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 : 왜 우리는 나쁜짓을 하는가?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 : 왜 우리는 나쁜짓을 하는가?

Posted at 2012. 11. 11. 23:03 | Posted in 책은곧배게 학술부

원제는 The Honest Truth About Dishonesty. 표지에 코쟁이 새끼는 코가 크니까 거시기도 클 것 같다.




블로그 주인장은 막되먹은 놈이다. 그나마 먹고 살려고 막살지는 않지만(...) 나쁜짓하기에는 너무 멍청하고, 착하게 살기에는 능력이 없어서 대충 살고 있다.


이런 찐따같은 느낌이랄까(...)



인간은 왜 좋은 일을 할까? 왜 나쁜 일을 할까? 많은 사람들은 여기에 대해 경제학적인 '합리성'을 제시한다. 현대사회는 법과 도덕을 지키는 이에게 incentive를 제공하고, 어기는 이에게 penalty를 부가한다는 이야기다. 이를 범죄와 부정행위에 적용하면 합리적 범죄의 단순 모델 (SMORC ; Simple Model of Rational Crime) 이 도출된다. 과연 그럴까?


전혀 그렇지 않다. 행동경제학 연구자인 저자의 말에 따르면 (죄다 실증적 연구를 거쳤다!) 부정행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돈의 액수와 발각될 가능성은 부정행위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 부정행위에 영향을 주는 요인, 주지 않는 요인은 아래와 같다. 


1. 부정행위 증가 요인 

- 합리화 능력, 창의성 : 이 둘이 엮이는데 창의성이 뛰어날수록 합리화를 잘하기 때문. 지능은 별 관련이 없다. 예술계 도덕성이 개판 소리 나오는 건 창의성 때문(...)

- 이익충돌 : 말 그대로 도구적 합리성,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상황으로 가려 함. 신기하게 친한 사람일수록 더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쪽으로 손쉽게 배팅한다고 함(...)

- 일단 저지른 부정행위 : 개씨발망했어효과 (실제 뭐라 책에서 썼는지 기억이 안나는데 What The Fuck효과) 가 생기면, 이왕 망한 거 계속 저지르게 된다(...)

- 고갈 : 피곤하거나 지치면 더 부정행위를 잘함. 이를 막기 위해서는 적당히 피로를 풀어주거나, 아예 작게나마 뻘짓을 터뜨려주는 것도 도움이 됨(...)

- 나의 부정행위가 다른 사람에게 이득이 되는 상황 : 친하지 않아도 자기 소속 집단에 도움이 된다면 부정행위를 쉽게 함. 친하면 더욱 심해지고 이는 자기 자신을 위할 때보다 훨씬 빈번하게 일어남.

- 다른 사람의 부정행위 목격 : 남이 하면 덩달아 하게되는 깨진 유리창 효과. 단 상대방이 나와 완전 다른 집단에 속해 있으면 되려 도덕적 선택을 하게 됨.


2. 부정행위 감소 요인

- 서약, 서명, 도덕적 상기자, 감시


보다시피 부정행위 증가 요인은 더럽게 많은데, 감소 요인은 그다지 많지 않다. 우린 예전에 망했어...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도 이 사회는 썩었어...



... 라고 해도 나름 희망적인 책이다. 우선 사람들이 생각보다 부정행위를 크게 저지르지 않는다. 대신 일상적으로 찔끔찔끔(...) 저지른다. 그리고 행동경제학답게 나름 nudge, 그러니까 쿡 찌르는듯한 작은 제도적 보완으로 많은 부정행위를 막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서 시험치기 전 서약서 하나 쓰는 것도 생각보다 부정행위를 잘 막는다. 또 고해성사같은 의식도 도덕성 회복에 도움이 되고. 중요한 건 그런 부분 하나하나를 발견하고 고쳐나가려는 우리의 의지 ^^ 가 아닐지.


그리고 나름 사람들의 도덕성에 대해 생각해봤는데 보통 내 수준이다. 나쁜짓을 종종 저지르지만 일반적으로는 못한다. 능력이 없기도 하고(...) 겁도 많은지라. 가장 큰 핵심은 '자기합리화'와 '집단사고'인 것 같다. 이게 발동하기 시작하면 깨진 유리창 효과까지 발동되어서 아주 막장으로 들어간다. 정치권을 떠올려보면 대충 OK?


