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열정에게 보내는 젊은 구글러의 편지죽은 열정에게 보내는 젊은 구글러의 편지

Posted at 2008. 2. 14. 19:30 | Posted in 책은곧배게 학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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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작년 최고의 책으로 꼽는 책 두 권은 '죽은 열정으로 보내는 젊은 구글러의 편지'와 '88만원 세대'입니다. 왜 이렇게 꼽았냐면 예상보다 훨씬 크게 성공한 책이거든요. 뭐 너무 판매량이라는 측면에서 이야기한 것 같기도 하지만 사실 팔리지 않는 책은 보지 않는 책이고 있으나 없으나 한 책입니다. 마치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사실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죠.

이들 두 권이 성공한 이유는 어디까지나 이들의 '제목' 덕택입니다. '나의 대학생활 이야기' '한국경제 구조에서 20대의 딜레마' 이렇게 제목을 지었다고 생각해 보세요. 정말 소수의 사람들만을 거치고 사라졌을 수도 있습니다. 88만원 세대는 이야기가 길어질 수 있으니 우선 젊은 구글러의 편지 이야기만 하고자 합니다. 이 책 제목은 정말이지 예술입니다. '젊은 삼성맨의 편지' 정도로만 했어도 판매량 뚝 떨어졌을텐데. 누군지는 몰라도 어마어마한 작명 센스를 지닌 출판인이 있는가 봅니다. 커버의 passion makes you sexy는 그야말로 젊은 애들 다 홀리게 할만한 문구라는...

사실 저는 이 책이 판매량이나 열광적 지지만큼 훌륭한 책이라 보지는 않습니다. 예전 7막 7장을 통한 홍정욱 열풍이 일어날 때보다 한국 사회가 더욱 찌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끔 하더군요. 대학 다니면서 공모전 하고 이런 저런 프로그램 지원으로 여행 가고 인턴 하고... 이런 이야기들로 가득하고 사람들은 그의 열정에 탄복해 마지 않더군요. 저는 글쓴이의 열정이 거짓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제 주변에도 이 분처럼 능력은 안 되도 저런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좀 있고요.

그러나 열정적인 삶도 그 삶의 길에 있어서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예로 음악이 좋다는 이유로 바보처럼 아르바이트로 삶을 연명하면서 아무도 모르는 공연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이유로 사회운동단체에 투신해 박봉과 과로에 시달리면서도 꿋꿋히 버텨 나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심지어 열정이라고는 못 해도 넘치는 에너지의 방향을 잡지 못한 채 그 방향을 찾기 위해 그저 괴로워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 경우도 적어도 '자기 삶'이 '어떤 삶'이어야하는지 붙들고 늘어진다는 점에서는 열정적 부분을 찾을 수 있겠죠.

글쓴이의 경우 매우 능력도 출중하고 열정도 넘쳤지만 제가 생각할 때 그 열정은 어디까지나 사회가 내어 준, 즉 주어진 길에 너무나 충실한 열정입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또 자신만의 길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기에 현대 사회는 너무나 정신이 없습니다. 작건 크건 인센티브가 주어지는 것을 좇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추구하는 방향을 스스로 형성하기 앞서 생각치도 않은 무언가가 무비판적으로 뇌를 잠식해 버릴 수 있습니다. 찾는이님의 말을 빌리자면 자신이 원하는 바대로 밀고 나가야 행복을 성취할 수 있다고 서구적 개인주의가 속삭이지만 그 이전에 그것이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인지, 거기에 내 인생을 걸어도 좋은 일인지 곰곰히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죠. 그럼에도 너무도 많은 20대가 이 책에 열광하는 것은 결국 모두들 '성공'과 '멋'에 너무나 빠져 들어있는 게 아닌지 생각되어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렇다고 이 책이 못난 책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이토록 인기를 끄는 이유는 제목과 현 시대정신의 피폐함에도 원인이 있으나 결국 책 자체의 우수성이 받쳐주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위에서 언급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넘쳐나는 뻔한 자기 개발서와 달리 실제 사례 중심이고 한국 현재라는 구체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다만 제가 언급한 부분에 대해 별 다른 지적 없이 너무 많은 20대가 극찬하고 선망하는 것에 대해 아쉬워할 따름이죠. 열등감 때문이 아니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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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목이 참 중요하죠. 왠지 슬퍼집니다=_=
  2. 저는 안 유명하다가
    제가 산 뒤에 베스트셀러가 되는 경우를 선호합니다-_-;;
  3. 세일러문 사진 오늘 처음 봤습니다.....
    뜬금없죠? 저도 압니다.....
  4. 책은 역시 맥심. 아 복귀할 때 스파크나 사가야지.
  5. 낙타등장
    88만원세대라는 책을 서점에 서서 읽은 적이 있었는데,,,
    자신의 노력여하에 상관없이,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이시대의 많은 젊은이들이 88만원을 받는다는,,,
    특정소수에게 적용될 수 있는 말이겠지만,,,
    대부분의 젊은이에게 적용될 수는 없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 2008.02.25 11:14 신고 [Edit/Del]
      글쎄다, 내 생각에는 대부분에게 적용될 법 하다는 생각이 들던데... 너같은 case가 오히려 특이한 경우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_-?
  6. mike
    뭔가, 책 설명만 들어도 좀 아니꼬울 거 같은데;;
    저도 열등ㄱ....?;;

