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지뢰찾기의 공통점삶과 지뢰찾기의 공통점

Posted at 2008. 1. 23. 23:12 | Posted in 수령님 생활일지
1. 일단 시작은 별 생각없이 한다.

2. 별 문제 없이 돌아갈 때는 신이 난다.

3. 가끔 꼭 찍어야 할 때가 있다.

4-1. 찍은 게 맞으면 자기 실력이 뛰어난 줄 안다.

4-2. 찍은 게 틀리면 운이 없다고 한다.

4-3. 찍은 게 틀린 대부분의 경우 돌아보면 다른 좋은 길이 있었다.

5. 가끔 주변 사람이 참견을 한다.

6. 참견하는 사람이 반가운 경우는 거의 없다.

7-1. 죽고 보면 참견한 사람의 말이 맞다.

7-2. 살고 봐도 참견한 사람의 말이 만다.

7-3. 그렇다고 참견한 사람이 반가워지지는 않는다.

8. 사실 별 것 아닌데도 일단 뭐라도 하면 성취감이 크다.

9. 결정적으로 실컷 힘 빼고 돌아보면 남은 건 없다.

교훈 : 정신차리고 열심히 살자 카드놀이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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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크크 재밌네염. 일등이닷!
  2. 10. 가끔 내가 이걸 왜 하고 있나하고 생각하곤 한다
  3. 11. 처음 찍었는 데 반 넘게 좌르르 열리면 '복권'이라도 사야하나 생각한다.
  4. 성취감 있어요 있어...
    단축되어가는 시간기록...
  5. 민트
    12. 누가 함께 해주면 2인용인 것 같지만 결국엔 1인용.
  6. 전 솔리트리만 합니다. 흥!!
  7. paris33
    gggㅎㅎㅎ 올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카드놀이는 꼭 ? 따야 제맛인데 고것이 ....참....도 닦게 만들어요ㅋㅋ
  8. 10. 무게가(용량이) 무척 가볍다....
  9. 아... 군인이다보니 진짜 '지뢰'찾느건줄 알았어요.
    5분가면 찾는 아해들이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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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factory의 의미Real factory의 의미

Posted at 2008. 1. 6. 01:08 | Posted in 수령님 생활일지
동기 : 야, 니 블로그명의 의미는 뭐냐?

승환 : 현실을 창조해낸다는 뜻.

동기 : 아, 그런가...

승환 : 뭔지 알았냐?

동기 : 나의 현실은 공돌이.

승환 : ......


보너스 트랙

승환 : 난 반드시 살아 있는동안 세상에 기여할거야.

동기 : 그냥 죽으면 되.
교훈 : 다양한 해석이 지평을 넓힌다 맞는 말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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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 동안 구독이 안 돼 그러려니 하고 있다가 민노씨 블로그 타고 함 와봤습니다.
    뭐, 그냥 그렇다는 소리에요. ㅎ
    암튼 세상에 기여하시면 안 되겠는데요. 살아야죠. (퍽-퍽-퍽-)
  2. 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훗 그 동기 말 한번 잘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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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인과 나지성인과 나

Posted at 2007. 7. 13. 16:19 | Posted in 수령님 사상전집

나는 언제나 지성인이고자 한다. 그런데 사실 지성인은 사전에 등장하지 않는 개념이다. 그렇다고 있지도 않는 것을, 혹은 되지도 않는 것을 추구한다는 것은 아니다. 사전에 없다고 해서 그것의 개념정의가 불가능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비록 다소 자의적이라는 한계는 있지만 '지성'이라는 말이 분명히 존재하는 한 나름의 정의를 내리는 것은 가능할 것이다.

