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올림픽 노 매너 이유한국의 올림픽 노 매너 이유

Posted at 2008. 8. 10. 17:10 | Posted in 정력은국력 체육부
최민호 선수가 유도 우승하고 약간의 구설수가 있습니다. 우승하고 울기만 하고 상대 선수에 대한 배려가 제로라는 이야기인데요. 뭐, 처음 나오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사실 금메달일 때 혼자 기쁨에 겨워하는 거야 한국에서는 기본이고 질 때는 더 가관이었던 적도 있었죠. 이거 말고도 많습니다.  이거 무슨 체대 입시 시험도 아니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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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은메달 파이셔는 완소훈남으로 떠오르고 있군여...

물론 스포츠에서 이기면 기뻐해야죠. 그런데 프로와 아마츄어는 좀 다르게 봐야 합니다. 저는 프로끼리의 싸움이야 무슨 짓을 하든 좋다는 쪽입니다. 서재응이 미국 땅에 태극기를 꽂으며 굴욕을 줄 수도 있고 이승훈이 상대팀 벤치를 돌아다니며 쇼를 좀 할 수도 있고... 그게 고깝게 여겨지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프로는 일단 이기는 게 목표고 자기 관객들을 즐겁게 하면 그만이니까요. 현대 캐피탈이 간만에 우승했을 때 자기들이 헹가래 치던 삼성화재가 그야말로 제정신 아닌 거지, 프로는 승자를 위한 세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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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는 안내견 학교를 운영하며 사회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수백배를...

그러나 올림픽은 형식상 아마츄어 대회입니다. 싸우는 동안이야 어떻든 끝나고 나면 다시금 축제의 분위기로 돌아갑니다. 뭐, 승부욕이 있는 이상 진 놈이 마냥 기쁠리야 없겠지만 적어도 그게 관례화된 매너란 거죠. 그리고 상대 선수 무시하고 혼자 노는 것은 당연히 결례란 이야기고요. 이게 돈에 찌든 장치라 해서 무시할 것만은 아닙니다. 적어도 그게 하나의 매너로 자리잡혀 있기 때문이죠. 프로 스포츠에서는 패자는 악수, 포옹 한 번 하고 조용히 물러나지만 올림픽은 그렇지 않죠.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최민호 선수를 욕하는 게 아니라 한국 스포츠계의 문제입니다. 올림픽 앞두고 매너 교육도 하는 것으로 아는데 제가 볼 때 이건 교육의 문제가 아닙니다. 애초에 한국 선수들이 저렇게 안 하는 게 이상한 시스템에서 살았기 때문이죠. 어릴 때부터 공부고 뭐고 포기하고 운동에 올인, 그렇게 살아남고 살아남은 이들이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그 쪽에만 목숨걸고 집착하고 . 거기에 국가와 국민이 주는 기대감과 부담. 자연히 승부가 전부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국위선양, 올림픽 메달 많이 따는 것도 좋습니다. 그러나 저는 메달을 많이 딸 수 있는 한국의 환경이 자랑스럽기는 커녕 참 안타깝습니다. 배우는 것도 없이 무작정 뛰어 노는 체육 시간도 별로 없는데 그것도 입시에 희생당하지, 그 한 편에는 목숨 걸고 운동만 해야 하는 애들이 있지. 좋은 말로 안타까운 거고 쪽팔립니다. 올림픽이라는 축제로 기분을 '해소'하지 말고 언젠가 고질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으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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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문제부터 해결을 해야 하는데 도저히 답이 안 나온다...
  1. 윗글에 공감합니다.
    어제 가장 큰 예였는데, 영국이랑 비교할 수 있는....
    우리나라 역도에서 4위한 임정화선수 한국 언론에는 거의 안나왔지만,
    영국 60kg 남자 유도 4위한 ...이름은 까먹은... 금마는 BBC 하일라이트때마다 나와주시더군요. 코멘트도 욕하는게 아니라 우리의 유도스타 잘한다 뭐 이런 뉘앙스로.
    좀 부러웠다는. 우리는 은메달타고 죄송하다고 하는데.
    • 2008.08.10 22:19 신고 [Edit/Del]
      은메달은 다행이고 메달권 밖이면 안습이죠. 웹 사이트 돌아도 한국이 올림픽에 좀 집착하는 것 같기는 해요. 성적지상주의뿐 아니라 민족주의도 한 몫 하겠지만.
  2. 저런 것도 선진국의 여유를 보여주는 한 예가 아닐까요. 우리처럼 금메달만을 목표로 기를 쓰는 게 아닌...
  3. 레이디제인
    이긴 한 놈이 다 가지는 풍토에서 한국 스포츠가 이루어지는 것에 대한 비판에 공감합니다. 한국 스포츠뿐만이 아니라 교육도 정치도 경제도 다 그렇게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한국 스포츠 노 매너라는 제목하에 최민호 선수가 우승하고 감격에 겨워 우는 것을 결부시킨 것은 못마땅하네요. 온건한 어조로 말씀하셨지만 "감격해서 우는 건 이해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찌됐든 매너는 좀 부족해 앞으론 개선해야지" 하는 논조이지 않습니까?

