 되셨는지 집에서도 깨어 계실 때가 많아졌다. 게다가 이제는 인터넷으로 춤까지 배우셔서 어머니와 함께 거실에서 춤을 추기도 하신다. 그럴 때 아버지는 즐겁고 행복해 보인다. 게다가 열심이시다. 컴퓨터에 있는 노래를 CD로 굽는 법을 배우시려고 나를 찾으신다. 나는 내 마음과는 달리 성의 없이, 불친절하게, 짜증을 내며 알려드려 아버지의 흥을 깨버린다. 아버지의 즐거움에 이 정도의 도움조차 드리지 못하나하는 생각에 차라리 아버지가 화라도 내셨으면 좋겠다.

우리가 행복이라는 말을 듣고 착각하는 것은 그것이 절대적이며 영원할 것이란 믿음이다. 하지만 이 세상에 절대적이고 영원한 행복은 존재하지 않는다. 행복은 늘 불행과 함께 있다. 한 순간에도 사람들은 행복하기도 하고, 불행하기도 하다. 나는 우리 아버지를 포함한 이 시대의 아버지들이 불행하길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있지도 않은 절대적이고 영원한 행복이나 돈과 동일시되는 행복을 누리시길 바라지도 않는다. 다만 스스로 불행하시다면 불행의 중심에 서서 주변을 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거기엔 분명히 행복이 떨어져 있을 테니까. 

우리 시대의 아버지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IMF도 아니고 직장생활도 아니다. 그것은 아버지를 돈 버는 기계 취급하며, 아버지가 조심스레 시도한 대화조차 서투르다는 이유로 거부하는 가족들, 특히 자식들의 무관심이다. 당신은 이 시대 아버지의 불행이 그들 스스로 자초한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당신에게 묻는다. 당신은 그 남자가 당신을 알려고 했던 만큼이라도 그 남자에 대해 궁금해 했는지.
  1. 시차가 다르다보니 제가 일착으로 들어올 때도 있군요! 아버지란 존재...쉽지 않죠. 30년이 훨씬 넘게 아버지와 함께 있었는데도, 잘 모를 때가 많습니다. 그러려니 할 때도 있고, 그러지 말았으면 할 때도 있고. 때로 아버지가 절 모를 때도 있는 것 같고요. 한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 쉽지 않습니다. 더구나 가족일 경우는 더 어렵고요. 그러나 꼭 실수하지 말아야 할 것은, 가족이라고 늘 쉽게 대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 친구들에게 1시간을 할애했으면, 가족에게는 30분이라도 할애해야 한다는 것.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오해가 쌓이면 풀 수 없게 될 지경에 이르기도 하죠. 그냥 주절주절...
    • 2007.08.25 11:59 [Edit/Del]
      으음... 제 경우에는 쉽게 대하지 않으려다 보니 아예 너무 연락이 뜸하게 되어 버렸네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2. wenzday
    가장 어렵지만 가장 중요한 관계인 것 같아요 가족과의 관계라는 것. 물리적으로 심리적으로 가장 가까이에 있는. 아버지들은 슬퍼요. 좋은 딸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절대 쉽지 않지만요.
  3. 문장이 참 깔끔하면서도 아름답네요. 좋습니다. 정말.
  4. 조금 더 적극적인 첨언을 한 가지 하자면,
    저는 인간관계에 있어서 절대로 일방적인 관계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단지 서로간의 영향을 주고 받는 %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즉, %의 차이가 있을뿐 저렇게 된 데에는 아버지의 책임도 분명히 존재한다라고 생각한다는 것이죠.
    모든 인간관계는, 내가 먼저 바뀌어야 상대방이 바뀝니다.
    나는 그대로 이면서 상대방만 바뀌길 바란다는건 욕심이 아닐까.... 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5. 한가정의 아버지로 산다는것은 특히 한국에서는 참으로 큰일인것 같습니다.
    아버지를 진정 이해하는때는 역시 자신이 아버지가 되어서 그 같은 자리에 설때가 될듯 싶습니다.
    좋은글 잘읽었고요. 이글도 좋지만 여기서 보는 승환씨의 다른 글들도 저에게는 감동이랍니다.^^
  6. 곧 결혼을 하고, 또 곧 아버지가 되려하는 저이기에 걱정이 됩니다.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고, 또 좋은 남편이 되고 싶으며 좋은 아들이 되고 싶네요.
    잘 할 수 있을런지...
  7. 마지막 문장에 뜨끔 했어요
  8. 넉달전 아버지가 돌아가신 다음에 그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날 10년 끊었던 술을 진창 마시고 혼자 숨죽여 울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9. 엄마방이라는 말에서 찡 했네요. 잘 읽고 갑니다. ^^
  10. 저에게 있어서도 아버지는 비슷한 느낌입니다. 제가 학생때 필름이 끊어진 적이 있어요...새벽에 저의 손을 누가 세게 잡아주었는데, 아버지였어요. 그 체온은 지금도 생생해요...아버지가 자랑스럽지 않더라도 이 세상 누구보다 멋찐 분 아닐까 생각해요. 내 아버지니까요... 승환님 멋진 미래가 기다리고 있으니 오늘도 홧팅하세요^^
  11. 감동을 주는 글이네요. 가슴 한 켠이 찡합니다. 글 쓰신분도 승환님도 좋은 하루 되시길!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