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그 곳'을 놓친 오락실'그 때 그 곳'을 놓친 오락실

Posted at 2008. 7. 7. 23:45 | Posted in 예산낭비 문화부
사실 나는 크게 잘 한다고 내세울 게 없는 인간이다. 그런데 한 때나마 1% 안에 들 만한 게 있었냐면 예전 오락실에서 2D 대전 액션 게임이다. 물론 내가 지방에 계속 거주한지라 이 수치는 꽤 어폐가 있겠다. 당시 서울에서는 팀 배틀이 일상화되며 고급 정보가 집적되었으나 내가 사는 곳에는 이와 거리가 멀었다. 인터넷이 일상화된 시절도 아니었고 그나마 그런 정보가 올라오지도 않았고. 어쨌든 지금 오락실은 멋지게 망해 버렸다. 이에 대해 이런 저런 말이 많지만 그 가장 큰 원인으로 '그 때 그 곳' 즉 '관계'를 살리지 못한 데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오락실이 망하는 데는 두 번의 계기가 있었는데 한 번은 1997년부터 시작된 리듬 액션 게임의 인기몰이였다. 비트 매니아, 댄스 댄스 레볼루션의 등장은 한국 오락실의 부흥기로 보였으나 결과는 반대였다. 우선 기체(하드웨어)의 가격이 너무 높아 대형 오락실이 아니고서는 그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었다. 더군다나 리듬 액션 게임은 고수들이 관중을 동원하는 특성이 있었는데 이 역시 대형 오락실에 유리한 요소였다. 중소형 오락실은 덩치 큰 게임기 몇 대 넣으면 서서 구경할 공간이 많지 않았으니.


요즘 세상 오타쿠 참 많다...

리듬 액션 게임의 유행에 이어 두  번째 계기였던 스타크래프트의 열풍은 대형 오락실마저 무너뜨렸다. 여기에 대해서는 두 말할 필요가 없겠다. 리듬 액션 게임이 당시 한 번 플레이에 500원이라는 비교적 높은 가격을 요구한 데 비해 1500원 내외의 PC방은 싸게 느껴졌다. 더군다나 리듬 액션 게임에서 중요한 인기 요소였던 관중 몰이는 되려 고수층과 하수층의 벽을 너무 높게 쌓아 버렸다. 어지간히 해서는 폼도 안 나고 멋지게 하기 위한 비용은 컸으니 리듬 액션 게임은 소수만의 것으로 전락해 버렸다. 반면 스타크래프트는 못 한다고 욕 먹을 일이 전혀 없었으니 훨씬 편하게 접근할 수 있었다.

이제 남은 오락실은 대개 학생들이 몰리는 좋은 지리적 요인을 가진 곳에 소형 업소, 혹은 모든 사람들이 거쳐가는 자리에 대형 업소 정도이다.

요즘들어 여기에 대해 아쉬움이 크다. 오락실이 정말 살아남지 못할 운명을 지니고 있었을까? 물론 살아남기가 힘듦은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게임이 가정에서 느끼지 못하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는 하드웨어 코스트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거기다가 가정용 게임기는 빠른 속도로 성능을 올려 이제 업소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95년 새턴판 버추어 파이터 2의 그래픽이 오락실과 비교가 되지 않았음에도, KOF 95의 로딩이 10초에 이름에도 모두가 그것에 놀랐다. 그러나 지금은 오락실과 가정용 게임기는 로딩과 그래픽에서 큰 차이가 없다. 차이가 있다면 가정에는 들여 놓을 수 없는 거대한 하드웨어를 활용해 체험감을 줄 수 있을 뿐인데 이는 되려 코스트 상승을 부추긴다. 최근 일본까지도 오락실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함은 오락실의 태생적 한계를 보여주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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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턴판 옆에는 메가드라이브판 버파vs철권, 누가 만들었는지는 나도 모름

지금 대전 액션은 물론 리듬 액션 역시 소수만이 즐기는 문화이다. 그런데 난 지금까지도 이들에 재미를 붙이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오락실이 적어도 지금 꼴은 안 당할 길이 있었던 것 같다. 지금 대전 액션을 즐기는 이들은 소수이지만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은 루리웹 등의 게임 정보 커뮤니티나 카페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교환한다. 인터넷의 발달에 힘입어 자신들의 플레이를 인터넷에 올리기도 한다. 그리고 때로는 오프라인에서 팀 배틀을 벌이는 등 교류를 통해 화합을 도모한다.