    8년을 절치부심하며 묵묵히 훈련하면서 소속팀 방출과 같은 힘든 난관을 극복하면서 얻은 기쁨에 눈물을 흘렸다기로서 파이셔 선수에 비해 매너가 없다고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사람마다 다 다르지 않습니까? 같은 상황에서 아주 상식 없는 행동을 하는 게 아니라면 다양한 반응을 보일 수 있는 거 아닌가요.

    게다가 우리 문화에서 최민호 선수가 2등을 하고 파이셔 선수와 같은 행동을 했다면 지금쯤 최민호 선수에 대한 악플이 인터넷을 달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사람은 배경을 떠나서 존재할 수 없는데 그 사람의 어떤 행동만 가지고 갑론을박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더군다나 충분히 납득하고 공감할 만한 행동이었는데..

    한국 올림필 노매너라는 글을 쓰실 때 매너 없는 중계와 금메달 지상주의로 국민을 현혹시키려는 한국 언론을 소재로 하셨음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 2008.08.10 22:23 신고 [Edit/Del]
      좋은 지적 감사드립니다. 제가 글을 좀 대충 쓰니 이해를 -_-

      글에도 썼듯 최민호 선수를 까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한국의 경우 밥만 쳐먹고 운동을 해야 하는 입장이니까요. 하지만 말씀하셨듯 상식이 없는 행동은 아니라도 타 국가에서 볼 때 노매너로 비춰질 수 있는 여지는 상당히 있다고 봅니다. 대회 자체의 취지가 있으니까요.

      마지막 언급하신 부분은 저도 동감하는 부분입니다. 언제 한 번 써 보고 싶지만 글 솜씨와 머리가...
  4. 레이디제인
    글 잘 쓰시는 데요. 블로그 글 재밌어요
  5. 100% 동감합니다. 성적에 목매는 사회분위기와 그 와중에 희생당하는 대다수의 운동부 학생들이 불쌍할 뿐이지요.
  6. ^ㅈ^
    전 최민호선수가 비매너라 생각하진 않아요. 동매달 따고 자긴 속으로 기뻤다는데 한국와서 듣보잡되고 힘들었다고 한거보고 오히려 펑펑 우는게 안쓰럽고 얼마나 좋았으면 저렇게 울까 싶었어요.정신 하나도 없이 우느라 상대 배려 할 수 없었던것 같아요. 보고 저도 울컥 하더라구요. 남자가 울면 찌질해 보이는데 이건 뭐 같이 울 정도로 감동~!
    그리고 상대 선수가 손 내민거 보고 바로 손잡고 악수하고 품에 안겨(?) 울고 하는게 자연스러웠거든요.
    • 2008.08.11 19:31 신고 [Edit/Del]
      네, 뭐 저도 나쁘다 생각치는 않았습니다. 사람 감성이야 다양한 거니까요. 그래도 전체적으로 너무 승패에 연연하지 않는 분위기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할 따름입니다 ^^
  7. 이승환님(으응?)께서 말씀하신대로 최민호 선수를 까려는 글은 아닌 것 같고요, 전체적인 글의 방향에 대해 공감합니다. 이것은 비단 운동선수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아직 덜 성숙해서 그런 것 같아요. 벌어들이는 돈에 비해서 말이죠;;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8. 매너에 대해서라면..
    한국보다 훨씬 아래인 중국이 있으니깐요.
  9. 사람들이 등수놀이에 집착하니까요. 심지어는 개막식 입장순서를 바꾸기 위해서 영문 표기를 바꿔야 한다는 사람들까지 있으니 뭐.
  10. 어제 양궁에선 중국인(넘?)들 대놓고 괴성을 지르더군요 ㅋㅋㅋ
    은메달 저 선수 잘생겼다. 했는데 사진으로 보니 참 부러운 훼이스군요.
  11. 금메달 따고 우는 모습도, 은메달 딴 선수가 손을 잡아 들어주는 모습도 좋아보이더군요. 오늘 왕기춘 선수가 은메달 따고 우는 모습을 보니 참 안쓰럽더군요. 은메달 땄는데두 울어야 하다니..-_ㅜ
    그래도 예전보다는 사람들이 은메달에 대해 관대해진거 같아요.
  12. 요즘 저도 올림픽을 보면서 한국이란 나라의 저력에 놀랍니다.
    승환씨가 말씀하신 저 몹쓸시스템이란것이 어떻게 보면 이러한 결과를
    가져오니 버리지 못하는것일수도 있겠지요.
    아..그리고 금메달 겟수로 순위를 정하는 시스템은 어떻게 바꿨으면 좋겠네요.ㅎㅎ
    (올림픽 때문에 문화생활을 전혀 못하겠군요 요즘 ㅜㅜ)
    • 2008.08.12 23:33 신고 [Edit/Del]
      일단 맛을 들였으면 어쩔 수 없죠, 학교에서 운동 제대로 하는 시스템이 어서 들어와야 하는데 말입니다 ㅠ_ㅠ

