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승환 : 에이... 설마요...
박과장 : 맞아.
리승환 : -_-......
박과장 : 갈 데 없고 능력 없어서 여기 있는 거야.
그리고 나는 복무를 마치고 학교로 돌아왔고 몇 달 후 박과장님이 회사를 떠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역시 박과장님은 꿈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건승과 무운을 빌었다.
아, 이 넘을 수 없는 현실과 이상의 넘사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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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에 가득 차 있을 때... 학교에서 후배들과 삼겹살을 먹기로 약속하고 즐거워 할 때...
우리 회사 차장이 던진 말이다. 너무나 묵묵하게...
"약속 있지?" 도 아니고 "약속 없지?" 라니...
순간 너무나 많은 상념들이 날 사로잡았다.
1. 전 태어날 때부터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 외친 선천적 불교신자입니다.
2. 비록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세계 삼대 성인이 태어나신 날, 석가의 뜻에 따라 명상을 하겠습니다.
3. 약속은 그 무엇보다 소중한 것입니다. 저는 이미 선약이 있습니다.
4. 쓰으으파. 내가 그렇게 인기가 없어 보이냐!
그리고 그 상념은 순식간에 확대되었다.
"전 선천적 불교신자입니다."
"허나 부처님께서도 노동의 소중함을 강조하지 않았나? 무엇보다 일이 먼저일세."
"그렇지 않습니다. 차장님. 내일 하루만이라도 부처님의 뜻을 기려 만물의 소중함을 느끼고 싶습니다. 저는 대자연으로 돌아가 회사와 절이 둘 아님을. 그리고 나아가 차장님과 저 역시 남이 아님을 느끼고 싶습니다."
"자네는 잘못 알고 있네. 속세를 떠나야만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게 아닐세. 도는 먼 곳에 있지 않네."
"그럼 어디에..."
"도는 회사에 있네. 출근하게."
......
"저는 삼대 성인이 태어나신 날 노동보다는 명상에 잠기고 싶습니다."
"자네는 노동의 의미를 과소평가 하고 있네. 노동은 자네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띄고 있네. 그것은 자네의 삶을 유지하는 수단에 그치지 않고 무언가를 창조하는 행위일세. 즉 자신을 넓혀 나가는 것이니 그것이 즉 수양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하지만 현대 사회의 노동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미 원하지 않는 강제된 노동으로 인해 도구로 전락해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일차원적 인간으로 남지 않기 위해 더욱 명상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런 어리석은 놈 같으니!"
"무슨 말씀이십니까?"
"자네는 불교를 너무 좁게 보고 있네. 명상은 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가? 단지 자네의 해탈을 위해 수양하려 하는가? 그것을 통해 자네가 해탈에 이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천만일세! 우리는 우리들이 대자연의 일부이며 우리의 매사가 서로에게 영향을 줌을 깨달아야 하네. 그런데 자네는 자네의 동료들을 겨우 일차원적 인간에 비유하며 속좁은 명상을 즐기겠다고? 그것은 시덥잖은 지적 오만이며 동시에 상대를 깔보는 비평화적 태도일세. 그런 바탕에서 명상은 자네를 해탈에서 멀어지게 할 뿐일세."
잠시 침묵...
"옳으신 말씀입니다. 저에게 올바른 명상을 가르쳐 주십시오."
"일단 회사로 나와서 동료들과 둘 아님을 느껴보게."
......
"비록 석가의 탄생을 기릴 생각은 없지만 저는 이미 선약이 있습니다."
"약속이라고? 그것이 이 일보다 중요한가?"
"네. 비록 구두로 이루어진 것일지라도 약속은 그 모든 것에 우선합니다."
"자네, 군대가고 싶나?"
......
"내가 그렇게 인기가 없어 보인단 말이오!"
"거울을 보게."
"근육질을 우습게 보지 마시오."
"전신 거울을 보게."
......
"출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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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도는 회사에 있네. 출근하게."
"일단 회사로 나와서 동료들과 둘 아님을 느껴보게."
크리스마스 땐 출근하라고 안하던가요? 크리스마스 땐 뭐라고 말했나요.ㅋㅋ
강백호는 등에 부상을 입지만 정신을 차리고 다시금 시합을 뛰려고 한다.
