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물론, 구월산님도 오프라인의 아톰이라는 존재의 힘을 부정하는 건 아닐테다. 그럼에도 나는 비트를 통해 기존의 모든 관계망이 재조직될 것이라 생각한다.
비전은 단순한 목표 그 이상의 기반이고, 훌륭한 조직은 구성원이 비전을 함께하는 모임이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비전을 함께 나눈다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웠다. 모든 조직은 아톰에 얽매었다. 세계 속에 실존하는 점적 존재들은 더 넓은 자신의 가능성을 실현하지 못하고 자기 주변의 점들과 엮일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들은 나름의 교집합을 형성했지만 그것이 비전의 공유에 이를 가능성은 극히 낮을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그러한 한계가 깨지고 있다. 존재하는 모든 개체는 아톰의 한계를 넘어 빛의 속도로 멀리 떨어져 있는 점적 존재와 연결된다. 그리고 그것은 확장되고 연결되며, 필요에 따라 순식간에 재조직된다.
그리고 이 느슨한 점들의 연결의 기반에는 비전의 공유가 작용하고 있다. 얼굴 한 번 보지 않은 블로거들일지라도, 굳이 블로거가 아니라 댓글만 다는 이라도 때로는 유대감을 느낀다. 오가는 댓글 하나 속에 잠재적인 비전의 공유를 확인한다. 유유상종이라고 비슷한 이들끼리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기존에서는 주변에서 약간이나마 생각을 함께 하는 이를 찾아야 했으나 이제는 더 많은 생각을 공유하는 이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몇 년간의 블로그질이 내게 준 것은 파워블로거같은 사탕발림도, 영향력이나 인맥도 아니다. 그것은 세계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 그리고 이를 통해 주어진 미래에 대한 희망이다.
리승환님 블로그에서 제 글을 보니 제일 먼저 들어오는 게 띄워쓰기 틀린 것들 이네요 ㅋㅋ. 글을 쓰면서 그 글을 누가 알아준다는 것이 참 고마운 일인데, 리승환님이 이렇게 알아주니 얼마나 고마운지...
요즘은 자기 생각을 현실에서 무리없이(?) 실천하는 경지라는 것에 대해 좀 생각하는데, 이런 경지는 보통 30대 후반부터 가능하지 않나 보고 있습니다. 나도 아직 그런 경지에 이르진 못했지만, 리승환님의 글을 보노라면 그런 경지에 아주 빨리 도달할 가능성이 많음을 항상 느낍니다.
보통 사흘이면 감기가 떨어지는데 무려 보름넘어까지 감기가 끊기지를 않아서 그간 글 쓸 기력도 나지 않았습니다. 확실히 군대 감기가 독하기는 독한가 봅니다. 실행천재가 된 스콧은 1분 경영 실천편이라는 문구에 홀려서 헌책방에서 구입한 책입니다. 그런데 1분 경영과는 원제 '1 page management'라는 제목이 비슷할 뿐, 별다른 관련은 없는 책입니다. 1분 경영과는 출판사도 다른데 이런 문구 맘대로 넣어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1페이지 경영이라는 원제에 비추어도 알 수 있듯 이 책의 핵심도 매우 간결합니다. 먼저 세 가지 보고서를 작성하라고 합니다. 첫째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핵심정보를 기재하여 목표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포커스 보고서입니다. 둘째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을 기재하여 자신의 성과를 한 눈에 측정할 수 있는 피드백 보고서입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직원들이 하는 일에 대한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을 기재하여 성과를 조직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매니지먼트 보고서입니다.
그리고 성공분야라는 큰 목표를 정하고 이하 그것을 이룰 수 있는 세부적인 목표, 즉 성공요소를 설정하라고 합니다. 그리고 현황과 최소 목표 수준, 만족 목표 수준, 우수 목표 수준을 설정한 후 실행에 옮긴 후 추세를 계속해서 검토하면서 반성하라는 게 이 책이 말하는 요지입니다.
어찌보니 일분경영보다 더 단순한 것 같은데 그보다는 좀 더 내용이 많습니다. 어쨌든 군더더기도 없고 대단히 실용적인 지침을 제공하고 있어 대단히 만족스러운 책이었습니다. 아쉬운 점은 다산북스의 '...천재가 된' 시리즈로 인해 1페이지 경영이라는 어울리는 이름이 묻혀버렸다는 점 뿐인 듯 합니다.
이름만 들으면 어지간한 사람은 다 알만한 켄 블랜차드의 책입니다. 이 아저씨는 몰라도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의 저자라고 하면 아마 치매에 시달리는 할아버지도 아실겁니다. 워낙에 잘 나간 책이다보니. 그만큼은 아니지만 '겅호'도 꽤 잘 나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이파이브', '열광하는 팬' 등 다른 책도 많은데 아직 읽지 못해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블렌차드의 책의 미덕은 매우 핵심적인 요소를 딱딱하지 않게 우화식으로 전달한다는 데 있습니다. 구체적 행동 지침을 바라는 저같은 이에게는 조금 불만일수도 있지만 그저 행동 지침을 나열하는 - 대개 일본인 저자의 책이 그러한데 - 책에 비해 설득력이 있음은 물론 더 각인 역시 더 강하게 되는 편입니다.
