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에 해당되는 글 1건

  1. 알론조 모닝의 코트 (6) 2006.07.13

알론조 모닝의 코트알론조 모닝의 코트

Posted at 2006. 7. 13. 12:53 | Posted in 정력은국력 체육부

대부분의 스포츠는 선수간의 격렬한 충돌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이런 규정은 몇십년간 완화되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나 선수들의 등빨이 워낙 좋아지다보니 요즘은 오히려 판정강화에 촛점이 맞춰진다. 하지만 규율상으로 큰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비한다고 해도 부상의 위험은 끝이 없다. 사실 지단헤딩이나 주먹충돌은 정말 애교다. 아직까지 이런 일로 누가 몇달을 드러누웠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그러나 풀스피드로 달리다가 상대선수와 충돌하는 그 위험성을 생각해보라. 더군다나 충돌이 없다고 하더라도 순간적으로 근육의 폭발적인 힘을 사용해야 하는 선수들에게 부상이란 선수들을 따라다니는 그림자같은 존재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사실 잔부상은 없는 선수들이 드물 것이다. 예전 톰 글래빈이 '아프지 않고 던지는 투수가 어디 있냐'고 말한 것은 이러한 상황을 잘 드러내준다. 더군다나 시즌 중이라면 모를까, 플레이오프에 들어가면 일류 선수들은 쉬고 싶어도 팀을 위해 쉬기도 힘들다. 서장훈이나 김주성의 경우는 아예 잔부상을 달고 일년을 보내는데 이들의 부상은 일반인이라면 그 자체만으로도 절대 무리한 운동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보다 더 심한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뗄 수 없는 지병을 안고 뛰는 선수들이다.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사례는 아마 싸이클의 암스트롱일테다. 그는 생존률 50% 이하의 암을 몸에 지니고 살면서도 인간 한계의 시험장이라 불리는 투르 드 프랑스 5연패를 이뤄낸 선수이다. (참 부위를 부르기 민망한데) 그가 가진 고환암은 초기라면 아무런 통증을 수반하지 않으나 이 양반 단계에 이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요통에다가 호흡곤란, 뼈의 통증이 일어날 수 있으며 드물게는 여성형 유방-_-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여성형 유방은 아닌 듯하다 -_-...)

그런데 암스트롱 외에도 심각한 지병을 가진 선수가 있다. 더군다나 그는 농구선수이다. 단기전이 아니라 매일매일을 그렇게 보낸다는 점에서, 또한 상대와의 충돌이 일어나지 않는 게 이상한 스포츠라는 점에서 그 위험성은 암스트롱 이상일 것이며 정말 그는 매일매일이 은퇴를 건 경기를 뛰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 선수는 신장질환을 가진 알론조 모닝이다.

그가 가진 신장질환은 대단히 희귀한 것으로 대개 흑인에게만 발생한다고 한다. 현재 그는 사촌에게서 받은 신장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으며 엄청난 자기관리가 요구됨은 물론 하루에 먹는 약만 해도 만만치 않다고 한다. 더군다나 그의 포지션은 골밑을 주름잡는 센터이며 그는 센터들 중에서도 가장 허슬 플레이를 많이 펼치는 선수이다. 이미 의사에게 은퇴를 권고받았으며 실제로 한 차례 코트를 떠나기까지 했던 그에게는 매일매일이 은퇴의 기로일지도 모른다. 위험한 충돌 한 번이 그를 코트에서 떠나게 한다고 해서 의아하게 여길 농구팬은 없을 것이다.

스포츠에서는 가끔 우승을 위해 헐값에 계약을 맺는 경우가 있는데 알론조 모닝 역시 그 경우이다. 그는 5mil이상의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음에도 미니멈 계약으로 강팀 마이애미에 몸을 실었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계약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능력있는 선수들이 싼 값에 좋은 구단으로 가는 것은 각 구단의 부익부빈익빈을 초래하여 밸런스를 깨뜨리기 쉽기 때문이다. 야구처럼 많은 선수들이 뛰는 경우는 별 문제가 되지 않으나 농구에서는 그렇지 않다.

