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과 유명인, 그리고 도덕성공인과 유명인, 그리고 도덕성

Posted at 2009. 10. 28. 12:59 | Posted in 예산낭비 문화부
요즘 김현진씨 이야기로 시끄럽다. 사건의 전말은 대충 한윤형씨의 글을 참조하자. 이걸 가지고 왈가왈부하고 싶지는 않고 '공인'과 '유명인' 그리고 이들에게 요구되는 도덕성에 대해 한 번 논해보고자 한다.

현재 김현진씨는 공인인데 당연히 행동에 대한 욕을 먹는 거 아니냐, 김현진씨는 공인도 아닌데 왜 개인 문제 가지고 난리냐... 이런 이야기들이 반복되고 있다. 나는 김현진씨가 과도하게 욕을 먹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생각하나, 또 이는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김현진씨가 '공인'은 아닐지언정 '유명인'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진보인사...

이제 '공인의 선이 어디인가?'라는 논쟁은 군대 떡밥만큼이나 지겨운 떡밥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왜 이런 논란이 계속해서 생기고 있는 걸까? 현대사회는 엄청난 속도로 정보가 유통되고 유통채널도 이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만큼 늘어났다. 그리고 이에 따라 이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대중의 '주목'을 받는 '유명인'이 생겨났다. 그리고 현대 사회에서는 이들 '유명인'들에게 '공인'이라는 딱지를 붙이며 생활에서의 도덕성을 요구한다. 공인이냐, 아니냐를 묻는 건 그다지 생산적이지 않음에도 '유명인'이라면 이제 일정 수준의 도덕성은 요구받을 수 밖에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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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 딱지 붙이기만큼이나 쉽게 볼 수 있는 좌빨 딱지 붙이기


유명인은 명성과 이미지를 통해 먹고 산다. 유명인은 유명하기 때문에 유명인이며 유명하기 때문에 유명해진다. 명성과 이미지에 양의 되먹임(positive feedback)이 작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유명인은 자연스럽게 비유명인에 비해 엄청난 특혜를 받는다. 유명인이 책을 내면 비유명인에 비해 몇 배나 팔려 나가며, 유명인이 광고에 나가면 비유명인과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광고비를 받는다. 유명인이 한 마디를 발언하면 비유명인과 달리 큰 영향력을 지닌다. 그리고 이는 미디어와 입을 타고 나름의 팬층을 형성하게 만든다.

이가 잘못되었다는 건 아니다. 브랜드가 원래 그런 거니까. 중국의 amycall과 삼성의 anycall은 의외로 큰 성능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가격 차이는 엄청나고 이는 받아들여야 할 사실이다. 마찬가지로 유명인의 한 마디가 더 큰 힘을 갖고 사람들이 오버해서 반응하는 현실 자체를 뭐라 할 수 없다. 하지만 동시에 유명인이라면 본인이 그 유명세의 덕을 보는 것만큼 유명세를 통해 미끄러지는 것 역시 각오해야만 한다. 모든 것이 과도하게 이미지화되고 이가 사람들의 입을 타고 강화됨은 미디어의 단순한 속성 이상으로 본질이다.