 


개조판인지 별 희한한 콤보가 다 되는 듯...

사실 대전 액션(오프라인 기반 경쟁 게임)이건 리듬 액션(오프라인 기반 주목 유도형 게임)이건 스타크래프트(온라인 기반 경쟁 게임)이건 리니지(온라인 기반 교류 게임)건 결국 서로 경쟁 관계에 있는 유희이다. 지금 살아 남은 쪽은 후자 둘이지만 나는 이들이 온라인이었기에 성공하고 살아남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들이 장기간 살아 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교류가 자연스레 이루어지고 이를 바탕으로 게임의 질이 높아지고 이에 사람들은 계속해서 주목할 수 있는 유인이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앞서 언급한 대전 액션과 리듬 액션을 지금까지 즐기는 이들의 방식과 완전히 일치한다.

사실 당시 오락실에서 대전 액션을 하는 인간들은 그냥 게임을 하러 간 것만은 아니었다. 오락실이 그리 크지 않다보니 사실 자주 오는 인간들끼리는 서로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상태인 경우가 많았다. 특히나 같은 학교 학생인 경우는 그러했고 한국 학교 특성상 비슷한 시간에 같은 학교 학생끼리 몰리게 됨은 당연했다. 그러다보니 알게 모르게 라이벌 의식도 싹트는 경우도 있었고 우연찮게 인사하며 안면을 트는 경우도 있었고 학년이 올라가 같은 반이 되어 친구가 되어 버리는 웃기는 경우도 있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의 포럼을 통한 적극적인 의사 교환은 없었을지언정 그들 사이에는 관계가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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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택에 이런 현피가 일상화되기도...

내가 아쉬운 지점은 이 부분이다. 오락실은 끝까지 이 부분을 살리지 못했다. 그들 사이의 끈은 너무나 약했고 그 약한 끈은 리듬 액션과 스타크래프트로 향하는 많은 사람들의 조류를 거스를 수 없었다. 언제나 공통의 취향과 화제거리를 가져야만 하는 한국 사회에서 대전 액션은 그들만의 문화를 이어갈만한 '관계'를 형성하지 못했다. 오락실은 '그 때 그 곳'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 즉 '관계'를 살리지 못하고 정말 오락만 하는 장소로서 존재했던 것이다.

반대로 '기원'을 생각해 보자. 이 곳이 '바둑'만을 두는 장소라면 생명력이 있었을까?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이 곳에서의 교류를 상당히 중요하게 여긴다. '담배' 역시 마찬가지이다. 세상에 담배를 피는 이가 '나 홀로'라면 담배를 계속 피우겠는가? 담배가 가지고 있는 '무형의 네트워크'를 무시할 수 있는 이는 그리 많지 않으리라. 여성의 경우는 이가 더 강할테다. 전형적인 예로는 커피숍에 커피를 마시러 가지는 않을테다. 반상회는?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것이 '소재'보다 '관계'를 통해 이어지고 있다. 단지 그것이 전면에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장 보드리야르는 1970년대 이미 '사용가치'에 얽매어 생각하는 막스주의에 중요한 것은 '기호가치'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리고 서동진씨의 말마따나 자본주의는 점점 '체험'과 '감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기호가치' 그리고 '체험'과 '감성' 모두 독자적으로 성립하기 힘든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것에는 대개 타인과의 유무형의 관계가 전제되어 있어야 하거나 적어도 그래야 효과적이다. 그러나 오락실은 이러한 부분에 전혀 신경쓰지 않은 채 그저 새로운 게임을 들여 놓았고 환경은 나빠졌다. 그리고 모두들 그 곳을 떠났다. 이 글을 쓰는 나조차도. 추억으로는 씁쓸하지만 어차피 세상에 놀 거리는 많으니.