나름 '지성인'이라는 개념의 의미를 정의하기 위해 이와 개념적, 조어적으로 비슷한 단어인 - 의미상 개념으로는 그렇지 아니할 것이다 -  지식인을 먼저 논해보자.
지식인이란 사전에 따르면 일정한 수준의 지식과 교양을 갖춘 사람. 또는 지식층에 속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교양학문, 지식, 사회생활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품위. 또는 문화에 대한 폭넓은 지식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이 정의에 따르면 교양은 사실상 지식을 포함하고 있는 단어다. 이들 정의에 따르면 지식인의 의미는 교양인으로 바꾸어 이야기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지식인, 교양인을 지성인이라고 불러도 문제가 없을까? 이를 위해 知性人의 性에 초점을 맞추어 생각해 보자. 여기서 性은 性品을 의미한다. 성품이란 영어로 nature, disposition, temper, temperament;(a) character 등으로 번역되나 그 무엇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동양 고유의 언어이다. 이는 사전에 따르면 사람의 성질이나 됨됨이를 의미한다. 즉 지성인은 지식인(교양인)과 달리 그것이 단지 서술적, 이론적 앎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자신의 성질로 체화한 사람임을 추측할 수 있다. 이는 좀 더 적극적으로 말하면 사르트르가 지식인을 위한 변명에서 주장했던 지식인의 개념에 가까운 것으로 굳이 성품이라는 동양 특유의 단어를 빌리지 않고 표현한다면 실천 지식인이라는 어휘가 적절할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과연 지성인으로의 삶을 견지하고 있는가? 물론 이는 지성인이 완성형이 아닌 삶의 과정이라는 전제를 가지고 답하는 것이다. 그러지 않고서는 이러한 박한 지식을 지니고 소극적인 자세로 살아가며 스스로가 지성인인지 묻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일 테니까. 내가 지성인다운 일을 하고 살아갔는가? 혹은 그렇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은 나는 교양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가? 노력할 것인가? 또한 그것을 체화하여 삶 속에서 실천에 옮기려고 노력했는가? 혹은 노력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바꾸어 묻는 것이 된다. 그리고 이에 대한 답변으로는 부끄럽게나마 그러했으며 그렇게 할 것이라고 대답하고 싶다. 비록 이러한 이야기를 내세우기에 내가 부족한 것은 잘 알고 있으나 이것은 내 삶의 대원칙 중 가장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나는 이러한 지성인의 길을 걸어오며, 혹은 걸어가려 하며 어떠한 일을 해 왔고 어떠한 일을 하려 하는가? 나는 이 질문에 대해 이렇게 스스로를 부단히 성찰하며 살아가는 것이 지성인다운 행동이었으며 앞으로도 취할 지성인다운 행동이라고 답하고자 한다. 물론 이것은 전혀 대단할 것이 없다. 왜냐하면 이것은 지성인의 구체적 행동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그 개념 그 자체, 가장 기본적인 출발점에 해당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아무것도 해낸 것이 없는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유치한 변명이라 할 수도 있을만큼 소극적인 답변이다. 사실 이것을 통해 내가 얻은 것이 얼마나 되겠는가? 내 체험의 넓이와 사유의 깊이는 좁고 얕기 그지없는데. 또한 미래의 가능성은 그야말로 아무도 모르는 것이고.


그러나 아무것도 얻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이런 초심이 있는 한 다시 시작할 곳은 남아있다. 지성인으로의 초심이 내 내부에 존재함은 내 스스로가 완성형으로써의 지성인은 되지 못할지언정 과정형으로의 지성인으로는 남아 있는 수 있음을 의미한다. 물론 그것이 완성형 - 그것이 존재하건 않건 - 으로의 지성인이 됨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것은 중심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중심의 가치는 올바른지의 여부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지성인으로써 지녀야 할 초심은 삶의 초석으로써 더없이 훌륭한 그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이것은 어떠한 결과물로도 이야기할 수 없다. 그저 내 삶으로 온전히 증명해 나아가야 할 것이 아닌가 한다. 그렇기에 더욱 놓을 수 없는 것이다.

  1. 태도와 과정으로서의 지성인과, 축적된 결과로서의 지식인을 가르자면, 지성인은 결국 스스로의 만족 측면과 남들의 인정이 다 필요할 듯 합니다. 계속 정진하시면 원하는 위치에 다다르겠지요. 화이팅! ^^
    • 2007.07.16 01:02 [Edit/Del]
      분명 본질적인 측면도 중요하지만 갈수록 들의 인정을 받는다는 측면에서의 테크닉 역시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언제나 소중한 조언 감사합니다.
  2. Inuit님과는 다르게...