    부러우면 지는거다 * 100
  7. 농담이 아니고 실제로 책 제목을 바꾸는 일만 전문적으로 하는 출판계열 업자가 있다고 들었습니다.(미쿡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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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주의공화주의

Posted at 2007. 10. 9. 14:02 | Posted in 책은곧배게 학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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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화주의가 종교적 계시나 역사 또는 지도자에 대한 교조적인 숭배 없이도 시민적 열광을 되살릴 수 있거나 실제로 만들어낼 수 있는 역사적, 도덕적 재료들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우리는 공화주의적 정치와 문화를 어떻게서든 강화하도록 해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교활하고 오만한 자들에 의해 조종되는 정부가 있는 그런 나라 안에서 체념한 채 살아가야만 할 것이다."


현대 국가의 기본원칙은 자유주의입니다. 물론 유럽 여러 국가들은 스스로를 사회민주주의 국가라고 부르고 있지만 이는 기본적으로 자유의 원칙을 밑바탕에 한 채 사회를 중시하는 여러 요소를 도입한 것이죠. 사실 우리는 그냥 자유주의라고 해도 이는 과거의 단순한 자유주의가 아닌 공산주의, 사회주의, 공동체주의의 여러 요소를 일부 받아들인 것이기 때문에 쉽게 일반화할 수 없습니다. 마치 자본주의가 그렇듯이 말이죠. 존 롤즈의 등장 이후 자유주의의 지위는 더욱 굳건해진 것은 이는 모두가 그의 자유주의 원칙을 완전히 인정해서가 아닌 그에 대한 소위 공동체주의자의 수많은 비판이 있었고 이를 받아들였기 때문이죠.

공화주의는 공동체주의 이후 자유주의의 주된 비판이념으로 등장한 사상입니다. 그러나 공화주의는 오히려 자신들이 자유주의는 물론 민주주의의 시원임을 주장합니다. 그것은 그리스, 로마시대에 이미 존재하였으며 키케로, 마키아벨리, 루소 등을 타고 이어졌는데 이는 로크를 시원으로 하는 자유주의보다 훨씬 이르다는 것이죠. 즉 '법의 지배'를 중심으로 하는 자유주의와 '인민주권'을 중심으로 하는 민주주의의 양대 축은 이미 공화주의에서 성립되어 있었으며 이들은 한 쪽만을 강조함으로 문제를 야기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해결책은 공화주의적 사상에서 찾아야 한다는 거죠. (일반적으로 민주주의는 사상보다는 체제로 보는데 이에 대한 엄밀한 분류는 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얇은 책이지만 개인적으로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었습니다. 현대 자유주의의 문제점은 분명히 신분제처럼 명시적인 주종관계가 아님에도 실질적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평등할 수 없다는 점인데 이 문제를 공화주의는 정확히 지적하고 있습니다. 즉 '자유주의는 단순히 타인의 간섭'을 막는 것으로 자유를 해석함으로 '사람이 사람에 예속되는 것'을 막지 못했다고 봅니다. 타인에 의해 간섭받지 않는다고 해도 그 관계가 예속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그것은 진정한 자유가 될 수 없다는 것이죠.