"교체해 주세요."
그 말에 동료들은 천군만마를 얻은 것처럼 기뻐하지만 정작 안감독은 목소리를 낮추며 말한다.
"교체는 안 된다. 백호야."
숙연해진 분위기 속에 안감독은 말을 잇는다.
"니 등의 부상은 진작에 알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널 교체하지 않았다."
슬픔과 후회, 그리고 아쉬움이 가득찬 그의 표정앞에 그 누구도 말을 꺼낼 수 없었다.
"그 이유는... 너의 성장하는 모습을 계속 지켜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승리를 위해서도 아닌 제자의 성장을 지켜보기 위해 부상입은 선수를 코트에서 뛰게끔 내버려 둔 안감독의 마음 역시 편할 리 없었다. 그는 한숨을 길게 내쉬며 겨우 마지막 한 마디를 뱉었다.
"지도자로서... 난 실격이다."
하지만 눈물까지 글썽거리며 자학하는 안감독앞에 강백호는 조금도 주춤하지 않고 말한다.
"영감님, 영감님의 영광의 시기는 언제였나요."
......
"국가대표 때였나요?"
......
"난..."
......
"난 지금입니다."
그리고 강백호는 코트에 다시 선다. 이번에는 안감독도 말릴 수 없었다. 그저 그가 무사히 경기를 마치기만을 빌 뿐, 승패따위는 이미 안중에도 없었다.
이승환은 공중 공 다툼 과정에서 거시기를 무릎에 찍히며 허리부터 떨어져버린다. 덤으로 재수없게 그 자리에 뾰루지까지 나 있었다. 그는 정신을 차리자마자 농구골대 뒤로 도망갔다.
"나 이제 못 뛰어요 -_-..."
즉시금 반응이 돌아왔다.
"아니, 이 개X가, 지금 한점을 다투는 시기에 뭔 소리야."
"니 몸 부실한 건 진작에 알았어. 계속 뛰어, 씹X야."
이승환은 울먹이며 답했다.
"으윽... 움직이기도 힘들어요."
하지만 냉정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내기콜라 앞에 선수의 몸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그들은 악마와 같은 미소로 끝없이 육두문자를 내뱉으며 정신적으로 압박을 주었다.
"그럼 서있기라도 해, 어차피 넌 쓸모 없는 놈이야."
"그래, 이 썩은 쓰레기야. 당장 안 들어와?"
"아님 당장 니가 콜라 사고 게임 접든가, 앙?"
이승환은 모든 것을 포기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한 번 그들의 인간다운 마음, 측은지심에 자신의 생명을 기대어 보기로 했다. 아무렴 남자에게 가장 소중한 허리인데 콜라 하나에 넘기겠는가?
"형들의 가장 고통스러웠던 시기는 언제인가요?"
......
"포경수술 때였나요?"
......
"난..."
......
"난 지금입니다."
......
잠시 엄숙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 분위기는 또 다른 고통의 전주곡에 불과했음은 이승환 본인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체념한 표정의 그의 귀에 따갑도록 차가운 한 마디가 들려왔다.
"나와."
......
"만약에 지면 니가 콜라 쏘는거다."
......
"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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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에서 모니터의 공간이 너무 커서 보조 책상을 둬야 하는 것을 해결할 수 없냐는 것이었다.
다양한 배열 형태의 의견이 제시되었지만 제대로 답이 나오지 않았다.
답답한 그들을 보다못한 나는 한마디 했다.
"LCD로 바꿉시다."