    다 못읽었습니다. 죄송.
    웹상에서는 글을 읽는다는게 아직 어렵네요. 더구나 이해를 해야만 하는 글은 3줄이상 불가능. 에혀
  3.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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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가와의 승부응가와의 승부

Posted at 2007. 5. 31. 00:19 | Posted in 수령님 정상인모드
간만에 낮잠을 잤다. 달콤했다.
문자에 깨어나 휴대폰을 보는 순간, 아뿔사! 과외시간이 늦어버렸다.
시간이야 좀 늦음 어때 할 나이도 아닌지라 택시를 잡았지만 도착할 때는 이미 30분이나 늦어 있었다.
그러나 더 큰 일, 택시 안에서 응가가 마려운 것이다.

응가도 덩어리 응가라면 몇 시간 좀 더 응고의 시간을 가지면 될테지만 그 기세는 마치 나이아가라를 예상케 했다.
응가와 함께한 25년, 참을 수 있는 것과 참을 수 없는 것을 아는 나, 이번은 정말 참을 수 없는 것임을 의심할 이유는 없었다.
과외학생 집 어머니가 문을 여는 순간 나는 인사하는 것도 잊고 화장실로 뛰쳐 들어갔다.

빠른 속도로 문을 닫고 바지를 내리려는 그 순간, 이게 무엇인가?
거대한 똥덩어리가 변기에 둥둥 떠있는 것이 아닌가?
어떤 개념없는 색히가 이런 짓을... 나는 당장 변기의 물을 내렸다.
그러나 내게 돌아오는 것은 놀라움... 그 응가는 꼼짝도 않고 변기를 차지하고 있었다.
각도도 흐트러지지 않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그것이 물에 떠 있지 않고 가라앉아 있었다는 것이다.
보통의 밀도로 응가가 물에 가라앉겠는가, 정말 대충 싼 응가가 아니라 며칠 잘 묵힌 응가임에 확실했다.

어쨌거나 급한 나는 일단 싸고 봤다. 나이아가라는 아닐 지언정 천지연폭포 못지 않은 우렁찬 소리가 들렸고,
그보다 조금 못한 변기 물 내리는 소리가 이윽고 있었다.
그러나 응가는 여전히 그 웅장한 기세를 잃지 않고 그 자리 그대로 있었다.
설악산의 흔들바위의 놀라움은 우리 생활 속에도 있었구나... 나는 그 경이로움에 잠시 감동까지 느낄 정도였다.

그러나 감동도 잠깐, 이대로 나간다면 이 범인은 꼼짝없이 내가 될테이고...
학생의 어머니는 나를 똥 누고 물도 안 내리는 개쓰레기로 파악, 나는 실업자가 될 것이다.
응가야 한 번 실수로 안 내릴수도 있지만 그 강력한 실드를 가진 응가를 치우며 학생 어머니가 분노하지 않을 리 없다.
안 돼, 아직 등록금도 다 갚지 못했음은 물론 친구들에게도 빚이 있단 말이다.
고향에 부모님은 나만 바라보고 살아가고 있어.
애 분유값이라도 벌어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차마 손으로는 할 수 없으니 우선 솔을 꺼내들고 응가를 쑤셨다.
응가는 나를 보고 웃었다.
니가 할 수 있겠냐고.
나도 응가를 보고 웃었다.
나 세상 그렇게 쉽게 살지 않았다고.

나는 솔로 사정없이 변기를 쑤셔댔다.
응가는 놀랍게도 평범한 응가처럼 가루가 되지 않고 몇 개의 작은 덩어리로 갈라졌다.
그것은 마치 물을 내려도 한 번에 다 죽지는 않겠다는 하나의 항변 같았다.
비록 난 죽어도 내 동지는 끝까지 투쟁하리라.
니들이 우리를 아무리 짓밟아도 민주화의 열망만은 꺾을 수 없으리라.
비록 적이지만 그들의 몸부림은 나에게 알 수 없는 마음의 울림을 자아냈다.

그러나 그럴 시간은 없었다.
삶의 일선에 나와 있는 내게 감정은 사치다.
나도 먹고 살기 위해 하는 짓이니 이해하라고.
나는 더욱 격하게 솔로 응가를 쑤셨고,
결국 그들은 힘없는 가루로 변기물을 정처없이 헤매었다.