결론 : 졸업반이라 놀 형편이...
  1. 이뉴
    ..오랜만에 덧글 답니다만, 저 펌프 영상을 보니 안 달수가 없군요. 추억을 돌이켜보게 만들어주는.. =_=

    소싯적에 좀 밟았던 기억이 납니다. :) 그나저나 언제나 결론은 뼈아프군요. 후...
  2. 저 펌프 동영상, 게임제작사에서 홍보용으로 제작했다에 한표 걸겠습니다. 보지도 않으면서 계속해서 올라오는 '퍼펙트'와 '굿'... 정말 대단합니다. 밑의 현피 만화도 너무 재미있습니다. 팅커벨, 사랑의 요정 ^^;;

    저도 오락실 많이 다녔었는데... 확실히 무엇이든 적절한 관계가 있어야 오래가나 봅니다. 수많은 동호회들이 원래 목적은 희미해져도 관계는 남는 거를 보면 말이죠.
    • 2008.07.08 23:17 신고 [Edit/Del]
      동호회의 목적이 희미해져도 관계는 남는다는 말씀이 정답인 듯 합니다.
      그러고보니 PC통신 시절이 그런 아날로그한 맛이 특히 강했던 것 같네요 ^^
  3. 킹오파 콤보 영상은 '무겐'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한 것이라 정석적인 것이라고 보긴 힘들지만, 영상에서 보여진 시스템 자체는 원래의 킹오파02에서 나온 시스템이라 개조판이 아닌 멀쩡한 킹오파 02로 플레이하더라도 영상 그대로 콤보가 가능합니다.

    다만 저런 콤보가 오락실에 매니아층만을 남겨 오락실 침체를 부추긴 것이 아닐까 하네요.
    • 2008.07.08 23:18 신고 [Edit/Del]
      그러기에는 김갑환 콤보가 좀 어거지인 것 같기는 합니다만...
      하지만 원래 SNK가 밸런스 신경 안 쓰는 회사인지라 그럴 듯 하기도 하네요.

      콤보는 어쩔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기존 유저 층에게 새로운 도전욕을 자극해야 했으니 =_+
  4. 쉐아르 // 저 동영상은 펌프스트리트때 대회동영상입니다. 물론 홍보용으로 제작한거지만은 펌프스트리트라는 사이트에서 홍보용으로 제작한것입니다.ㅎㅎ

    저희 펌프팀도 아직도 관계를 유지 하고 있죠.ㅎㅎ
  5. 오랜만에 멋진 지적이구나.

    그리고 결론은 더 멋지다....
  6. 개인적으로는 콘솔 게임의 부상이 오락실의 몰락에 일조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플스방도 포함) 이런 식으로 접근할 수도 있군요.....

    뭐 저같은 경우는 지는 걸 죽도록 싫어해서 아예 오락 자체를 안하는 사람이지만서도, 오락실이 없어진다는 건 뭔가 허전한 기분이 들긴 합니다.
  7. 와,,, 김갑환 쩌네요 ㅎㅎ,, 저렇게 콤보하면 ~ 옆에서 한대 때려주고싶겠죠 .. 요즘 근데 오락실이 어디가서 .. ( 연대앞에 딱 1군데 저런게임 오락실이 하나 있긴 하더라구요 , 다른데는 다 이상한 농구골대 같은식의 경품먹기 오락만 즐비하고 )
  8. 민트
    킹오파 참 재밌었는데. 아...집에서 놀고 있는 PS2가 생각나네요. 친구네 집엔 Wii 있어서 한 두 번 해봤는데 그것도 재밌더라구요. 한 바탕 게임 하면 팔다리가 쑤시는 이상한 게임기. ^^
  9. 짤방 좀 퍼갈게요. ㅇㅇ 너무 재미있네요. 미니홈피에 좀 퍼갈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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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바둑도 올스타전을 한답니다올해부터 바둑도 올스타전을 한답니다

Posted at 2007. 8. 18. 00:05 | Posted in 정력은국력 체육부
한국 바둑리그에서 무려 ‘올스타전!’을 한다고 합니다. 경사 났네, 경사 났어! 어얼쑤~ 덩실덩실~ 스무명의 후보자 중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선수 열 명이 차례로 대국을 벌입니다. 한국 바둑 역사상 초유로 있는 일로 반갑기 그지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첫 술에 배 부를 리 없다고 좀 문제가 있기는 합니다. 우선 올스타전의 의미인데요. 사실 올스타전은 기본적으로 팀 스포츠를 위해 존재합니다. 왜냐하면 이토록 많은 스타플레이어들이 한 팀에서 뛰는 것은 보기 드물거든요. 생각해 보세요, 언제 이대호, 양준혁, 류현진이 한 팀에서 뛰겠습니까? 김주성, 서장훈, 방승현도 마찬가지고요. 돈으로 긁어 모으려 해도 힘들 정도의 팀입니다. 이런 꿈을 일 년에 하루라도 만족시켜 주는 게 올스타전이죠.