이를 넘기 위해서 공화주의는 정치 형이상학을 주장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정치적 레토릭의 중요함을 강조합니다. 완전한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것만을 추구하기보다 '열정'을 중시하고 이를 불러일으켜야 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이러한 열정을 통해 정치참여를 활성화하고 다시금 정치참여가 열정을 지속화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를 통해 단순히 간섭받지 않는 자유를 넘어 '정치적 자유'를 획득하고 이가 국민들 사이에 '공화주의적 우정'으로 꽃피며 '애국심'으로 지속된다는 점이죠.

이러한 이유로 '반개인주의'로 비판받는 데 대해서도 저자는 일침을 가합니다. 비록 공화주의적 애국이 자유의 애국이며 근대의 입헌적 자유를 존재하고 유지케 한 것이 보편주의적이라는 비판에 대해 오히려 공화주의적 애국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죠. 애국이 비록 비보편적인 내용이 들어있으나 이러한 형태의 자유에 대한 사랑은 보편적 도덕원리에 대한 사랑보다 낮지 않으며 나아가 자기네 사람들의 자유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것을 통해 타인의 자유를 사랑하고 존중함을 배움으로 문화적, 종교적 차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약점이 없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구체적 실현의 방법을 명시하기 힘듭니다. 사실 공화주의가 주장하는 바는 현대 자유주의에서 수 없이 제기되는 문제입니다. 이를 자유주의의 바탕 하에서 실현하지 않고 공화주의라는 새로운 바탕을 마련하며 주된 방점을 달리 찍지만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대안으로 마키아벨리가 강조한 시민적 덕성을 이야기하지만 이 역시 구체성이 결여되었다는 비판을 피해가기 힘듭니다. 결국 인간을 어떠한 방향으로 이끌고 가는 것은 추상적 가치가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가가 아닌 추상적 가치를 보편화시키고 유지할 있는 제도에 달려 있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공화주의는 많은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는 현대 자유주의에 많은 영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우리의 생활에서 예속은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질만큼 일상화되어 있고 우리는 그것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현실적'이라는 말로 대표하며 기각해 버립니다. 다른 말로 우리는 우리가 사는 사회에 대해 굉장히 무기력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러한 무기력함이 다시금 우리의 행동을 제약하고 결국 기득권층의 이익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게 만들죠. 이러한 상황에서 시민적 덕성을 토대로 한 공화주의적 우정은 더 나은 정치를 통해 우리가 원하는 삶을 살게끔 하는 훌륭한 지침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국가의 영역에 놓지 않는다고 해도 조직의 영역에서도 얼마든지 적용 가능하다고 생각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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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렇게 어려운 학문을 공부하신다는 말입니까? 뭔말이지 한나도(!) 모르겠습니다. ㅋㅋㅋ ;;;;;
  2. 공화주의가 현대 자유주의에 영감을 줄 수 있다 - 같은 생각입니다. 무상의료나 무상교육 등 합당한 공동체적 가치 실현의 문제를 놓고도, 국민들은 그게 왜 합당한지 인식하지 못하고, 기득권층은 그런 주장을 '빨갱이'의 것으로 일축해버리죠. 중요한 나사가 빠져버린 것 같은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에서는 특히나 공화주의를 되새김질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바쁜 중에도 부지런한 독서 ^-^b 짱입니다!
  3. 으음. 좀있으면 9시가 되어서 저는 PL님과 그룹장님께 예속되어 욜라 일해야하겠군여. 흑흑.
    어떠케점 해주세염. ㅜ_ㅠ
    그나저나 블로그 프로필 사진이 또 바뀌었네여. 정의와 사랑의 블로그라는 설명과 참 잘어울리네염.
  4. 앗참. 그리고욤 정치적 레토릭이 모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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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휴식

Posted at 2006. 7. 15. 03:16 | Posted in 수령님 정상인모드
 계절학기가 끝나고 나머지 스케쥴이 정리된 월요일, 그 날 이후 일주일 정도 생각없이 푹 쉬려고 했다. 간만에 술도 먹고 못 보던 친구와 선배도 보고 농구도 하고 연극도 보고 게임도 했다. 산에 오르는 것과 소설 읽는 것을  제외하면 그간 쉬는 동안 하겠다는 것을 거의 다 했음에도, 그럼에도 즐겁기보다 마음 한 구석은 뭔가 있을 곳에 있지 않은 듯한 느낌이었다. 그간 바래왔던 한가하고 평화로운 생활은 허전하기만 할 뿐이었다. 차라리 시험에 조여지고 스스로가 부과한 과제에 조여진 때가 더 몸도, 마음도 개운했다. 그간 못 잔 잠은 아무리 자도 머리만 아플 뿐이었다.