그 순간 나는 지체없이 물을 내렸고,
민초들은 그 힘을 견디지 못하고 아무도 모르는 어딘가로 빨려 들어갔다.
비록 이겼지만 그다지 기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떡하랴, 이것이 나의 삶인데.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옅은 찌꺼기를 뒤로 하고 나는 삶의 공간으로 돌아왔다.

어느 새 10분이나 흘러 있었군, 힘든 승부였다.
뭐, 관계 있겠는가, 과거는 과거, 앞으로의 일만 신경쓰자.
"자, 오늘은 어디부터 할 차례였지!"
"선생님, 응가 냄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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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 후배
    진짜, 뛰어난 재능 썩히지 말고 원희룡 캠프에 합류하삼ㅋㅋㅋ
  2. 미소녀
    피는 못속이는구려. 나도 같은 경험했음 -_-
    마지막 과외학생의 발언이 공감되는군 ㅎㅎ
  3. 저도 비슷한 경험을 했는데. 저는 변기 물이 흘러넘쳐서 응가가 용변기 밖으로 튀어나와서, 제 발에 조금 뭍고 그랬슴다. 그나저나 요즘은 제 블로그 방문이 좀 뜸하십니다, 그려. 외로워요~
    • 2007.06.01 00:30 [Edit/Del]
      하하, 요즘 제가 정신이 없어서 블로그를 자주 못 건드렸습니다. 이제 다시 열심히 할게요.
      (사실 그보다 왜인지 미래도둑님이 자꾸 RSS에서 안 잡히네요)
  4. -_-; 이런!! 순수 문학이 !!!!! 으으흐흑.
    좀있으면 밥 먹어야 하는데 ㅜ_ㅠ
  5. 헉 이거 소설아니구나 ㅇ-ㅇ;; 진짜에염? ㅇ_ㅇ우우윽..
  6. 아아~~ 이런 리얼한 작가님이 계셨군요...사실주의의 극치십니다. 재밌게 잘 봤습니다..^^
  7. 마시던 커피색깔이 왠지 응가샛처럼 보이는군요...
  8. wenzday
    이렇게 강인한 분이셨어요, 새삼 감동.
  9. 덧말제이
    아니, 어쩌다가... ^^;
    리더기는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
  10. 글의 포스가!!! - 웩!
  11. ㅋㅋㅋㅋㅋㅋ 거침없이 하이킥 아뎌로 제보하시죠~
  12. 그래도 다행입니다. 끝까지 막혀서 넘쳐 흐르는 최악의 상황까지 치닫진 않아서..;;
    무슨 영화에서 봤는데(프렌즈 여주인공이 등장하는 코미디였는데 남자가 그 여자 집에 가서 그런 일을 당하죠..) 끔찍하더라고요..
    승환님 글 보면서 그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 2007.06.04 20:55 [Edit/Del]
      음... 세상에는 끔찍한 일이 많네요.
      일본의 모 코메디에서는 여주인공이 남자친구집서 변기가 막히자 응가를 밖으로 던져버리죠.
  13. 왜 블로그 글들이 내 일 같고 끌리나 싶더니만.. 나이가 같으셨군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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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안병영 교수님의 종강록연세대 안병영 교수님의 종강록

Posted at 2007. 1. 4. 02:10 | Posted in 실천불가능 멘토링부

잠시 산동지방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돌면서 신년인사 드려야 하는데 지금 중국 인터넷 상황이 말이 아닌지라 힘들 것 같네요. 여행기는 사진 용량상 한국으로 돌아가서나 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신년인데 제 짧은 삶과 부족한 생각에서 그럴싸한 덕담이 나올 것 같지도 않은 참에 지인의 싸이에서 좋은 글을 하나 발견해서 퍼 옵니다. 다들 신년 매일매일 새해 첫날처럼 희망을 가득 안고 생활하셨으면 합니다.


종강록 - 안병영


이미 학기도 저물고 내 경우 종강도 했다. 이번 학기가 정년을 앞둔 마지막 학기이니 대학 강단에서의 내 역할은 사실상 끝난 것이다. 처음 시간강사로 대학 강단에 선지 42, 전임교수 생활 35년의 긴 여정이 이제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다. 얼마간의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보다는 홀가분한 마음이 앞선다. 이제 정말 자유로운 영혼으로 얼마 남지 않은 <내 시간>을 온전한 내 것으로 취하게 되었다는 생각에 교수 초년병 때처럼 가슴이 설렌다.