특히 공명심, 명예욕이 강한 사람들은 자신이 다 알고, 옳다는 것을 주장하면서 끝도 없이 무간지옥으로(...) 빠져든다. 그래서 보통 뭔가 위대한 가치를 외치는 사람들을 나는 신뢰하지 않는다. 그들의 죄의식조차 없는 섬뜩함을 꽤나 자주 목격봐서일까. 뭔 소린지 궁금하면 트위터의 넘치는 병신들을 관찰해 봐라. 유명한 인간일수록 인정욕에 가득찬 치졸한 소인배에 불과한 모습을 발견하게 될테니.


딱히 공동체주의자는 아니지만, 개개인은 공동체의 도덕, 윤리에 대해 '사회적 기준'을 새길 필요가 (최소한 이해할 필요는) 있다. 그게 다수에게 상식이고 암묵적인 (혹은 명시적인) 사회의 룰임을 받아들이면 cheating에 대한 기준은 확실히 생기기 때문. 이를 확실히하지 않으면 - 대부분 인정욕이 강하거나 책임감 없이 이것저것 벌리는 호사가들이 그렇듯 - 그냥 '개인적 기준'으로 윤리를 제단하며 합리화하며 넘어가기 쉽다. 조금은 사회적 기준을 머리 속에 넣는 게 어떨지.


뭐, 그 바닥에서 살아남는 하나의 지혜라면 그렇겠지만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끼치는 민폐는 보통이 아니다. 하긴 하루에만 지하철에서 저 정도의 민폐를 볼 수 있으니, 어지간한 민폐는 민폐로 안보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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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브런치를 먹는다악마는 브런치를 먹는다

Posted at 2010. 11. 7. 23:53 | Posted in 수령님 생활일지
요즘 일을 좀 많이 한다. 새벽 4~5시까지 고요한 시간을 틈타 일하다보니 아침에는 좀 쉬는 편. 주말인지라 아침은 완전히 놀려고 작정하고 드러누웠는데 휴대폰에서 울리는 벨소리... 발신자에 떠 있는 분은 골드미스 잘깨지는 누님이 아닌가?


잘깨져 : 승환아, 뭐하니?

리승환 : 잉여답게 누워서 아무것도 안 하고 있습니다(...)

잘깨져 : 역시 가진 건 잉여력밖에 없네. 브런치나 먹지 않겠니?

리승환 : (브... 브런치...)


밖에서 밥 먹기 귀찮아하는 나도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브런치는 뉴요커의 상징 아닌가?


30분 내에 가겠습니다... 라는 대답으로 통화는 끝났고, 나는 뉴요커답게 머리도 감고 세수도 하고 드라이까지 하면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뉴욕은 역시 지하철이지... 라는 생각으로 걸어가도 비슷하게 걸리는 이태원으로 향하는 6호선 지하철에 올랐다. 아침이라 그런지 할렘의 냄새는 거의 느껴지지 않고 상큼한 냄새가 나를 반겼다.

그리고 별 다섯개가 아닌 5.0점에 빛나는 브런치 집으로 향했다. 춥고 서비스 엉망이니 가지마


그리고 누님의 테이블에는 뭔가 먹음직스러운 것이 차려졌고...

나의 테이블에는 중세 노동자들이 즐겨 찾던 스프가 등장했다.


리승환 : 오오... 이것이 바로 브런치라는 것이군요. 하악하악...

잘깨져 : 니 생애 최초의 브런치로구나. 맛있게 먹으렴.

리승환 : 왠지 저같은 가난뱅이에게는 최후의 브런치가 될 것 같군요. 으흐흑...

잘깨져 : ......


오랜만에 '멸시'라는 시선이 느껴졌다. 마리 앙뚜아네뜨가 시민들을 저런 시선으로 바라보았겠지. 마치 누님의 눈은 이렇게 말하는 듯 했다. '브런치가 없으면 꽃등심을 먹으면 되지 않겠니?' 하지만 꽃등심은 말 그대로 냄새를 즐겨야 하는 꽃일 뿐, 세상에 실재하는 게 아닐텐데... 여하튼 대화가 이어졌다.


리승환 : 제가 왜 여자가 없는 겁니까!

잘깨져 : 생각해 봐. 너 돈도 없지, 능력도 없지, 착하기를 하니, 순수하기를 하니, 집안도 별로고, 외모도 구리잖아?

리승환 : ......


아... 여자를 때리고 싶어졌다... 하지만 난 신사니까 논리적인 검토를 시작했다.



1. 돈이 없다

리승환 : 제가 돈이 없다고요? 

잘깨져 : 돈 많은 놈이 브런치 하나 사 준다는 말에 발정난 숫캐처럼 뛰어 왔겠니?

리승환 : 워렌 버핏이 존경하는 투자자 필립 피셔는 이렇게 말했죠. "당신이 투자자라면 미래에 돈을 벌 수 있는 능력 있는 사람에게 투자할 것인가? 아니면 지금 당장 돈이 있는 사람에게 투자할 것인가?" 지금 당장 돈이 중요한가요?