물론 우리가 유명인의 사생활을 낱낱이 파헤쳐 해부할 권리는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사생활이 알려질 경우 이가 유명인의 명성을 그 작은 사건 이상으로 떨어뜨리는 건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게 아닐까? 대중이 유명인에게 일정 이상의 도덕성을 요구할 권리와 근거는 없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유명인들이 과도하게 욕을 먹고 있다고 아무리 외쳐봐야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그게 그리 보기 싫으면 인터넷을 하지 말던가.
  1. 스타, 유명인의 영향력이 급격히 커졌습니다.
    어쩔수 없이 자본, 권력에 종속된 존재지만 예전의 광대, 꼭두각시 이미지는 없지요.
    기존의 '공인'이라는 용어를 빌어 논의를 전개하기엔 아귀가 잘 안맞는 느낌입니다.
    새로운 개념, 프레임이 필요할 듯 하네요.
    • 2009.10.30 14:08 신고 [Edit/Del]
      TV 프로그램도 너무 친근함을 강조하게 되서 그런 것 같습니다. 전 그냥 공인 개념은 가져다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공인이라고 가중처벌할 것도 아니고 그 누구의 사생활도 맘대로 까서는 안 되겠죠. 단 유명인이 죄 짓고 욕 먹는 건 그냥 어쩔 수 없다는 생각...
  2. 나그대
    평소에 생각하던 문제를 역시 잘 짚어주셨습니다...언제부터인가 공인이라는 용어를 연예인에게도 통용되곤 했는데 글에 쓰셨듯이 떡밥이겠지요 .
    사실 우리나라만큼 연예인에 대해 박한 나라는 없다고도 봅니다. 누구보다도 엄격하게 감시해야할
    국민의 대표이신 격투기 선수분들에게는 잠시 잠깐 분노하고 연예인의 실수는 몇년이 지나도 씹히니까요.
    저는 이 문제에 대해서 이승환님처럼 유명세도 작용하지만 처음부터 별 기대를 안했던 정치인에 비해
    계속 눈에 띄고 이미지로 먹고 살아야할 연예인에게 대중들이 무의식적으로 친근감을 느끼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한 연예인이 좋은 역할을 맡아서 대중들의 입맛에 합치 되면 그 순간부터 하룻밤 사이에 유명해지고
    처음부터 사생활이 깨끗했던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점차 관심도의 증폭에 따라 드러나는 사생활의 치부는 어쩔 수 없는 것이겠지요...연예인들이 공인은 아닙니다. 다만 청소년이나 대중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정치인이나 기타 공인들보다도 더 지대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공인은 아니나 공인"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


    거의 전적으로 이승환님 생각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한줄요약 : 이승환님 만세!
    • 2009.10.30 14:07 신고 [Edit/Del]
      전 국회의원도 별로 그런 거 신경 안 썼으면 좋겠어요, 공금을 떼 먹는다면 문제겠지만 어디 업소 가서 놀고 이런 건 좀 냅뒀으면 하는 생각... 어차피 얘네는 이미지로 먹고 사는 계층이 아닌지라 (오히려 더럽죠) 별 이미지 먹칠도 안 될 것 같네요.

      김현진씨가 욕 먹는 건 전 너무 당연한 것 같습니다. 단지 사생활 공개하고 이런 건 좀 아니라고 보는데 출판사 쪽 대응을 보면 저같아도 홧김에 저지를 법하더군요. 김현진씨와 얽힌 일도 그렇고. 목수정보다 더 구하기 힘든 상황인 것 같아요_-_
  3. 저련
    공인 하면 조선국왕이 제일이라는. 우리가 지지하는 그분. 비비큐 치킨을 홍보하시던 그분.
    근데 트랙백은 언제 보낼꺼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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뽑을 사람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뽑을 사람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

Posted at 2007. 12. 19. 19:49 | Posted in 없는게나은 정치부

다들 이번 대선에서 뽑을 놈이 없다고 한다. 솔직히 그렇게까지 부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한가지 의문을 버릴 수 없다.

정말 ‘이번 선거’에 그렇게 뽑을 후보가 없었던가?

내가 볼 때 이번 후보들이 예전 대선 후보들에 비해 그렇게 나을 것도 없지만 또 크게 떨어질 것도 없는 것 같다. 우선 지난 대선에서 박빙의 승부 끝에 2위를 차지한 이회창 후보가 있고 3위를 차지한 권영길 후보가 있지 않는가? 정동영이 노무현보다 크게 못난 인물이던가? 물론 당시 노무현과 현재 정동영을 비교해 볼 적 정동영이 분명 부족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노무현 정부를 5년째 겪어 왔다. 그 경험을 통해 알게 된 노무현과 정동영은 어떠한가? 내 생각에 국민 반수 이상은 그래도 정동영에 손을 들어줄 듯. 나머지 후보들은 어떤가? 이한동이 문국현보다 낫다고 생각하는가? 관심도 없겠으나 토론을 보니 김영규보다 금민이 확실히 말은 잘 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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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는 웃고 있지만 사실 무시당하고 까이느라 힘든 애들