      그러고보니 미국은 특이하게 메달 수로 따지던데 캐나다는 어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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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 부끄러워말고 부러워하라한국야구, 부끄러워말고 부러워하라

Posted at 2006. 12. 5. 13:05 | Posted in 정력은국력 체육부

한국, 日 아마팀에 참패 '야구국치일'
韓야구 ‘국치일(國恥日)’…아마추어에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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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좀 하다보니 한국 프로야구 대표팀이 일본 사회인 야구 대표팀에게 지니까 다들 망신이라고 한다. 아무리 찌라시라지만 12 2일이 국치일이라는 표현까지 쓰는 걸 보니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게다가 인터넷 포털도 그런 분위기고. 어쨌든 오랜만에 듣는 국치일이다. 내 기억에 대중적으로 인정하는 국치일은 을사조약, 한일합방 정도인 것 같으니 반백년을 넘어서야 드디어 국치일이 찾아온 게니까. 사실 한국 야구 대표팀 입장에서는 억울한 점도 없지는 않다. 우선 상대팀이 사회인들을 들고 나오다보니 데이터 자체가 별로 없었을 게다. 솔직히 일본 야구대표팀이 프로들을 데리고 나왔다면 지던 이기던 이렇게까지 점수를 허용하지 않았을거라 생각하거든. 어느 정도 약점을 파악하고 그 쪽만 집중적으로 노릴 경우 일본 프로 일진과도 큰 차이가 없는 한국 대표팀 투수들에게 10점을 뽑기란 쉬운 일이 아닐 테지. 그리고 결과론이지만 김재박의 전략이 몇몇 부분에서 실패한 것도 사실인 것도 인정해야겠지.

그런데 생각해보니 아무리 찌라시라고 해도 좀 너무한 소리네. 왜 그리들 흥분하는 거지? 살다보면 야구 좀 질 수도 있지, 골프 치다보면 아마츄어가 프로보다 한 두 홀 더 못 치는 것은 일도 아니잖아. 물론 야구가 단체종목에 플레이시간이 길다는 점을 염두하면 동급으로 볼 일은 아니지만 그렇게 울상지을 것도 없어. 미국 농구대표팀이 그리스 농구대표팀에게 졌다고 미국 농구대표팀의 위치를 그리스 농구대표팀의 아래에 두지 않잖아. 물론 상대적인 강약은 존재하고 스포츠의 기본 정신이 이긴 자가 강한 것이지만 단기전을 가지고 너무 자책할 필요는 없어. 그럼 니들은 WBC에서 일본 두 번 이겼다고 우리가 일본보다 야구 잘 한다고 생각했던 거야? 그리고 사회인야구라고 너무 무시하면 안 되는 게 대학 선수들이라고 무시할 수도 없고 실업야구 하는 애들 중 이번에 나왔는지는 몰라도 드래프트 거부권 행사로 잠시 실업팀에서 뛰는 애들도 있을거야. 이렇게 생각하면 사회인이라기보다는 준프로라고 봐야지. 그래도 프로는 아니지만.