이 지면을 통해 행정학과 학생들에게 마지막 강의삼아 학창생활에 도움이 될 몇 가지 당부를 하고자 한다. 그래서 제목도 종강록 이라 정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은 데 다섯 가지로 줄였다.

첫 번째 부탁은 <초심을 잃지 말라>는 것이다. 말하자면 <처음처럼> 살라는 얘기다. 큰 맘 먹고 처음 시작했을 때의 꿈, 목표, 희망, 열정, 의욕을 잃지 말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무엇보다 긴장과 결의, 그리고 순수함이 깃들여 있다. 그것은 새벽 창문을 열고 처음 느끼는 신선한 찬 공기처럼, 우리를 무섭게 흔들어 깨우는 힘이 있다. 따라서 초심에서 멀어져 가는 자신을 다그치며, 초심으로 회귀하는 노력을 줄기차게 계속해야 한다. 그것 없이는 우리는 일상의 늪에 빠져 <그날이 그날>같은 삶을 살게 된다.

두 번째 부탁은 <‘deep play’를 하라>는 것이다. 매사에서 피상적인 것, 겉치레하는 것, 상투적인 것을 피하고, 가능하면 본질에 접근하는 노력과 진지함, 의미 찾기, 깊게 파고들기를 내면화할 필요가 있다. 요새 많이 쓰는 말로 생각과 행동에 진정성이 배어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젊은이들은 <좋은 게 좋은 것>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 사회는 <deep player>에게 사회적 신뢰로 보상한다.

세 번째 부탁은 <가까이에서 행복을 찾자>는 것이다. 바로 내 주위 곳곳에 행복의 값진 실마리들이 산재해 있다. 내 가족과 이웃들, 친구들, 집 근처, 통학 길, 그리고 내 일상(日常)이 모두 내 행복의 귀한 보금자리들이다. 그것들을 그냥 스쳐 보내서는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은 우선 연세대학교가 제공하는 수많은 기회들을 고르게 <착취>해야 한다. 자과(自科)중심의 강의나 교육과정에 파묻히기 보다는 폭넓게 강의선택을 해야 하고, 교내에서 일년 내내 진행되는 각종 국제회의, 세미나, 특강에 관심을 기울이고, 도서관의 각종 프로그램, 서클활동, 연구모임에도 선택적으로 참여하자. 많이 줄어들었기는 하나 아직도 꽤 남아있는 연세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자신만의 산책로를 개척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네 번째 부탁은 <시간을 관리하라>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자기 시간의 관리사이다. 그런 의미에서 인생을 어차피 <시간싸움>이다. 지나치게 촘촘한 미시적 시간계획은 사람을 피곤하게 만든다. 가끔 시간의 여백을 마련하고 정신적 이완을 취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큰 줄거리의 시간계획은 반드시 필요하다. 중장기, 한 학기, 그리고 하루의 시간의 배열, 우선순위의 설정,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자신의 생체리듬에 유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참고로 내 경우를 말하자면, 나는 전형적인 <새벽형>이다. 대체로 늦어도 새벽 5에 일어나 아침 7시 반까지는 공부를 한다. 정부에서 일할 때도 그랬다. 그 시간에는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나만의 <절대 시간>이다. 그러면 그 날 다른 일로 쫓겨 다시 책상 앞에 앉지 않아도 네트(net)로 최소한 그 시간은 챙길 수 있다. <틈새 시간>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내가 정부에 있을 때, 항상 잠이 부족했다. 그래서 차로 이동할 때는 언제나 잠시나마 <조각잠>을 잤다. 그게 얼마나 달콤했던지. 내 제자 한 사람은 학창시절에 먼 곳에서 통학을 했는데, 붐비는 버스 간에서 항상 리시버를 귀에 꽂고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면서도 어학공부를 열심히 했다. 그는 지금 유엔 차석대사로 일 하고 있다.