사무실의 찬바람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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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04 23:51 신고 [Edit/Del]지금 LCD를 쓰는데 확실히 뭐든 투자한 만큼 뽑기는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선구자라고 할 수 있지요 -_-
러시아 연필 건은 뭐랄까나... 언젠가는 쓸모가 있지 않을까요? 당시 미소 양국의 우주 진출 자체가 일종의 삽질이었지만 지금은 그것이 기반이 되어 경쟁력을 강화하듯 말이죠. (별로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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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병역 특례로 몸을 담고 있던 회사는 보통이
그러나 회사를 나갈 적 상당히 많은 후회를 했습니다. 나가면서 인사드릴 적 돌아오는 반응이 싸늘하기는커녕 너무 따뜻해서입니다. 다들 열심히 살아서 꼭 성공하라고, 가끔 시간 나면 놀러 오라고 하는데 어찌나 후회스러웠는지 모릅니다. 그 때 깨달은 것이 뭔가를 이루기 위해 단기적으로 집중해서 힘을 쏟아야 할 필요는 있지만 그것이 좋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거스르는 것이고 그것이 계속된다면 풍요로운 삶과는 오히려 멀어지며 이러한 삶은 지양하는 게 더 나은 삶이라는 점입니다. 다른 사람들을 보아도 풍요롭게 살아간다고 느껴지는 사람은 자기 발전을 위해 사람들하고 만나지 말라는 사람보다는 오히려 다른 사람들과 조화롭게 어울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더군다나 후자가 자기발전이나 성과의 면에서도 훨씬 앞서는 게 일반적인 경우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요즘 들어서도 이런 점을 자주 느낍니다. 이번에 마사회 아르바이트를 그만 둘 때만 해도 그 곳 사람들과 그리 친하게 지내지 못한 게 못내 후회스러웠습니다. 그 때는 학기 중이 바쁘기라도 했지만 방학 동안에는 별반 바쁘지도 않았는데 주변 사람들과 그리 많은 연락을 주고받지 못한 점은 단순히 바쁘기 때문에 주변에 소홀해 진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말해 주었습니다. 또한 바쁘다고 해도 적어도 관심을 기울일 수 없는 것은 아닐 것인데 예전에 비해 주변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것은 갈수록 주변을 바라보는 여유를 잃어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앞으로는 더욱 바빠질 테고 다른 사람들 역시 그러할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지금보다 더 사람들과 만나기 힘든 것은 물론이고 관심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최소한 다른 사람에 대한 고마움만큼은 잊지 않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때문에’보다 ‘덕분에’라는 말을 사용하고 ‘나’보다 ‘너’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고 나아가 가끔 주변 사람들을 한 번씩 돌아보고 또 도와줄 수 있는 여유와 능력을 함께 갖춘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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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정말 성공한 사람들 중에는 대인관계가 좋은 사람들이 많다고 하더군요. 혼자서 잘나면..일만 직쌀나게 할거 같습니다. 아..그나저나 무지하게 졸리네요. ㅜ_ㅠ 퇴근하고 싶어염.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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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06 11:54 [Edit/Del]친구가 우연히 상해에서 직장인 동문회를 가게 되었는데 모두들 입모아 말하는 것이 이하와 같았답니다 ^^
중국에서 사업하려면 일단 회사에서 주재원으로 나가라, 그리고 그 과정에서 꽌시를 최대한 형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을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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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의 제일 좋은 끈은 역시 술이...와방ㅎㅎ
중국가서 양꼬치에 칭따오 많이 먹고 오구려...
싸가지고 오면 대환영~~흥~하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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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방구그 디카에 그런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니.. 아그리고 나 블로기 열었는데 이제 이틀 밖에 안되서 허접시라... 주소는
http://blog.naver.com/kjbsem -
저희 부모님께서...늘 하시는 말씀이 인간관계가 꼬이면 한없이 꼬인다. 꼬이지 않도록 항상
노력하거라....라는 말씀 때문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저 나름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리 잘한 것 같지는 않은 느낌인 거죠....제 휴대폰엔 많은 사람의 전화번호가 적혀 있지만, 연락을 안 하고, 이름도 기억 안 날 때가 있거든요....
이런...Shoran!! 뭐 하는 거니? 싶네요....ㅋㅋㅋ
오늘 휴대폰에 있는 친구들에게라도 연락 한 번씩 해야겠네요.^^
오늘 좋은 글 읽고, 좋은 생각하게 해줘서 감사합니다.
T_T;;;
"허세 부리지마, 결국에주면 먹을 거면서 안그래?"
네 그렇습니다.. 라고 말한뒤 가슴에서 손을 떼었습니다.
결론 : 박과장님은 얼마 전 다시 원래 회사로 돌아왔다고 한다.
;;; 저런.. 그렇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