오늘에서야 문득 깨달았다. 꽉 조여진 생활에 너무나 익숙해졌다는 것을, 또한 좀 더 조여야 하는 시기라는 것을. 휴식이 의미를 갖는 것은 그러한 생활 틈틈이 낼 수 있는 짧은 재충전에서였으며 긴 시간동안의 휴식은 단지 나태에 대한 변명일 뿐이었다. 아직은 좀 더 과감히 도전할 수 있는 소중한 시기이다.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말고 다시금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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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은하
    방만한 생활이 너무 익숙해져서 조여야 하겠습니다...ㅠㅡ 오전에 일어난 게 일주일 하고도 이틀만;;;
  2. 저는 헐렁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래저래 빈둥거리다 지겨워질때쯤 자기반성과 자학으로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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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론조 모닝의 코트알론조 모닝의 코트

Posted at 2006. 7. 13. 12:53 | Posted in 정력은국력 체육부

대부분의 스포츠는 선수간의 격렬한 충돌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이런 규정은 몇십년간 완화되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나 선수들의 등빨이 워낙 좋아지다보니 요즘은 오히려 판정강화에 촛점이 맞춰진다. 하지만 규율상으로 큰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비한다고 해도 부상의 위험은 끝이 없다. 사실 지단헤딩이나 주먹충돌은 정말 애교다. 아직까지 이런 일로 누가 몇달을 드러누웠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그러나 풀스피드로 달리다가 상대선수와 충돌하는 그 위험성을 생각해보라. 더군다나 충돌이 없다고 하더라도 순간적으로 근육의 폭발적인 힘을 사용해야 하는 선수들에게 부상이란 선수들을 따라다니는 그림자같은 존재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사실 잔부상은 없는 선수들이 드물 것이다. 예전 톰 글래빈이 '아프지 않고 던지는 투수가 어디 있냐'고 말한 것은 이러한 상황을 잘 드러내준다. 더군다나 시즌 중이라면 모를까, 플레이오프에 들어가면 일류 선수들은 쉬고 싶어도 팀을 위해 쉬기도 힘들다. 서장훈이나 김주성의 경우는 아예 잔부상을 달고 일년을 보내는데 이들의 부상은 일반인이라면 그 자체만으로도 절대 무리한 운동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보다 더 심한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뗄 수 없는 지병을 안고 뛰는 선수들이다.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사례는 아마 싸이클의 암스트롱일테다. 그는 생존률 50% 이하의 암을 몸에 지니고 살면서도 인간 한계의 시험장이라 불리는 투르 드 프랑스 5연패를 이뤄낸 선수이다. (참 부위를 부르기 민망한데) 그가 가진 고환암은 초기라면 아무런 통증을 수반하지 않으나 이 양반 단계에 이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요통에다가 호흡곤란, 뼈의 통증이 일어날 수 있으며 드물게는 여성형 유방-_-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여성형 유방은 아닌 듯하다 -_-...)

그런데 암스트롱 외에도 심각한 지병을 가진 선수가 있다. 더군다나 그는 농구선수이다. 단기전이 아니라 매일매일을 그렇게 보낸다는 점에서, 또한 상대와의 충돌이 일어나지 않는 게 이상한 스포츠라는 점에서 그 위험성은 암스트롱 이상일 것이며 정말 그는 매일매일이 은퇴를 건 경기를 뛰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 선수는 신장질환을 가진 알론조 모닝이다.

그가 가진 신장질환은 대단히 희귀한 것으로 대개 흑인에게만 발생한다고 한다. 현재 그는 사촌에게서 받은 신장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으며 엄청난 자기관리가 요구됨은 물론 하루에 먹는 약만 해도 만만치 않다고 한다. 더군다나 그의 포지션은 골밑을 주름잡는 센터이며 그는 센터들 중에서도 가장 허슬 플레이를 많이 펼치는 선수이다. 이미 의사에게 은퇴를 권고받았으며 실제로 한 차례 코트를 떠나기까지 했던 그에게는 매일매일이 은퇴의 기로일지도 모른다. 위험한 충돌 한 번이 그를 코트에서 떠나게 한다고 해서 의아하게 여길 농구팬은 없을 것이다.