그런데 지금부터 중요.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점은 한국 야구가 어떻고 일본 야구가 어떻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야. 승패를 떠나 내가 아쉬워하는 점이 하나 있어. 일본 사회인 야구에게 졌다고 쪽팔린다고 그렇게 떠들어대는 사람들이 왜 일본 사회인 야구를 부러워하지 않냐는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지. 무슨 말이냐 하면 일본 사회인 야구가 한국 프로야구에게 승리하는 일은 비록 가능성이 낮은 일일테고 그게 이번에 터진 것이겠지만 정말 대단한 일이야. 반대로 생각해봐. 한국 사회인 야구 대표팀이 일본 프로야구 대표팀에게 승리를 거뒀다면 그게 보통 대단한 일이겠어? 축구의 경우 FA컵에서 실업팀이 프로팀 한 번 이기기가 힘든데 말이야. 이건 정말 부러워할만한 일이지.

그런데 앞에서 내 맘대로 한 가정이 과연 가능할까? 한국 사회인 대표팀이 일본 프로야구 대표팀을 이긴다? 이건 진짜 맘도 안 되는 소리지. 일본 사회인 야구 대표팀은 어쩌다가 한국 프로야구 대표팀을 이길 수 있지만 그 반대는 절대 이뤄질 수 없지. 김인식 감독이 WBC를 치루면서 일본이 비록 최강팀은 우리와 비슷하지만 그와 비슷하거나 가까운 수준의 팀을 훨씬 많이 만들 수 있다는 말은 결코 공언이 아니야. 레벨이 낮아질수록 한일 양국의 야구격차는 점점 커져. 국가대표는 비슷할지언정 1군 프로야구, 2군 프로야구, 대학1, 대학2진으로 내려갈수록 그 차이는 점점 커지지.

무엇 때문에 아래로 내려갈수록 차이가 커질까? 이유는 단순해. 일본은 비록 한국처럼 입시지옥이 존재하지만 학내 스포츠와 생활 스포츠가 상당히 활성화된 국가야. 한국 애들은 야구 한 번 하려고 하면 사람 모으기조차 힘들지만 얘네들은 구장이 널려 있지. 그리고 한국처럼 백 개도 안 되는 야구부가 맨날 빠따질 당하면서 하는 엘리트 체육도 물론 존재하지만 4000개 이상의 고교에서 단순히 취미로 야구를 하면서 갑자원 진출을 노리지. 이러니까 맨날 빠따질 당하며 큰 애들 중에 잘 하는 놈은 일본에 딸리지 않을지 몰라도 그 저변에서는 비교가 안 될 수밖에. 솔직히 한국에서 조기축구회 들어간 사람이라도 그렇게 많나? 황량한 운동장 하나 빌리려고 발품 팔아야 되는 나라에서 말이지.

비단 야구만이 아니야. 아예 생활체육 대회 하나 만들어서 해 보면 재미있을 거야. 한국 맨날 일본보다 메달 수 많다고 좋아하는데 아예 대학이나 실업 같은 준프로 빼고 경기하면 한국 거의 전 종목 패배할걸? 간단해. 우리는 얘네들처럼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있지 않거든. 요즘들어서 웬 웰빙에 몸짱 열풍이 불어서 사람들이 운동은 하지만 그것은 신체미용이나 건강을 위해서라는 목적이 강하지, 순수하게 즐거움을 위해 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어. 그러나 일본은 그렇지 않지. 비단 일본뿐이 아니라 이른바 선진국이라 불리는 유럽 각국들은 한국보다 전체 수업시간은 적어도 체육은 많아. 미국? GDP를 보면 그들의 학교 풍경이 떠오르지 않아?

