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의 조건은 '승리'와 '실력'리더십의 조건은 '승리'와 '실력'

Posted at 2008. 9. 27. 21:33 | Posted in 정력은국력 체육부
최근 들어 이치로 관련 기사가 좀 터졌습니다. 초반에는 8년 연속 200안타라는 금자탑을 칭송하는 거였는데 나중에는 이치로가 이기적인 선수라고 까는 기사네요. 무려 맞을 뻔 했답니다. 뭐, 말을 돌려 맞는 게 아니라 싸울 뻔 했다고 해도 얘가 야구는 잘 해도 덩치는 별 거 아닌지라 뭐 헤비급 앞의 미들급마냥 맞지 않았을까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미들급이 헤비급을 이기는 방법...

전 이 글을 보면서 좀 딴 생각을 했는데요. 지금껏 이치로에 대해 이런 나쁜 기사가 잘 실리지 않았다는 겁니다. 사실 양키들에게 이치로가 꽤 띠껍게 보일 가능성은 높습니다. 언제나 최고급 활약을 펼쳤지만 사교성은 별로였거든요. 그런데도 지금까지 잠잠했던 이유는 뭘까요? 이치로의 소속팀 시애틀의 승률 변화를 보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보다시피 올해 시애틀의 승률은 최악입니다. 2004년도 상당히 좋지 않았지만 이 해는 같은 서부지구의 세 팀이 모두 미쳐 서부지구 3위 텍사스의 승률이 0.549였던 모세의 기적과 같은 해였습니다. 억울해도 좀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될 법하죠. 그러나 올해는 서부지구 1위 에인절스를 제외하면 텍사스와 오클랜드 모두 승률이 5할이 되지 않습니다. 이런 지구에서 0.369라는 최악의 승률을 기록함은 수치적으로 최악이 아닌 내용적으로도 최악임을 보여줍니다. 더군다나 100패라는 상징성 있는 패배를 기록함은 확실한 확인 사살을 해 주고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실 losing team의 리더, 혹은 에이스에게 비판이 이어짐은 이치로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여기저기서 떡질에 결국 17살 위 아줌마랑까지 하는 막장로드를 걷다가 결국 천문학적 합의금에 이혼 도장을 찍었다는 알렉스로드리게스는 더합니다. 이 친구는 텍사스 시절 내내 욕만 먹었습니다. 물론 당시 상황을 볼 때 분명히 실력 대비 연봉을 많이 받기는 했으나 항상 올스타는 기본에 MVP급 실력을 발휘했고 실제로 한 번 먹었는데도 말이죠.

이는 뉴욕 양키스로 가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MVP를 먹고도 플레이오프에서 부진하다고 욕을 패대기로 먹었죠. 그러다가 이런 이야기가 잠잠해진 것은 아주 압도적인 실력을 보여준 2007년부터였습니다. 혹자는 그가 언론에 외교적 자세를 버리고 솔직하게 감정을 드러낸 게 원인이었다고 하나 그건 부수적 원인이고 결국 실력으로 엎어버린 겁니다. 뭐, 원래도 잘 하기는 했지만 그 해 성적이 워낙 압도적이다보니 동료건 언론이건 까려고 해도 깔 수가 없게 되어버린 것이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은 항상 신사다 뭐다 하며 미화되는데 이 선수 성질 더럽습니다. 같은 팀 동료들은 조던 때문에 무지 괴로웠다는데 경기는 물론 연습에서도 선수들에게 무지 혹독하기로 유명합니다. 그냥 독한 걸로 그치면 좋은데 동료 스티브 커 뺨따구 날린 것은 물론 자기 맘에 드는 오클리랑 트레이드 되었다는 이유로 갓 들어 온 카트라이트를 별 이유도 없이 무지하게 갈군 것으로도 유명하고 그 밖에도 대단히 독단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 왔습니다. 그런데도 그의 그런 모습은 묻히고 그의 '경쟁심'과 '투쟁심'을 바탕으로 한 리더십이 부각되었죠.

그러나 2차 은퇴 후 워싱턴으로 돌아 온 그에게 선수들의 태도는 냉랭했습니다. 그는 언제나처럼 선수들을 강하게 꾸짖으며 독려했고 때로는 언론에까지 선수들을 비판했으나 그에게 돌아온 것은 반발 뿐이었습니다. 직접 드래프트 지명한 콰미 브라운과 에이스로 지목, 트레이드로 데려 온 제리 스택하우스의 비난까지 받을 정도였죠. 결국 구단주 자리까지 내놓게 되며 조용히 은퇴하게 되었습니다. 시카고와 워싱턴에서 그의 차이는 행동이 아니었습니다. 단지 성적이 판이하게 달랐을 뿐이죠. 시카고는 3연속 우승했지만 워싱턴은 2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으니까요. 사진은 불쌍한 마사장님을 위해 깜찍모드로...