그러나 개인전 위주의 스포츠에서 올스타전은 보기 힘듭니다. 골프나 테니스에서 언제 올스타전 하던가요? 아니면 복싱이나 프라이드에서? 없죠. 왜냐면 어차피 토너먼트 방식으로 실력 있는 선수들이 올라오다가 보면 이미 16강, 8강쯤 가면 올스타전화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가끔 무명 선수들이 약방 감초처럼 튀어나오기는 하지만 그것 역시 나름의 재미를 선사해 주죠. 바둑 역시 개인끼리 실력을 겨루는 스포츠입니다. 이 때문에 굳이 올스타전이 없어도 이러한 빅매치는 그다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뭐, 한 번에 몰아서 일어나기는 힘들겠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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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만 가면 그 나물이 그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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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개인종목에서 올스타전의 존재가 떠오르는 스포츠는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와 같은 e-스포츠 종목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러한 e-스포츠도 위의 개인종목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어차피 얘네들끼리 붙는 빅매치는 자주 볼 수 있거든요. 요즘 너무 상향 평준화되어 이야기가 좀 다르기는 합니다만 기본적으로는 그렇습니다. 적어도 팬들이 ‘아기다리고기다리던매치’같은 것은 이제 스타에는 없다고 봐도 되는 상황이죠. 마본좌가 태굥이한테 좀 밟힌 후로는 특히 그러하고요. 온게임넷에서 WWE를 벤치마킹해 자꾸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죠. 예전처럼 임요환 띄우기 마케팅은 먹힐 수가 없으니까 뭐라도 사람들에게 기대를 주는 매치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죠.

그럼에도 e-스포츠에서 꾸준히 올스타전을 열 수 있는 이유는 위의 종목들과 달리 게임시간이 굉장히 짧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매니아라고 해도 복싱 12라운드를 세 번 정도 보거나 테니스 세 게임 정도를 보면 내가 왜 사나… 하면서 철학 모드에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와 달리 e-스포츠는 어지간한 게임은 30분 안에 정리되기에 올스타전을 열 수 있는 것이죠. 또 하나의 이유는 소속 구단입니다. 얘네들도 나름 소속 구단이 있기에 평소 경기할 때 함께 있을 일이 없습니다만 올스타전 때에는 함께 있고 함께 즐거워하는 모습을 팬들이 보고 싶어하기 때문이죠. 뭐, 다른 개인 종목인 대개 팀이 없거나 있어도 비인기종목의 경우 독점 시장이고 인기종목은 협찬, 후원 정도라…

그러나 e-스포츠는 좀 예외적인 경우고 바둑은 올스타전을 벌이기에 그리 조건이 좋은 종목은 아닙니다. 바둑도 워낙 치열한 종목이기는 하지만 8강 정도 되면 모두가 빅매치라는 점에서는 타 종목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또한 대국 시간 역시 100분 내외이기에 올스타전을 열기 그리 좋은 환경은 아닙니다. 온 종일 올스타전만 하지 않는 한 5국까지 치를 경우 3일을 보아야 하죠. 소속구단은 있으나 그것은 한국바둑리그에만 한정되는 것인지라 선수는 물론이고 보는 팬들도 딱히 선수를 생각할 적 소속구단을 떠올리지 않습니다. 여러모로 골치 아프죠. 한국바둑리그 올스타전이 열린 것은 참 좋은 일이지만 이처럼 부정적 요인이 많은지라 아쉬운 점이 몇 있습니다. 특히 타 종목의 올스타전은 ‘팬을 위한 이벤트’라는 점에서 조금 부족하지 않은가 합니다.

우선 올스타 기사 선정 방식부터가 그러합니다. 타 스포츠의 올스타전은 완전하게 팬투표에 선수 선정을 의존합니다. 바둑도 투표하지 않느냐고 물을 수 있는데 여기서는 일차적으로 후보를 걸러서 내 줍니다. 하지만 타 종목은 그렇지 않아요. 안 그러면 야구 올스타전에서 올해 개죽 쓴 이종범 선수를 어떻게 보았겠어요. 작년 NBA 올스타전에는 그랜트 힐이 나왔죠. 이 양반 성적은 그저 괜찮은 정도였지만 오랜 부상에서 복귀한 그의 모습을 팬들이 보기 원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감독추천선수 제도 역시 존재해 이를 통해 더 볼거리를 풍성하게 만듭니다. NBA의 경우 아예 조던을 감독추천선수로 내보낸 후 조던 신격화 쇼를 하기도 했죠. 쇼를 하라,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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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놈들 쇼맨십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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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대국 환경이 일반 대국과 다를 바 없다는 점입니다. 뭐 다른 게임은 안 그렇냐고요? 마찬가지죠. 그런데 다른 스포츠의 올스타전에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은 선수들이 함께 뛰는 것이기도 하지만 함께 즐기는 것이기도 합니다. 정수근이 쇼하면 양준혁이 좋다고 박수치고, 이런 므흣한 광경들에 관중들은 즐거워하는 것이죠. e-스포츠 역시 마찬가지로 얘네들은 게임 방식이 개인인데도 스타들이 함께 모여 있다는 자체에 팬들이 즐거워합니다. 물론 바둑기사들이 타 종목에 비해 개인적인 팬층은 얕겠지만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웬지 비유를 잘못 한 느낌)