결국 모닝이 몸을 실은 마이애미는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그럼에도 모닝을 미워할 수 없는 것은 그가 매 순간 선수생활을 걸고, 나아가 삶 자체를 걸고 코트에 오르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우리는 워낙 어릴 때부터 강한 전체주의와 승부욕을 주입받았기에 그것이 멋지고 당연한 일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입장 바꿔 생각해보라. 경기 한 번 뛰다가 일상생활까지도 망가질 수 있는 입장에서 경기에 임하려 하겠는가? 십중팔구는 그런 바보짓을 하지 않고 현명하게 다른 길을 찾을 것이다.

모닝은 그런 선택에서 현명함을 버린 선수이다. 그가 얼마나 더 뛸 수 있을지는 의사도, 본인도, 코칭스태프도,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다. 그가 은퇴의 위험, 나아가 생명의 위험과 맞바꾸며 오르는 코트는 그에게 어떤 의미일까? 그는 분명 현명하지 못한 선수다. 하지만 그는 행복할 것이다. 나에게 있어서 '모닝의 코트'는 어디일까? 삶을 걸고서 올라갈 수 있는 코트를 찾는다면 그것만으로도 그 삶의 깊이는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1. 뭔가 하나에 그렇게까지 모든 것을 걸 수 있다는 것. 대단한 것 같아요.
    • 2006.07.14 15:45 [Edit/Del]
      저도 그렇게 하고 싶은데 모닝은 걸 게 많은데도 목숨을 거니까 멋있어 보이는데 저는 걸 게 없으니 목숨을 걸게 되어버려서 추해 보일 것 같아요 -_-
  2. 올해 우승의 일등공신은 당연히 우리 구염둥이 와데겠지만 아침옹의 회춘 클러치 파워블락이나 페이튼옹의 클러치 샷이 없었다면 그대로 큐반이네에게 밀렸을겁니다. 페이튼옹도 그랬지만, 모닝옹도 뭔가 인생을 걸고 게임하는듯한 느낌이 났습니다.

    그건그렇고 울엄마네, 오닐도 슬슬 맛이 가고있고 하니 내년의 울엄마네가 올해의 포스를 낼지는 미지수네요.

    글러브옹이나 아침옹의 이런 우승을 위한 미니멈 계약은 후배들에게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긴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침옹은 특히 '태업'에 관해서는 큰 오점을 남겼죠.

    하지만 그 모든 비판을 감수하고 우승을 얻었으니, 본인도 여한이 없지 않을까요?

    리브스트롱 노란색 고무밴드를 차고있는 아해들은 자기 밴드가 고환암 환자에게 1달러씩 기부되는걸 알라나 모르겠네요.^^
    • 2006.07.14 15:45 [Edit/Del]
      모닝은 가히 크레이지 모드였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블락은 신공이라는 말 이외에는 떠오르는 말이 없더군요. 정말 가까이만 가도 두려움이 느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페이튼은 좀 아쉬운게 예전의 강심장이 많이 죽은 것 같은 게 오픈찬스조차도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더군요 ㅠ_ㅠ

      그 밴드에 그런 의미가 있었나요, 음... 남성의 희망이었군요 ^^
  3. 적어도 NBA에서 뛰는 선수들은 스스로를 농구를 하기 위해 태어났다고 믿는 사람들이기에 저런 판단을 하지 않나 싶네요.
    알론조 모닝이 그런 병을 가지고 있었군요.
    바보스러워 보이지만 저런 사람들보면 참 숙연해집니다.
    • 2006.07.15 03:17 [Edit/Del]
      사실 부상 달고 뛰는 것은 한국인이 최강인 듯해요, 특히 국가대표전에서는요 -_-;
      솔직히 머리에 붕대 매고 뛰는 모습은 개인의 의지를 떠나 이제 좀 보고싶지 않습니다.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