스포츠에서는 가끔 우승을 위해 헐값에 계약을 맺는 경우가 있는데 알론조 모닝 역시 그 경우이다. 그는 5mil이상의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음에도 미니멈 계약으로 강팀 마이애미에 몸을 실었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계약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능력있는 선수들이 싼 값에 좋은 구단으로 가는 것은 각 구단의 부익부빈익빈을 초래하여 밸런스를 깨뜨리기 쉽기 때문이다. 야구처럼 많은 선수들이 뛰는 경우는 별 문제가 되지 않으나 농구에서는 그렇지 않다.

결국 모닝이 몸을 실은 마이애미는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그럼에도 모닝을 미워할 수 없는 것은 그가 매 순간 선수생활을 걸고, 나아가 삶 자체를 걸고 코트에 오르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우리는 워낙 어릴 때부터 강한 전체주의와 승부욕을 주입받았기에 그것이 멋지고 당연한 일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입장 바꿔 생각해보라. 경기 한 번 뛰다가 일상생활까지도 망가질 수 있는 입장에서 경기에 임하려 하겠는가? 십중팔구는 그런 바보짓을 하지 않고 현명하게 다른 길을 찾을 것이다.

모닝은 그런 선택에서 현명함을 버린 선수이다. 그가 얼마나 더 뛸 수 있을지는 의사도, 본인도, 코칭스태프도,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다. 그가 은퇴의 위험, 나아가 생명의 위험과 맞바꾸며 오르는 코트는 그에게 어떤 의미일까? 그는 분명 현명하지 못한 선수다. 하지만 그는 행복할 것이다. 나에게 있어서 '모닝의 코트'는 어디일까? 삶을 걸고서 올라갈 수 있는 코트를 찾는다면 그것만으로도 그 삶의 깊이는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1. 뭔가 하나에 그렇게까지 모든 것을 걸 수 있다는 것. 대단한 것 같아요.
    • 2006.07.14 15:45 [Edit/Del]
      저도 그렇게 하고 싶은데 모닝은 걸 게 많은데도 목숨을 거니까 멋있어 보이는데 저는 걸 게 없으니 목숨을 걸게 되어버려서 추해 보일 것 같아요 -_-
  2. 올해 우승의 일등공신은 당연히 우리 구염둥이 와데겠지만 아침옹의 회춘 클러치 파워블락이나 페이튼옹의 클러치 샷이 없었다면 그대로 큐반이네에게 밀렸을겁니다. 페이튼옹도 그랬지만, 모닝옹도 뭔가 인생을 걸고 게임하는듯한 느낌이 났습니다.

    그건그렇고 울엄마네, 오닐도 슬슬 맛이 가고있고 하니 내년의 울엄마네가 올해의 포스를 낼지는 미지수네요.

    글러브옹이나 아침옹의 이런 우승을 위한 미니멈 계약은 후배들에게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긴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침옹은 특히 '태업'에 관해서는 큰 오점을 남겼죠.

    하지만 그 모든 비판을 감수하고 우승을 얻었으니, 본인도 여한이 없지 않을까요?

    리브스트롱 노란색 고무밴드를 차고있는 아해들은 자기 밴드가 고환암 환자에게 1달러씩 기부되는걸 알라나 모르겠네요.^^
    • 2006.07.14 15:45 [Edit/Del]
      모닝은 가히 크레이지 모드였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블락은 신공이라는 말 이외에는 떠오르는 말이 없더군요. 정말 가까이만 가도 두려움이 느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페이튼은 좀 아쉬운게 예전의 강심장이 많이 죽은 것 같은 게 오픈찬스조차도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더군요 ㅠ_ㅠ

      그 밴드에 그런 의미가 있었나요, 음... 남성의 희망이었군요 ^^
  3. 적어도 NBA에서 뛰는 선수들은 스스로를 농구를 하기 위해 태어났다고 믿는 사람들이기에 저런 판단을 하지 않나 싶네요.
    알론조 모닝이 그런 병을 가지고 있었군요.
    바보스러워 보이지만 저런 사람들보면 참 숙연해집니다.
    • 2006.07.15 03:17 [Edit/Del]
      사실 부상 달고 뛰는 것은 한국인이 최강인 듯해요, 특히 국가대표전에서는요 -_-;
      솔직히 머리에 붕대 매고 뛰는 모습은 개인의 의지를 떠나 이제 좀 보고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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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much am I?How much am I?