시중에 리더십 책이 많이 보이더군요. 각 리더십 책마다 다른 결정요소를 내세우고 그 안에 공통된 한 가지는 '열정' 혹은 '헌신'뿐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스포츠에서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승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실력'인 것 같습니다. 이 밑바탕이 없이는 아무리 완벽한 성격으로 동료들을 독려할 수 있다고 해도 자기 자신이 내세울 게 없다면 장기적으로 리더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군요. 그런 면에서 한신에게서 '병사는 거느리지 못해도 장수를 거느릴 수 있는' 한고조 유방과 사람 꼬시는 재주 하나는 타고 난 유비는 참 놀라운 캐릭터로밖에는 생각되지 않는군요.

ps. 리네카와 선생님의 특강을 첨부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1. 벌레처럼..
    저 배에서,
    벌레처럼 가위바위보 게임을 하고 있는 거죠-_-?
  2. 농구도 야구도 개인역량만으로 승리를 얻을 수 없단걸 생각하면...
    ...결국 동네북 마냥 때리는 사람마음이란 이야기인 듯. ==);;

    첫댓글인거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수령님. ^^)~ 좋은 주말 되시길~
  3. 어떠한 일을 하건 가장 중요한건 일을 처리하는 능력이라는..
  4. 결국 리더십은 승리로 보여줘야 하는군요. 당연한걸 깨달았습니다. 카이지 정말 재밌게 봤는데 또 보고 싶어지네요.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

실력의 증명실력의 증명

Posted at 2006. 7. 9. 02:02 | Posted in 수령님 사상전집
 예전 알고 지내던 사람 중 늘상 사업을 한다는 사람이 있었다. 공무원 된다고 하는 사람이나 대기업 간다고 하는 사람들 다 한심하다며 자신은 경영에 대해 잘 아니까 그렇게 한심하게 살지 않고 사업을 해서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무런 진척이 없던 어느 날 갑자기 번역을 하겠다고 하며 마음만 먹으면 하루만에 번역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하고 마음만 먹으면 영어 논문지도로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이야기도 했다. 몇년 째 말만 나오는 사업은 안 하냐고 하니 자신은 실력이 있어서 그런 것은 취미생활조로 하면서 사업으로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얼마 전 그러던 그가 결국 이들을 포기하고 다른 길로 접어들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가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은 전혀 엉뚱한 길이었다. 그의 가장 큰 문제점은 늘상 스스로가 잣대가 되어 모든 것을 평가했다는 점이었을테다. 스스로 자신의 실력을 높이 평가하고 인격을 훌륭히 평가하니 반대로 사회나 다른 이들은 모두 잘못되었다고 판단하는 것이고 결국 이 때문에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길에서 멀어진 것이다.

비록 그만큼은 아니겠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실력을 자기 스스로가 평가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그들은 대개 자신의 실력이 사회에서 실현되지 않는 이유로 사회의 시스템을 탓한다. 일정 정도는 사실일수도 있다. 실력은 있지만 재야에 파묻힌 사람도 있을 것이고 반대로 실력이 없으나 운이 좋아서, 혹은 주류 시스템에 편승해 사회적 지위를 얻은 이들도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가 훌륭하게 각 구성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을 정도의 역량과 도덕성을 갖췄다고 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반드시 깨달아야 할 점이 있다. 실력은 어디까지나 사회적 정체성이라는 점이다. 즉 스스로가 잘 한다고 해서 잘 하는 게 아니라 남이 잘 한다고 인정해야 잘 하는 것이며 스스로가 좋은 사람이라고 한다고 해서 좋은 사람이 아니라 남이 좋은 사람이라 인정해야 좋은 사람인 것이다.

이런 일이 조금은 잔인해보일지 몰라도 우리의 판단은 대개 이러하며 또 이러해야만 한다. 다소 엄격한 경우이겠으나 우리가 왜 황우석이 줄기세포를 복제하지 못했다고 하는가? 우리가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그의 설명이 과학의 규준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이처럼 과학이라는 규준을 옳고 그름의 잣대로 삼고 있는 것은 그것이 한계를 가짐에도 그러지 않을 경우 무엇이 진실인지에 대한 사회적 혼란이 극심해지기 때문이다.

물론 일상에서 실력을 따지는 경우 과학계만큼 엄격하게 따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또한 이처럼 사회에서 공적으로 받아들이는 잣대를 가지고 평가할 경우 앞에서 말한 시스템의 한계라는 문제점은 잔존한다. 그러나 이러한 명제가 확립되지 않는다면 정말 뭐가 뭔지 알 수 없게 되어버린다. 생각해보라. 누군가가 갑자기 대학에 찾아와 자신이 경제학 잘 한다고 교수 채용해달라고 하거나 기업 면접에서 일단 발탁하면 잘 할테니 발탁부터 하라고 한다면 인사담당이 받아들일 리 만무할 것이다.