15대 대선과 비교하면 어떠한가? 역시 이회창과 이인제, 권영길, 심지어 허경영까지 자리잡고 있다. 김대중이 끼인 게 차이인데 이는 개인의 판단에 맡기겠다. 14대 대선으로 가면 나아지나? 공공의 적 김영삼이 대통령이 된 게 이 때구나. 정주영 회장이 있었는데 대선 때문에 욕 많이 봤음, 깨끗한 정치 하겠다더니 신한국당(현 한나라당) 들어가 증거도 없는 깽판치고 탈당한 박찬종이 있고 백기완도 있구나. 13대는 이름값은 무지하게 화려함, 보통사람 노태우와 삼김이 동시에 출진! 와, 이거 완전 드림팀이구만. 얘네들 안티만 모아도 국민 대화합 가능할 듯. 이처럼 후보 하나하나 비교해 볼 때 사실 별반 나아진 게 없다는 게 내 생각, 그럼 유권자들의 눈이 무지 높아졌나? 눈이 높아져서 온갖 부정을 저지르고 전과까지 달랑달랑거리는 이명박에게 과반수를 쏟아붓고 있나? 모르겠다, 물구나무서기 한 채로 눈이 높아졌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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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삼김 검색 결과, 아쉽게도 유효기간은 지났다. 누가 나 김치전 좀 사 주...

보다시피 적어도 국민들이 대단히 눈이 높아지지만 않았다면 – 그리고 그것은 이명박 지지로 거의 틀렸다고 보면 될 거고 – 이번 대선은 그리 뽑을 사람이 없는 선거는 아니었다. 그런데도 왜 다들 뽑을 사람이 없다고 난리였을까? 나는 두 가지 이유를 들고 싶다. 첫째는 이명박의 독주이다. 노무현 – 이회창, 김대중 – 이회창과 같은 뚜렷한 구도가 그려지지 않음으로 많은 반이명박 성향의 유권자들이 누구를 찍어도 이명박을 막을 수 없다는 생각에서 내뱉은 말이라는 게다. 물론 뽑을 놈 없다며 이명박 뽑는 이들도 있겠지만 적어도 반이명박 성향의 유권자보다는 훨씬 적을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이유는 아직까지 구태의연한 인물중심 정치가 청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뽑을 놈 없다는 말이 덜 나온 이유는 적어도 출마하는 이들의 이름값만큼은 이전보다 훨씬 높았기 때문이란 거다. 이번에는 정당 없이 반 버로우 상태였던 이회창이었지만 한나라당에 속한 이회창의 네임밸류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의 경쟁자였던 노무현은 오히려 그에 반하는 정서를 잘 탄 케이스지만 이러한 정서를 얻을 수 있었던 그의 과거 경력은 그 어느 후보 못지 않았다. 비록 대선에는 나오지 못했지만 정몽준은 대재벌 별나라 왕자님이 아닌가? 그러나 이들조차 15대 대선까지 존재했던 삼김에 비하면 그야말로 어린애 수준의 명성에 불과하다. 어쩌면 이번 대선에서 타 후보보다 명성에서 비교하기 힘든 이명박이 대통령이 된 것은 인물중심 정치가 이어지는 대한민국에서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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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시피 급수가 다르다

명성은 분명 그 사람의 과거를 함축하고 있기에 결코 무시할 요소는 아니다. 막말로 나쁜 짓 드럽게 많이 해서 유명한 놈과 착하게만 살아 온 듣보잡 인간이 나온다면 어느 쪽의 발언에 더 무게감이 실리는지는 사랑스러운 당신의 자녀의 incoming폴더에 AV가 가득한 것처럼 볼 필요도 없는 것이다. 그러나 명성 그 자체가 모든 것을 담아낼 수는 없을뿐더러 그 명성이 이루어진 과정 역시 비판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 사람이 한 나라의 운명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위치에 오를 것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더군다나 87년 이후 권력 수장의 리더십이 점점 줄어들고 제도화되며 한 사람의 역할은 더욱 제한되고 있으며 반대로 점점 복잡해져만 가는 세상은 많은 부분을 타인과 기관에 이완하게끔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물을 넘어 그가 속한 정당의 강령과 그 역사, 내놓은 정책, 씽크탱크, 주변인사 등 많은 요소가 더욱 중시되고 이에 따라 한 사람의 영향력은 더욱 하찮아진다.