1분 경영 역시 이런 켄 블랜차드의 매력을 잘 보여줍니다. 저자가 말하는 1분 경영은 기본적으로 세 요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분 목표 설정, 1분 칭찬, 1분 질책이 그것입니다. 이 중 1분 목표 설정은 '목표'에 해당하며 1분 칭찬과 1분 질책은 결과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목표와 결과를 통해 사람들의 행동에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1분 경영이 추구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1분'이라는 시간에서 알 수 있듯이 쓸데없는 내용은 싹 자르고 핵심적인 부분만 구체적으로 행하라는 것입니다. 시간이 너무 부족해 보이지만 저자 자신도 1분은 어디까지나 상징적 시간임을 밝히고 있으며 또 실생활에서도 말이나 목표는 길게 늘이는 것보다 짧게 핵심만 구체적으로 하는 것이 훨씬 효과가 좋음은 많이들 경험하였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책 분량상 여기에 대한 구체적 행동지침은 적은 편입니다. 아마 얼마 전 인기를 끌던 '3분력'에서 어느 정도 조언을 구할 수 있을 듯 하지만 굳이 그러한 구체적 방법의 조언을 찾지 않더라도 1분 경영에 있는 적은 내용 그대로만 행한다면 효율성을 배가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1분 목표 설정은 매우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아래는 세 요소에 대한 요약을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1분 목표 설정
1. 자신에게 주어진 목표에 동의하라 2. 어떤 것이 최고의 업무 활동인지를 생각하라. 3. 각각의 목표를 서류 한 장에 작성하되 250자 이내로 하라. 4. 이 목표들을 반복해서 읽고 숙지하라, 단 읽는데 1분 이상이 걸려서는 안 된다. 5. 매일 1분 정도의 시간을 내어서 자신의 업무 활동을 점검하라. 6. 자신의 행동이 목표와 일치하는지 살펴보라.
1분 칭찬
1. 업무 태도에 대해 알려줄 것이라 '미리' 말하라. 2. 일을 잘했을 경우 즉시 칭찬하라. 3. 잘한 일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라. 4. 잘한 일에 대해 자신이 얼마나 좋게 평가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일이 조직과 다른 동료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에 대해 말하라. 5. 업무 처리에 대해 자신이 얼마나 만족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도록 잠시 침묵하라. 6. 앞으로도 계속 일을 잘 하라고 격려하라, 악수를 하거나 어깨를 토닥거림으로 자신이 부하 직원의 성공을 바라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보여주라.
1분 질책
1. 부하 직원들에게 그들의 업무 수행에 대해서 명확하게 지적할 것이라고 '사전에' 말하라. 2. '즉각적으로' 질책하라. 3. 잘못한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말하라. 4. 당신이 그 잘못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말하라. 5. 부하직원이 당신의 감정을 '느낄 수 있게' 잠시 불편한 침묵을 지켜라. 6. 진심으로 당신이 부하 직원의 편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악수를 하거나 등을 토닥거려라. 7. 당신이 부하직원을 얼마나 아끼고 있는지를 상기시켜라. 8. 잘못된 행동을 질책한 것일 뿐, 평소에는 부하 직원을 소중한 존재로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켜라. 9. 질책은 한 번으로 끝나며 반복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식시켜라.
간단하죠? 물론 말만큼 쉽지는 않을 듯 합니다. 경영은 커녕 아무런 임무도 맡지 않고 있는 저에게 -_- 1분 칭찬과 질책은 큰 의미가 없겠지만 1분 목표설정은 매우 의미 있었습니다. 앞으로 목표들을 다이어리에 적어놓고 매일 볼 생각입니다. 물론 단순히 목표를 정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게 과연 그 목표가 올바른 목표인지 점검하는 것인데 이 방법은 고맙게도 저자가 깔끔하게 세 문장으로 요약해 두었습니다.
목표를 확인하라. 업무 활동을 되돌아보라. 목표와 업무 활동은 조화를 이루는가?
그리고 일단 목표가 올바르다면 목표 달성시 칭찬하고 실패시 질책하면 됩니다. 저처럼 혼자 노는 사람은 스스로 칭찬하고 질책하면 되겠고요. 그리고 한단계, 한단계 나아가면 됩니다. 그런데 쓰고보니 제가 좀 불쌍하군요. -_-
내용이 워낙 간단하고 이를 재미있게 이야기로 펼치고 있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벼운 마음만큼 가볍기만 한 내용은 아닌 것 같습니다. 대가의 책을 제 맘대로 평가하기는 뭐하지만 저자의 책 중 상대적으로 우화성이 강한 '겅호'나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너무 한정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보다 더 와닿는 바가 많았습니다. 30분이면 떡칠 수 있는 책이니 한 번쯤 읽어보길 권합니다. 1분 경영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한 문장으로 요약한 부분을 마지막으로 글을 접겠습니다.
축하 축하...
마지막 문장 멋있음!!!
부럽네열...
배고프네열...
부러워요 ㅋㅋㅋ
어느덧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
요즘은 자기 생각을 현실에서 무리없이(?) 실천하는 경지라는 것에 대해 좀 생각하는데, 이런 경지는 보통 30대 후반부터 가능하지 않나 보고 있습니다. 나도 아직 그런 경지에 이르진 못했지만, 리승환님의 글을 보노라면 그런 경지에 아주 빨리 도달할 가능성이 많음을 항상 느낍니다.
존경하는 분께 격려를 받는 것만큼 힘이 나는 일은 없습니다.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정진하겠습니다. ^^
http://blog.ohmynews.com/tetsu/266737#comment180141
그러다가도 온라인에서 보여주는 제 모습이 전부는 아니다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좋은 모습... 아니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 보여주니까요. 그럼에도 내가 보여주는 나의 생각을 공유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힘이 되는지 모릅니다.
축하합니다. 이제 유명인사네요. 여름에 한국 갈텐데... 그때 사인이라도 하나 받아두어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