다섯 번째의 당부는 <미래를 낙관하라>는 것이다. 비관적 미래조망, 자포자기, 쉬운 포기는 금물이다. 미래에 대한 낙관은 일의 성취를 위해서도 필수적이지만, 우리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도 최상의 묘약이다. 미래를 지나치게 낙관하고 준비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되지만, 미리 지나치게 걱정하고, 안되거니 생각하면 정말 될 일도 안 된다. 미래는 <빛과 그림자>를 함께 품고 있다. 빛을 최대한으로 키우고, 그림자를 가능한 한 줄이는 방식으로 미래를 미리 앞서서 관리하면 풍성한 과실을 거둬들일 수 있다. 무엇보다 인간은 엄청난 발전 잠재력을 갖고 있다. 정체절명의 위기를 인생최대의 기회로 만들 수 있는 것이 바로 인간이다. 미래에 대한 낙관적 확신을 가지고 최선을 다 할 때, 여러분은 모두가 <성공사례>가 될 수 있다.

쓰다보니 할 얘기가 너무 많다. 한 가지만 더 보태자. 행정학이 실용적 학문이라, 좋은 점도 많지만, 걱정되는 점도 적지 않다. 여러분들은 인생의 길목에서 가끔은 <내가 왜 사는 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가>를 고민해야 한다. 아울러 지나치게 <(), 불리(不利)>를 따지기 보다는 <(), 불의(不義)>를 가리는 노력도 함께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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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구구절절 좋은말씀 잘 읽고 갑니다. ^^
  2. 유상훈
    이분께서 8~90년대에 썼던 글들을 읽노라면 등줄기에 땀이 흐릅니다. 학생으로서 이런 말하기 뭐하지만 요즘 스타학자인 최장집, 강준만 이런 분들보다 훨씬 더 넓고 깊은 사유를 펼치셨던것 같더군요.
  3. 루즈해지는 삶에서 감동스런 글귀를 오랫만에 읽었네요 ^^
  4. 멋집니다... :)
    승환님 오랜만이죠? 후훗~
    블로그 도메인도 이전하고
    올핸 뭔가 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날 것 같다는 희망만... ㅎㅎ
    승환님도 복 많이 받으시구요...
    이제 자주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
    • 2007.01.09 00:31 [Edit/Del]
      앗, 반갑습니다! BK님도 좋은 한 해 되시길 바래요.

      이런 덧글을 남기는 이유는 중국 인터넷이 똥인지라 접속이 안 되서 그렇습니다 -_-
  5. 그런거죠. 블로그는 생각을 반영하는데 행동이 따라주질 않아서..
    -_-;;
    중국에 계셔서 그런지 포스팅 업뎃이 잘 안되네요 ㅋㅋ 옛날글이나 시간나서 읽어봐야겠습니다.
    • 2007.01.16 03:05 [Edit/Del]
      그러게 말입니다 -_- 저와 비슷하네요. 중국에 오니 시간은 도리어 많이 남는데 (지금 시험기간인데 -_-...) 인터넷 환경이 많이 좋지 않아요. 다음 주부터는 잠시 상해생활을 하게 되는데 좀 개선될지는 여전히 물음표입니다 -_-;
  6. 선인장
    내 눈에 들어오는 단어는 '시간관리'뿐.
    정기휴가 복귀하는 마음이라 그런가!?
  7. 새해에는 많이 바쁜가보군요.

    저는 와우로 바쁘답니다.
    • 2007.01.16 03:08 [Edit/Del]
      새해에는 지진으로 인터넷이 안 될 뿐이다. 참 부끄러운 일이지만 12월 들어서부터 너무 공부를 안 하게 되어버렸다. 영화와 드라마만 줄창 봤지...

      그래도 와우보다는 나은 선택인 듯 하다 -_- 엘윙님, 죄송...
  8. 덕분에 좋은 말씀 들었습니다.
    되풀이해 읽으면서 가슴에 새겨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9. 가이
    수업에서 보았던 글을 여기서 또 보네요...

    다만... 직접 교수님 수업을 들어보지 못한사람들은, 절대 알수없는 졸음이 함꼐 하지요...

    딱 3분이면 게임오바 입니다... 아 교수님 존경합니다 ㅠㅠ.. Zzz..
  10. 메진이
    정말 좋은 말씀입니다. 퍼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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