어쨌든 대선은 60% 초반이라는 무지하게 낮은 투표율 속에 막을 내렸다. 사실 누가 뽑는다고 크게 달라지겠냐고 묻는다면 전혀 안 달라진다고 대답하고 싶다. 물론 capcold님이 ‘세상 속에 살아가는 당신을 바꾼다’는 통찰력 있는 좋은 말씀을 해 주셨는데 그래도 잘 살려면 그 시간에 부동산이나 주식 공부하는 게 낫다는 게 내 생각. 물론 삶은 양이 아닌 질적 측면을 무시할 수 없지만 꽤나 현실적으로 이야기하면 정치는 아주 배부른 영역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그래도 쉽게 뽑을 놈 없다고 이야기하지는 말자, 나름 면밀히 생각하고 조사해 자기 판단을 내린 게 아니라면 최소한 누가 낫다고 이야기하자, 그것도 안 되겠다면 어떠어떠한 이유로 다 싫다고 이야기하자. 어차피 세계 최대의 강국이 세계 최대의 또라이를 뽑는 세상이니 누가 뽑혀도 안 될 것도, 이상할 것도 없다. 그래도 최소한 거들떠나 보고 비웃자. 지금까지 우리는 대체 얼마나 훌륭한 이들에게 표를 던졌다고 생각하는가? 또 대체 얼마나 훌륭한 인물이 등장하면 표를 던질 생각인가?

결론 : 난 민증 분실로 투표 안 하고 잤다 투표하자
  1. 낙타
    명박이 형님이 이끌어갈 우리나라...
    굉장히 기대(?)됩니다...
  2. 저는 사실 '뽑을 사람이 없다'는 푸념은 일종의 음모론적으로 유포된 냉소주의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 그렇게 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유포함과 동시에 마이너 후보들을 배제시키고 차악도 아닌 메이저 후보들 중에 아무나 찍게 되는 메카니즘이 응축된 표현이 아닌가 하는...

    (선거결과가 희한하니 별 생각을 다 합니다만 ... 전혀 근거가 없는 것도 아닌 것 같은..^^)
  3. 삼김에 대한 개그는 정말이지 명불허전이셔요.
    여러모로 공감하고요, 별 내용 없는 트랙백 걸리나 안 걸리나 시험삼아 걸었더니 걸리네요.
    기분따라 걸리는 건가요? :)
  4. 그래더 저는 투표했습니다.
    뽑을사람은 많았는데 인재가 없었죠;;
  5. 윗분. 인재는 없어도 인제는 있었는데. ㅎㅎ
    사기꾼이 대통령이 된것은 부끄럽지만(오늘 외국 거래처 직원이 놀렸습니다.) 뭐 2등 된 사람도 법적으로만 사기꾼이 아니지, 실제는 사기꾼이니, 게다가 정책적으로 별 차이가 없으니 여러가지로 위안이 됩니다.(뭐가?!!)

    민주노동당 당원인 저는 무엇보다 관심이 가는 것이 당내 선거평가입니다. 이번기회에 민주노동당에서 민주도, 노동도 아닌 잡것들을 몰아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 2007.12.22 00:21 [Edit/Del]
      그렇게 생각하니 위안이 되는군요, 역시 일체유심조입니다. 민주노동당 내부 평가는 이제 확실히 현실을 잘 파악한 듯 합니다.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계기라 생각해요.
  6. paris33
    어제 술맛이 쓰더이다 acacacaca...감기조심합시다^^
    국민 잘 살게 해주면야 뭘 더 바라겠어요..
  7. 세계 최대 강국이 뽑은 세계 최대의 또라이... 그래도 그 또라이는 우리보다 영어는 잘 하잖아요-_-
  8. 김치전은 여친님에게 부탁해보세염. 계란말이도 있네여..맛있겠..
  9. 민트
    정말 민증 분실로 투표 안했음? 필요할 때는 여권 쓰시더니..ㅋㅋ 아는 동생도 여권으로 투표했다던데.
    그나저나 명박이가 정말 운하 건설 하려나..ㄷㄷㄷ; 난 환경파괴는 시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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