그리고 부대 행사가 없는 점도 아쉽습니다. 타 스포츠의 경우는 가수도 오고 치어리더 경연대회도 하고 아예 전야제를 때리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메이저리그는 전날 홈런 더비도 시원하게 해 주고 NBA는 루키 – 소포모어 올스타를 엽니다. 물론 바둑에 이를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겠죠. 한국기원에서 천상지희가 ‘한 번 더, OK?’하면서 가릴 곳만 적당히 가린 채 춤 춰봐요, 그대로 바둑돌 날아오고 스포츠신문 1면 올라가지… 그래도 올스타전 하나만 달랑 하고 넘어간다는 것은 좀 시시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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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먹으니 점점 애들이 이뻐보임, 추천...

어쨌든 이런저런 문제야 있지만 한국바둑에도 올스타전이 들어섰다는 그 의미는 낮게 보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재빨리 수습모드) 어찌 첫 술에 배 부르겠습니까? 사실 바둑처럼 기사들 한 자리에 모으기 힘든 스포츠도 없습니다. 야구, 축구 같은 팀 스포츠는 리그 전체가 하루 쉬면 그만이지만 바둑은 한국에서만 뛰는 게 아니라 중국 갔다가 일본 갔다가 바쁘거든요. 부대 행사는 어디 쉽답니까? 바둑 두는데 무슨 잠실 주경기장 빌릴 수도 없는 일이고. 물론 고정관념은 깨야 하겠지만 말이죠. (개인적으로 불가능은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고 그래서 여자한테 좀 잘 채입니다)

이번 한국바둑리그 올스타전이 비록 불만족스러운 점도 있겠지만 이런 것에 매달리기보다는 (혼자 매달렸나?) 좀 더 나아가는 모습에 주목하는 게 더 바둑을 즐겁게 즐기는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어차피 보는 사람만 보고 사실 저도 안 볼 생각이지만 말이죠. 그래도 바둑 팬들 입장에서 사실 며칠 동안에 일류기사들을 몰아 보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 자, 혹시라도 올스타전 보실 분은 소주와 담배를 재어 놓읍시다! (응?)
  1. 허걱... 소주와 담배를 재어놓으셔요~~ ㅋㅋ 바둑을 몰라서리...
  2. madox01
    흥행을 위해서 올스타 기사들 "오목 결정전" 또는"알까기" 같은 행사를 하면 쿨럭...
    안되겠지요. ^^;;
    (바둑이라고는 고스트바둑왕 본게 전부입니다 ㅠㅠ)
  3. 흐흐~~ 10초바둑 20판 같은 방식의 토너먼트 정도면 될듯...ㅋㅋ
  4. 설마 부대 행사가 없을라구요. 지방 투어 행사 때처럼 공개 해설도 하고 대규모 지도 다면기도 하고 이것 저것. 올스타전에 걸맞게 보통 공개 대국보다 조금 더 확장된 팬 서비스 행사를 할 것 같은데요. 무지 기대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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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고도 웃지 않는 프로기사들이기고도 웃지 않는 프로기사들

Posted at 2007. 6. 30. 00:42 | Posted in 정력은국력 체육부

 제가 요즘 먹고 살기 위해서 바둑대국을 좀 보러 다니고 있는데요. 물론 저 같은 아메바 대가리가 바둑은 무슨 바둑입니까? 고스톱도 배우는데 몇 년이 걸렸는데. 그래도 목구멍이 포도청이니 열심히 하고는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흥미도 슬금슬금 생기네요. 더 이상 관심분야가 늘어나면 안 되는데 큰일입니다.