이거 부럽지 않아? 솔직히 나 학교 다닐 때 황량한 운동장 하나에 허름한 농구 골대 몇 개가 다였어. 50명 가까이 되는 인원 중 10명 가량 농구하러 가고 10명은 어디서 뒹구는지 알 길이 없고 30명 정도가 황량한 운동장에서 공을 차는데 거 참 위험했어. 가끔은 여러 반이 함께 뛰어다니기도 했으니까. 야구하는 인간들까지 있으면 아주 장난 아니었다. 축구공 쫓아다니느라 정신없는데 하드볼이 날아다니고 하니까. 게다가 비록 축구를 했을지언정 축구를 체계적으로 배울 기회는 없다시피 했다. 무슨 어린이 축구단 떠드는데 서울에서도 힘든 게 지방에서 제대로 가능했겠나, 말 그대로 똥볼 차는거지.

자고로 모든 스포츠는 알고 하면 더 잘 되고 더 재미있는 법, 하지만 나는 그럴 기회를 거의 갖지 못했어. 굳이
라고 붙일 필요도 없을 것 같다.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10년이 채 되지 않았으니 강산이 변하지는 않았을테고 내 윗세대들이 나보다 좋은 환경에서 스포츠를 즐길 수 있었으리라 생각하지는 않으니까.


그런 우리가 대개 스포츠를 즐기는 방식은 바로 직접 뛰어서가 아니라 티비를 보면서지. 특히 강한 민족의식과 맞물려 국가대표전을 보면서 즐거워하는데 이거 내가 볼 때 참 슬픈 일이다. 다른 나라 애들은 직접 뛰면서 즐거워하는데 우리는 태릉 선수촌에서 혹사당하는 선수들 메달 보면서 즐거워해야 하다니. 물론 이게 절대적으로 상반되는 일은 아니야. 생활스포츠 활성화된 국가에서도 국가대표 소집훈련은 당연히 있으니까. 하지만 우리가 생활스포츠 부분이 거의 결여되어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부정할 수 없지. 하다못해 프로스포츠 관람조차도 다른 나라보다 활성화되어 있지 않잖아. 이거 가지고 맨날 KBO KBL (축구협회는 아주 포기 상태) 이 말이 많은데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는 아주 간단해.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애들이 어릴 때 제대로 안 해서 그런거지. 축구 자주 해 봐야 축구 보는 맛을 알고 야구 자주 해 봐야 야구 보는 맛을 아는건데 그게 제대로 안 되니까. 스타크래프트 중계 보면서 즐거워하는 놈 중 스타크래프트 안 해본 놈 있어? 아니잖아.

긴 말이 많았는데 정리할게. 우리 야구 진 거 하나도 쪽팔리는 일 아니야. 그럼 GDP 넘치는 일본이 우리보다 메달 적은 것도 쪽팔려야 할 일인가? 비록 아마츄어리즘을 내세우지 않더라도 최소한 경기에서 지면 쪽팔릴 것은 선수들이지, 우리들이 아니야. 쓸데없이 쪽팔린다, 국치다, 할 시간에 우리는 일본을 좀 더 부러워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우리는 생활스포츠도, 프로스포츠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그저 국가대표전에만 열광하는데 그것은 스포츠를 즐기는 하나의 방법일 뿐, 전부가 아니야. 물론 국가대표전을 통해 스포츠의 즐거움을 알 수도 있겠으나 상당한 한계가 있어. 2002 월드컵 이후 잠시동안 K리그는 만원이었지만 이내 관중들은 K리그를 외면했잖아. 이는 단순히 마케팅 능력의 부족을 넘어 관중들이 생활 속에서 이를 접할 기회가 적었음에 그 근원적인 이유가 있어.

하지만 일본은 생활 속에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경기장을 수없이 건설하고 그것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 그렇기에 비록 국가대표전에서 패배할지언정 사람들은 그 스포츠의 즐거움을 생활 속에서 누리고 있어. 학교에서 그것을 즐길 기회를 부여받고 사회 진출 후에는 직접 참여하거나 관람하거나 하며 그 즐거움을 이어갈 수 있는거지. 한국도 좀 그래야 해. 좀 극단적으로 말해서 메달 좀 못 따면 어때? 좀 지면 어때? 나도 기분이 좋지는 않지만 그럴수도 있는 거지. 지금부터라도 각 스포츠협회는 국가대표전 좀 졌다고 쪽팔려하지 말고 애들 닥달하거나 룰 개정하기에 앞서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그 스포츠를 좀 더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어떨지언정 이 쪽이 장기적으로 스포츠의 흥행과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방편일게다. 우리 입장에서도 맨날 국가대표전 할 때마다 빨간 옷 입고 애국자되지 말고 바깥에 나가서 공 한 번 차고 방망이 한 번 휘두르는 게 더 장기적으로 즐거운 삶을 담보해 주는 일일테고 말이다.