Posted at 2006. 6. 28. 11:59 | Posted in 수령님 사상전집

경제학 시간에 꽤 재미있는 것을 배웠다. 기본적으로 인간은 risk averter라는 것이다. 교수님은 이것을 한계효용곡선으로 설명했는데 간단히 이야기해서 뭔가를 얻을수록 그것을 얻을 때의 만족은 점점 작아지기 때문에 같은 양의 재화를 얻을 때보다 잃을 때의 심리적 손실이 더 크게 된다. 그렇기에 인간들은 1/2의 확률로 일정재화를 얻을 수 있거나 잃을 수 있는 상황이 존재한다면 그 상황을 회피하게 된다고 한다. 사실 이건 당연하며 긍정적인 현상이다. 모든 선택이 당연히 위험과 불확정성을 동반하지만 사람들이 그 위험과 불확정성을 최대한 낮추려고 하지 않으면 완전 세상이 대형 도박장이 될터이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고 실험을 해보자. 모든 주변환경이 제로인 상태, 즉 집도 없고 부모가 아무런 뒷바라지도 해주지 않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당신은 그런 상태에서 아무런 조건없이 일정한 돈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이를 포기하는 대가로 그 5배에 해당하는 돈을 1/2의 확률로 얻을 수 있다. 1/2의 확률로 무려 5배에 해당하는 돈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파격적인 조건이다. 그렇지만 여기서 우리가 그렇게까지 높은 액수를 부를 수 있을까? 아마도 일정 금액하에서 무조건적으로 받는다고 선언했을 것이다. 아래 표를 참조하고 한 번 생각해보도록 하자.

    무조건    100만    1000만       1억       5억      10억       100억
      1/2     500만     5000만       5억     25억    50억      500억

이 글을 보고있는 분이 여기서 얼마나 큰 돈을 무조건에서 선택했는지는 모르겠다. 이보다 더 큰 금액에서 무조건을 선택한 사람도 일부 있겠지만 아마도 이 안에서 선택했을 것이다. 어떠한 요인이 그 마지노선으로 작용했는지 나로서는 알 길이 없지만 아마도 대개 비슷한 두 가지 요인으로 인해 금액을 선택했을 것이다. 하나는 무조건을 선택한 것 이하의 금액은 노력으로도 충분히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을 것이며 또 하나는 무조건을 선택한 금액만으로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창출하기에는 충분하다는 생각에서였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당신이 사업을 해서 그 5배 이상의 것을 뽑으려는 것을, 혹은 그 금액과는 비교도 못할만큼 높은 가치를 목적으로 결정한 금액이 아닌 한 평생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조건을 선택한 지점 이하이리라는 점이다. 조금 속물적으로 모든 것을 돈으로 환산하여 이야기하면 당신이 선택한 금액은 현재 당신의 가치이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당신은 당신이 선택한 금액 이하의 가치를 지니고 있을 것이다.