그런데 기원에서 프로들의 대국을 보다보면 참 신기한 부분이 있는데 기사들이 이겨도 져도 표정변화도, 별다른 내색도 없습니다. 팀리그에서는 자기 팀이 이기고 돌아와도 박수는 고사하고 웃음 하나 없죠. 상대팀도 다들 잘 아는 기사들이고 또 워낙 가까이 있어서 그렇다고는 하지만 이보다는 하나의 문화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아요. 격투기도 상대방에 대해 잘 알고 양측 세컨의 거리는 매우 가깝지만 이들 역시 경기에서 이기면 그 여흥을 즐겨요. E-스포츠 역시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유독 바둑만큼만은 침묵을 지키죠. 이 장면만 보면 누가 이겼는지 졌는지 알 수 없을 정도입니다.

물론 기쁨을 나타내다보면 좀 민망하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는 이름만 들으면 동네 원숭이도 알 모기사 두 분이 다 끝난 대국에서 왜 빨리 GG치지 않냐고 푸념을 늘어놓았는데 이 말을 듣는 상대팀 표정이 가히 안습이었어요. 이 팀이 3:0, 3:0, 3:0으로 3연속 캐발림을 당하다가 처음으로 2:2까지 와서 마지막 대국에 들어선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이기든 지든 쉽사리 물러날 수는 없는 상황이었죠. 그런 상황에서 이런 말이 나오니 가뜩이나 초상집 분위기인 상대팀은 그야말로 확인사살 당하는 상황이 완전 캐안습이었습니다. 상대가 선배이니 뭐라 하지도 못하고. ㄲㄲ

사실 스포츠는 승자독식의 세계입니다. 이런 표현까지 쓸 정도는 아니라고 해도 이긴 자는 그 기쁨을 만끽해야 해요. 그것이 선수뿐만이 아니라 팬들을 위한 길입니다. 물론 진 측의 팬들은 기분 나쁠 수도 있겠지만 그게 재미이고 문화에요. 지난 WBC 당시를 생각해 보면 이는 잘 드러납니다. 당시 이치로 선수는 “30년간 일본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게끔 하겠다”고 도발했고 일본에 2승을 거둔 후 서재응 선수는 마운드에 태극기를 꽂으며 설욕했죠. 이후 일본이 다시금 승리한 후 이치로 선수는 “이길만한 팀이 이겼다”고 발언했고요.

이러한 발언이나 행동이 상대팀과 상대팀 선수들을 도발하겠지만 사실 이게 프로 세계입니다. 프로는 하나의 기업이고 기업의 목적은 고객 창출입니다. 이기고도, 지고도 아무런 반응 없이 그냥 승과 패라는 수치가 쌓이는 것이라면 팬들은 이에 열광할 수 없어요. 막말로 침묵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욕먹는 선수가 프로스포츠 홍보에는 도움이 됩니다. 그렇다고 그게 너무 심해지면 아주 인간관계 파탄나겠지만 뭐 사실 그것도 재미입니다. 어차피 바둑 자체가 인격수양인만큼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말이죠. 바둑도 다른 스포츠처럼 선수들도 기쁨을 만끽하고 드러낼 수 있는 스포츠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뭐, 상대편 보기 민망하긴 하겠지만 정말 그렇다면 야구나 e-스포츠처럼 덕아웃이라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이네요.

  1. 창훈
    바둑도 충분히 계속 흥행할만한 요소가 있었는데,
    지금은 신문지 한 면에라도 나오는게 다행스러울 정도야.
    내가 한창 바둑에 관심가질때엔 몇 기사들의 전설같은 얘기가
    나에게 적용된 흥행요소같아-
    어쩌다보니 나도 고2때까지 기원을 다닌 바둑팬이었는데
    신규 유저를 받지 못하는 옛날 게임 취급당하는 것 같아.
    형 얘기 듣고나니 재밋게 하려면 재밋게 할 수도 있긴 하겠어.
    대신 요샌 이전같은 드라마틱한 인생으로 바둑을 둔 기사는 없는듯해.
    • 2007.07.07 15:24 [Edit/Del]
      오, 바두을 꽤 했구나, 나 좀 가르쳐주지 그랬냐 -_-a
      요즘 젊은 기사들에 대한 비판은 이래저래 나오는 것 같다. 예전 기사들은 모두 학교도 제대로 다녔는데 요즘은 군대 안 가려고 중학교 안 가는 기사들까지 있으니 문제는 문제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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