  1. 은하
    Gooood!!!-_-b 나날이 포스가 장난이 아니십니다.ㅠㅠ
    완전 공감, 특히 여성들은 운동하기 더더욱 힘들죠. 학교 체육시간에도 실기평가 기간 끝나면 그냥 운동장 스탠드에 앉아서 수다떨라고 그래요. 애들이 거기 옹기종기 앉아 마피아를 하죠-_-;;; 남자애들 운동장에서 그나마 축구하고 있고.

    금메달 필요없으니 어디 마음놓고 운동할 공간과 클럽이나 있었으면(우리학교 이번에 운동장에 잔디깔아놓고 잔디관리한다며 학생들이 이용할때조차 이용료 내라고 합니다...-_-;;;;)
    • 2006.12.07 00:55 [Edit/Del]
      마피아는 어지간한 운동보다는 재미있을 것 같은데 -_-
      우정도 좀 파괴하고 말이죠...
      사람들이 일단 저는 죽이고 시작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_-

      잔디깔고 이용료 내라는 것은 좀 그렇네요. 하긴 어지간한 학교는 잔디도 없죠 -_-
  2. 처음 댓글을 남깁니다.
    위의 분 말마따나 '글발'이 보통이 아니십니다.^^ 내용은 물론 십분 공감하고요.
    공감하면서도, 아이들이 운동을 즐길 기회가 없는 현재의 시스템이 바뀔 가능성이 별로 보이지 않는 점이 우울하네요.
    • 2006.12.07 00:57 [Edit/Del]
      반갑습니다. 오랜만에 복귀하셨네요 ^^

      현재의 시스템이 거의 바뀔 가능성은 보이지않지만 열린 부모님들이 자기 아이는 물론 주변 아이들에게까지 체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면 조금씩 나아지지 않을까 해요 : )
  3. 으아...제가 딱 하고 싶은 말이네요.
    아픈 곳을 벅벅 긁은!ㅋ
  4. 제 말이 그 말입니다. 우후후
    (저는 그래서 축구를 하러 운동장에 나갑니다 비록 거의 맨땅이지만 우후후)
    잘 지내시는거지요?
    • 2006.12.07 01:01 [Edit/Del]
      헉, 부럽... 저는 그냥 밤에 찬바람 맞으며 열심히 뜁니다. 제 사정은 뭐 보시는대로 중국 표류입니다 -_-...;
  5. Schneebly
    일본 만화 중에는 왜 그리 갑자원을 소재로 한 만화가 많을까 궁금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평균 2-3만을 넘어서는 미국 마이너리그 관중수도 그랬고, 레드삭스의 하드코어팬들을 보고도 궁금했더랬습니다. 잘 이해가 되질 않았다고 해야 할까요. 아마 유년시절에 야구를 몸소 즐기며 땀을 흘려본 사람이 가진 무엇을 그렇지 못한 사람이 선뜻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그러면서 저도 스타크래프트 생각을 했었고. 일본 고등학교 야구부가 전국에 몇 천개라는 이야기는 맨날 player pool에서만 다뤄졌지, 정작 fan pool 차원에서는 다뤄지지 않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관련된 글을 써보려는 마음이 몇 년 전부터 있었지만, 굉장히 큰 글이 될 것 같아 엄두도 나질 않고, 또 워낙 게을러놔서... 무거운 내용을 그리 무겁지 않게 잘 쓰셨네요. 마지막 문장은 특히 좋네요. 좋은 글 읽고 갑니다.
    • 2007.02.22 00:17 [Edit/Del]
      헉, 답글만 봐도 대단한 글이 나올 것 같은 기대가 많이 됩니다. 제 글은 그냥... 남들 다 아는 이야기 좀 복잡하게 해 놓은 것 뿐이라 ^^ 다음에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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