물론 이 글이 오버라는 것은 알고 그러면서도 이렇게 쓴 글도 참 돈으로 사람 가지고 노는 것 같아 참으로 못할 짓을 한 것도 인정한다. 그러나 적어도 모두가 비슷한 생각에 망설이고 결정할 것을 생각하면 아주 무시할 결과 또한 아닌 것 같다.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해 알게모르게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의 잠재력은 그 이상이다. 아니, 어쩌면 무한일지도 모른다. 지금 당장 자신이 선택한 금액을 재검토하라. 당신의 가치는 당신이 만든 틀에 묶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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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렇게 써놓고도 높은 금액은 정말 못 부르겠다, 캐안습 내인생 ㅠ_ㅠ
  2. 불확실성하의 소비자선택? 벌써 거기까지 나갔나요? 겁나 빠르네요... 책에 존재하는 위험애호적인 사람을 한 번 만나보고 싶음... -_-
    • 2006.06.29 11:27 [Edit/Del]
      좀 관계없는 이야기지만 저는 risk lover가 아닌데 사람들이 자꾸 그렇게 봅니다 -_-
      인생이 삽질이란 이야기죠 -_-;
  3. 프리스티
    백만을 포기하고 오백만에 도전할 수는 있겠는데 그 위는 그냥 무조건 준다면 ㄳ
  4. 유상훈
    완전 게임이론이구랴...
    일요일 아침 10시에 KBS 퀴즈대한민국을 시청하면 저같은 상황을 만날 수 있소. 마지막 단계의 문제가 500만원, 1000만원, 2000만원 짜리로 나뉘는데 당연히 높은 상금 걸린 문제가 어렵소..ㅋㅋㅋ 2000만원짜리 문제는 진짜 그 분야 석사이상 전공자도 알까말까한 문제.
  5. 그렇지만 리스크는, 이산화탄소가 연수를 자극하여 호흡을 촉진시키듯이, 인간의 행동유발을 촉진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 같습니다. 경제학이 아니라 심리학의 영역인데요, 어떤 행동을 했을 때 보상이 100%가 주어졌을 때보다 불확정확률, 즉 50%가량으로 보상이 주어졌을 때 그 행동에 대한 정적 강화되는 비율, 그러니까 그 행동을 반복하는 경향이 월등히 높았다고 합니다.
    인간은, 뻔히 주어지는 보상에는 또한 흥미를 잃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인간에게 의지가 있고, 도전을 하는 것이겠지요. 그럼으로써 인간 세상이 불확실하며 재미있는 것이겠구요^^
  6. "기본적으로 인간은 risk averter라는 것이다."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매우 공감합니다. 그 이유는 말씀하신대로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 강력하게 작용할 듯 하고...
    저도 심리학 시간에 배웠던 기억이 나서 써보려고 했는데 Ha-1님께서 너무나도 적절하게 언급해주셨어요. 현상에 대한 다양한 시각으로 읽어내는 것은 즐거운 일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 2006.06.30 19:44 [Edit/Del]
      오오, 참 박식하십니다. 연구결과가 너무 많이 쌓이다보니 상반된 결과도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음식 하나 먹기가 힘들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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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 이해진 사장의 글NHN 이해진 사장의 글

Posted at 2006. 4. 12. 19:15 | Posted in 실천불가능 멘토링부

결정적 장면은 반드시 극적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 흔히 남들보다 앞서가고 싶고 남들보다 빨리 성장하고 싶을 때, 자기의 환경부터 바꾸려고 한다. 마치 공부 열심히 하겠다면서 독서실부터 바꾸는 학생들처럼. 그러다보니 단숨에 현실을 뒤바꿀 만한 결정적인 사건을 찾아다니고, 지금 하던 일을 모두 접고 유학을 떠나기도 하고, 난생 처음 해보는 분야에서 용감하게 창업을 한다거나, 일하던 부서를 바꿔 달라거나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그러나 진정한 결정적 장면은 결국 지금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찾아내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환경 때문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는 경우가 얼마나 되겠는가. 뭔가를 성취하겠다는 열정만 있다면 어떤 환경에서도 해낼 수 있다는 게 내 지론이다. 일을 잘하는 사람은 하루종일 복사만 시켜도 남들보다 뭔가 다르게 업무를 개선시키고 창의력을 발휘한다.

질량이 커다란 물체의 주변 공간은 구부러져 있다고 한다. 열정이 가득한 사람은 환경을 변화시킨다. 환경이 자신에게 맞춰져서 내가 환경의 중심이 돼야 한다. 문제가 있는 것은 환경이 아니고 자기 자신이다. 오늘도 하루종일 일하면서 아무런 열정이나 성취욕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빨리 자신의 문제를 찾아서 자신을 변화시켜라고 권하고 싶다.



저는 변화시킬 부분이 많아서 참 좋습니다 -_-

어쨌든 늘상 지금 이 순간 어떤 선택이 최선인지 고민해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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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방인
    음.....ㅠ_ㅠ 전 은하철도 999를 메텔과 함께 타는 방법이 있을지 생각해볼 정도로 "하루종일 일하면서 아무런 열정이나 성취욕을 느끼지 못"하는 군요..ㅠ_ㅠ
    • 2006.04.20 11:27 [Edit/Del]
      살아 계시네요. 메일주소를 까먹었는데 다시 좀 -_-... 문장이 참으로 시적이라 이해하기가 힘들지만 이방인님이라면 곧 극복해내리라 믿습니다 ^^
  2. 여기는 댓글 쓸때 home부분에 http://가 안붙어 있군요.

    음..자신을 변화시켜야 하는데, 저는 싫은 사람이 있어서 자리를 바꿔버렸습니다. 크크!
  3. 메진이
    저도 책에서 이해진 사장이 말한 저 마지막 글보고 인사이트 퐉! 느꼈었는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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