낮은 가능성이겠지만 더 큰 일에 매진할 수 있을 사람에게 더 나은 사회 시스템에 끼어들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것은 정말 억울할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사회는 오직 인재발탁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인재를 발탁할 때 나름의 탐색비용을 염두해두지 않을 수 없다. 기업이 토익의 진실성을 전혀 알지 못해 토익 점수를 보는 게 아니다. 인재발탁 과정에서 어느 정도 효율성을 염두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혹시 모를 인재를 위해 그 많은 인원에게 영어심층면접을 실시할 수는 없는 일이고 결국 필터링을 위해 토익 등은 필요할 수밖에 없다.

물론 꼭 주류의 길을 걸어야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실력은 성과물로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는 점은 주류건 비주류건 마찬가지다. 오히려 현실을 두고 이야기하면 비주류라면 더욱 이러해야 한다. 비주류를 택한 이상 주류보다 몇 배는 더 나은 성과물을 내놓아야 인정받는 게 우리 세상일테니. 물론 이가 대단히 부당한 일임에는 틀림없다. 낭중지추라는 말도 있지만 아무리 송곳이 예리해도 주머니가 두꺼운 상황을 보면 나 역시 별로 좋은 기분이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렇다고 해서 실력은 성과물만이 대변한다는 생각을 버려서는 사회는 물론 자기 자신도 변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전에 내공을 쌓는 것은 물론 필요하지만 그것이 곧 실력은 아니다. 어쩌면 수 많은 이름있는 학자들 이전에 또 다른 누군가가 그들과 같은 생각을 가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을 실력이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좀 더 뚜렷하게 이야기하면 빌 게이츠 이전에 그와 같은 아이디어를 가진 이가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들이 실력이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생각은 생각에 머물러 있을 때는 죽은 것이지만 그것이 발현될 때 비로소 살아있는 현실이 된다.


ps. 내 학점은 아직 2점대다, 얼른 업데이트 좀 되라 -_-... 문제는 되어봤자 끔찍한데...

'수령님 사상전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유와 인간관계  (17) 2006.09.04
지도력  (3) 2006.07.11
실력의 증명  (8) 2006.07.09
나의 선택은 올바를까?  (12) 2006.07.04
How much am I?  (11) 2006.06.28
도전하는 사람, 회피하는 사람  (4) 2006.06.21
  1. 아아, 공감해요. 선생님들에게 아무리 사바사바를 잘해도 모의고사 성적이 안 나오면 말짱 도로묵이라는 말씀이시죠? -_- ..아, 이거랑은 좀 다른가요? ..(...)


    근데, 요새 왜 이렇게 저와 이글루스 행동 반경이 같으신 겁니까. -_- 어째 제가 가는 곳마다 승환님의 덧글이 보입니다. ㅠ
  2. 이방인
    "실력은 어디까지나 사회적 정체성"이라.....
    옳은 말씀이긴 하나 동시에 무서운 말씀이군요.
  3. 오랜만입니다... ^^
    간만에 샤샥 돌아왔습니다...
    2점대 수준급 투수의 방어율을 가진 학점...
    동병상련의 아픔이 싸하게 느껴집니다... ㅠㅠ
    다행히 저희 학교는 취업시 0.3이 추가되어 다행이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게 옳은 길이라
    수도 없이 들어왔지만... 실상 사회는
    인정받는 메이저의 길을 걸어야... 평범하게나마
    살 수 있는 현실이니까요...
    서글프죠... 지금의 대학생들에겐... 훗...
    • 2006.07.10 22:57 [Edit/Del]
      하하, 반갑습니다. 뚝심이 현실을 넘어설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마음으로 매일을 살아가고 있지만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 역시 매일같이 느낍니다. 그저 삶으로 말없이 증명하는 수밖에 없겠죠 ^^

      지금의 대학생... 제 모습을 보면 정말 안습 ㅡ.ㅡ;;
  4. 저는 보통 서재응과 김병현 방어율 사이를 마크하는데,(요즘 방어율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주변에 박찬호방어율을 마크하는 아해들을 보면 참 존경스럽더군요.

    신해철은 재학시절, 선동열 일본 마무리시절 방어율을 마크했다고 하더군요.-_-;
    • 2006.07.11 17:36 [Edit/Del]
      신해철은 집이 빵빵한데다가 그 당시 일류대생은 별로 학점 걱정할 시대도 아니었겠죠 -_- 신해철이 실력 이상으로 오버평가되는 것은 있지만 기획사의 지시에 따르는 앵무새 연예인들만 득시글거리는 세상에 신해철만한 분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서재응, 김병현 요즘 다 안 좋던데 -_- 장학생이신가요?
      (설마 서재응의 AL 방어율을 이야기하는 것은! 헉!)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