잘깨져 : 중요해.

리승환 : ......

잘깨져 : 먹으렴...



2. 능력이 없다.

리승환 : 제가 능력이 없어 보이나요?

잘깨져 : 음... 글은 잘 써. 

리승환 : 그리고요?

잘깨져 : 잉여력이 넘쳐.

리승환 : 또요?

잘깨져 : 먹으렴...



3. 착하지 않다.

리승환 : 저 얼마나 착한데요. 기부금도 꼬박꼬박 내고 인터넷 주인찾기도 하고...

잘깨져 : 그건 착한 게 아니라 의식 있는 거란다.

리승환 : 음... 걸인들에게 돈도 잘 줘요.

잘깨져 : 그 밖에 다른 할 말은 없니?

리승환 : ......

잘깨져 : 먹으렴.



4. 순수하지 않다.

리승환 : 제가 생각보다 엄청나게 순수해요.

잘깨져 :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는 거니?

리승환 : 순수하니까 망설임 없이 블로그에 그런 글들도 올리죠.

잘깨져 : 그건 순수한 게 아니라 병신같은 거란다...

리승환 : ......

잘깨져 : 먹으렴.




5. 집안이 별로다

리승환 : 아버지는 고대 출신에 영남 출신이죠. 소망교회만 나왔으면 그야말로 킹왕짱.

잘깨져 : 집에 돈 있니?

리승환 : ......

잘깨져 : 땅은 좀 있니?

리승환 : ......

잘깨져 : 먹으렴.



6. 외모가 딸린다.

리승환 : 저 좀 잘생기지 않았어요?

잘깨져 : ......

리승환 : 그리고 어깨도 넓고 적당히 마른 몸매죠.

잘깨져 : ......

리승환 : 그리고...

잘깨져 : 먹으렴.

하지만 하이에나 근성으로 끝까지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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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전 댓글 더보기
  2. 하지만 수령이잖수..?
    뭐 대잉여들의 수령이긴 하지만...
  3. 란돌
    착하고 순수한데 돈이 많지않아서 그럼
  4. 마저 쓰시면 마저 댓글을 남기죠 ㅋㅋ
  5. 생각해 봐. 너 돈도 없지, 능력도 없지, 착하기를 하니, 순수하기를 하니, 집안도 별로고, 외모도 구리잖아?

    -------------------------

    솔직히 저도 위에 것들이 없어서 그렇다 생각되는데..

    만약 모든 조건이 다 채워지는데도 안 생긴다면?


    ..............그래도 안 생겨요 ㅠㅠ
  6. 지나가며
    다 그렇게 게이가 되어가는 겁니다...
  7. 뭐랄까, 다분히 현실적이군요 -_-;
  8. 연막작전을 펼치긴했지만 결국 본론은 브런치 먹은거 자랑한거잖수!!
  9. Bonafider
    근데 정말 브런치 별로? 저기 한국뜨기전 나름 브런치로 유명한 곳으로 알려져서 가보고 싶긴했는데 못갔었다는...
  10. 찌질이들의 대수령 가카, 가카에 못지않은 찌질이인 저를 부수령으로 임명하시죠(...)
  11. 아니 뭔가 눈에서 뜨거운 물이..
  12. 그래도 그렇게 브런치 사주는 연상여자님이 있다...

    고 해도 안부러움 ㅋㅋ


    역시 정말 하나는 완전 통하는 군요..
    저도 정말로 순수하거든요!!!!!!!! ㅎㅎㅎㅎㅎㅎㅎ
  13. 아직도 눈물을 흘릴 나이라니... ㅠㅠ
  14. ㅎㅎㅎ
    재밌습니다. 역시 글은 잘 쓰시는군요. :)
    저는 아직 브.런.치. 라는것이 뭔지도 모릅니다.
  15. 가만... 돈, 능력, 착함, 순수함, 집안, 외모 중에 제가 뭘 가지고 있어서 결혼을 한 걸까요?
    ...
    울 마눌님이 착한 건가... OTL
  16. 마오
    아... 나도 안 되겠구나... ㅠㅠ
  17. kogibritz
    아점은 아는데 브런치는 뭘까요ㅋㅋㅋ
  18. 왠지 좋은 글이군요.
  19. 인정. 승환님 잘생기셨어요.
    인증샷이라도 올리고 싶으나.. 분명 절 고발하고 돈 뜯으실 거 같아서 참겠습니다.
  20. 지나가며
    수령은 잘생긴 마법사임...다만 잘생기기만 했다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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